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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 네가 내 사촌동생...? 2화(문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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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8, 2016 14:55에 작성됨.

하늘에서 작은 솜사탕이 떨어진다. 솜사탕은 땅에 떨어져서 조금씩 쌓여간다. 나보다 키 작은 단발머리의 소녀는 마루에서 앞마당으로 나간다. 그녀는 쭈구려 앉아서 지면에 쌓인 하얀 것들을 만졌다. 나는 멍하게 눈을 만지는 그녀를 봤다. 그녀는 눈 한 움큼 집더니 입에 갖다 댔다.

"오빠- 이거 안 달아."

소녀는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면서 말했다. 그거야... 그건 단맛을 뺀 솜사탕이니까. 어이 그만 먹어- 탈 난다?

"헤헷... 차가워. 오빠도 먹을래?"

소녀는 또다시 눈을 한 움큼 쥐어서 내게 다가왔다. 아니 아니. 오빠는 솜사탕 안 먹어-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내가 확인할 틈도 없이 소녀의 손에 있는 눈은 전부 녹아 없어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보고는 다시 마루 바깥으로 나가려고 움직였다. 린... 추워 나가지 마. 문 닫고 들어와. 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은 외숙부 및 외숙모가 집에 있는 날. 나와 린을 포함한 넷은 코타츠 하나를 둘러앉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모서리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모서리에 앉았다.

"그나저나 린은 아키라를 굉장히 잘 따르네? 우리보다도 더 잘 따르는 것 같아."

외숙모는 장난기로 가득한 눈을 하며 내게 말했다.

"뭐... 혼자 있을 때 놀아주는 오빠니까 좋겠지 뭐. 안 그래?"

외숙부는 실실 웃으면서 린을 봤다. 나는 그를 따라서 그녀를 봤다. 내가 그녀를 보았을 때 그녀는 이미 나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다가 나의 오른팔을 휘감아 잡았다. 응...? 린?

"나, 나중에 커서 오빠랑 결혼할래."

린은 초롱초롱한 초록색 눈동자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녀의 말이 끝나고 약 3초가 지나 외숙부와 외숙모가 박장대소했다.

"그래! 그래. 우리 딸 시집보낼 걱정은 따로 안 해도 되겠어!"

"그러게요... 아키라는 우리 린 어때?"

외숙부와 외숙모의 시선이 내게로 집중된다. 두 사람의 시선에는 웃음기가 보였다. 나는 그들을 보다가 다시 린에게 질문했다. 린은 오빠가 좋아? 린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실실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네가 나중에 커서도 날 좋아한다면 생각해볼게.

"정말...? 정말이지?"

린은 내 소매를 세게 잡으면서 말했다. 어- 그래.

"어머나...? 그럼 미래의 사위?"

"사위-"

외숙부와 외숙모는 실실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솔직히 이때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사위'라는 단어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몰랐다.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몰랐을 때니까...

창가를 통해 태양빛이 들어와 내 눈을 자극한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오른손을 들었다. 음...? 오른손이 무겁다...? 나는 움직이려고 약간의 힘을 주었다. 그러자 이불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나는 이불을 들췄다. 순간 몸이 경직되었다. 이불 속에는 침대에서 자고 있어야 될 린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내 오른팔을 인형처럼 껴안고 있는 채로 말이다. 다행히 모르는 여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태연하게 있을 수 있었다.

타이밍이라도 맞췄는지. 휴대폰 알람벨이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한다. 벨이 울리자 린의 몸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만, 내 팔은 절대로 놓지 않았다.

"으- 시끄러워-"

오늘의 알람은 평소보다 빠르게 울리도록 설정해놨다. 내 팔을 필사적으로 껴안고 있는 이 녀석 때문이다. 어이... 린. 린...! 일어나. 나는 린의 어깨를 흔들었다. 내가 어깨를 흔들자 그녀는 아래를 향했던 고개를 위로 올렸다. 그녀와 나의 눈동자가 일치한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실실 웃었다.

"헤헷... 오빠- 잘 잤어?"

잘 자기는 했는데... 너 왜 여기에서 자고 있어?

"잠이 안 와서..."

린은 내 팔을 놓아주며 말했다. 이러면 내가 바닥에서 자는 의미가 없어지잖아... 너 이러면 나 거실에서 잘 거야?

"미안..."

린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일어났으니까. 아침 먹자. 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적당하게 아침을 차려먹고 나는 출근 준비를 한다. 린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서 TV를 봤다. 혼자 있으려면 좀 심심하겠다. 어디라도 놀러 갔다가 와도 돼. 카미야양이랑 놀면 되겠군. 스케줄은 잘 모르겠지만...

"응- 알았어. 아, 잠깐만..."

넥타이를 졸라매고 있을 때 린은 내게 다가왔다. 음...? 왜? 린은 내가 잡고 있는 넥타이를 잡았다.

"드라마에서 이런 거 많이 나오더라...? 나도 해보고 싶었어."

나는 넥타이에서 손을 뗐다. 현실과 드라마는 좀 거리가 멀지만 말이지. 그 안의 남자 주인공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야.

"여자 주인공은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야."

린은 실실 웃으면서 넥타이를 마저 메 주었다. 나는 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맙다- 하지만, 너는 평범하진 않아. 린. 너는 특별하다. 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나 그럼 다녀올게- 나는 린에게 손을 흔들면서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싱긋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다.

"잘 다녀와... 오빠."

사무소에서 일하는 와중에 카미야양이 내 자리를 찾아왔다. 어... 카미야양.

"야마모토 프로듀서- 린은 잘 돌아갔어?"

음...? 아뇨. 아직 안 돌아갑니다. 일주일은 저희 집에서 머물고 있다가 간다고 하네요. 카미야양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니. 일주일씩이나 머문다니까는 좀 놀랐어..."

뭐, 저도 처음에는 놀랐습니다만... 10년씩이나 넘게 못 본 동생이라서 거절하기도 뭐 해서...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다만, 미안한 것이 평일에는 제가 출근을 해서 말이죠. 바쁘지 않으시면 린과 함께 놀아주셨으면 합니다.

"응- 알았어. 그런데..."

카미야양은 실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린에게 허튼수작은 부리지는 않겠지?"

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상상을 하시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족 사이에서 무슨 수작을 부릴지. 부려봐야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알았어- 그럼 고생하라고?"

카미야양은 가벼운 손짓과 함께 사무소에서 나갔다. 가족에게 허튼수작이라... 부리는 순간 가족이라는 범주를 부숴버리는 행위잖아... 쓸데없는 걱정을 저 꼬맹이도 참... 그래도 안 하는 것이 이상하겠지? 성인 남녀가 한 집에 같이 있는 거니까...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들이 하나둘씩 출근하기 시작한다. 제일 먼저 출근한 아이돌은... 아니. 연습생이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겠지. 마츠모토 사리나이다. 사리나는 실실 웃으면서 내게 다가왔다.

"아키라- 나왔다고?"

왔군- 오늘도 레슨이 널 기다리고 있어. 열심히 하라고? 할 만은 하지? 사리나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지.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그렇다면 다행이네. 네가 준비가 빨라질수록 네 데뷔가 빨라질 거야. 네가 준비됐다면 나는 바로 너의 일을 알아볼 테니까. 나는 모니터 화면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헤- 그건 됐고 오늘 저녁에 시간 돼? 칵테일 바에 가자."

칵테일 바... 글쎄다. 가고 싶기는 하는데... 머릿속에서 문득 린의 모습이 떠올랐다. 미안해- 못 가. 집에 친척이 놀러와 있어.

"설마- 주말에 말했었던 중요한 손님?"

사리나는 의자를 끌어와서 앉으며 말했다. 응. 외갓집 동생. 오랫동안 얼굴 안 봐서 날 보러 왔다는군. 착한 아이일세...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애가 그럴 리는 없겠고... 여자구나?"

응. 여동생. 오랜만에 봤는데 몰라볼 뻔했어. 걔는 날 보더니 하나도 안 변했다고 하더라고... 번호랑 집은 어떻게 알았는지 찾아왔더라.

"헤- 그래? 집에 여동생이 놀러 왔다는 거지...? 그럼 나도...!"

사리나는 약간 업된 목소리로 말했다. 에엑-?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겁니까?

"너희 여동생의 얼굴 좀 봐둘 겸... 미래의... 아, 그건 너무 앞서나갔다."

사리나는 볼을 붉히면서 자신의 입을 막았다. 미래의...?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사리나를 봤다. 그녀는 헛기침을 했다.

"아무튼...! 너희 여동생의 얼굴 좀 보러 가겠습니다. 저녁은 같이 먹는 걸로...! 집 가기 전에 장보고 갈까?"

사리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어... 어이. 누구 마음대로 이야기를 진행시켜 놓으래? 난 애당초 허락하지 않았다고...? 사리나는 내게 달라붙었다.

"에엥-? 안돼? 안돼-?"

팔에 물컹한 감촉이 느껴진다. 여긴 사무소야. 이러면 곤란해. 나는 애써 침착한 척하면서 말했다.

"왜- 친구가 친구네 놀러 가는 것도 안돼-?"

"음...!? 야마모토씨? 사리나씨와 사귀고 있는 건가요?"

마에바라씨는 나와 사리나의 사이를 끼어들었다. 이 아저씨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머나- 사귀고 있다니요? 저희는 단지 동창 친구인걸요?

사리나는 나를 놓아주면서 말했다. 예. 저희는 같은 고교에 다녔던...

"음... 그렇군요. 혹시나 해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을 상상하신 거죠...?

"별 거 아닙니다. 계속하시지요.

마에바라씨는 자신의 모니터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나는 잠깐 그를 보다가 사리나를 봤다. 아무튼, 안돼. 사리나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녀는 말없이 나를 쳐다봤다. 그렇게 봐도 안돼... 사리나는 계속 나를 쳐다봤다. 너... 곧 레슨 시간 아니야? 사리나는 말없이 계속 나를 봤다. 으...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까. 레슨받고 와.

"잇힝- 좋아! 이따가 봐-"

사리나는 윙크하면서 내게 손을 흔들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래... 그래. 레슨 잘 받고 와. 음...?

"부럽네요- 야마모토씨."

마에바라씨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이 사람은 또 왜 이래...

퇴근하고 나는 사리나와 함께 동네 마트로 왔다.

"저녁...? 준비해놓으려 했는데... 장도 이미 봤고..."

마트에 걸어 다니면서 린에게 전화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들려와서 당황했다. 에... 그러면 친구 1명 정도 갈 것 같은데 양 충분할 것 같아?

"응? 친구...?"

응... 얘가 널 보고 싶다고 해서 말이지. 안 될까?

"에- 괘... 괜찮아. 여긴 오빠 집이니까. 마음대로 해도..."

린의 목소리가 약간 낮아진 것이 느껴졌다. 정말로 괜찮겠어...?

"응! 괜찮아...!"

알았어- 금방 갈게. 나는 전화를 끊었다.

"동생?"

사리나는 나의 오른팔을 휘감아 잡으며 말했다. 어... 그런데 왜 그렇게 달라붙는 거야? 팔에 물컹한 느낌이 나를 자극해왔다.

"아잉- 왜... 친구끼리 이렇게 붙어있어도 되잖아?"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그렇게 깊게 파인 옷을 입은 채로 달라붙진 않습니다만... 얼굴이 약간 뜨거워진다.

"헤- 얼굴 빨개졌다."

사리나는 장난기로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 시끄러워. 집에서 이미 장 봐놨다니까. 우리가 사갈 거 없어. 나가자.

"헤- 그래? 그렇다면...! 술을 사 갑시다! 술은 제가 사겠습니다-"

사리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에엑? 술? 어째서 술로 이어지는 겁니까?

"에-? 설마 동생. 미성년자?"

사리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미성년자는 아니지만 이제 막 성인 됐는데...

"에이! 그럼 문제없잖아?"

문제가 없긴...! 문제가... 사리나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반박할 이야기가 떠오르질 않는다. 린이 못 마신다고 말해도 우리들끼리 마시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반박해올 테니까.

"게다가 나도 얻어먹는 입장이니까. 술 정도는 사주고 싶다고...? 마침 너랑 술 마시고 싶기도 하고... 그러니까. 가자!"

사리나는 나를 끌면서 말했다. 어... 어이!

양손에 터질 듯이 가득 채운 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 왔어.

"실례합니다-"

우리들의 목소리에 린이 거실에서 현관으로 나왔다. 그녀는 앞치마를 두른 복장으로 오른손에는 국자를 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린은 사리나에게 인사했다.

"어머-? 아키라의 여동생 분? 안녕하세요. 아키라의 친구인 마츠모토 사리나예요."

사리나는 몸매를 과시하며 말했다. 어이... 인사하는데 왜 몸매 과시를... 사리나는 내 팔을 휘감아 잡았다. 어... 어이.

"시부야... 린입니다."

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말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린과 사리나의 사이에 불꽃이 튀기는 것 같았다. 넌 이거 놓고... 들어가자. 배고프다.

"네-"

사리나는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말하면서 내 팔을 놓아줬다. 우리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부엌으로 들어오니 식탁 위에 많은 것들이 펼쳐져 있었다. 우와... 뭐야? 이걸 전부 네가 만든 거야?

"으... 응. 평소에 요리 공부 조금씩 하고 있으니까."

조금씩 한 것치고는 굉장히 진수성찬인데... 아, 여기에 앉아. 나는 사리나에게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 어."

사리나는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크... DG대학생에 요리까지 잘 하는 겁니까... 완벽하잖아. 시집가면 사랑받겠어.

"그... 그런가...? 헤헷..."

린은 볼을 붉히면서 말했다. 그럼-! 우리 린이라면 완벽한 신붓감이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봉지에서 캔맥주를 꺼냈다. 린은 캔맥주를 보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수... 술?"

음? 왜 그래? 혹시 술 못 마셔? 못 마시면... 린은 내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아... 아니! 마실 수 있어. 응... 마실 수..."

린의 표정이 약간 좋지 못 했다. 무리하지 않아도 돼. 린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음? 린씨... 이거 못 마시나요? 이거 도수 엄-청 약한 건데... 꺗...! 차가워."

사리나는 내가 꺼낸 맥주를 자신의 볼에 갖다 대며 말했다. 린의 눈썹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도 줘! 나도 마실 줄 알아! 술...!"

에엑- 사리나 너 말이야... 왜 애에게 도발을... 나는 린에게 맥주를 건네줬다.

"자, 됐고...! 이거 받아."

사리나는 맥주를 따고 내게 넘겨줬다. 그리고 봉지에서 다른 맥주를 꺼냈다. 어... 고마워. 맑고 경쾌한 소리가 양쪽에서 들려온다. 소리는 좋은데 자리가 약간 불편하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두 여자는 서로를 노려보고 있고... 왜 이러는 거니. 너희들...

"자, 건배하자고...! 건배!"

사리나는 캔을 높게 들면서 말했다. 나도 캔을 높게 들었다. 오... 건배-

"거... 건배."

3개의 잔이 식탁의 한가운데에서 약하게 부딪히고 제 자리로 돌아간다. 나는 그대로 맥주를 들이켰다. 시원하고 따끔한 느낌이 뇌를 짜릿하게 한다. 크-! 나는 캔을 내려놓으면서 추임새를 넣었다. 사리나도 나와 마찬가지였다.

"윽..."

린의 표정이 좋지 못 했다. 리... 린? 못 마시겠으면 그만 마셔도 돼... 린의 얼굴이 약간 붉게 달아올랐다.

"어머- 린씨. 술 못 마시나요?

사리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어... 어이. 자꾸 린을 자극하지 말라고...

"아뇨...! 저 술 잘 마셔요-!"

린의 목소리가 약간 높아졌다. 그녀는 그대로 맥주를 들이켜기 시작했다. 어... 어이.

"푸하-!"

린의 얼굴이 조금 전보다 더 빨갛게 달아올랐다. 린. 무리하지 마. 너 얼굴 새빨갛다고...? 린은 실실 웃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히히... 아니야. 더 마실 수 있어. 오빠.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렇게 보여도 나 많이 마신다고...?"

그런 얼굴을 하면서 말해도 전혀 신빙성이 없지만 말이지... 정 그렇게 마시고 싶으면...

"자-! 여기 한 캔 더요!"

사리나도 약간 목소리가 높아졌다. 사람이 말하고 있잖아-! 사리나는 윙크를 지으며 검지를 자신의 입술에 갖다 댔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냐. 너...

"별-로...? 자, 밥이나 먹자고? 히힛-"

사리나는 젓가락을 들면서 말했다. 나는 잠시 그녀를 보다가 젓가락을 들었다. 잘 먹겠습니다. 무언가 불안한 징조가 느껴지는 식사가 시작되었다.

"린씨는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사리나는 린에게 질문하면서 캔을 들이밀었다. 린은 사리나의 캔에 자신의 캔을 갖다 대면서 말했다.

"이... 이상형. 그런 거 없어요."

"헤- 그렇구나... 즉, 남자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

사리나는 맥주를 들이켜고 린에게 말했다.

"네... 네! 관심 없어요!

린은 대답 후 맥주를 들이켰다. 끼어들기 애매한 주제이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두 사람을 지켜봤다.

두 사람은 내가 앉아 있는 것을 잊기라도 했는지 서로에게 질문하고 답할 때마다 맥주를 마시는 행위를 반복했다. 내게 질문 안 해서 편하긴 한데... 너희 너무 마시는 거 아니냐? 둘 다 얼굴이 새빨갛고...

"딸꾹-!"

"푸하하하! 딸꾹질하는 거 봐!"

린은 딸꾹질하고 그런 그녀를 보며 사리나는 박장대소했다.

"저... 너무 힘들어요오-"

린은 양쪽 팔꿈치를 식탁에 걸치고 이마에 손을 갖다 대며 말했다. 가지가지 하는구나. 주사라니...

"힘내. 린씨- 나도 그동안 참 힘들게 살아왔으니까아- 이거 마시고 날려버리라고?"

사리나는 내 맥주를 집어 린에게 건네줬다. 어이. 그거 내 건데... 내 목소리가 전혀 전해지지 않았는지. 린은 내가 마시던 맥주를 집었다. 애초에 린은 모를까... 너는 왜 맥주 가지고 취해버린 거냐... 평소에 칵테일바- 하고 노래 부르면서...?

"감사합니다- 헤헤헤..."

린은 사리나에게서 맥주를 받아서 그대로 들이켰다. 어... 얼씨구? 원샷입니까?

"푸하-"

린은 식탁에 늘어졌다. 일단 1명 아웃...

"우응- 아키라아- 나 어깨 주물러줘..."

사리나는 약간 졸려 보이는 눈을 하며 말했다. 너 굉장히 졸려 보이는데 자는 게 어떠냐... 집으로 바래다줄게. 위치만 알려줘라. 사리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싫어어- 어깨 주물러줘...!"

사리나는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 하아- 알겠습니다. 어깨 주물러주면 집에 가는 겁니다?

"응- 흐흣..."

사리나는 눈을 감은 채 실실 웃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뒤로 갔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에 양손을 올렸다. 손이 올라가자 그녀의 몸이 약간 움찔 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 시작할게. 그나저나... 나 안마 잘 못하는데 말이지. 나는 양손을 움직였다.

"하아읏... 흐응-"

사리나는 듣기 민망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행동을 멈췄다. 그녀는 나를 올려다봤다.

"응? 왜 멈추는 거야?"

네가 이상한 소리를 내니까. 못하겠어...

"아흐응- 기분이 좋은 걸 어떻게 해-?"

사리나는 뒤통수를 내 몸에 기대면서 말했다. 그 소리 안 내겠다고 약속 안 하면 안 하겠습니다.

"알았어- 알았어. 소리 안 내면 되잖아? 응? 응-?"

사리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말했다. 까마득히 잊었던 사실이 갑자기 떠오른다. 그녀의 복장. 가슴 쪽이 확 파인 그 옷. 현재 위치에서 그녀의 가슴골이 보였다. 야... 야. 됐으니까. 고개 좀 앞으로 해봐...

"네- 헤헤..."

다행히 눈치는 못 챈 모양이다. 사리나는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숙였다. 나 참. 왜 그런 옷을 입고 다니는 거냐... 아무리 그래도 넌 이제 연습생이란 말이지. 하아...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아까 봤었던 장면을 억지로 지우려고 노력했다. 하아- 시작한다. 나는 사리나의 어깨를 주물러줬다.

"읏... 으... 흣!"

사리나는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 자신의 손을 물었다. 뭔가 야릇한 기분이 든다.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적당히 주물러주고 행동을 멈췄다. 자, 끝났습니다. 어때요? 괜찮았나요?

"응... 아키라 주제에 제법이잖아-"

사리나는 그대로 식탁에 엎드렸다. 어이... 여기서 자지 마. 너희 집에 가서 자라고...!

"아 몰라- 여기에서 자고 갈래..."

사리나는 엎드린 채로 머리를 좌우로 굴리며 말했다. 너 인마...

"오빠- 헤헤..."

늘어지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린은 비틀거리면서 내게로 다가왔다. 걸음이 약간 불안정하다. 아니... 많이 불안정하네. 자세히 보니까.

"어... 어."

린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빠르게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그대로 내 품에 안겼다. 조심해야지. 애야... 린은 내 품에 안긴 채 가만히 있었다. 린...?

"오빠- 쓰다듬어줘..."

린은 나를 강하게 껴안으며 말했다. 어... 어. 나는 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실실 웃었다.

"히히... 오빠. 좋아해-"

그래... 그래. 나도 린 좋아해. 나는 실실 웃으면서 린에게 말했다. 그녀는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사랑해-"

린은 게슴츠레하게 뜬 눈을 하며 말했다. 그래- 오빠도 린 사랑해. 린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정말...? 그러면 뽀뽀해줘-

린은 입술을 내밀면서 말했다. 에엑-!? 어렸을 때 이런 거 하고 놀았었던가...? 솔직히 좋아해- 사랑해-는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뽀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했더라...? 나는 문득 미나미와의 데이트를 떠올렸다.

꽤 오래전에 있었던 과거. 나는 분명히 닛타 미나미를 잠깐 대타로 프로듀스 맡아주고... 물론, 선배가 짬을 때렸지. 일반적으로... 대타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그녀와 유원지에 가서 데이트를 했었지. 그 데이트의 마지막은 관람차 속에서의 키스. 립키스가 아니다. 다른 쪽 키스다.

그러므로 이 기억을 살려서 린에게 이용합시다. 어차피 술에 취한 상태인데... 어디에 키스해도 상관없겠지. 아니 잠깐만... 아무리 외가 쪽 동생이라고 하지만 이래도 되는 거야? 어린애도 아니고 성인인데...?

"오빠아- 빨리이- 빨리이... 우웅-"

린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진다. 아... 안돼! 나 같은 남자에게 린의 첫(립)키스를 빼앗을 순 없어! 그러니... 나는 린의 이마에 입술을 갖다 댔다.

"아... 아...!"

린의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리... 린!? 괜찮아?

"으... 응. 괘... 괜찮... 아."

린의 목소리는 굉장히 떨렸다. 나는 그녀를 보다가 안아올렸다.

"꺅!?"

린은 작게 비명을 질렀다. 린... 밥 잘 먹고 다니는 거야? 왜 이렇게 가벼워? 흠... 여기에 있는 동안 밥 좀 꼬박꼬박 잘 먹여야겠는걸... 나는 린을 데리고 방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오빠가 같은 방에 못 잘 것 같아. 사리나도 이쪽 방에서 재워야 할 것 같거든. 괜찮지? 나는 린을 침대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다음부터는 무리해서 술 마시지 말고... 너 술 엄청 약한 것 같으니까.

"응..."

나는 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내가 자는 사이에 소파에 와서 잘 생각하지 말고... 소파는 정말 좁으니까. 린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착하네. 우리 린... 잘 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린은 나의 손을 잡았다. 응...?

"또 해줘..."

린은 초롱초롱한 초록색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봤다. 응? 뭐를...?

"아까... 해준 뽀뽀..."

아... 나는 실실 웃었다. 그리고 린의 이마에 입맞춤했다. 잘 자. 린... 린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방에서 나갔다.

방에서 나가니 식탁에서 엎드려서 자고 있는 여인이 보인다. 나는 그녀를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이불부터 깔고 나와야겠다.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오빠...?"

린은 나를 보며 말했다. 아, 미안. 자는 데에 방해했구나. 이불 깔러 왔어. 사리나를 여기에 재워야 하니까.

"마츠모토씨와는 사귀는 사이...?"

린...? 오빠가 어제 얘기했지? 오빠는 모태솔로라고... 사리나는 단지 고교시절 동창일 뿐이야. 나는 말하면서 바닥에 이불을 깔았다.

"마츠모토씨... 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아..."

나는 하는 행동을 멈추고 린을 봤다. 그녀의 표정은 어두웠다. 나는 애써 웃었다. 하하하하! 무슨 소리야. 린...! 술에 많이 취했구나. 어서 자자...?

"응..."

나는 이불을 깔고 방에서 나갔다.

나는 식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는 여인을 봤다.

'마츠모토씨... 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아...'

방금 린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아니야. 사리나가 날 좋아할 리가 없지. 나는 애써 린이 했던 말을 잊으려고 노력했다. 만약 좋아한다고 해도... 나와 그녀는 이젠 한 관계에서 발전할 수 없는 관계라고... 나는 사리나에게 다가갔다.

아이고... 떡이 되었군. 떡. 나는 사리나의 팔을 잡고 들어 올렸다. 이상하게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어...?

"헤-"

사리나는 자기의 힘으로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로 가득했다. 뭐... 뭐야? 너...

"드디어 방해꾼이 떨어져 나갔네?"

사리나의 얼굴은 여전히 빨갛지만 표정에는 여유가 넘쳐 보였다. 바... 방해꾼이라니? 사리나는 나를 약하게 밀어내기 시작했다.

"네 동생 말이야... 에잇!"

사리나는 나를 밀쳤다. 어...?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나의 몸은 푹신푹신한 곳에 착지했다. 사리나는 나의 복부에 올라탔다. 너...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아키라... 넌 날 어떻게 생각해?"

사리나는 양손으로 내 상체를 천천히 훑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으읏...! 사리나! 너 뭐 하는 지잇... 하앗!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

사리나는 엎드렸다. 그녀의 몸과 나의 몸이 밀착된다. 물컹한 감촉이 내 가슴에 느껴진다. 그녀의 호흡이 귓가에 들린다. 손길은 능숙하게 상체를 훑고 내 턱을 어루만진다. 그... 그마안...

본능이라는 것은 무섭다. 육체적으로 가까워지면서 저절로 반응하는 나의 신체. 나의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뛴다. 그러면서 호흡이 거칠어진다. 나는 소파를 쥐어뜯듯이 잡았다.

"나 어때-? 아키라아...?"

사리나의 목소리는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려왔다. 이러는 거... 옳지 못하다는 것은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말해주면... 좋은 거 해줄게-"

악마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사리나...? 우리 이러면 안 돼... 나와 넌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라고...? 이러는 거. 옳지 않아.

"헤- 그런 말하는 것치고는 몸은 굉장히 정직하잖아? 안 그래?"

내 턱을 어루만지던 사리나의 오른손은 점점 아래로 향했다. 아... 안돼... 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당장 움직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눈가가 뜨거워진다. 아... 안돼에... 내려가던 손길이 멈췄다. 온몸으로 느껴지던 밀착감이 사라진다.

사리나는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내려다봤다.

"미... 미안해. 아키라... 나... 난...!"

사리나는 그대로 거실에서 현관으로... 집에서 나갔다. 나는 손등으로 두 눈을 가렸다. 하아... 하아. 나는 한동안 그 상태로 계속 있었다.

 

 네가 내 사촌동생?(2) 끝.
 to be continue.

 

 

 안녕하세요~ YamamotoAkira 입니다. 린을 소재로 한 이야기 2탄- 나왔습니다. 이번 화에는 사리나도 겸해서 나옵니다아!!(사리나 사랑해!)

다만, 이 스토리는 사리나가 주 히로인이 아니기 때문에 적당적당하게 해놨습니다. 흐- 나중에 사리나를 메인 히로인으로 나오는 스토리도

짜야겠어요... 사리나 사랑해-!

 

-아, 다시 읽어보니 문법이 틀린 곳이 많아서 문법 수정하고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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