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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막간 - 너머에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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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8, 2016 21:21에 작성됨.

 

시부야 린과 니노미야 아스카가 접촉하기 이전.

 

5 시간 전.

 

수도성 내부 지하에 위치한 시체안치소.

 

 

왕국에서 어떤 경위로든 생겨난 사망자들이 거쳐가는 시설로, 그 안치되는 시신들은 주로 수도 내의 시민이나, 중요인물들.

일주일에 3일마나 관리자 6인 1조로 2개의 조가 번갈아가며 근무하며 철저하게 관리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장소에, 현 기사단장 대리의 신분인 풍성한 머릿결이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내려온 인물을 두고 석재 데스크 맞은편에 선 이는 안치소의 관리자.

 

" 코우메. 잘 지냈어 ? "

" 아 . . 나오, 다. 응, 잘 지냈어 . . "

 

한쪽 눈을 가리고 목덜미를 덮지않는 단발이 인상적인 소녀. 똘망거리는 눈망울과는 별개로, 그녀가 입고있는 복장이나 그 외의 특징은 시체 안치소 특유의 창백하고 스산한 느낌과 어느정도 맞아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나오가 허리춤에 찬 작은 가방 안에서 두번 접힌 종이를 꺼내어 코우메의 앞 데스크에 놓는다.

 

" 여기, 여왕님의 허가서. 그 사체 아직 처리 안한거지 ? "

" 응. 나오 . . 들어가도 . . 되. "

 

소매 사이에 감춰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몇장이나 서술되어있는 페이지를 하나씩 천천히 넘기며 그녀는 작게 미소짓는다.

시체안치소 관리 A조의 조장인 시라사카 코우메.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저 너머 북 미시로 산맥보다 더 북쪽에 있는, 아무도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땅. 금족지(禁足地)의 영역에서 내려왔다고 주장하는 소녀이다. 정말로 금족지에 온건지는 물증이 없기에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안치소 관리조장으로서 그녀의 수완을 매우 우수했다. 다른 조원들들과 달리 그녀만은 조에 편성된 이후로 한번도 교체되지 않는 인원이기도 하고. 코우메에게 살짝 손인사를 건네고, 서류를 살피고 있는 그녀의 시야에서 빠른걸음으로 벗어나 거대한 철문 너머로 들어선다.

들어서자마자 몸을 껴안는 스산한 냉기에 나오는 괜히 하계절 제복을 입고왔는지에 대한 회고를 시작했다.

 

시신의 부패를 가능한 지연시키기 위해 영하의 온도로 유지한다라는 취지는 좋지만, 정말 이렇게까지 낮춰야하냐고 입에서 절로 불평이 튀어나올정도로 추웠다.

 

" 아우 추워죽겠네에에에 . . . 어디보자 . . 어디보자아 . . "

 

 

가뜩이나 추운 와중에 벽에 손을 짚으면서, 시선은 땅을 보면서 천천히 걸었다.

 

 

" 어디 . . 그 시신을 어디에다가 뒀지 ? 분명 이쪽으로 작업하러 다니는건 2인 1조일 텐데 . . . "

 

조금만 오래 대고있어도 손바닥이 그대로 벽에 눌러붙어버릴 것 같은 냉기를 참으면서 그녀는 벽과, 길에 이어진 기억을 더듬어간다.

사실, 시체 안치소에서 특수한 목적으로 시선을 이송하거나 조사할 때에는 안치소 관리조장과 동행하여 시체의 위치라던가 이런저런것을 제공 받음과 동시에 감시도 받아야 하지만, 카미야 나오가 전해준 장장 서른 네장 하고 여섯줄로 된 허가서의 내용에는 그러한 것을 사양하겠다는 의사표명이 박혀있었다.

여왕이 분명 확실하게 뭔가의 목적을 위해 카미야 나오를 안치소에 보냈다고 쳐도, 법에 투철한 여왕이 그런 절차를 사양해달라고 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

 

그것은 나오가 기사단장직(임시)의 권한으로 만들어낸 위조 문서였다.

 

우사밍 여왕은 그녀에게 기사단장의 직무를 대리시킨 했지만 외부활동을 일절 금지하였다. 원인은 간단하게도 지금 [변절자]로 낙인찍혀 도주중인 시부야 린과의 관계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카미야 나오는 그러한 현황에 불만이 아주 많았다. 때마침 정세는 안정되어있지 않은 나오의 편을 들어줬고, 그녀는 여왕을 알현하면서 동시에 알현실의 벽과 바닥으로부터 여왕의 인감이 있는 경로를 찾아내어 복사했다.

 

그리하여 마지막 페이지에 떡 하니 찍힌 여왕공인의 인증 역시, 거짓부렁이었다.

 

보통 그런 왕명으로 된 문서위조를 행하면 곧장 지하감옥에서 역모죄인들과 함께 무기징역수준이나 되면 천만다행일 정도로 중죄이다. 카미야 나오 본인 역시 이를 아주 잘 알고있었다. 그렇다면, 그정도의 리스크를 안고서도 그녀를 움직이는 계기는 무엇인가.

 

" 빨리 찾아서, 코우메에게 문서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음에 문서랑 같이 나오면 되는거야. . . "

 

나오가 눈뜬 장님마냥 중얼이면서, 바싹 얼어있는 금속수납장처럼 생긴 것들의 손잡이들을 한번식 톡톡 건드려본다. 손잡이를 터치 할 때 마다 그 안에 무엇을 넣었는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수명이 다한 노인, 전쟁에서 죽은 장교 등,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온갖 종류의 시신들이 각각의 장소 안에 고이 잠들어있었다. 그러나 나오가 바라는 것은 없었다.

 

그러던 중, 젊은 여자의 얼굴이 그녀의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목에 마치 낙서를 해놓은것처럼 삐죽삐죽하고 선명하면서 난잡한 흉터가 목부분에 확연하게 보였다. 그대로 안치소를 한바퀴 돌 뻔했던 그녀는 목의 흉터가 보였던 손잡이를 도로 더듬어간다. 손가락 끝이 계속되는 접촉에 감각의 무디어갈 즈음, 마침내 나오의 발걸음이 우뚝 멈춰섰다.

 

침을 삼키며, 그녀는 시려움을 뒤로하고 손잡이를 꽉 붙잡고 힘껏 당긴다. 서리와 성애가 껴서 귀아픈 소리가 났지만, 밖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시라사카 코우메는 카미야 나오가 안에서 '범죄자들 리스크와 시신들을 대조해본다' 라고 알고있기때문에 무슨 소리가 나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있었다.

 

끼긱거리는 기분나쁜소리가 마침내 끝나고, 나오의 몸길이만하게 보이는 안에 들어있는, 하얗고 긴 면사포로 덮혀, 머리 위쪽만 빼꼼 드러난 형상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나오가 면사포로 덮힌 사이로 빼꼼 삐져나온 색이 바랜 분홍빛 머리카락을 보고 확신한다.

 

" 사이온지 코토카의 . . . 틀림없어. "

 

나오는 숨을 한번 삼키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자신은 기사이다. 전장에서도 시체는 얼마든지 많이 봐왔다. 물론 보고나선 예외없이 토했지만.

자신의 95%정도에 가까운 추측을 더욱 확실하게, 100% 로 만들기 위해서 그녀는 덮어놓은 면사포를 엄지와 검지 끝으로 살짝 부여잡고, 나몰라라 휙 내린다. 창백하고, 공포에 질린 다크서클의 흔적이 역력한 채 사이온지 코토카였던 것의 시선은 다 감아지지 않은 눈꺼풀 너머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목이 잘려 . . 아니, 뜯겨져 나갈 때 '죽고싶지 않아' 라고 웅얼이던 고통에 찬 얼굴보다는 나았지만, 시체가 된 지금에 와서도 억울해하는 것 같다고, 시적인 감상을 내놓는다. 이런 지금 그녀의 느낌을 입 밖으로 냈었다면, 그걸 들은 린과 다른 모든사람들이 평생 놀림거리로 삼았겠지. 라고 잠시 생각한다.

 

" 지금 잡생각 할때가 아니지 ! 암 ! 이제 시체를 찾았으니, 남은건 하나뿐이야 . . 신중하게 . . 조심스럽게. "

 

 

사실, 시부야 린이 사이온지의 목을 떨어뜨린 뒤 망연자실해 있을 때, 부대장인 그녀는 목이 떨어져나간 시신에 접촉한 적이 있다.

곧장 대원인 키류와 린의 시선을 눈치채고 바로 손을 때긴 했지만.

 

분명히 그 때 카미야 나오는 [뭔가]를 봤다. 그녀는 린과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마에카와 미쿠와 동행하여 어느 수상쩍고 기괴한 실험시설에 갔던적이 있다. 그곳에서 일어난 오니기리교의 만행들을 담아서 여왕에게 보여줬던 적이 있다. 헌데 그중에서 어느 특정인물의 기억만 읽어지지 않는 현상을 처음 겪었다. 사이온지 코토카와, 폭주하는 린을 쫓아갈 때에도 같은걸 느꼈었다. 린의 걸음은 푸른 힘때문에 지워질지라도, 사이온지 코토카의 이동경로는 주변의 길과 사물에 남아있어야 하는데 전혀 어디에도 감지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린이 코토카와 직접 접촉( 및 즉시 처치 ) 한 기점으로, 뭔가 보였었다.

 

봤던 것은 아마도 린을 지금과 같은 오명에서 벗어나게 해줄 진짜 증거물이리라.

 

후타바 안즈가, 오해하고 비난하고 있는 국민들이 그녀의 정당성에 대해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는 확실한 기억이 숨어있으리라 생각했다.

 

 

" 정수리 ? 얼굴 전면 ? 아니, 그냥 . . . 이마에 대야겠다. "

 

8할정도 감긴 눈 앞으로 손바닥을 펼친 채로 왔다갔다 하다가, 마치 시체가 자길 쳐다보고있는 것 같은 감각에 오싹하여 이마위로 손을 최종적으로 멈춘다.

이어서 서서이 내린다. 천천히. 아기를 쓰담아주듯이 셈세하고 미세하게 . . 그녀는 손바닥을 이마위로 착륙시키고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로 이마 위에 손바닥은 마침내 닿았다.

 

 

 

 

 

 

" 으, 응? "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오는 이마로부터 전해져오는 차가운 감각만 전해져오는 허전함에 긴장을 풀고 품을 길게 내쉰다.

 

 

" 뭐야, 역시 아무것도 안읽어지 . . 나 ? "

 

 

 

 

 

 

 

 

 

나오는 문득 주변을 둘러봤다.

 

원래부터 영하온도의 유지를 위해 조명이 최소한이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최소한이었지 존재하긴 했다.

그러나 나오의 시야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조명이 전부 다 사라져버린 것 처럼 캄캄하고 갑갑했다.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애써 기분을 진정시킨다.

 

 

" 하, 하하 . . 코우메에 ? 장난치면 못써 - . "

 

 

충분히 밖에 들릴법하게 언성을 높혔다. 밀폐된 공간에서 출입구는 딱 그곳뿐인지라 충분히 코우메에게도 들릴법했지만, 어째선지 아무런 응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계속되는 침묵과 정적속에 숨이 점점 가빠져가고 눈을 둘 곳이 아무곳도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은 눈을 뜨고있는건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서있는건가. 온갖것에 착각이 들면서 머리가 핑핑 돌아간다. 그녀의 시야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귓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않았었다.

 

 

작게 야유하는 것 같은 소리가 슬며시 그녀의 청각을 때린다. 너무 작은 소리였으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공간이었기에 그 어느때보다 정교하고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녀가 그것을 듣고있음을 인지함과 동시에 사람들의 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커지고 . . 커지고 커지고 커지고 커진다.

소리들이 점점 커지고 많아지고 커지고 많아지고 북적이고 소란스러워지고 산만해지고 정신머리없어지고 또 확대되어간다.

 

" 으, 아아아 . . 뭐야 . . 뭐냐고 . . ?! "

 

그녀는 고개를 돌려본다.

반대편에서 소리가 들려 또 돌아본다.

반대편에서 들렸다.

그리고 정면으로 향했다.

 

 

사방에서 들려왔다.

 

 

 

 

비명소리가.

 

 

 

 

몇 백, 몇천, 몇 만명의 비명이 귓가에서 맴돌기 시작한다. 맴돌면 돌수록 그 소리는 더더욱 크고 선명하게 자신의 귓속을 후벼판다.

 

 

 

" 으, 으우우욱 . . ! "

 

 

 

구역질조차 나오지 않았다. 목구멍의 중간으로부터 . . 마치 뭔가가 뚫고들어와 꿰찬것 처럼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속에서 패닉에 빠진 사람이 하는 행동은 크게 일축되었다.

 

문이 있던 방향으로 달음박질 한다. 바닥의 딱딱한 감촉을 중심으로 삼아 문이 있는 곳 까지 달린다.

뒤돌아보지 않고 달리고, 따라오는 비명소리들을 떨쳐낼듯이 뛴다.

 

 

.

 

.

 

.

 

" 커헉 . . 허억 . . 허억 . . 허억 . . "

 

얼마나 뜀박질을 했을까. 카미야 나오는 관자놀이를 타고 귀 아래로 내려오는 땀방울을 닦을 생각도 없이 그저 숨을 고르쉬고 있었다.

 

" 문이, 어디야 ? 여기가 이렇게 넓을 리가 . . . "

 

그렇게 뛰었음에도 ──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짚히지 않는다. 두 다리가 닿아있는 . . 땅이라고 추정되는 부분 외에는 아무곳에도 아무것도 닿아있지 않았다. 아무것도 접촉하지 못하지만, 들려온다.

비명소리의 무리가.

 

 

" 으, 으윽 . .  으으으으 . . . ! "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고 뒷걸음친다.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져간다. 나오는 두 눈을 질끈 감는다.

 

갑자기 . .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게되었다. 아무것도, 자기가 숨쉬는 소리 빼곤 아무런 소음도 들리지 않게되었다는 사실에 그녀는 마음속으로 의구심을 약간품었으나, 그보다 우선시되는건 안도감이었다.

 

 

 

 

 

 

그 순간, 마치 그녀가 안도하는걸 노렸다는 듯, 역한 감정과 함께 불쾌감이 그녀의 가슴팍에 차오른다.

저도 모르게 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움켜쥐었다.

 

 

" 아 . . 으 . . 나가 . .  싫어 . . "

 

 

" 으,  으아아아아 !!! "

 

 

눈에는 보이지 않는 불쾌한 손이 머릿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온 손이 그녀의 기억과 감정을 휘젓고, 간단하게 안에있는 정보들을 끌어내서 헤집어놓는다.

 

즐거웠던 일도, 기뻣던 일도 . . 추억도 . . 슬픔도 . . 전부 손길에 유린당한다.

 

 

가슴 깊은곳에 억제해놓았던 부의 감정.

차별 . . 비난 . . 배신 . . 증오 . . 예전에 자신을 억압하고 억눌러왔던 응어리들이 간헐천처럼 뿜어져나왔다.

 

 

" 그만해 ! 떠올리고싶지 않아 ! 기억하고싶지 않아 . . 기억하고싶지 않아 !!! "

 

억눌려있던 공포도 . . 잠들어있던 분노도 . . 장먹 너머로 끌려나온다.

 

" 아파 . . 아파 . . 그만해. 나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 . . 왜, 왜 다들 나를 . . 싫어하는거야 . . . 나는 . . 그냥 . . 그저 . . . "

 

 

모멸감과 . . 아픔.

 

폭력과 비탄과 고독 . . . 그리고 . . .

 

 

" 안돼 ! 그건 . . 그건 . . 제발 . . 그만 . . !! "

 

 

두번 다시 표출하지 않기로 맹세하였던, 모두와 약속하였던 내 추악함도 . . .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손은 모든것을 남김없이 끌어내고 쏟아낸다.

 

 

친구라고 부르는 존재에 대한 어두운 불신.

 

의심.

 

억압당하던 자가, 자신을 억압하던 자들을 하나로 묶어서 보는 특이의 산물.

 

 

 

──── 어차피 그 아이도, 나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야. 싫어할 거 . . . . . . .

 

 

 

 . . . . 아니야아 - !!!

 

 

 

마음속으로 호소하면서, 목구멍으로는 울먹이면서,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는다.

 

제발 눈이 뜨면 이 모든것이 꿈처럼 흘러가있길 바라면서 . . .

 

그런 소망과 함께, 그녀의 눈물맺힌 두 눈은 천천히 떴다.

 

 

 

눈이 띄였다. 

 

 

 

 

뜬 시야에 보인다.

 

 

 

 

 

 

 

 

그것 은, 보였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두시간 뒤.

궁성, 알현실.

 

언제나처럼 후타바 안즈는 여왕을 만나기 위한 고결한 방 안에서 뒹굴뒹굴 굴러다니고 있던 중,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 건장한 남성을 마주한다.

보통 알현실은 여왕과의 대면을 미리 예약해두고, 그 시간에 알맞게 다다라서 공손하게 경비병이 문을 열어줄 때 까지 기다렸다가 사뿐히 들어오는것이 오랜 관례였거늘, 눈앞에 있는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박차고 뒤편에 어쩔 줄 몰라하는 경비병들을 뒤로하고 들어온 것이었다.

 

그는 시부야 린과, 카미야 나오와 함께 지금은 없는 트라이어드 프리무스 소속이었던 . . 

 

 

" 키류, 라고 했지 ? "

 

안즈는 레드카펫 위에서 굴러다가다가 꼬인 빨간 잔털들을 털어내면서 그의 이름을 불렀다. 듣는쪽은 듣고있는건지 마는건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무척 숨이 가빠보였다. 하지만 상대가 그렇든 말든, 관례를 어기고 . . 일개 병사따위가 알현실을 박차고 들어오는 행태에 대해 안즈는 확고하게 말한다.

 

" 그냥 박차고 들어오면 안돼는거 알고있잖아 ? 지금 당장 . . . "

 

" 그런 소리를 할 때가 아닙니다 ! 지금, 부대장의 상태가 장난아니란 말입니다 !! "

 

" 엥 ? 그건 또 먼소리야 ? "

 

 

 

안즈가 그를 따라서 도달한 곳은, 볼주머니에 담아두고있던 사탕도 바닥으로 흘러 떨어질 만큼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집무실의 한 구석에 양 팔을 묶인 채, 허공을 보고 떨면서 소리지르고 있는 애처로운 여자아이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입에 물고있던 사탕이 떨어진줄도 모르고 그녀는 허공에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즉시 옆에 추궁한다.

 

 

" 어떻게 된거야 ?! 애 꼴이 왜이래 ? 누가 묶은거고 ? "

 

" 왜 이렇게 된건지 . . ! 그저, 정오 즈음에 밖에서 혼자먹겠다고 하면서 나간 뒤에 . . 30분정도 지났을까. 석연찮아서 나가보려 했더니만 . . 양 손에 피를 뚝뚝 흘리면서 동공도 다 풀린얼굴로 안으로 . . "

 

" 묶은건 ? 빨리 대답해 ! "

 

" 제가 묶었습니다 . . 들어오자마자 칼을 찾더니, 자기 손목을 도려내려고 해서 . . ! "

 

" 하아 ? "

 

 

명백히 목격증언은 괴상했지만, 안즈의 시야에 들어온 오른 손목에 흥건한 혈흔은 그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 들어오지 마 . . 들어오지 마 . . 들어오지 마 . . 들어오지 마 . . . "

 

 

눈물, 콧물, 침의 3종세트로 범벅이 된 자기 얼굴에 대한 자각도 사라진건지 그저 땅바닥쪽을 응시하고있는 자태에 대해 안즈는 턱밑을 짚고 골똘히 머리를 굴려본다. 그러다가 턱을 놓고 나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그녀가 자르려고 했던 쪽의 손바닥에 자기 손을 맞장구친다.

 

 

"  . . . . !!!! "

 

 

안즈는 정전기라도 일어난건가 황급히 손을 때며 뒷걸음쳤다.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식은땀이 한방울 타고내려와 턱에 고여온다.

 

본능적으로 방어태세를 취하면서 내뿜은 전류가 집무실 유리창을 깨부수고 하늘로 전도되어 흩어져갔다.

 

 

" . . 그럴리가 . . 거짓말 . . ! "

 

 

안즈는 삽시간만에 얼굴 가득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천천히 물러섰다. 뒷걸음 치면서도 두 눈동자는 망연해있는 나오의 모습에서 결코 한눈팔지 않았다. 나오가 본 것을 전도받으며, 그녀가 목격한 [무언가] 를 되새기며 안즈는 놀라서 벌리고있던 입을 굳게 다문다.

 

 

" ㅋ, 키, 키류. "

 

" ㄴ, 네 ? "

 

" 너네 부대장. 다, 당장, 격리시켜. "

 

" 무슨 말씀이십니까 ? "

 

" 잔말말고 빨리 - ! 감옥쪽에 내가 말할테니까. . 빨리 저녀석을 다른사람들하고 떼어놓으라고오 - !! "

 

 

 

그가 단 한번도 본 적 없고, 아마도 주변사람들도 본적이 손에 꼽을 . . 다급해하는 얼굴.

마치 봐서는 안됄 걸 봤다는 듯이 그녀는 절규하듯 그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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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ㅏㅏㅏㅏㅏㅏ안편 입니다 !

 

주역은 일단 나오쟝입니다만 다 쓰고보니 취급이 . . . 

저, 저는 나오쟝 안티가 아닙니다 ㄷㄷ

 

막간인 만큼, 본편스토리의 일부이며 후에 반영될 전개와 얼추 들어맞는것이 있을 예정입니다.

주로 나오가 활약(?) 한 부분이 들어맞겠네요. 이 이상은 스포일러라 말씀해드리기 곤란하군요.

 

어쨋건,

 

여기까지 봐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

 

 

 

신데렐라 판타지는 여러분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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