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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히비키] 한 겨울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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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1, 2012 04:20에 작성됨.

[하암....]

여느때와 같은 시간. 나즈막한 하품소리와 함께 침대에서 서윤이 일어났다. 햇빛이 반짝반짝하고 비치는 창가를 바라보던 서윤은 '뭐 오늘도 그렇지...'란 생각과 함께 이불을 걷어젖히고 욕실로 향했다.
부스스한 머리에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물을 끼얹자 정신이 어느정도 돌아온다. '아, 어제 밤에 또 아이마스넷 채팅방에서 채팅하다가 잤구나. 로즈녀석이 또 시덥잖은 소리를 했었지.' 같은 어젯밤의 기억의 잔재, 그리고 오늘 해야될 일인 리퀘스트받은 그림까지. 서윤의 머리가 평소와 같은 속도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디어디... 아이씨. 타블렛 펜은 또 어디간거야...]

'벅벅벅'

[줄로 묶어놓든가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벅벅벅'

[응?]

거슬리는 쇠긁히는 소리. 가까운 곳에서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방에는 쇠라고 할만한건 눈앞에 있는 컴퓨터 뿐. 게다가 서윤 자신은 컴퓨터를 긁은 적도 없다. 그렇다면... 누가?

'벅벅벅'

'컹!'

[....어라?]

바깥이다.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다, 이건. 게다가 방금... 컹, 이라고. 개가 짖는 소리까지 들렸다. 그러면 개가 자신의 집 문을 긁고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우리 집은 아파트에다가 개를 키우는 집도 없을텐데'라는 의문이 서윤의 머릿속을 떠다닌다. 개라, 개라.

[누구세요?]

'컹!'

다시한번 개가 짖는 소리. 개의 목소리가 약간 낮고 굵직하다. 적어도 다 큰 개의 짖는소리라는것을 깨달은 서윤은 방범창을 통해서 바깥을 살펴본다. 혹시나 개의 주인이 바깥에 서있을거라는 생각에.

[없는데?]

'컹컹!'

뒤죽박죽. 어떤 상황인건지 모르겠다. 분명 개가 우리집의 문을 긁었고, '컹컹'거리면서 짖은것까지는 이해한다. 근데 주인도 없고, 그냥 개가 짖는 소리뿐. 대체, 무슨 일인걸까. 설마, 아직까지 잠에서 못 깬건 아닐테고.
한참을 갸웃거리던 서윤은 일단 문을 열어보기로 한다. 적어도 우리 집 앞에 개가 왜 이러고 있는지는 알아야하니까.

'삐리릭 - '

'덜컹!'

[어... 어라?]

문을 열자 웬만한 성인의 몸집과 거의 맞먹는 갈색점박이의 개가 문 앞에 앉아있었다. 혀까지 쭉 빼물고. 그런데 서윤의 기억에 있는 개다. 서윤은... 이 개를 분명 어디에선가 '봤다'.

[이... 개... 어디서 많이 봤는데....?]

그런데 갑작스럽게 떠오른 기억이라서 그런걸까. 이 개의 이름이 선뜻 기억이 나지 않는 서윤. 무언가가 머릿속에서 떠오르려고 하기는 하는데 그 기억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보이지가 않는다. 게다가 목에서는 이 개의 이름이 나올랑 말랑. 이런 간질간질한 기분이라니. 싫다, 고 생각한다.

[아.. 그... 어... 으.... 아....]

'벅벅'

머리를 세차게 문질러본다. 하지만 기억은 여전히 안개 뒤의 실루엣처럼 모습을 보여주질 않는다. 답답한 가슴을 팡팡 두들겨도 보고, 팔짱을 끼고 지긋이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떠오르지 않는 개의 이름. 사람도 아닌 개의 이름때문에 고민을 하는 서윤이었다.

[아아아아아!!!!!! 모르겠어!!!!]

'헥헥헥....'

[너, 이름이 뭐야?]

'헥헥헥....'

[이름이 뭐냐고오.]

답답했던듯이 서윤은 대답도 할 수 없는 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하지만 그 개는 축 늘어진 볼살만이 자신의 전부가 아니라는듯이 그저 혀를 빼물고 헥헥댈뿐. 아침부터 별일을 다 당하는 서윤이었다.
결국 서윤은 이 개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을 포기했다. 그냥 어느 집의 개가 집을 잘못찾아왔겠거니 하면서 문을 닫는것만이 서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이성적 행동. 서윤은 그 이성적인 행동을 하기로 결심하고 문을 닫았다. 아니, 닫으려고 했다.

'텁.'

그 개가 문틈으로 발을 집어넣기 전까지는, 말이다.

.
.
.
.
.
.
.
.
.
.

다 큰 개의 몸집을 지닌 이 갈색반점의 개는 혀를 쭉 빼물고 서윤의 집안을 제집마냥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사람처럼 고개도 끄덕이고, 집안을 요리조리 살피기까지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서윤은 '이게 사람인가 개인가'하는 말도 안되는 고민을 시작했다. 그도 그럴것이, 개가 하는 그 일련의 행동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자신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때 하는 행동과 똑같았기 때문. 다른 어떤 개라 할지라도 이렇게 사람과 똑같은 행동을 할 순 없을거다.

[근데 너, 내 말은 알아듣니?]

'끄덕끄덕...'

[에!?]

무의식적으로 개에게 질문을 던진 서윤. 하지만 개의 반응은 상상을 초월했다. 마치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것! 서윤은 개의 반응에 할말을 잃고 '어버버'만 내뱉었다.
그 순간, 서윤의 머릿속에 스친 단 한가지의 생각. 그것은 어떤 애니메이션에서 나왔던 '동물과 소통하는 아이돌'이었다. 가나하 히비키. 아까 이 개를 처음 봤을때 안개속의 실루엣처럼 보이던 기억의 정체였다.

[서, 설마....]

'끼잉....'

[너.... 이누미... 라던가.]

'끄덕끄덕'

[하아.]

그제서야 서윤의 머릿속 안개가 걷혔다. 이 개는 가나하 히비키의 가족인 이누미였고, 지금 자신의 말을 알아듣고 있다는 것. 비록 자신은 가나하 히비키처럼 개의 말을 알아들을 순 없지만, 이 개는 자신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한 서윤이었다.

[일본어도 아닌데 용케 알아듣네.]

'컹!'

자신이 자랑스럽다는듯이 짖는 이누미를 보며, 서윤은 살짝 웃음을 짓는다. 이런이런. 일요일 아침부터 이게 무슨 황당한 상황이지, 하면서.

[하지만 분명 넌 그냥 애니메이션에만 있는 개잖아. 실제로 있을리가 없을텐데.]

'도리도리'

[호오. 이거봐라. 고개도 저을줄 알고. 어디어디. 손.]

'척'

[오오오오!!!! 그럼그럼, 앉아!]

'납작'

[아하하하하하하!!! 잘한다! 혹시혹시, 설 순 있어?]

'벌떡'

[으아아아아아아앗!!!!!!]

아. 실수. 서라고 했던게 아니었는데.
이누미는 서는것도 할 수 있긴 했다. 다만, 그 '선다'라는 행동이 주인의 어깨를 짚고 선다는 것인줄은 서윤은 모르고 있던 것이다! 이누미는 '선다'는 행동을 하기 위해 앞에 앉아있는 서윤의 어깨를 앞발로 짚었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서윤은 뒤로 꽈당! 하게 되었다.

[너.. 은근히 무겁구나.]

'끼잉....'

눈매가 축 처지는 이누미. 서윤은 이 개가 '사람이 조종하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생명체를 인간의 맘대로 조작이라니. 절대로 무리다. 교육의 효과라면 이해하지만.

'띵동...'

[어라.]

그렇게 이누미를 보며 낄낄대고 웃던 서윤은 자신의 집의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곧이어 떠오르는 생각. 일요일의 황금같은 오후인데 누가 우리 집에 찾아왔을까? 서윤은 아직도 낑낑대는 이누미를 잠깐 옆으로 밀어낸뒤 인터폰 앞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누구세요?]

이윽고 인터폰 카메라에 비치는 검은색 롱 포니테일. 서윤은 이 머리카락 역시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 어.... 그... 자신, 히비키라고 합니다아!

역시. 이누미가 우리집에 있으니 히비키가 우리집에 오는건 당연한 수순인건가, 라고 서윤이 중얼거린다. 하지만 곧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우리집에 와있는거냐'는 생각이 떠오르고, 서윤은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는 걸 느낀다. 여긴 대체 대한민국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가 맞는건가, 아니면 아이돌마스터가 있는 그 일본인건가.

[...성이 가나하, 맞니.]

 - 어!? 어떻게 안거야!?

일어나서 씻고 좀 잠잠해진 서윤의 머리가 다시 산발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겨우 안개가 걷힌 머릿속은 서윤의 머리처럼 뒤죽박죽이 된다.

[뭐야, 뭐... 대체 어떻게 된건데....?]

다시한번 서윤은 생각을 정리해본다. 오늘은 11월 11일. 일요일. 빼빼로데이라고도 불리며 솔로들에게는 농민의 날이라고 불리는 작대기 4개의 날. 그리고, 자신의 생일. 그래. 평범한, 그냥 업계의 상술이 빚어낸 쓸데없이 돈쓰는 날일뿐이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일어나서 씻고나니 집앞에 이누미가 와있으며 이젠 그 이누미의 주인인 가나하 히비키까지 집앞에 있는걸까? 어째서? 무엇때문에?

 - 그, 개!!! 개 한마리가 여기 들어갔다고 자신, 들어서말이지...

그리고 그 생각을 단칼에 끊듯이 가나하 히비키의 외침이 인터폰을 통해 전해진다. 그래. 일단 현실이든 허구든 부딪혀보자. 지금은, 눈앞의 상황이 진실일 뿐이니까. 서윤은 단박에 문앞에 도착해 다시금 문을 열었다.

[으으... 미안, 해.]

믿을수가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인 가나하 히비키가, 눈앞에 있다. 저 풍성한 검은색 롱포니테일, 그리고 똘망똘망한 눈. 말마다 '자신'이라 붙이는 그녀 특유의 말버릇, 어쩐지 듣다보면 어느 지방의 사투리인지 모를정도로 심한 말의 괴리감. 그리고 그 말이 나오는 입에 살짝 보이는 덧니까지. 확실하다. 내 앞의 그녀는... 가나하 히비키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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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다 꿈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입니다. 제 눈 앞엔... 그러니까 오늘이죠. 여자친구한테 냅다 던질 빼빼로인형과 빼빼로가 있습니다. 요즘은 인형도 팔더라고요. 그래서 이걸로 실컷 머리통을 때릴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이래놓고 내생일때 제대로 안하기만해봐. 으득.

게다가 11월 11일은 농민의 날입니다. 네네. 농민의 날이예요. 그러니까 커플이 아니신 분들은 집에서 꼭 쌀밥드세요. 두번 드세요. 전 나가서 빼빼로 먹겠습니다.(도망)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서윤이가 오늘 생일이래요////ㅅ//// 추카추카서윤생일추카

근데 왜 쓴 글은 엄청나게 짧은데다가 꿈이냐 왜.... 댓글에 쳐맞을라고 이런거 달려있을까 무섭당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근데이걸어제부터시작해서14시간이나잡고고민한거란게더웃기당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똥이야똥으히히발싸난오늘구월동광장한복판에서보란듯이똥을쌀거야!!





....죄송합니다.

그래도 금 토 이틀, 14시간 바쳐서 쓴거다. 받아주라. 살려다오. 그러니까 생일축하해. 선물이라고 쓴게 똥이라서 미안하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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