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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side story 제국의 공작-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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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1, 2016 02:21에 작성됨.

내가 빈민구제에 관한 건으로 잠깐 빈민가로 내려갔을 때였어.

뭐. 아랫사람들이 ‘그런건 저희들로 족합니다!’라고 떽떽거렸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투자한 것은 내 눈으로 확인하고, 그것이 제대로 흘러가는지 봐야 만족하거든.

하지만 내 성격을 알잖아? 그냥 무시하고 내려갔지. 몇 명의 건장한 호위만 거느리고.

물론 서민들의 옷을 입고말야. 빈민가에서 화려한 옷을 입고 다니다가 쓸데없이 주목받기는 싫었거든. 게다가 괜히 보여주기 코스를 밟기도 싫었고 말야.

내 얼굴이 알려져있을까 염려했지만... 빈민가 사람들은 대공작의 얼굴따위. 잘 모르더라고.

아무튼 나는 빈민가를 시찰하면서, 내 돈이 잘 쓰여졌는지 감시하고 있었어.

첫 번째는 빈민가의 무료 급식소였지.

 

“남작. 급식소에서 수프를 받아오도록.”

 

“네.”

 

남작이 급식소에 몰려있는 곳에 줄을 서자 나는 내 재무담당에게 영수증을 꺼내라고 지시했지. 재무담당은 잠시 영수증 뭉치를 뒤적거리다가, 내가 원하는것을 내밀었어. 급식소에 사용한 재료 비용말이야.

 

“흠... 당근. 배추. 닭고기... 내가 지시한 대로 영수증은 잘 써있는데. 실제로 넣었는지 않넣었는지는 어떨지.”

 

남작이 수프를 받아오자, 나는 그 수프를 한입 떠먹었어.

 

“공작님... 공작님은...”

 

“여기선 레나라고 했지? ...괜찮아. 젊었을때엔 이것보다 더한것도 먹어봤으니.”

 

나는 그것의 입맛을 느끼며, 수프를 뒤적였어. 당근. 배추. 그리고 약간의 닭고기와 귀리. 영수증에 적힌대로의 재료가 들어있더군.

 

“맛은 부족하지만 영양은 제대로인것 같군. 영수증대로 잘 쓰여지고 있어. 그대들도 먹어보겠나?”

 

“아. 아닙니다.”

 

“저는 좀...”

 

“하. 고급스러워진 입맛이란...”

 

나는 작게 핀잔하듯 그들에게 말하면서, 이번에는 재건축 지점으로 갔지.

 

...이런 이야기는 루미와 미요에게는 흥미가 없겠군. 그럼 요약만 말할게. 대부분은 잘 쓰여지고 있었지만 몇가지 의심스러운 면은 발견해서, 조사하라고 일렀어.

 

그렇게 조사를 마치고, 이제 슬슬 귀가하려는 찰나...

 

“읏... 하앗...”

 

이상한 소리를 들었지. 남자의 신음소리 같은거였어.

 

“...? 저게 뭐지?”

 

그 말에, 나의 기사가 잠깐 뛰어가서 그것을 몰래 보더니, 돌아와서 말했어.

 

“아... 음. 남자 두명이 여자를 범하는것 같습니다만...”

 

“...빈민가는 치안이 나쁩니다. 이런 짓을 해도 그저 쉬쉬 넘어갈테지요.”

 

남작이 안타깝다는듯 중얼거렸지.

 

“...여자는 도와달라는 비명조차 없군.”

 

“아마 탈진했거나... 기절시킨 다음 범하는게 아닐까요?”

 

“어떤 상황이 되었건 그냥 두고볼수는 없다. 기사들은 따라와라.”

 

“고...공작님이 직접 가십니까? 여긴 제가...”

 

“됬다.”

 

그렇게 말하고 그곳으로 향하자, 기사 두명이 앞장섰지.

 

“후우... 시원하구만.”

 

“그래도... 반응이 없으니까 좀 그런데... 마치 시체같아. 씻지도 않아 냄새나고...”

 

“예끼!”

 

내가 갔을때는 행위가 다 끝난듯, 그들이 바지춤을 추스르고 있더군.

 

“이봐!”

 

내가 소리치자, 그들이 깜짝 놀라면서, 나를 바라보았지.

 

“...? 뭐... 뭡니까?”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덩치 좋은 기사들이 보이자, 그들은 목소리가 낮아졌어.

 

“여자를 기절시키고 범한거냐? 파렴치한 놈들...”

 

“그...그렇지 않습니다! 그. 여자는 살아있고, 제가 기절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무슨 말이지?”

 

“그... 며칠전부터 이곳에서 죽은 눈을 하고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몇몇 사람이 무슨 일이 있냐고 했지만 묵묵부답이었습죠. 어느날 술취한 남자가 그... 여자를 강간하고 버려뒀는데, 그 후로 남자들이 몇 번 손을 댄 모양입니다.”

 

“...”

 

“저... 저는 괜찮을줄 알았죠! 저항도 없고, 그...”

 

나는 더할나위없는 혐오감을 담은 목소리로 말했지.

 

“꺼져라.”

 

“네... 넵!”

 

내 낮은 말에, 남자들은 골목길로 도망쳤지. 그리고, 나는 쓰러져있는 여자에게로 발길을 옮겼어.

 

“...으음.”

 

좋게 말해도 좋은 냄새는 아니었지. 정액찌꺼기들이 악취를 풍겼고, 그녀 자신도 씻지 않은듯 온 몸은 먼지투성이에다가 꼬질꼬질했지.

그리고 아름다웠을 그 얼굴은 무표정하였고, 눈은 초점을 잃은채 깜빡이기만 하는 도구같았어. 먹지도 못했는지 야위기까지 하였지.

갈색의 긴 머리카락은 흙과 먼지로 지저분했고, 옷은 이미 대부분 찢겨져 형태를 잃고 있었지. 그리고... 아. 이 이상의 묘사는 그만두지.

 

“...”

 

나는 그녀에게 겉옷을 덮어두고, 기사에게 명령했지.

 

“그녀를 업어라.”

 

“넷.”

 

순간적으로 기사의 표정에서 혐오감이 느껴졌어. 뭐... 그녀 자신이 더러웠으니까. 하지만 어쩌겠어. 안하면 내가 할거였는데.

 

여자를 데리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어. 집사가 맞이하더군.

 

“어서오십시오. 공작...님?”

 

집사가 나를 향해 인사하다가, 기사의 등에 업혀있는 여자를 보고 ? 표정을 띄우더군.

 

“이 아이를 데려가, 씻기고 밥을 먹여라. 그리고 침대에서 재우도록 하고.”

 

“아... 알겠습니다.”

 

이 일이 한 두번은 아니었기에, 집사는 고개를 끄덕이고, 메이드들을 불렀지.

 

“실례하겠습니다.”

 

메이드들은 기사에게서 여자를 받고, 목욕탕으로 향했어.

 

“...수고했다. 제군.”

 

“아닙니다! 공작님.”

 

그녀가 사라진 것을 보자, 나는 다시 내 집무실로 올라갔지. 처리해야할 일들이 있었거든.

 

음. 그리고 그날 잘때쯔음에 그녀에 대해 집사가 보고했지. 그녀는 지금 잘 씻은 다음, 물과 수프를 먹인 다음에 침대에 눕혔다고. 지금은 잘 자고 있다고 하였어.

 

“그래. 그럼 내일 한번 보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약속대로 그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어.

 

“...”

 

그녀는 세상모르게 자고있더군. 그리고 다시 본 그녀의 얼굴은, 내 기대와 다르지 않게 아름다웠어.

긴 머리카락은 샴푸로 머리를 감긴다음 예쁘게 빗어줬는지 윤기가 나고 좋은 향기가 나더군. 말랐던 얼굴과 몸은 아직은 부족했지만 그래도 살이 붙어서 나았어. 그리고 정말 편안하게 잠들고 있었어.

 

“아름다운 여성이야. 빈민가 뒷골목에서 쓰러져있을만한 여성은 아닐텐데...”

 

“그녀가 깨어나면 물어보겠습니다.”

 

“그러도록.”

 

나는 메이드에게 말한후, 다시 일을 하러 떠났지.

그녀가 깨어난것은 거의 한달이 넘어서였어. 그동안, 메이드들이 정성으로 씻기고, 밥을 먹여주고, 치료해주었지. 그리고 그녀가 다시 깨어났을때...

 

“크... 큰일났습니다! 공작님!”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도중, 집사가 문을 두드리자마자 뛰어들어왔어.

 

“무슨 일이지?”

 

“그... 한달전에 공작님께서 데려오신 여자가 지금...”

 

“...가자.”

 

나는 즉시 펜을 내려놓고, 그녀가 있는 방으로 향했지.

 

방 근처에는 메이드들이 웅성거리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지.

 

“고...공작님!”“무슨일이냐?”

 

“그... 공작님께서 데려오신 여성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칼을 들고...”

 

“혼자 들어가겠다.”

 

“공작님...”

 

“어서.”

 

내가 엄하게 말하자, 메이드들은 금새 나를 위해 길을 만들어주었어. 나는 방에 들어갔지.

 

방에는 여자가 오른손에 식사용 나이프를 들고 거칠게 숨을 쉬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어.

 

“...누구야. 넌 대체 누구냐고!"

 

불안한 눈으로 희번덕 거리면서, 그녀는 내게 말했지.

 

“하라다 렌. 제국의 공작이지.”

 

“공...작...? 그건 분명... 아니. 상관없어... 왜 나를 내버려두지 않았어? 나를 이용하려고? 그 뒷골목에서 왜 죽어가게 내버려두지 않았지? 응? 대답해! 어서! 어서어어어어!!!!”

 

마지막 말은 거의 절규하듯 외치더군. 직감했지. 무슨 사연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그도 그럴게, 그게 내가 구해준 아이들중 처음이었으니까.

 

“강간당한채 버려진 아이를 내버려두는건 내 양심에 어긋나니까.”

 

“겨우 그딴 이유...? 거짓말하지마!”

 

그녀가 절규했어. 나이프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어.

 

“나를 살려둔 다음에 뭘 하려는거야? 더 이상 난 다른 사람을 위해 힘을 쓰지 않을거야... 다시 이용당하느니 목숨을 끊어버리겠어...”

 

“... 휴우. 이봐... 이름이 뭐지?”

 

“...”

 

“알려주기 싫어? 좋아. 그래.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너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뭣...?”

 

“그래. 뒷골목에 버려져있던 여자. 그것말고는 아무것도 몰라. 난 네가 전능한 힘을 가진 신이건, 아이돌이건, 반란군이건, 상관안해.”

 

“읏...”

 

여자가 주춤거렸지

 

“그저 나는 네가 버려져있던것을 안쓰럽게 여겨 데려왔을 뿐이야. 지금 나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말리지 않을테니까. 추적도 없을거야.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

 

“다만 나는 말야. 너와 같이 버려졌던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일자...리?”

 

“아아. 메이드.”

 

내가 등 뒤의 벽너머, 메이드가 있을법한 자리를 가리켰지.

 

“내 메이드는... 흠. 나는 메이드에게 완벽을 추구하도록 교육하지. 청소. 빨래. 매너... 그 만큼 힘들지도 몰라. 하지만 보수만큼은 완벽하게 지급할거고. 휴일에 당번이 아닌 날에는 외출하여 쉴수도 있고. 꽤 넓은 방과 푹신한 침대. 화장도구등도 지급되고...”

 

“...”

 

“생각있으면 내일 아무에게나 말해줘. 나에게 전해줄테니. 그게 싫으면 떠나도 좋아.”

 

“...”

 

여자가 망설이는것을 보고, 나는 방을 나갔지. 그곳에는 메이드들은 이미 사라지고, 늙은 집사만이 기다리고 있었어.

 

“...공작님.”

 

“오늘 하루는 그녀를 내버려둬. 발광은 안할거니까. 먹을것은 그냥 카트에다가 넣고 문안으로 넣어주기만 해.”

 

“알겠습니다.”

 

집사가 고개를 끄덕였지. 다음날. 나는 그녀가 나의 제안을 수락했다는 말을 들었어.

 

“그래.”

 

나는 짧게 대답하고, 일에 다시 집중했지. 그렇게 두달이 지났어. 그녀는 상당히 뛰어났지. 배우는 속도도 월등히 빨랐고, 일도 능숙하고 완벽하게 해냈지. 필요한 말만 하였고, 그 이외에는 침묵하고 혼자 독서를 하거나 남은 일을 하였지.

 

“내 전속 메이드가 될 의향이 있는지 물어봐.”

 

미요와 토시도 알겠지만, 내 전속이 된다는건 그만큼 뛰어나야 한다는거야. 몇 명의 메이드가 이 일을 하다가 그만뒀는지. 차라리 나는 불만족스러운 부하를 두느니 내가 한다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그녀는 바로 수락했지.

 

똑똑똑.

 

노크소리가 들리자, 나는 들어오라고 말했지. 그녀는 메이드복을 입고, 우아하게 나에게 인사하였어.

 

“공작님. 오늘부터 전속 메이드로 임명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서류에 눈을 떼지 않고 말했지.

 

“그래. 많이 힘들거야. 내가 까다롭기도 하고. 언제든지 그만두고 일반 메이드로 돌아갈수 있어.”

 

“말씀. 감사드립니다.”

 

“...그래. 너의 이름을 알아야지?”

 

“...”

 

“지금까지는 그냥 넘어갔다만... 네 이름은 뭐지?”

 

“...”

“가명이라도 상관없어. 널 뭐라 부를지만 알면 되니까.”

 

“...마츠모토. 사리나...입니다.”

 

“마츠모토 사리나?”

 

“네. 그것이 제 본명입니다.”

 

“...그래. 그럼 사리나. 차를 가져와줘. 내가 좋아하는 차는 이미 배우고 왔겠지?”

 

“물론입니다. 공작님.”

 

그녀는 다시 우아하게 절하고, 밖으로 나갔지.

 

“...마츠모토. 사리나.”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서류를 꺼냈지.

 

그래. 사리나는 완벽했어. 그 어느 시중도 과하거나 적은법이 없었고 내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해주었지. 나도 사리나에게 그 이상을 요구하지는 않았어. 그녀의 과거는 알 필요가 없었지. 사리나는 언젠가 나의 목욕시중을 들어줄때 이렇게 말했어.

 

“공작님을 섬기게 되어... 행운입니다.”

 

“?”

 

“제... 과거는 말씀드릴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무엇을 향해 달려가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위에서 시키는대로. 아무런 감정도 없이... 하지만 지금은... 동료들도 있고, 돈도 모아가고 있습니다.”“...”“제가 공작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정말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공작님.”

 

나도 그녀석이 와서 행운이었지만 말이지. 하지만 말이지. 그녀에 관한 이야기는 그렇게 순탄하게 끝나지는 않아. 사리나가 그렇게나 잊고싶어하던 과거가, 발목을 잡더군.

 

“...공작님.”

 

평소와 같이 업무를 하던때, 뒤에서 대기하던 사리나가 입을 열었지.

 

“음?”

 

“휴가를... 쓰고 싶습니다.”

 

“휴가?”

 

나는 그녀를 돌아보았지. 사리나의 표정은 변함 없었지만, 살짝 어두워져 있음은 눈치챌수 있었어.

 

“너는 확실히 나와 일하는 5개월 동안 단 한번도 휴가를 쓰지 않았으니까. 나가는건 상관없지. 하지만 갑자기 무슨 일이야?”

 

“만날...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 이번 주말?”

 

“일요일 하루면 괜찮습니다.”

 

“그럼 그렇게하도록.”

 

나는 대답하고, 다시 일에 집중했지... 그리고 일요일. 사리나는 나에게 인사를 하고, 휴가를 나갔지.

 

 

.

.

.

.

 

내 증오스러운 과거. 잊고 싶었던 과거가 나의 발목을 잡고있다.

잊고싶었고, 잊고싶고, 잊어야만 하는 과거들.

...나의 추악한 과거들. 공작님에게는 말하지 못할 과거들.

나는, 제국 반란군의 일원이었다는 것.

아이돌 이라는것.

어렸을때, 나는 제국이 점령한 마을에서 자랐고, 그곳에서 제국에 대한 증오를 교육받으며 컸다. 그 결과, 나는 제국에 대해 맹목적으로 증오하게 되는 하나의 병기가 되어있었다.

나는 아이돌. 그 중에서도 1초를 5초로서 행동하게 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능력을 이용하여, 나는 많은 제국 요인들을 암살할수 있었다. 이유는 없었다. 그저 증오스러운 제국이니까. 제국이니까. 리더가 명령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나는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헤헤... 이번 거래도 참 만족스럽습니다요.”

 

“후후... 자네 마을과 같이 좋은 마약 생산지는 또 없을걸세.”

 

제국의 귀족과, 레지스탕스의 리더가 웃으면서 거래릃 하는 그 장면을.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나는 단순히 레지스탕스의 마약재배를 돕기 위하여 관련된 인물들을 죽였을 뿐이라는 것을. 

이 사실을 알고 도망치기도 전에, 레지스탕스는 재빨리 나를 제압하였다.

 

“하하... 사리나. 넌 참 좋은 도구였는데 말야...”

 

“웃기지마...! 나를... 우리를 그저 마약밭을 지키는 개로 키운주제에...!”

 

“크큭... 어린아이들. 특히 너같은 아이돌은 이용하기 딱 좋다니까. 안심하라고. 사리나. 너는 앞으로 감정도 없는 인형으로서 우리를 섬기게 될테니까.”

 

“흥... 웃기지마. 나를 죽이지 않는이상, 그럴일은 없을거니까...”

 

“아. 걱정하지마. 네 의도는 전혀 묻지 않을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그는 조그마한 알약을 꺼냈다.

 

“우리가 우연히 개발한 마약인데. 중독성은 별로 없지만 사리판단을 흐리게 하고 주는자에게 거의 절대복종하게되는 강력한 의존성을 가지고 있지. 팔기에도 너무 위험한 물건이라 그냥 썩히고 있었지만... 너를 이용하는것에는 큰 문제가 없을것 같군.”

 

그렇게 말하고, 그는 나의 입을 억지로 열고 마약을 넣어 삼키게 하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완전한 도구가 되어버렸다.

약을 받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였다. 나의 머리는 제대로 돌지 않았고, 약을 주는 그들의 명령만을 복종하기 위해 살아왔다.

때로는 그들이 협력하는 귀족에게 팔려가서 의뢰를 받고, 그들의 노리개가 되었다. 밤마다 레지스탕스들의 성처리 변기가 되는것은 드문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약은, 나의 몸조차 폐인으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점차 능력을 쓰기 어려워지고, 몸은 망가져가고 있었다.

 

“...쯧. 더 이상 쓸모가 없겠군.”

 

리더가 중얼거리면서, 나를 마지막 임무를 끝으로 제도의 빈민가에 버려두고 떠났다.

그곳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라고...

이미 발광할 힘조차 없던 나는, 그곳에서 멍하니 앉아있기만 하였다.

 

‘죽는... 거구나...’

 

희미하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음에 정신이 든곳은, 어느 방 안이었다.

 

“아...앗....”

 

머리는 상쾌하였고, 몸도 말끔하고, 가뿐하였다. 좋은 옷을 입고있었고, 등에 느껴지는 침대는 내가 느꼈던 침대중 가장 부드러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나는 패닉에 빠졌다.

 

나를 이용하기 위해서.

 

나를 또 사용하기 위해서.

 

또 나를 그들의 인형으로 만들기 위해서.

 

살려놓았다.

 

그것에 생각에 미친 나는, 발광하며 나이프를 집고 저항하였다. 하지만, 공작님의 말은 다른 것이었다.

 

‘그래. 뒷골목에 버려져있던 여자. 그것말고는 아무것도 몰라. 난 네가 전능한 힘을 가진 신이건, 아이돌이건, 반란군이건, 상관안해.’

 

나는 믿기 어려웠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믿고싶었다. 공작님이 떠나간후, 나는 고심 끝에 제안을 수락하였다. 만약 조금이라도 나를 이용하려 든다면, 반드시 도망치리라.

새로 배우는 일들은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때보다는 즐거웠다. 일이 끝나면 침대에서 잘수 있었고, 음식은 맛있었으며 대우는 좋았다. 이따금 약이 생각났지만 이를 악물며 버텨냈다.

그렇게 과거를 잊고, 열심히 일하다보니 공작님의 전속 메이드라는 영광을 맡게 되었다.

공작님도 나의 업무에 만족하셨고, 나도 성심을 다해 봉사하였다.

 

‘이제, 과거와는 영원히 결별을...’

 

그렇게 생각하였던것은, 오산이었다. 어느날, 공작님과 내가 같이 나온것을, 레지스탕스의 누군가가 보았던 모양이었다.

어느날, 나는 내 방 안에 작은 종이가 쓰여져 있는것을 보았다.

 

‘일요일. 8시. 해뜸 여관으로. 오지 않을시 과거를 폭로하겠음.’

 

그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고 온 몸이 사시나무 처럼 떨렸다.

 

‘누가... 도대체 누가...!’

 

나의 과거는 끔찍한 것이었다. 결코 알려져서는 안되는... 공작님이 이걸 아신다면 나는 또다시 버려지겠지... 안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공작님에게는...

 

나는, 그들의 말을 따를수밖에 없었다. 나는, 휴가를 얻고 바라지도 않는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조용히 향했다.

 

“오. 사리나. 오래간만...”

 

탁!

 

나는 능구렁이 같이 가까워지는 그의 손을 쳐냈다. 여차하면 그를 죽여버리기 위해 단검을 숨겨왔음은 물론이다.

 

“...뭐. 얄궂구만. 우리 사이에.”

 

“닥쳐... 용건만 말해.”

 

나의 험악한 말에, 그가 어깨를 움츠리면서 말했다.

 

“뭐. 알았다구... 그게말야. 우리에게 의뢰를 한 사람이, 하라다가문에게 갈 재산을 일부 빼돌렸다나봐? 그리고 그걸 너희 공작님이 알아챘고... 그 증거가 집무실의 자료철에 있는데, 그걸 가져오기만 하면 돼.”

 

“...여전히 더러운 일만을 맡는군.”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니까~”

 

“아직도 그딴 명분으로 아이들을 현혹하고 사람들을 혹사시키나? 개자식...”

 

내가 등뒤에 숨겨놓았던 단검을 뽑자. 그가 말했다.

 

“어이쿠. 내가 죽으면 말야. 네 정체가 공작님에게 까발려질거야. 이미 그렇게 조치를 취해놨거든.”

 

“...!”

 

나의 손이 부들. 하고 떨렸다. 입술은 너무 세게 깨물어 피가 날 지경이었다. 눈 앞에 원수가 있음에도 죽일수 없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탄스러웠다.

 

“...”

 

내가 떨리는 손으로 다시 단검을 집어넣자, 그가 능글맞게 웃었다.

 

“좋아. 그럼 다음주 일요일. 이시간. 이곳. 좋지?”

 

“...”

 

나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면 됬어... 그리고 사리나... 너말야... 그때보다 더 아름다워 진것 같은데...?”

 

또다시 몸이 떨렸다. 생리적 혐오. 본능적인 거부... 이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의도는, 단 하나였다.

 

“...빨리. 끝내라.”

 

나는 중얼거리면서, 목의 리본을 풀었다.

 

 

 

.

.

.

.

 

 

“사리나. 무슨 일이야?”“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날 돌아온 사리나는, 더욱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시중들었어.

 

“별일이 아니라면 괜찮지만...”

  

 

.

.

.

 

약속한 그날.

 

나는 서류 하나를 들고, 그가 있는곳을 향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있는곳에 도착하자, 나는 그것을 던지며 말했다.

 

“여기있다.”

 

“오오! 수고했어...! 흠... 오오. 말해준것과 맞군.”

 

“그럼 이만...”

 

“잠깐잠깐. 사리나. 우리 관계. 오래 지속될텐데... 응? 그렇게 섭섭하게 굴지 말라고.”

 

“...”

 

그가 원하는 것을 눈치챈 나는 혐오감을 느끼면서, 목의 리본을 풀었다.

 

“이야기가 빠르네. 사리나. 가슴도 더 커지고 적당히 살집도 붙으니까...”

 

“...”

 

남자의 쓸모없는 음담패설에, 나는 작게 욕을 한다.

 

“사리나. 키스는?”

 

“...”

 

나는 혐오감을 숨기지 못한채, 그의 얼굴에 가까이 대었다.

 

“츄릅...”

 

혀가 뒤섞이는것이 정말 혐오스럽지만, 어쩔수 없다.

 

공작님의 명령이니까.

 

“음!? 뭐... 뭐야!?”

 

그가 목으로 무언가가 넘어간것을 느끼자, 당황하면서 몸을 떼었다.

 

“수면제. 그리고 2분후에 공작님의 기사가 들이닥칠 것이다.”

 

“사...사리나... 너... 네가 어떻게 되도 좋단 말이지...? 네 비밀을 공작이...”

 

“이미 말했다.”

 

“뭐...?”

 

“너와 만난 그날 밤. 공작님께 모두 이야기하였다.”

 

.

.

.

 

그날 밤. 침대에 눕기전에, 사리나에게 말했다.

 

“사리나. 숨기는것이 있지?”“...아닙니다.”나는 피식 웃으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럴까. 그럼 맞춰볼까. 마츠모토 사리나. 제국의 점령지역인 카오 마을 출신. 맞지?”

 

“아...”

 

“그리고 그곳에서 활동하는 레지스탕스... 흠. 아니. 마약조직인가. 그 조직에서 활동했었지.”

 

“고...공작님...”“그리고 몇건의 살인 용의자... 그 상대는 대부분 마약조직의 적대자였지.”

 

“아... 아아...”

 

"나에게는 많은 정보원이 있지. 그걸 토대로 알아가는것은 어렵지 않고... 사리나. 나는 너를 항상 믿어왔지. 너의 모든 행동엔 너의 진심이 느껴졌어. 단 한 개만 제외하고 말이야. 네가 나에게 숨기는 것이 있다면, 나는 너를 도와주지 못해.”

 

“공작님...”

 

“너의 과거가 너를 붙잡고 있다면, 그것을 끊어버리는것이 올바른것 아니겠니? 너 혼자서는 해결하기 힘들지 몰라. 그게 무엇이건, 용기를 내고 마주하렴. 미봉책은 미봉책일뿐, 결국 언젠가는 너를 파멸로 이끌거야...”

 

“공작...님.”

 

사리나가 이윽고, 눈에서 눈물을 흘러내리면서 주저앉았지.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공작님... 공작님은 저를 믿어주시는데... 저는...”“...”

 

“저... 저는, 공작님을 믿지 못하여... 고민하였습니다... 이런 불경한 죄를... 공작님을 믿었다면... 믿었다면... 흐윽... 죄송합니다...”

 

그녀는 주저앉아 펑펑 울기 시작했지. 나는 그녀를 다독이면서 위로해주었어.

 

“...사리나. 용기를 내렴. 나에게 말해주렴.”

 

“...네. 공작님.”

 

사리나는 고개를 끄덕였지. 그리고 모든 것을 말해주었어.

 

자신이 암살자로서 키워진 아이돌이라는것. 살인을 저지른것. 범해진것. 레지스탕스에 있던것. 그리고 오늘. 협박을 받은것 까지...

 

“...자. 사리나. 끝났단다.”

 

“...네?”

 

이야기가 끝나자, 나는 말했지.

 

“그녀석은 내가 구속해서, 우리 정보부의 위력을 보여줄거야. 관련있는 귀족들은 전부 처넣을거고... 내 돈을 횡령한 그놈은 당연히 쓴맛을 보여줄거고. 그리고 나는... 네 과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니까.”

 

“공작님...”

 

“네 과거는 힘들고, 잔혹했지. 하지만 너는 그것을 후회하고, 잊으려고 하고있지. 나는 네가 약에 취해 사람을 죽였던 사실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네가 그것을 죄로서 짊어진다면, 너는 나에게 부끄러워할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공작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리나가 눈물을 쏟아내며, 연거푸 절을 했지.

 

그리고 다음날부터, 나는 그 놈들을 처넣을 준비를 했고... 지금에 이르른거지.

 

내 돈을 횡령한 놈은 거지가 되었고, 마약조직은 전부 잡혀 죄값을 치렀고,(특히 리더는 정보부의 저력을 제대로 보았다고 말해두지.) 귀족들은 전부 관직을 박탈당해 평민이 되어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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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나라면... 아까 네 옆에서 시중들던 그 메이드인가. 너를 시중드는 메이드가 생겨서, 의외다 싶었는데.”

 

“사리나라면 지금도 완벽한 메이드지. 사리나.”

 

“네. 공작님.”

 

“우왓!”

 

루미가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게, 렌이 사리나를 부르자 마자 눈앞에서 사리나가 팟하고 나타났으니까.

 

“...느... 능력인가.”

 

“1초를 5초로서 바꾸는 능력이지. 본인은 이 능력을 봉사를 하는데 사용하지만. 그날 이후로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공작님을 돕는것에 제 능력을 사용하는것. 당연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공작님께 알려진 이상, 더 숨길필요는 없겠지요,”

 

“제국민은 아이돌을 싫어하지 않던가?”

 

“흠... 그 아이돌이 나를 돕는다면, 좋아할수밖에 없지않아?”

 

루미가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말이로군.”

 

“사리나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다니...”

 

“의외네요...”

 

“...? 공작님. 설마 제 이야기를 하신건가요?”

 

“그래.”

 

“부... 부끄럽습니다...”

 

“아. 나도 그 과거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

 

“나도. 사리나는 사리나니까...!”

 

“그게 아니라...! 공작님과 만난 첫날에 나이프를 휘둘렀던 이야기도 하신거죠? 그거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라...”

 

사리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거였나.”

 

“공작님께 폐를 끼친때는 그때가 유일해서요... 지금 생각만해도... 아아...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워 하는 사리나를 보며 미소짓던 렌은, 사리나에게 말했다.

 

“후후... 사리나. 다과를 더 가져와주겠어?”

 

“네. 공작님. 기꺼이.”

 

언제 얼굴을 붉혔냐는듯, 그녀는 다시 빙긋 웃는 얼굴로 몇초가 되지도 않아, 다과를 우아하게 탁자에 나열한후, 허리를 숙여 인사한후 다시 팟. 하고 사라졌다.

 

“...그럼. 이제 내 차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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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사리나.

 

‘내 새로운 삶은 공작님을 위하여.’

 

22세의 젊은 메이드. 까다롭기로 유명한 렌의 전속메이드이며, 그 업무는 완벽하다고 전해진다.

실은 본인의 천성도 있지만, 아이돌로서의 능력을 십분 활용하기에 그런것인데, 아이돌의 능력중에서도 강력한 1초를 5초로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 물론 마구잡이로 쓸수는 없지만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중이다.

과거에는 레지스탕스로 위장한 마약조직의 일원이어서, 그 능력을 이용한 암살역할을 주로 맡았다. 정규 훈련은 받지 못했지만 암살에 관해서는 뛰어났다고.

이용당할대로 이용당해 버려진 이후, 렌에게 구해져 지금까지 메이드로서 일하고 있다.

아픈 과거가 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살아가려는 아가씨.

과거가 과거이기에 이 능력을 사용하여 사람을 죽일일은 없을것이다. 

 

 

 

불행한 과거를 지닌 쭉빵 아이돌. 마츠모토 사리나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에 관한 능력은 언제나 사기적이라고 느껴지지만 저걸 전투에 이용하는 일은 없을겁니다. 물론이죠!(눈치)

다음에 루미의 이야기를 하고 약간의 후일담을 한뒤 제국의 공작이야기는 끝입니다! 길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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