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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냥이 돌아왔다-시키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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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4, 2016 01:13에 작성됨.

전편

 

첫사람. 적어도 내게는 그 사람이 내 첫사람이다.

 

거칠고 퉁명스러워도 결정적 순간에는 진심으로 돌아오는 사람.

 

그 사람에게는 초콜릿향이 난다.

 

아무것도 없이 반항과 분노로 떠돌던 나를 주워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내게도 희망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그 사람이 처음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사람이 유일했기 때문일까. 무력하고 그 사람이 더이상 오지 않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나는 그 사람은 연신 불렀다.

 

“카오-!”

 

“그 자식이 여기 오겠냐?! 그냥 여자애 뒤나 따라다니는 양복쟁이가!”

 

망망대해, 감옥 같은 경계와 수비. 그리고 법도 무시하는 흉악함. 나는 그런 것에 노려져 붙잡혔다. 바보같지만, 나는 그런 것밖에 할 수 없는 걸. 손발도 묶여서는 약도 못 만들어. 그리고 이런 남자가 내 몸을 뒤집어까버리려는 것도 못 막아.

 

이미 옷은 제 기능도 잃고 지금 내 상황을 대변하듯 무기력하게 찢어진다.

 

“곧 내 이름만 외치게 해주마..”

 

싫어. 이런 더러운 남자한테는!

 

“카오-!”

 

울먹이면서 불렀다. 그냥 그 이름을 부르면 조금은 내가 저항하고 도망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발버둥치다가 넘어져서 얻어맞고 질질 끌려가면서도 눈물이 눈 앞을 가리고 날 미치게 할 때도 그 이름을 불러봤다. 그리고-

 

탕-

 

“왜 불러”

 

진짜로 왔다.

 

“카오...?”

 

“왜 불러?”

 

여전히 퉁명스럽고 거칠 언행. 양복은 이미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었고 그 구멍으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피냄새랑 화약으로 엉켜있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 날 안았을 때는 초콜릿 향이 스쳤다.

 

그리고 앞은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날 안은 사람이 피냄새로 가득해졌을때 그제야 멈췄다. 그리고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언제나 하던 말투로 언제나 하던 말을 했다.

 

“가자. 일하러.”

 

그리고 나는 정말 다시 아이돌로 일하러 갈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뉴스나 기자나 관심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저 단 한 문제지.

 

카오에게서 피냄새가 가시지않아.

 

카오는 나를 필사적으로 피하려 들 때가 늘었다. 그래도 나는 알아. 카오. 너에 대한 거라면 알 수 있어. 특히 네 냄새라면.

 

여전히 나를 쫒아서 잡아오지만

 

내게서 등을 돌리고

내게서 눈을 피하고

내게서 말을 흐린다.

문득 사라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피냄새가 한층 짙어져. 카오는 나를 피해.

 

왜? 왜? 왜? 왜? 도대체 왜? 카오는 그냥 나를 위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또 그렇게 되야해? 왜? 나는 또 내 소중한 걸 포기해야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전에는 어리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못했다. 그래서 내 삶을 잃었지. 친구하나 없이. 이해해줄 사람없이. 그저 실험실에 갖혀서 멍청이들 말이나 받아주는 신세. 바보같은 나날. 어디선가 홀로 숨죽여 오늘하루를 증오하고 오지도 않을 것 같은 희망을 헛되게 빌었지.

 

그런 건 싫어. 더 이상 싫어. 내 소중한 사람. 내게 희망을 보여준 사람. 나랑 같이 있어주는 사람. 그 사람을 잃는 것도 싫어.

 

그러니까 이제는 나도 움직여야해. 나도 지켜야해. 이건 카오의 삶이기도 하지만 내 삶이기도 해. 너없는 삶은 삶이 아닌걸.

 

아, 생각이 길어졌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그래서 나는 시작했다. 카오의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쓰레기를 청소하는 걸.

 

잘난 척 기세등등하더니 이런 지하실에 묶인 걸로 벌벌 떠는 걸까. 등신들. 아, 짜증나. 카오가 내가 이런 것들 때문에 엉망이 되는 건가. 이 빌어먹을! 인간 쓰레기 때문에?! 짜증나! 뒈져. 뒈져! 사라지라고! 꺼져! 내 인생에서 꺼지라고!!!!!

 

“아...미안?”

 

머리가 터졌네. 이렇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뭐, 너네 잘못이야. 엑, 바닥이 더럽잖.....피 묻었다.

 

묻었어 분명히 피 묻었어. 아, 어떡해? 카오는 이런 거 익숙해. 분명히 알거야. 내가 어떤 약을 써도 알거야. 아, 싫어할텐데. 그렇게 날 멀리해서 옮기지 않으려던 냄새가 내게 난다면...아. 카오...싫어싫어싫어싫어안돼버리지마떠나지마.......

 

아무것도 못해겠어. 이 물에 피가 조금 씻기면 좋을텐데....

 

그럼 좀 감춰질까....눈물의 향기라면....

 

.......................................................................................................

 

전화벨, 카오다.

 

“어디냐?”

 

하핫, 여전히 퉁명스럽네. 맞아 카오야. 맞아. 그 카오야. 날 잡으러오는 걸까? 아, 살짝 찡그러진 얼굴로 버럭 화내면서 도대체 위험하게 뭐하고 다디냐고 타박하고 한숨 쉬다가 어? 나를 잡으러오는거야?

 

.....그래도 이런 건 보여주면 안 되겠지.....응

 

“야.”

 

“아, 냐하하하하. 그을쎄? 어딜까나?”

 

“곧 내가 알아낼게 걱정마라.”

 

“냐핫?! 아냐!”

 

아, 와서 내 목을 졸라도 좋을 것 같다. 진짜로 화내는 카오는 무슨 향일까? 무슨 모습일까?

 

“그럼 빨리와. 또 이상한 데서 헤메지말고.”

 

걱정해주는거야? 괜찮아. 나도 조금은 달라졌어. 카오. 금방 갈게. 네 모습이 지금도 궁금해. 전화기 너머 너는 무슨 모습일까? 무슨 향일까? 아, 역시 전화기에도 향을 전하는 기능이 필요해. 그렇게 생각하지않아?

 

“응응응! 아마도 346초 정도 걸려?”

 

“센다. 346초.”

 

아, 무슨 향수를 써야하지? 체리? 눈물? 사랑? 발정? 복숭아? ....역시 아몬드일까나...카오는 초콜릿향이잖아?

 

“아, 맞다.”

 

저것들을 깜박했네? ...뭐, 딱히 챙기기는 귀찮고....아!

 

“기뻐해. 너희들도 조금은 쓸모있게 죽을 수 있어.”

 

꺄하! 신약을 찔러넣고 콸콸콸-!

 

치사량? 몰라 이제 처음 만들었다구? 효능도 잘 몰라. 어차피 카메라가 있고, 정 필요하면 나중에 다른 쓰레기라도 주워야지. 쓰레기는 재활용이 최고라잖아? 아, 주사바늘에 넣어..찔러서...대충 푹하고..아, 몇 초나 흐른 거지. 도대체 이 쓰레기들은 진짜...몰라몰라 어차피 무가치한 것들이잖아?

 

흥흥흐흥-

 

역시 프레쨩! 이 콧노래는 향우울성이 특효라니까! 레몬향도 조금 나는게 이게, 약으로 못 만드는 걸까나?

 

아몬드 향을 조금 살짝, 츄츄츄츄....

 

하핫, 기다려 카오, 45초 정도 남았지만 43초 정도 걸려서 갈게-?

 

쓰레기도 정리 다 했고....이제 카오만 남았어

 

요즘은 다시 초콜릿향이 나고있어서 기뻐. 카오, 나 더 노력할게 그러니까. 쭉- 내 프로듀서로 있어줘야해? 날 잡으러 쫓아다니는 나만의 프로듀서로......

 

 

외전- 카오가 시키를 데려오고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점.

 

“인신매매와 납치를 주로 하는 마피아 조직이 일본 공안에 의해 일망타진 되었습니다."

 

어두운 밤, 불이 대부분 꺼지고 간신히 눈 앞의 물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어두운 방 안에서 켜진 TV는 최근 일본에서 일어난 한 사건을 말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는 노인은 미국인이었으나 일본에서 일어난 러시아 마피아 체포 소식을 보며 감정이 격렬해진 듯 손을 떨었다. 눈에 핏발이 서고 이가 강하게 물린 것이 누가보아도 분노로 가득한 표정이었다.

 

“확인결과 최근 납치된 유명 아이돌 이치노세 시키가...”

 

“FUCK-!!!”

 

이윽고 한 명의 이름이 언급되자 노인이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리모컨을 내리던지며 분노했다. 리모컨은 산산히 부서지며 플라스틱 조각과 배터리를 토해내었고 TV는 뒤흔들리며 금이 가 송출하던 그 영상조차 잃어버리고 불쾌한 소음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이기지 못했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방 안을 서성였다.

 

“뭘 알지도 못하는 것들! 그 애를 그런 골빈년이나 하는 스트리퍼로 만들어?!”

 

그 순간, 방 안의 램프가 서서히 노인에게서 가장 먼 것으로부터 꺼져가기 시작했다. 마치 모든 일을 마치고 불을 내리는 빌딩이나 주자창처럼 노인을 향해 어둠이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오고있었다.

 

“....누구냐?”

 

무언가 불길함을 느낀 노인은 침묵을 지키다가 어둠을 향해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랜턴이 꺼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갑작스레 덮친 어둠에 당황한 노인은 당황한 채 손발을 더듬거리면서 책상을 잡고 몸을 지탱했다. 불이 멋대로 하나씩 꺼져온 것으로 보아 누군가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기척도 없다. 오직 자기자신의 숨소리만이 노인의 몸 속에서 돌고 있었다. 불길함을 넘어 공포를 느끼던 노인은 숨소리만을 느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몇 분동안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않자 조금은 안심한 듯 투덜거리며 책상을 더듬었다.

 

“젠장...재수가 없-”

 

그리고 가슴에 강한 격통이 느껴졌다. 사냥감을 노리던 늑대처럼 불쑥 빠르게 튀어나와 정확히 노인의 가슴에 꽂혔다. 일격에 숨통을 끊으려는 늑대의 이빨처럼 가슴 속에 날카롭게 깊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노인이 순간 자신이 떠있음을 느낌과 동시에 등에 거대한 격통을 느꼈다. 벽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내팽겨쳐졌다. 그리고 가슴에 꽂혔던 것은 아주 정확했다. 노인의 호흡은 억눌려있어 답답함을 주고 숨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가슴에서는 칼로 후비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꺼어커어어...”

 

“계획이 파토나는 바람에 다른 곳에 신경을 쓰지 못했나?”

 

“넌, 뭐..냐?”

 

“네게 그 분노를 준 사람이지.”

 

“....!”

 

몸을 파르르 떨며 노인이 시선을 위로 돌리는 순간, 랜턴 하나가 미약하게 빛을 냈다. 아슬아슬하게 노인과 그 주위만을 비칠 정도였다. 그리고 노인은 그대로 멱살을 잡여 들려올려졌다. 그 거친 행동처럼 으르렁거리는 듯한 맹수의 소리가 느껴지는 저음이 들렸다.

 

“날 봐라”

 

어둠 속에서 켜진 랜턴은 아슬아슬하게 노인을 잡은 남자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갈색 눈동자와 머리칼의 동양인.

 

“기억해. 네가 보고 있는 이 사람을.”

 

노인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입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네 계획을, 네 마피아 놈들을, 네 놈을 박살낸 남자를 기억해. 그리고 꺼져”

 

“뭐...?”

 

“꺼지라고. 만에 하나 네가 단 한 발자국이라도 이치노세 시키의 인생에 들여놓는다면, 그걸로 그 녀석이 울거나 아파한다면, 난 다시 올거다. 그때가 언제든, 네 놈이 어디있든, 네 놈이 누구든, 네 놈이 뭘 가졌든, 널 찾아낼 거다. 찾아서......박살내주마. 전부.”

 

무슨 말인지 알았나?라는 말이 남자의 입에서 나오자마자, 아니 그보다 좀 더 빠르게 주먹이 노인의 얼굴을 후려쳤다. 코가 찌그러지고 한쪽 광대뼈에서 격한 소리가 났다.

 

“으아아아...”

 

이빨이 덜렁거리고 주저앉은 코에서 피가 새는 얼굴을 손으로 부여잡고 노인은 기어가듯, 남자로부터 뒤돌아 도망쳤다. 사실 무릎으로 기어가며 책상을 짚고 겨우겨우 몸을 지탱하는 노인의 꼴은 도망친다고 보기에도 안쓰러운 수준이었지만 그걸 보는 남자는 묵묵히 지켜보다가 이내 품에서 한 물건을 꺼내 조작했다. 오른손으로 쥐고 왼손으로 윗부분을 잡아당겼다.

 

철컥-

 

간단하지만 잔인하기 짝이 없는 기계의 준비소리에 노인은 기겁하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흐릿하게 보이는 남자의 손모양은 반쯤 주먹을 말아준 형태에서 검지만이 조금더 앞으로 나가 굽혀져있었다.

 

‘총..!’

 

노인은 허우적거리면서 다급하게 도망쳐보려고했다. 책상 위에 놓인 책이 쏟아지고 종이가 휘날리며 내려앉았다. 그 와중에 책상 위 한 종이에 손이 미끄러지고 노인은 넘어져 이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아하아....제발....”

 

피가 묻은 손이 바닥을 더듬거리며 허우적 대듯 간신히 노인의 몸을 지탱했고 그러면서 바닥에 놓인 종이 등에 그 피가 점점 번져갔다.

 

“자네가 날 쏘면 사람-”

 

칠흑같은 침묵 속에서 한참을 바라보던 남자는 갑자기 권총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그 소리와 동시에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방의 빛이 사라지고 무언가 끝이라도 난 것처럼 어둠 뿐이었다. 노인이 눈을 크게 뜨며 넘어지고 얼굴에서 흐르던 피가 바닥과 종이로 번져 나갔다.

 

“....?”

 

그러나 고통은 없었다. 그저 넘어져 부딪친 고통이 느껴질 뿐, 피는 흐르지 않고 노인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저 노인이 놀라서 넘어졌을 뿐이었다.

 

다만, 바닥에는 깨진 램프의 유리가 아무렇게 흩어져있었다.

 

“......”

 

얼이 빠진 표정으로 노인이 남자를 올려다보았지만, 남자는 슬쩍 눈만을 돌려 방문을 바라보았다.

 

노인은 느끼지 못했지만 바닥에서 미세하게 진동이 느껴지고 점점 커지며 가까이 다가왔다. 아마도 밤을 가로지른 총성에 놀라 몰려오는 시종들일 것이다.

 

“주인님!”

 

메이드가 방문을 열어젖히며 노인을 찾았다. 방 안의 불은 모조리 깨져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메이드가 간신히 불을 피우며 주인을 찾았을 때, 그는 기존의 점잖은 모습은 잃어버리고 피와 고통으로 일그러져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원래 그랬던 것 처럼

 

“주인님! 도대체 누가?”

 

대경실색하며 메이드가 주인을 부축하며 물었지만 노인은 떨리는 호흡을 할 뿐 답이 없었다.

 

“주인님?!”

 

“아냐....아무것도 아니야..”

 

“예?!”

 

여진히 떨리는 모습으로 노인은 무엇에 쫓기듯 말했다.

 

“문닫아! 창문도, 정문도! 전부!”

 

그 뿐이었다. 노인은 그외에 입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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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얀데레 쓰기 힘들군요....읽을 땐 참 좋은데(얀데레 모에=얀모에)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위하는 얼마나 좋은 관계입니까.

 

시키는 저때, 카오가 구하러 오기 직전에, 네.....강제로 당할 뻔 했지요. 물론 때맞춰 그 샊...아니 남자가 헤드샷으로 갔지만

 

저 노인은 당연히 시키 잡아오라고 시킨 양반, 남자는 뭐....

 

아, 제가 내일 결혼식장에 가는데 그 덕에 원래 가야할 학원과 근처 빵집을 못 갑니다. 빵집 연재는 화요일로 하고 주말에는 치히로씨가 잔뜩이 올라갑니다. ㅜㅜ 히이라기랑 미치루 쓰고 싶어..어ㅓ어...

 

이유는 잘 모르지만 전투씬은 체력이 크게 소모됩니다. 왜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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