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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side story 인형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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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1, 2016 16:42에 작성됨.

인형은, 도망치듯 그곳에서 나와, 달리기 시작한다.

 

며칠을 쉬지도 않고 달려온 그녀가 도착한곳은, 어느 거친 바닷가의 절벽.

 

인형은 자신이 쓰던 은장도를, 검집에서 조용히 뽑아내었다.

 

여전히, 칼은 시퍼렇게 날이 서있다. 인형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인형은, 공허하게 웃으면서, 목에 칼날부분을 잡고, 목을 향해 칼을 겨눈다.

 

날카로운 칼에 인형은 손이 베이는듯한 통각이 느껴졌지만, 그다지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푸욱!

 

한순간. 인형의 칼은 자신의 임무를 다하였다.

 

인형의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지며, 기능이 차례차례 정지하기 시작한다.

 

몸에 흐르는 마력이 점멸하듯 깜빡. 깜빡. 하더니 이내 작동을 멈춰간다.

깜빡. 깜박. 깜빠아아악....

 

몸을 지탱하던 마력이 사라지자, 그녀의 몸은 절벽 아래로 하염없이 추락하기 시작한다.

 

퍽!

퍽!

콰직!

 

중간중간 튀어나온 바위에 몸이 부딫히자, 인형의 관절이 있을수 없는 곳으로 뒤틀어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인형의 몸은, 그렇게 흉측하게 바뀌어져간다.

그렇게 고통스러운 자유낙하가 끝나자...

 

풍더엉!

 

그녀의 몸은,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목에 칼이 뚫린채로 바닷속으로 추락하는 인형은, 마지막으로, 눈에 담긴것을 기억한다.

 

"...죄송합니다."

 

그것은 누구에게 하는 말일까. 그녀가 소중히 여기던 사람들? 아니면 죽였던 사람들?

 

맑은 바다 위로, 물고기들이 헤엄치며, 그 위로는 태양의 자애로운 빛을 반사하면서 아름다운 프리즘과도 같이 빛을 비추고 있었다.

 

인형은 최후의 미소를 짓자, 눈의 빛이 일순간 사라진다.

인형의 기능은 완전히 정지하여, 가라앉기 시작한다.

인형의 부드러운 살결은 물고기들의 식사거리가 되고, 몸을 지탱하고 있던 마력 생성회로는 물에 잠기고 파도에 휩쓸려 망가진다. 모든것을 기억하고 있는 메모리는, 정처없이 휩쓸리다가 이내 수압에 인해 찌그러져 버린다. 인형의 모든것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인형은. 그렇게 세상에서 사라졌다.

 

.

.

.

.

 

"흐음."

 

미시로 왕국의 재상. 카에데의 방.

 

그녀는 다리를 꼰채로, 눈앞에 누워있는 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

 

은발의 여성은 눈을 감은채로 그녀앞에 있는 침대에 누워있었다.

큰 가슴과 신비한 은발. 늘씬한 체형은 그녀가 상당한 미인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카에데가 갑작스럽게 레즈비언 취향이라도 생긴것인가? 유감스럽게도 그건 아니었다.

 

"...고대의 오토마톤이라. 흥미로워..."

 

카에데는 중얼거렸다.

 

오토마톤.

 

고대의 잃어버린 기술중 하나로 평가받는 오토마톤은 말 그대로 완전 자동화 인형을 의미한다.

골렘따위가 아니다. 모든 오토마톤은 마력으로서 움직이는데, 오토마톤에는 작지만 고효울의 마력생성기가 내장되어, 영양공급도 필요없다. 게다가, 인간이라고 생각할수밖에 없는 그 생김새는 고대인들에게 다양한 용도로서 사용되었던 모양이다.

중노동을 시작하여 가사까지. 심지어는 친구용으로 사용되는 오토마톤도 있는 모양이었다.

 

"...이 녀석은 아마... '그거'겠지."

 

카에데는, 그녀의 몸을 찬찬히 훑어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오토마톤이라고 전부 이런 모습은 아니다. 중노동을 하는 오토마톤은 그에 걸맞는 부가장비라던가, 단단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인형은 지나칠정도로 인간과 똑같았다. 게다가, 아름다운 몸까지.

 

그녀는, 그녀의 '발굴단' 중 하나가 발굴도중에 입수한 것이었다. 그녀의 발굴단은 어느 '공장'이라 불리웠던 곳을 탐색하던 도중, 페허가 된 그곳의 어느 용액속에 담겨있었다고 한다. 다른 오토마톤들은 세월에 이기지 못하여 전부 녹이 슬고 폐기되었지만, 그녀만큼은 그곳에 담겨있어 무사하였다.

 

"...이 녀석의 작동은 어떻게 하는거지?"

 

발굴단은, 모든 발견물을 전부 카에데에게 보내기로 되어있다. 그녀는 용액을 닦은다음 바로 카에데에게 보내졌을 뿐이다. 작동은 시도해보지 않았다.

 

카에데는 두리번 두리번 그녀의 몸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녀가 알기로는 오토마톤은 스위치가 있어, 그곳을 누르면 작동되는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를 둘러봐도 스위치 비스무리한것은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곳에 없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곳에."

 

카에데가 그녀의 입을 열어 살펴보지만, 역시 스위치는 없다.

 

"......"

 

카에데가 문득, 그녀의 하반신으로 눈이 간다.

 

"...설마."

 

카에데가 손을 옮긴다.

 

찔걱.

 

"...이건가?"

 

딸깍.

 

그녀가 손에 느껴지는 스위치와 같은 것을 누르자, 인형은 반짝. 하고 눈을 뜬다.

 

'고대인들의 센스란.'

 

카에데는 작게 그들을 욕한다.

 

"..."

 

인형은 눈을 뜨자, 서서히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본다.

 

"..."

 

"..."

 

이윽고, 인형은 카에데와 눈이 마주친다.

 

"...처음뵙겠습니다. 주인님."

 

인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반갑게 카에데에게 말했다.

 

"?"

"메이드형 인형. 타카미네 노아라고 합니다. 허가받은 사용자이십니까?"

약간 당황한 카에데였지만, 카에데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승인... 완료. 주인님의 목소리와 홍채로, 8중의 프로텍트를 걸었습니다."

 

"...그 말은, 내가 너를 다룰수 있다는 말."

"네. 그렇습니다. 주인님. 혹, 제 기능에 궁금한 점은 없으신지요?"

"흐음... 많지. 많아..."

 

카에데는 실쭉 웃으면서, 노아라 자칭한 인형에게 말했다.

 

.

.

.

.

 

'종합하자면... 이건가.'

 

카에데는 궁금한 모든것을 노아에게 물었고, 노아는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었다.

 

먼저, 그녀는 오토마톤중에서도 고급제품이라는것. 가사를 목적으로 제작되었지만, 이렇게 보여도 인간의 5배의 속도, 힘, 반응속도를 보인다고 한다. 자신의 디폴트인 성격은 이것이며, 원한다면 시스템 모드에서 바꿀수도 있다는것. 또한, 원한다면 자신은 주변 물질과 동화되는 능력을 지녔다는것. 참고로 이 능력은

 

'그건 왜 가지고 있는건데?'

 

'주인님이 주문하실때, '이것저것 넣어달라.' 라고 말씀하셔서 그렇습니다!'

 

라나. 덤으로 임신도 가능하다고 한다. 뭐냐. 고대인.

 

"...이상입니다. 주인님! 더 궁금하신것 있으신가요?"

"아니. 없어."

 

"그렇군요! 그럼 저는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청소? 빨래? 장보기?"

 

"그래 그렇구나... 그러면..."

 

카에데가 곰곰히 생각하듯, 미소지으면서 눈을 감고 생각하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

 

"그럼. 시스템 모드."

 

쾌활하게 말하던 노아는, 카에데의 말 한마디에 딱 멈춰진다.

 

"시스템 모드."

"성격 변경."

"성격 변경. 무슨 성격을 원하십니까?"

"냉정. 과묵. 잔혹."

 

"확인... 성격. 변경되었습니다."

"나의 말에 절대복종. 다른 이의 말은 무시."

 

"확인했습니다."

 

"시스템 모드 종료."

"시스템 모드를 종료합니다."

 

시스템 모드가 종료되자, 다시 눈을 뜬 노아는 방금 전과는 다른, 얼어붙을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넌. 이제 나의 인형이야."

카에데가 미소지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네."

"내가 누군가를 죽이라고 하면, 죽이고. 죄없는 자를 학살하라고 하면 학살해."

"네."

"그래... 약간의 훈련만있으면, 토키코만큼이나 쓸모있어지겠어... 후후후..."

 

카에데가 노아의 턱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노아는 방금 전의 쾌활한 소녀라고는 생각치도 않을 정도로, 과묵하여, 미동조차 없었다."

 

 

.

.

.

.

.

 

 

 

 

카에데가 몰락 전에 왜 노아의 관리자 자격을 포기하고, 도망치라 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자포자기 였을까? 아니면 일말에 남아있던 그녀의 연민이었을까? 아니면...?

 

그녀는, 시스템 모드인 상태로, 도망쳤다.

쉬지도 않고 달리는 그녀를 따라잡을수 있는 추적자따위는 없었다. 카나데라고 해도말이지.

그녀는 국경을 넘고,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이윽고 충분히 멀리 도망쳤을때, 시스템 모드는 종료되어, 디폴트인 성격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시스템모드에서 디폴트로 돌아왔을땐, 잔혹했던 성격의 기억이 아닌, 활발한 메이드였던 처음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어라...? 여긴...? 주인...님?"

 

노아는, 카에데를 떠올린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카에데는 자신은 이제 노아의 주인이 아니며, 관리자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그럼... 전 새 주인님을 찾아야 하는데요... 주인님...?"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황량한 사막. 작열하는 열기... 모래가 가득한 땅이었다.

그곳은 그녀가 평소에 입는 암살복과는 전혀 맞지않는 곳이었다.(피부가 많이 노출된다) 그녀의 피부는 탈 일이 없었지만, 작열하는 열기는 회로에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나는... 주인님..."

노아는, 정처없이 걷기 시작한다. 이곳의 정보를 모르는 이상, 노아는 그저 불안하게 떠돌고 있는 소녀에 지나지 않는다.

 

두두두... 두두두...

 

문득, 어디선가 말발굽이 모래에 묻히는 소리가 들린다.

 

"...?"

노아가 그곳을 바라보자, 한 무리의 말을 탄 사내들이 사막을 횡단하고 있었다.

 

갑자기, 말을 탄 사내들이 멈추더니, 이윽고 사내들은 노아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

 

"여자... 그대는 누구인가?"

"아... 저는..."

 

말을 탄 사내들중, 제일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젊은 남자가 묻는다.

 

그들은 전부 카피예를 쓰고, 햇빛을 막기 위해 온 몸을 가리는 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고급 옷을 입은 남자 이에는 전부 실용적인 옷과, 가죽갑옷을 입고있다. 아마, 귀족의 호위병 비슷한 것이겠지.

 

"칼리프이시여. 도적에게서 겨우 도망친것 같습니다만... 피부를 보니 가니슈카인은 아니군요."

"그렇겠지... 여자여. 베두인(사막의 신)의 은총이 그대에게 깃들었군. 나는 다마스커스의 칼리프. 누르 앗 딘이라고 하네. 다른 일행들은 어떻게 되었나?"

"아... 저..."

노아가 당황한듯 말을 더듬자, 칼리프가 이해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공황에 빠져있는가... 여자여. 나는 다마스커스로 돌아가는 중이네. 말에 타게나. 일단 작열하는 사막을 벗어나는것이 중요하니."

"네... 감사...합니다."

 

"내 뒤에 타게나."

"칼리프이시여!"

"상관하지 않네. 자. 어서."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칼리프의 등 뒤에 앉았다.

 

"..."

 

작열하는 사막탓일까. 노아의 볼은 붉어져있었다.

 

.

.

.

 

다마스커스.

 

가니슈카의 도시중에서도 특히 발달한 상업도시중 하나이다. 이 다마스커스를 다스리는 칼리프는 가니슈카안에서도 특히 강력한 칼리프로 평가받는데, 누르 앗 딘이 바로 그 경우이다.

다마스커스의 상업을 장려하고 뛰어난 재능을 보이면서도 성군인 누르 앗 딘은, 다마스커스 주민의 사랑을 받는 칼리프였다.

 

"여자여. 도착했다네. 일단 관청에서 신고를 해보게나. 그렇다면 우리쪽에서 출발하는 상단중에서 같이 덤으로 갈수 있을걸세. 나의 이름을 대고 말하게나."

 

"감사합니다... 칼리프...님..."

"그럼."

 

칼리프는 목례하며, 궁으로 말을 몰았다.

 

"...저분이야."

 

노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날 밤. 칼리프는 업무를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려 하고 있었다.

젊은 칼리프는 아직 미혼이었기에, 반겨주는 이는 없다.

아니. 없었다.

 

"어서오세요. 주인님."

"푸핫!"

 

어둠속에서 나타난 노아를 보고, 칼리프는 기겁한다.

 

"누... 누구냐! 잠깐... 그러고보니 너는 아까 그 여자..."

"네. 주인님."

 

"암살자였나...?"

"아닙니다 주인님! 저는 주인님을 섬기기 위해,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의미를 모르겠군... 나를 섬기기 위해 철통보안인 나의 궁. 그것도 나의 방에 찾아와서 하는 말이, 나를 섬기겠다는 것인가?"

"네. 저는 칼리프님을 주인님으로 모시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엇을 하면될까요?"

"..."

 

칼리프는 빙글빙글 웃으며 말하는 노아를 보고, 어이없다는듯 웃었다.

 

"그럼. 나와 같이 침대에 들어가겠느냐?"

정색할까 기대했던 반응과는 달리, 아주 활짝 웃으면서 노아는 말했다.


"기꺼이! 씻고오겠습니다. 아니, 씻겨주시는 편을 더 좋아하시다면... 아니면..."

"잠깐! 농담이야! 농담이다!"

 

"그런가요..."

 

노아가 진심으로 아쉽다는듯 말하자, 칼리프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이건 도대체..."

 

그것이, 칼리프와 노아가 만난 첫 날이었다.

 

그 후, 칼리프와 이국적인 시종의 로맨스가 펼쳐졌다.

그 과정이 음유시인들의 수많은 노래로 만들어졌으니, 실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할수 있겠다.

똑똑하고 현명하기도 한 노아는, 훌륭한 어머니가 됨과 동시에 남편의 내조를 돕는 부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십 오년이 지나.

 

갑작스럽게, 카에데의 부하로 있던 때의 기억이, 그녀의 머릿속으로 차차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기계적인 오작동인지, 정기점검의 부재때문인지.

 

처음에, 그녀는 그 기억을 꿈으로서 체험하였다.

 

살려달라고 비는 무고한 이들을 베어죽이는 일.

 

희생자들을 본보기로서 산채로 불을 태우는 일.

 

악몽으로 여기면서, 대수롭게 않게 여기던 그 기억들은,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날.

 

노아의 기억은, 완전히 돌아왔다.

 

 

 

 

 

카에데의 부하중 하나인 노아의 이야기입니다.

짧긴 하지만, 그녀의 최후가 어떻게 됬는지를 최대한 간결하게 서술하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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