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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이 세계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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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0, 2016 03:25에 작성됨.

2화는 성인창작게에 있습니다. 마족이 죽는 것도 신체결손에 포함될지 감이 안와서요. 괜찮으시다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썼지만 생각해보니 그거 안보고 이거 보면 뭐지? 싶겠군요. 죄송합니다.

본 글은 사카키 이치로 씨의 스트레이트 재킷의 설정을 일부 가져왔습니다.

늘 그렇듯 캐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적해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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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날이다.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고.. 이런 날엔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누구씨의 대머리도..

"너 진짜 죽는다?"
"남의 생각 읽지 마."
"넌 생각을 입으로 하냐?"
"남의 말 듣지 마. 마이웨이로 사는게 얼마나 속편한데?"
"이 썩을 놈이 진짜.."
"자, 너를 위해 친히 선물을 가져오셨도다."
"..아가씨. 아가씨는 저 놈 닮지 마세요."
"예.. 아하하.."

옆에서 녹색 옷의 어시스턴트가 뻘쭘한 웃음을 짓는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경찰서다. 당연히 쇠고랑 찰 짓을 한건 아니고, SSS에 볼일이 있어서 온거다.

어제 부상당한 무카이 타쿠미 씨는 상황이 종료되고 얼마 후, 의무실에서 깨어나자마자 깽판을 쳤다. 덕분에 발바닥에 불나게 뛰어가서 적당히 얼러서 침대에 눕혀둬야 했다. 그녀의 개인적인 동기는 백분 공감하지만 대기기간을 무시하고 출격시키는 짓은 설령 법이 안막더라도 내가 못하게 할거다. 키무라 나츠키 씨는 딱히 부상을 입지 않았던데다 뭔가 리프가 떠올랐다고 하길래 의무적으로 하는 신체검사만 받게 하고 돌려보냈다. 사쿠마 마유 씨는 그 후, 나와 센카와 치히로 씨가 함께 있으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쫒아다녔다. 이번만은 설득이 통하지 않은지라 그냥 내버려두는 중이다. 기왕이면 자기 자신을 위해 대기기간을 쓰게 하고 싶지만 말이다.

"P씨한테 뭔가 불만이라도 있으신가요? 대머리 씨?"
"허? 야! 니가 맨날 대머리라고 하고 다니니까 애들도 따라 하잖아!"
"난 대머리라고 안했는데?"
"거짓말 하지마! 그럼 저 아이는 뭔데?"
"정의의 스킨헤드라고 했지."
"아오 진짜.."
"워워.. 진정하시고. 그거 생각보다 비싼 놈이더라? 나중에 후기 좀."
"꺼져."

가토에게는 약속대로 최근 블루넷에서 핫한 발모제 한 박스를 사줬다. 생각보다 돈이 깨지긴 했지만 덕분에 동료가 살았으니 이 정도면 싼 값이다.

"그러고보니 우리 용감한 신입은?"
"이시무라? 아까 들어올 때 못봤나보지? 연병장에서 자주훈련 중이야."
"뭐? 총 터진건 괜찮데?"
"운이 좋았는지 방어구만 망가졌더라."
"다행이네. 그럼 이 멜론은 내가 먹어야지. 근데 잠깐. 니네 원래 신입한텐 전화받게 하지 않았었냐?"
"이번 일이 자기가 잘못해서 출동이 늦어진거라면서 벌을 달라더군. 그래서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저러고 있어."

창문 밖을 내다보니 훈련받는 전투경찰들 옆에서 같이 뛰고 있는게 보였다. 땀으로 범벅이 된걸 보니 한두시간 저런게 아닌가보다.

"생각보다 괜찮은 친구군. 이 멜론 놓고갈테니까 저 친구 돌아오면 줘."
"여기가 무슨 편의점인줄 아냐? 직접 갖다줘."
"누군 일정 없는줄 아냐? 여긴 신입 견학이라고 잠깐 들른거고 다시 돌아가야 돼."
"여자들 한가운데서 일하니까 좋냐?"
"모르나본데 거기 평균연령 20세 미만이거든? 내가 결혼을 했으면 그만한 딸
이 있겠다. 웃기는 소리하지 마셔."

옆에서 들리는 사랑은 쟁취하는거예요. 라는 말은 무시하자.

"벌써 너 좋다고 따라다니는 애 있구만. 드디어 네녀석 인생에도 봄날이 오는
구나."
"까고 있네. 헛소리 그만하고 이만 갈란다. 쓰고 감상평 꼭 남겨라."
"꺼져 이자식아."

뒤에서 들려오는 욕설을 무시하고 문을 닫자, 센카와 치히로 씨가 말을 걸었
다.

"둘이 친하신가봐요?"
"좀 오래 알고 지냈죠. 제가 프리랜서였을 때 국가에서 지정한 담당관이었거든요."
"프리랜서면 외국도 가보셨겠네요?"
"하와이를 한번 갔었네요. 썩 즐거운 기억은 아니지만요."
"그런가요.."

센카와 치히로 씨는 왠지 모르게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뭐 말실수 했나? 당장은 떠오르는게 없으니 일단은 본대로 복귀하기로 하고 손님용 주차장에 있는 공무수행용 차량에 탑승했다. 옛날이었으면 이동진 한번이면 됐겠지만 지금 세상은 과거처럼 아무 때나 이동진을 사용 가능한게 아니다. 마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인간은 마법을 마음껏 사용했고 그 대가로 이 행성 전체에 상당량의 마소가 쌓였다. 생태계 전체에 퍼진 마소는 돌고 돌아 다시 인간에게 돌아오게 되었고 일정 수치 이상의 마소에 노출된 인간은 마족으로 변이되었다. 이 것이 대재앙에 대한 학계의 의견이다. 그 때문에 현재 전세계적으로 마소확산금지협약이 맺어져있는 상태인 것이다. 덕분에 일반적인 상황에선 여전히 차량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저기, P씨."
"무슨 일이십니까? 센카와 치히로 씨?"
"운전은 제가 할게요."
"P씨가 원한다면 반대하고 싶진 않지만 마유도 그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오.."
"아, 네..."

실은 난 운전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다. 정확히는 교습을 끝까지 받지 못했다고 해야겠지. 내가 운전대를 잡으면 뭔가 하나씩 문제가 생겼거든.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이런 놈한테 면허를 발급한 이 나라는 어딘가 상당히 문제가 있는게 분명하다. 아무튼 덕분에 조수석에서 느긋하게 갈 수 있으니 나쁠건 없지 않을까 싶다.

 

차량이 도심가에 접어들 무렵, 시청 근처가 시끄러운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반마법사 시위였다. 마주쳐서 좋을건 없겠지.

"센카와 치히로 씨. 여기서 꺾어주세요."
"아, 저도 봤어요."

교차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니 과격한 시위구호가 귀에 들어왔다.

"더 이상 괴물이 우리 옆에 살게 둘순 없다! 정부는 흉터인간(スカ者, すぐにカイブツになる者에서 따온 すカ가 흉터라는 의미의 scar와 비슷한 발음이라는 것에서 따온 멸칭)들을 추방하라! 시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라!"

"저 사람들은 그 흉터인간들이 세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아는걸까요?"

뒤에서 불쾌한 감정이 실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어제 마족이 날뛴 덕에 사망자가 엄청났으니까요. 저런다고 해도 이상할건 없지요."
"하지만 마법사가 없으면 마법을 쓸 수 없잖아요."
"웃긴 노릇이지만 저렇게 마법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마법사를 당신들 주변에서 치워줄테니 마법 없는 문명에서 잘 살아보시오." 하고 하면 바로 태도를 돌변합니다. 저들은 마법과 마법사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라는걸 인정하려 들질 않아요. NIMBY 현상이라고 학교에서 배웠을겁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건 인간의 본성입니다."
"P씨는 안그러잖아요."
"제가요? 설마. 저도 인간입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제가 사람을 돕는다면 그건 도덕적 우월감을 얻기 위해서지 딱히 정의를 위해서 하는게 아닙니다."
"..."

사쿠마 마유 씨는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센카와 치히로 씨가 입을 열었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신에게 정의감이 없었다면 이시무라 씨 때문에 특경이 늦게 출동했을 때 그렇게 화를 내진 않으셨을거예요."
"알아주시는군요오?!"

오, 이런 망할. 저 사람이 저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의 행동을 멋대로 재단해서 자기 좋을 대로 판단하는 인간이 또 있을 줄이야. 해명하려 했지만 이미 둘은 의기투합해서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차라리 마족이랑 싸우는게 훨씬 마음 편할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인간들마다 왜 다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나는 새어나오는 한숨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본대에 도착해서 시끄러운 둘과 헤어지자마자 나는 대대장실로 향했다. 부장님은 갑자기 찾아온 내가 의아하신 모양이다.

"보고서는 이미 제출한거 아닌가?"
"어차피 보고서 금방 안읽을거 아니까 온겁니다."
"뭔가 중요한 문제라도 있나보군."
"영법사 기억하십니까?"

영법사라는 말을 듣자마자 부장님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잊을 수가 없지. 그 자가 왜?"
"이번 마족의 마력권이 일시적으로 형태를 변환했습니다."
"하지만 후작급은 아니라 이건가?"
"예. 백작급이었습니다."
"..문드롭인가. 하지만 있을 수 없네. 달의 아이들은.."
"저희가 처리했죠. 하지만 놈들은 점조직입니다. 그 잔재가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음..."

부장님은 복잡한 표정으로 잠시 생각하더니 이윽고 입을 여셨다.

"확신하나?"
"제 이 쪽 감은 틀린 적이 없습니다."
"..알겠네. 이 건은 내가 따로 알아보겠네."
"알겠습니다. 그럼 쉬십시오."

대화를 마치고 대대장실을 나서려는데 뒤에서 부장님이 말했다.

"사실이라면 어쩔건가?"

기습적인 질문에 나는 멈칫했다. 달의 아이들이, 영법사가 정말로 살아있는 거라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자네 말대로 놈들이 아직 남아있다는게 확인된다면, 그 때 자네는 어쩔 셈인가?"

답은 이미 나와있다.

"찾아내서, 전부 죽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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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쩌다보니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흰머리가 엄청나게 늘었더군요.

우울해져서 글을 씁니다. 근데 써도 우울해요. 잠이나 자야겠네요.

다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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