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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수인 슈코와 늑대 수인 프로듀서-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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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2, 2016 01:03에 작성됨.

울리는 강렬한 두 웃음소리는 이내 부딪히며 더욱 크게 퍼져나가 상무의 개인집무실을 울리게 한다. 정리되지 않은 유리파편들은 그 소리에 조금씩 금을 내가거나 파편처럼 부숴지는 것처럼 가루가 되어 불어오는 밤바람의 날려진다. 두 늑대에 사악한 웃음이 만드는 파문은 어느샌가 사라지더니 이내 하나의 웃음이 사라진다. 청발의 늑대, 즉 프로듀서가 갑작스레 자신만 웃음을 눈치채고 어래? 라며 웃음을 멈춘다. 아무래도 먼저 웃음을 멈춘 건 상무인 것 같다.

상무는 갑작스레 웃음을 멈추더니 그 자리에서 상당히 괴롭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거나 동공이 흔들리며 한 손으로 금방이라도 구역질 할 듯한 입을 가린다거나. 늑대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가가지만 상무는 오지 말라며 손사레를 치더니 이내 입 밖으로 토사물을 쏟아낸다.

 

늑대 "어...어이! 괜찮은거냐, 꼰대?"

상무 "우...우웁...허억!"

상무는 책상에 고통스럽게 토사물을 쏟아내며이내 겨우 멈추었는지 격하게 호흡하며 다시금 정상적으로 호흡상태를 가다듬는다. 늑대 역시 차분히 상무가 쏟은 토사물을 확인한다. 제법 격렬하게 토해냈지만 그다지 주변에 크게 퍼지지는 않았다. 대체적으로 토사물은 액체. 아마 오후에 늑대를 만나면서부터 마신 술이 대체적으로 쏟아진 것 같다.위액과 알코올 냄새가 버무려져 상무의 개인집무실에 퍼져나간다. 야속하게도 지금은 밤바람이 불어주지 않은 채 퍼져나간다.

늑대와 상무는 코를 찌르는 강렬한 냄새에 코를 가리지만 소용없었다. 늑대는 그렇게 토한 상무를 보며 혀를 찬다.

 

늑대 "또 버릇 나왔군. 이럴거면 그런 소리 좀 지껄이지 말라고."

상무 "....하하하...버릇은 역시..여든까지...우웁!"

또다시 상무의 나쁜 버릇이 나온 모양이다. 항상 제 풀도 모른 채 저지르려다가 괜히 죄책감을 몰려받으며 경련을 일으킨다. 동업 시절부터 이런 걸 봐왔던 늑대는 불만스럽게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늑대 "벌써부터 죄책감이라도 온 거냐? 왜? 이젠 또 끝판 가서 후회하시게?"

상무 "하...하아. 미안하다. 나도 입밖으로 꺼내기는 했어도...뭐랄까...무섭달까나?"

늑대 ".....꼰대, 너 혼자 저지르는 것도 아니잖아. 나도 같이 저지르니까...걱정말라고. 예전에도 그래왔고...지금도."

상무 "그러냐? 하긴....예전에도 같이 그랬었지. 우리...너도 항상 그렇게 걱정해줬는데."

 

늑대 "닥쳐. 너 혼자 실패하면 찌질거리는 게 거슬릴 뿐이야. 애초에 난 여우 아가씨만 잘 되면 그만이야."

상무 "녀석~그냥 솔직하게 말해. 날 믿고있다는 말이지?"

늑대 "구...구역질나는 소리 하지마!"

상무는 금새 다시금 처음 보았던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늑대를 놀린다. 늑대는 화를 내면서도 웃는 그를 보며 우선은 한 시름 놓았다는 듯이 인상을 푼다. 직후 상무의 토사물이 흘러내린 바닥에 자신이 버리듯이 내팽겨친 조작된 서류를 확인한다. 애초척으로 그다지 대단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가족관계도, 이름도, 거주지도......그던데 이름을 보니.....늑대는 서류를 집어던진다.

 

늑대 "아니 씹....어이, 꼰대!"

상무 "왜 그러냐? 아, 혹시 이름 말이야? 넌 예전부터 이름도 몰랐다고 했잖냐....그래서 한번 지어본건데 맘에 드냐?"

늑대 "이름을 모른다고 하긴 했어도....세상에 뭐 이딴 이름을 붙히고 지랄이야!"

늑대 "말이 안되잖냐! 이런 이름 쓰는 놈이 있기나 하냐?! 지금 누굴 북유럽 출신으로 만드는 건데?! 그렇게 북유럽 신화가 감명깊었냐!"

상무는 너도 읽었냐면서 기쁘게 웃으며 자신이 감명깊었던 북유럽 신화를 쓸데없이 늘어놓기 시작한다. 아, 또 시작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거진 마흔의 아저씨의 이런 이야기에 늑대는 이젠 질린다는 듯이 똥씹은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이제는 상무가 건넨 양복을 챙긴 채로 토사물의 냄새가 지배하는 개인집무실에서 발걸음을 옮긴다.

 

상무 "에? 가는 거냐?"

늑대 "꼰대의 망상을 들어줄 만큼 시간이 많은 사람이 못 되거든. 이제 용건 끝난 거 같으니 가본다."

상무 "아, 그래...그런데 말이다.....정말 중요한 사항이 있지 뭐냐."

늑대 "아, 뭔데!"

 

상무 "앞으로 프로듀서로서 활동할 너에게 주어진 특별권한이랄까?"

늑대 "특별권한?"

상무는 목소리를 내리깔며 토사물로 얼룩진 책상 위에서 턱을 괘며 늑대에게 프로듀서가 된 너에게 주어지는 특벼권한 이라는 말도 안돼는 진지한 헛소리를 늑대는 문을 열면서도 왠지 신경쓰이는지 그를 들어주기로 한다.

 

늑대 "뭔데? 프로듀서 업무같은 거 그다지 큰 것도 아닐텐데..."

상무 "뭐, 그렇지. 하지만 말이다...프로듀서만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 그것은 바로!"

늑대 "그것은 바로?"

상무 "너의 옆에 P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냐? 놀랍지 않냐?"

 

늑대P "지금 그딴 허접한 걸 특권이라 지껄이는 거냐아?!"

늑대P "어..어이 스톱! 이게 뭐야? 지금 내 옆에 무언가 염병할 문자가 붙었다고. 이봐, 어이! 안보이는 거냐? 지금 내 옆에 무슨 염병할 P자가 떡하니 붙어있다고! 꼰대, 이딴 특권은 너나 가지란 말이야!"

상무 "에이, 상무라는 직책에 앉은 이상 그런 촌티나는 걸 붙이고 있겠냐?"

늑대P "이 새끼가 자기 아가리로도 이게 촌티난다고 말 했네!"

늑대, 아니 이젠 P가 붙은 그. 늑대P는 상무의 농락에 열을 내며 날카롭게 손톱을 세운다. 그럼에도 상무가 웃음을 멈추지 않자 그는 더 이상 화를 내는 것은 그저 놀림감 취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을 파악하고 이내 성을 내며 열린 문 너머로 발을 옮겨간다.

 

상무 "그것보나 너 말이야...정말 이 일...할 생각이냐?"

늑대P "언제는 또 니가 하라며?"

상무 "아니, 이젠 딱히...내가 한다고 할 필요는 없는..."

늑대P "누가 그때처럼 시키는 일만 하는 호구인 줄 아는거냐? 그게 말이지...우리 누님 말이지..."

 

상무 "누님? 아니....너네 누님은....벌써..."

늑대P "우리 누님은 말이지. 나한테 묶여서...제대로 무언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한 사람이야...그래서 지금이라도...누님을 위해서 하고 싶어 하는 걸 해주게 하고 싶고..곁에서 도와주고 싶어. 그것 뿐이야. 이제 됐지? 간다."

늑대는 지금껏 격한 감정을 드러내던 얼굴로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조차 나지막하게 흘린 채로 상무의 개인집무실을 떠난다. 상무는 이내 구토의 흔적과 악취가 조금씩 빠져나가는 곳에 혼자 남아 의자를 돌리며 밤하늘을 배경으로 핸드폰을 꺼내본다.

 

상무 '흠...누님을 위해서라인가? 하지만......지금 네녀석 곁에 있는 건 너희 누님이 아니라 슈코양이잖냐.'

유리파편과 상무의 토사물로 개판 5분전인 집무실에서 그는 한숨만 쉴 뿐이다.

한편, 늑대가 사라지고 다시금 남은 세 명의 여성은 잠시 격한 일도 있었지만 요시노의 중재로 이즈나를 끌고 잠시 슈코와 떨어뜨린다.

요시노 "이즈나공, 당분간 그 화재는 꺼내면 위험할 것 같소."

이즈나 "하지만...뭔가 너무 걸린달까...뭐, 제 과민반응일지는 몰라도..그게, 아...역시 정리가 안 되네요."

이즈나 "그것보다 요시노양, 방금...둘 다 나쁘지만..착하다니..무슨 소리시죠?

 

요시노 "말 그대로라네. 둘 다 어긋난 사람들이지만...그 속을 깨면 사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일세."

요시노의 의미심장한 말에 이즈나의 혼란은 한층 가속된다. 대체 누구의 말이 옳은건지라며. 그리고 마치 모든 사람들을 꿰뚫어보는 것만 같은 요시노의 태도에 이즈나는 이제 머리가 혼란으로 과부하되기 일보직전이었다.

그 후, 다행히 음료를 산 이즈나와 요시노는 우물쭈물거리며 슈코에게로 돌아간다. 슈코도 이즈나도 방금 전 어색함때문에 말을 못 이룰 때 요시노는 저번처럼 신에 손길을 보이지 않은 채 사온 단팥죽을 두 손으로 들고 입으로 식히며 마실 뿐이었다.

우선 이즈나는 요시노에 말마따라 당분간 그 화재는 꺼내지 않기 위해 자재하는 중이다.

 

슈코 "저기, 이즈나 언니....미안. 아깐 좀 있지. 화가 났거든. 뭐랄까...싫은 느낌?"

이즈나 "아..아아!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눈치가 좀 없어서 말이죠...전."

슈코 "것보다, 이즈나 언니..나 말이야...오늘 친구를 만들었어! 그것도...사에랑, 사치코란 애란...유키란 사람이랑, 그리고 요시노!"

이즈나 "아, 그러시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런데...상당히 기뻐보이시네요?"

 

슈코 "그게 말이지...학교에선 친구 없었으니까...저기, 이즈나 언니는 친구..있었어?"

이즈나 "친구 말씀이시군요. 뭐, 저도 없었죠. 애당초 배척당했으니까."

슈코 "역시 그렇구나. 미안, 괜히 물어봐서. 왠지 여우 수인들은 엄청 손해 보는 거 같지 않아? 친구도 못 사귀고."

이즈나 "뭐, 청소년기에는 자신과 다른 상대에 대한 두려움 같은 이유로 배척하기 마련이니까요. 여우 수인은 옛부터 평판이 나쁜 수인. 어찌보자면 옛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겠죠.

 

슈코 "그렇구나...그런 말 들으니까. 역시 무서운걸...여우 아이돌, 나 잘할 수 있을까나?"

요시노 "음...슈코 공, 그건 말일세..."

이즈나 "슈코 양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그러한 시선이 깔려있다고는 하되...지금은 곁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슈코 양이 말씀해주신 친구분들이나...못미덥지만 저도 있고, 상무님도 계시고....그리고 프로듀서님이나 교울님도 있으시니....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이즈나에 태도에 슈코는 이 사람이 머리를 다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항상 하던 말이나 분위기에서 이런 진지함은 찾아볼 수 없던 그녀가 이런 말을 했으니 말이다.

 

슈코 "이즈나 언니...? 혹시 머리 다쳤어? 아니면 아침에 먹어야 할 약을 못 먹어서...."

이즈나 "왜 제가 이런 말 했다고 그런 취급을 하시는겁니까!"

슈코 "그야 분위기랑 너무 동떨어졌잖아...."

 

이즈나 본인도 그다지 자신과 맞지 않는 말임을 알았는지 이렇게 직접적으로 들으니 그건 그것대로 충격이 온 듯 하다. 슈코는 그러한 이즈나에 반응에 흥미를 느꼈는지 장난을 멈추지 않는다. 이제야 두 여우 사이의 적막함은 어느 정도 해소된 듯 하다. 그렇게 세 여성이 떠드는 가운데 엘레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가 들려오며 한 늑대가 발을 옮겨 그녀들에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늑대P "아가씨, 뭔 일 났어? 계속 시끄럽게 굴면 트레이너씨가 화낼거라고."

슈코 "아, 미안...이즈나 언니가 너무 재밌어서. 것보다 아저씨...옆에 그건 뭐야? P?"

늑대P "묻지 말아줘.....아무튼 돌아가자. 집으로...."

 

이즈나 "아, 그런 거라면 제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늑대P "넌 꼰대 모시는 운전수잖아? 됐어. 그냥 걸어 간다."

슈코 "에? 이제 밤인데다가 다리 아프게 걷자고?

늑대의 걷자는 말에 슈코는 괜히 귀찮게 왜 그러냐며 오히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차를 타고 가지 않는다면 가지 않을거라며 농성한다. 늑대 본인은 걸어서 1시간이라며 걷자고 하지만 슈코는 무리라며 손사레칠뿐이다. 늑대가 슈코를 강제로 업고 가려는 그 때 다시금 엘레베이터가 울리며 누군가가 그곳에서 그들에게로 걸어온다.

 

상무 "다들 모여있다니...그것도 남자 하나의 여자 셋....좋은 밸런스다."

늑대P "헛소리는 거기까지. 내려왔다는 건, 퇴근인가?"

상무 "그렇지. 자, 그럼 이즈나. 여기 있는 세명도 부탁할게."

이즈나 "알겠습니다, 상무님."

 

요시노 "아, 나는 혼자 가도 상관없네."

상무 "음~하지만 그래도 타고 가는 편이 안전할텐데? 여자아이를 위험한 곳에 둘 순 없지."

요시노 "난 뭐 상관없으니 걱정말게. 어차피 혼자 가는 건 익숙하니까."

요시노는 그들에게서 멀어져간다. 멍한 표정으로 다 마신 단팥죽 캔을 버리고 이내 먼저 엘레베이터의 앞으로 가 대기한다. 그러고는 어서 오라 손짓하기에 그들은 늦은 시간인 지금 불이 꺼져가는 회사에서 엘레베이터를 탄 채 1층, 그리고 이내 그곳에서 발을 옮겨 주차장에 있는 차로 4명만이 몸을 옮긴다. 요시노는 상무나 이즈나에 말에도 그저 혼자 가겠다고 대꾸하며 천천히 달빛을 등지며 사라져간다. 이즈나는 그러한 그녀를 보며 역시 걱정이지만 우선은 시동을 건다.

 

이즈나 "하아....요시노양...괜찮을까요?"

상무 "뭐....자기가 괜찮다니까...괜찮지 않을까? 요시노양은 어른스러우니까 믿을 만할 거라고."

늑대P "어이, 꼰대! 너 제정신이냐? 지금 애가 혼자 밤길가는데 그걸 잡아야지. 하여간에!"

 

늑대P "야, 어서 타!"

요시노 "아니, 나는 어차피 혼자 갈 수 있으니 괜히 시간지체말고 자네들끼리...."

늑대P "겁도 없이 혼자 다니다가 책임져 줄 놈이라도 있어서 설치는 거야 뭐야? 됐으니까 오라고."

늑대는 혼자서 걸어가겠다며 제법 멀어진 요시노를 금새 잡아채더니 그대로 뒤를 잡은채로 요시노를 끌고간다. 요시노는 처음에는 약간 발버둥쳐봐도 옷으로 느껴지는 강렬한 악력에 결국 발버둥도 포기한 채 끌려간 채로 강제로 뒷자석에 쳐박히고 만다. 그를 보며 상무는 실소하며 보조석에 몸을 옮긴다.

 

늑대P "혼자가면 뭐 마중나올 사람이라도 있어서 그런거야? 아니지?"

요시노 "애초에 혼자 살아가니....없다고 할 수 있겠군."

늑대P "칫, 그런거면 그냥 타지....땡깡이나 부리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좀 받는 게 어때?"

요시노 "그건 자네가 하는 짓이고."

늑대P "뭐 임마!"

 

요시노는 멍한 표정으로 왠지 모르게 늑대에 급소를 찌르는 듯한 발언으로 다시금 늑대를 화나게 한다. 늑대는 이러한 그녀에 태도에 그냥 거기다 놔둘거라며 자책한다. 그렇게 조금씩 네온사인이 빛나며 도로건 인도건 이동이 급해지는 10시에 가까워지는 시간대. 늑대는 주변에 마트를 발견하자 바로 그 자리에서 이즈나에 뒷통수를 가격한다. 이즈나는 갑작스런 공격에 당황하며 신음을 낼 뻔 하지만 상무에 앞이기에 잠시 참도록 하며 무덤덤히 늑대를 본다.

이즈나 "왜...왜 그러십니싸, 프로듀서님..."

늑대P "내려줘."

슈코"에? 아직 집까지는 멀었잖아."

늑대P "마트에 들를 생각이야. 아직 문 열었으니까. 오늘 저녁거리를 사러 가야지, 자."

 

슈코 "그럼 난 먼저 집에 갈테니까, 아저씨 혼자서...."

늑대P "어딜 감히. 자, 내려."

늑대는 그대로 슈코를 쌀포대라도 들듯이 업은 채로 차에서 내려 걸어간다. 그렇게 그가 인사까지하며 물러서면서 차는 움직이며 이내 그의 시야가 닿지 못할 곳까지 옮긴다. 상무는 그렇게 걷는 둘을 보며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표정을 지을 뿐, 직접적인 말은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를 데리고 마트로 도착한 그는 카트를 손으로 밀며 오늘 일어난 일들을 그녀와 함께 정리해간다.

 

늑대P "음...아가씨한테 친구가 생겼다니..그거 좋은 일이네."

슈코 "그렇지? 그러고보니 아저씨는 그 양복은 또 뭐야? 혹시 진짜였어? 아저씨가 프로듀서라니...믿을 수가 없어."

늑대P "뭐, 여차저차해서 어쩔 수 없었지만."

슈코 "것보다 아이돌 데뷔라니...큰 회사니까 처음부터 엄청 큰 무대에서.....는 아니겠지만."

 

늑대P "이봐, 여우 아가씨. 우리 뒤를 봐주는 꼰대 직책이 뭐라 생각해?"

슈코 "음...상무 아저씨 직책이....상무잖아?"

늑대P "그 큰 회사의 아이돌 부서에서 상무급...어떨 거 같아?"

슈코 "혹시....권력남용?!"

늑대는 슈코에게 권력을 남용하는 게 아닌 적절하게 권력으로 우릴 돕는 거라 말하지만 슈코는 그게 권력남용이라고 대꾸한다. 슈코는 이번에도 채소코너로 가는 늑대를 보며 고기를 먹고 싶다 하지만 이미 정했다면서 강제로 그녀를 끌고 간다. 그대로 양배추를 넣는 그를 보며 슈코는 한창 자랄 나에게 그런 풀이나 먹이겠냐는 말에 그는 오히려 고기만 먹어서 괜히 지방만 쌓인다며 덤덤히 카트를 밀 뿐이다.

 

슈코 "양배추 산 걸 보면....정말로 양배추롤?"

늑대P "당연하지. 드디어 내일부터 누니....말이 헛나왔네. 우리 여우 아가씨가 드디어 아이돌이 되잖아?"

슈코 "그럼 축하 기념으로 고기라던가, 스시라던가, 그런 걸 주는 거 아니야?"

늑대P "하지만 아직 데뷔가 아니잖아. 그런 큰 이벤트는 데뷔까지 남겨두자고."

슈코는 늑대를 잡고 방방 뛰어보지만 그는 완고했다. 결국 오늘도 아무런 수확 없이 강제로 바른 식생활을 챙기게 된 슈코는 허리를 숙인 채 한숨을 쉬며 걸어간다. 슈코는 고기를 사주지 않은 늑대에게 약간 심통이 나서 발걸음을 높이지만 그는 힘쓰는 기색없이 전속력에 발을 맞춘다. 이내 슈코는 먼저 체력이 떨어져 멈추게 되고 늑대는 이제 술래잡기 끝났나며 웃음짓는다.

 

늑대P "왜 그렇게 심술이야....고기는 나중에 꼭 기회되면..."

슈코 "헉....헉....헉...."

늑대P '이상하네.....우리 누님은 분명 좋아했는데...양배추롤.'

슈코 "...어후...아저씬 무슨 괴물이야...이렇게 빨리 달렸는데...그걸 맞춰 뛰어?"

슈코는 지금껏 자신이 그다지 뛰지 않아 체력이 그다지 없다는 걸 가정해도 그의 스피드나 체력은 확실히 비상식적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겨우 숨을 고르며 힘들게 다시금 몸을 피는 슈코는 그렇게 고개를 들어 달을 바라본다.

 

슈코 "저기, 아저씨...나 정말 될 수 있는거야? 아이돌..."

늑대P "내가 아가씨한테 어제 한 말도 잊은거야? 여우건 늑대건 뭔 상관이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슈코 "....그래? 이즈나 언니도 할 수 있다고 했는데...그래도 아저씨 말까지 듣고도...약간 뭔가 막힌 것만 같아..."

늑대P "음...그렇게 막혔다면....쏴서 뚫어버리면 되지 않아?"

늑대는 침울해하며 마치 막힌 것만 같다는 슈코에 어깨를 토닥인 후 그대로 사격장을 가리킨다. 슈코는 갑자기 왠 사격장이라며 혹시 쏘라는 게 저거였냐면서 어이없어 하지만 늑대는 그녀의 손을 잡고 그대로 사격장으로 집어넣는다. 본인의 말로는 예전부터 항상 누님이 꿍해있을때마다 삼촌이 쓰던 방식이라며 이걸로 쏘면 막힌 것도 뚫릴 지 모른다며 그녀에게 총을 준다. 물론 진짜 총이 아닌 고무탄을 날리는 총을.

슈코는 어릴때 엄마랑 손잡고 갈때 익숙하게 봤다며 꾀나 자신있어 했으나 밖에서 가게를 보기만 했지 쏜 적은 없는 만큼 총탄은 다 빗나갈 뿐이었다. 보다 못한 늑대는 결국 슈코에게 준 총을 넘겨받는다. 슈코 본인이 할 때는 한 발도 맞지 않던 고무탄이 갑작스레 마구잡이로 맞기 시작한다.

 

슈코 "우와! 아저씨 진짜 잘한다!"

늑대P "삼촌이랑 어릴 때부터 연습했거든. 이정도는 기본이라고."

슈코 "그런데 아무도 없는 곳에 멋대로 들어와도 되는 거야? 들키면 어쩌려고...이런데 운영하는 사람들 엄청 무서울텐데.'

늑대P "걱정 마. 삼촌이랑 다닐때부터 안면있던 분이니 쪽지 쓰면 이해해주실걸. 그럼 보상을 챙겨야지."

늑대는 그 후 싱긋 웃으며 떨어뜨린 인형을 줍는다. 슈코는 주인도 없으니 그냥 쏘지 말고 다 쓸어가면 될 것을 이런 식으로 양심적으로 구는 늑대를 보며 아저씨는 역시 재밌는 사람이라며 웃는다. 그는 그 후 간단한 쪽지를 남긴 채 사격장을 멀리하며 집으로 향한다.

 

늑대P "저기, 아가씨. 그 짐 그냥 나 줘. 무겁잖아."

슈코 "장까지 본 사람한테 들게 하고 싶진 않네요. 그리고 이건 내 짐이기도 하니까."

늑대P "휘청거리면서 말은 잘하네. 걱정마. 이래뵈도 힘은 있다고?"

슈코 "아니, 반드시 내가 들거야! 반드시 내가!"

슈코는 짐을 든채로 그대로 고속으로 질주....해보지만 이내 5M정도 간 채로 숨을 고르고 다시금 뛰어보지만 5M 간격으로 쉬면서 겨우겨우 뛰는 게 그녀의 한계였다. 늑대는 그러한 슈코를 보며 더는 못 봐주겠다며 강제로 그녀에 짐을 들려하나 그녀는 오히려 손사레를 친다.

 

늑대P "아니...왜 그러는 건데? 고기는 금방 사줄테니까..."

슈코 "그게 아니야...난 말이야...적어도..내가 살면서 내 짐을 다른 사람한테 넘겨주기 싫은 것 뿐이야. 적어도 내 짐은 내가 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늑대P "하...귀찮은 아가씨로군. 그래, 그렇게 혼자 다 들고 싶으시면 혼자 다 들라고. 맘대로 해."

늑대는 그렇게 등을 돌리더니 이내 방금 전과는 달리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 슈코에 뒤로 빠르게 접근하다니 이내 그녀를 두 손으로 안아 들어올린다.

 

늑대P "나도 내 맘대로 할게. 물론 아가씨 짐은 아가씨가 들라고. 만약 아가씨가 거대한 짐에 무너질 때가 되면....그땐 내가 아가씨를 지탱할게. 그게...프로듀서란 거 아닐까?"

슈코 "어....어....내...내려줘! 아저씨가 안 도와줘도 혼자 들 수 있거든? 그러니까..."

늑대P "조용히 해! 아가씨....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어. 아무리 비난받고, 손가락질당하고, 고립당해도...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힘들 때면 누군가에게 잠깐 어리광부릴 당돌함이 있는 게 아가씨한테 어울린다고."

늑대P "걱정마. 나도 있고 친구들도 있고...뭐, 그 녀석들도 있고. 조금은 마음을 열어도 되지 않을까?

슈코는 이러한 늑대에 태도에 당황을 멈추지 않는다. 가로등이 비추고 있는 좁은 골목, 유난히 밝은 달과 별의 빛들...그리고 이렇게 서있는 늑대. 슈코는 이렇게 보니 늑대 아저씨가 이렇게 잘 생긴 사람이였냐며 조금씩 얼굴도 머리도 과부하해 간다.

 

슈코 ".....원래 이런 분위기면 드라마에서는 남자랑 여자랑 키스하던데..."

늑대P "뭐? 아가씨. 이건 현실이야.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나는 곳도 있지만 우리한테는 그런 로맨스는 안 일어나니 걱정말고 가자. 벌써 한밤중이야."

슈코 '내...내가 뭔소리를 한거야! 이런 바보....'

늑대는 그렇게 드라마를 꿈꾸던 슈코를 안은 채 집으로 도착한다. 성인 남자 한 명이 살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유령하우스에 늑대와 슈코가 들어오자 그래도 어느정도 생기가 생긴 것 같다. 아마 대체로 슈코덕인 것 같다.

그렇게 늑대는 사온 양배추를 끓인다. 왠지 모르게 다른 요리를 할때보다 양배추롤을 할 때 그의 표정은 상당히 만족스러워 보인다. 끓인 양배추를 꺼낸 후 밀대로 섬세하고 정성껏 양배추를 다듬는다. 그 후 양배추롤의 속을 채울 양파와 감자를 다듬은 후 그 후 준비한 고기덩이에 먼저 간을 낸 후 그대로 다듬은 채소들과 함께 계란을 깨 넣은 후 그대로 손으로 조물어 이내 뭉쳐낸 것을 속을 양배추로 감싼 후 육수로 끓여낸다.

그 후 불을 끈 채 식탁에 앉은 슈코에 눈앞에는 터지지도 어딘가 흐물거리지도 않는 기적의 조형을 이룬 양배추롤이 떡하니 모습을 드러낸다. 슈코는 그 등장에 두 젓가락을 부딪히며 기뻐한다.

 

슈코 "우오....아저씨가 이렇게나 가정적이라니...사람은 겉만 보면 모른다더니..."

늑대P "아무튼 빨리 먹고 자자고. 벌써 시간이 몇 시인데...내일 늦으면..레슨도...하, 트레이너씨한테 면박듣기 싫다고."

슈코 "알았어. 하여간 보기랑 달리 원칙적인 아저씨구만. 그럼 어서 한 그릇 더요."

늑대P "예, 예. 분부대로 합죠. 누님...이 아니라 우리 아가씨 말씀이라면."

늑대는 그렇게 슈코에 밥공기에 밥을 더할 뿐이었다.

 

-사람들의 상태

-슈코는 늑대가 자신을 좋아하다고 있다고 생각한다.

-늑대는 슈코를 누님과 겹쳐보고 있다.

-상무는 저지르기 전에 죄책감을 느낌에도 항상 일을 저지르고 나서야 후회한다.

-이즈나가 늑대를 의심하는 이유는 '항상 이유없이 자신을 때려서'이다.

-교울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건 뭐...너무 오랜만이네요...뭔가 더 쓰고 싶지만...그건 다음으로 미뤄야 되겠어요...

어휴. 안그래도 보는사람 없는데 쓰는것도 게으르게 쓰는 걸 보면 저한테 문제가 있긴 하네요...

그래도 조금은 눈팅이라도 해주시는 분들께 한동안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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