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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이 세계 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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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7, 2016 03:28에 작성됨.

사카키 이치로 씨의 스트레이트 재킷의 설정을 좀 가져왔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아닌지라 캐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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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 아닐까요?

"굳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나름 멋지지 않을까."

"정의를 위해 이 한 몸 바치리라! 같은 느낌 아니려나?"

 

사람마다 저마다의 영웅상이 있지만 저는 이렇게 정의내리고 싶군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어떤 결과라도 감수할 각오를 가지고 행동하는 자.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거 같은데? 그러면 도중에 생각이 변하거나 목적이 반대로 이루어지면 어떻게 되는거지? 게다가 목적 자체가 삐뚤어졌을 가능성도 있어."

 

그 말씀대로 저 정의는 스펙트럼이 꽤 넓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사람들을 평가할 때 이런 수식어를 붙이고 싶군요. 영웅이었던 자. 라고.

 

각설하고, 이 이야기는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제가 영웅이라는건 아닙니다.

전 그저 영웅들을 조금 도울 뿐이지요.

 

제 소개에 앞서 약간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언젠진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군요. 이 부분은 제 기억이 좀 흐리니 양해바랍니다.

한 이름없는 연구자가 개최한 기자회견이 세상을 경악케 했습니다.

바로 마법이라 불리는 신기술에 대한 것이었지요.

 

예. 맞습니다. 동화책이나 판타지 소설에 나올 법한 그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요.

하지만 그 때 당시 사람들은 그 것을 몰랐습니다. 마법은 사람들의 생활을 기초부터 바꿔놨지요.

인류는 그 것에 의존하여 새로운 문명을 꽃피웠습니다.

기하학적인 구조물, 하늘을 비행하며 대기를 정화하는 마법생명체, 학교나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대중 워프게이트 앞에서 줄을 서는 사람들.

 

그리고 마법을 발견한지 30주년이 되는 날.

하늘에는 온갖 현란한 빛이 자신의 존재를 자랑하고 땅에는 마법으로 만든 홀로그램과 마법생명체들이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던 그 때, 대재앙이 시작됐습니다. 흡사 광인과도 같은 모습으로 사방에 마법을 쏴날리는 자들이 날뜀과 동시에 이형의 존재들이 사방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세계적인 일이었고 과학, 역사, 기술, 문화 등 광범위한 소실이 일어나면서 인류를 세기 단위로 퇴보시켰습니다.

 

마력중독과 마소입니다.

이미 조짐은 있었습니다. 마법을 구사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과로사로 추측되는 의문의 사망이 증가하고 있었고 괴물을 봤다는 소문이 블루넷을 통해서 계속 퍼져나가고 있었으니까요. 물론, 저 징후만으로 다가올 대재앙을 예측한 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지요. 그 중엔 마법이 인류에게 공개되기 전부터 마법을 사용하던 자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파멸의 미래를 막고자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결과지요. 우리는 언제 마력중독으로 정신이 나갈지 모르고 언제 마소누적으로 마족으로 변이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인류는 마법을 버릴 수 없었지요. 마법은 이미 인류 문명에 있어 필요불가결한 존재가 되어버렸으니까요.

 

드디어 현재로 왔군요. 전지구적인 대재앙 앞에 각 국가 정부는 각고의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당신이 보고 계신 이 건물입니다.

환영합니다. UN산하 대마족타격부대(AMEST)의 일본 지부에 속한 독립대대, 통칭 346부대의 오퍼레이터를 맡고 있는 P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저를 프로듀서라고 부르고 있지요. 왜냐고요? 말이 오퍼레이터지 상황 발생하면 주변 지역이랑 타겟에 대한 정보 분석하고 상황에 맞는 전술마법사들에게 콜 때려서 배치하고 동시에 경찰에 연락해서 주민 소개령 내려야 되고 그거 하면서 마족이 무슨 짓 하는지 지켜봐야 되거든요. 이렇게 무대를 만들어주면 우리 전술마법사들이 가서 한바탕 하는겁니다.

 

당신이 아는 그거 맞습니다. 아니, 오죽 방송 할게 없어서 보기만해도 엊그제 저녁에 먹은 약까지 넘어올거 같은 괴물이랑 여자아이들이 싸우는걸 TV로 송출합니까? 게다가 요즘은 전술마법사들을 전장의 아이돌이니 뭐니하는 토쏠리는 별칭까지 붙였다면서요? 아, 지금 이 것도 방송하고 있다고요? 알게 뭡니까? 저 며칠째 철야거든요? 무슨 미친 부대에 오퍼레이터가 1명인데다 쉬는 날은 커녕 쉬는 시간도 제대로 안ㅈ..

 


"...자넨 정말 대단하군."

"죄송함다. 부장님. 편집하면 될줄 알고 그냥 막 던졌슴다."

환장할 노릇이지만 단순 촬영인줄 알았던 촬영은 생방송이었고, 덕분에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고 계시던 대대장님의 호출로 나는 취재진이 철수하자마자 대대장실로 불려갔다. 나를 기가 찬 눈으로 쳐다보는 이 사람이 바로 우리 독립부대의 대대장인데 생긴 것 때문에 다들 부장이라고 부른다.

어차피 여긴 말이 부대지 반은 그냥 아이돌 회사같은 느낌인데다 부장님도 별 말 없으시니 그냥저냥 넘어가는 느낌이다. 참고로 아이돌 회사같은 느낌이라고 했지만 난 예능업계에 몸을 담아본 적은 없다.

"죄송하다고 끝날 문제면 자네를 부르지도 않았겠지. 다행히 인터넷 방송이었던 데다 네티즌들에겐 되려 인기라는 것 같더군."

"그럼 된거 아닙니까?"

"높으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거 같더군. 사람이 올걸세."

"켁.. 언제 온답니까?"

"곧."

"이런 젠ㅈ.."

욕이 마저 튀어나오기도 전에 창 밖에서 짧게 고막을 찢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온 모양이군. 포트로 가보게."

"높으신 분이시면 부장님도 가셔야 되는거 아닙니까?"

"그 쪽의 요청일세. 자네를 가장 먼저 보고 싶다는군."

"하.. 인생..."

 

되는게 없는 인생을 저주하며 대대장실을 나서자마자 바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어흠. 고생했군. 프로듀서 군."

"혼다 미오 씨? 애석하게도 아직 안끝났어요. 당장 돌아가서 모두한테 눈에 보이는 곳이라도 정리하라고 해주세요."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이 왔답니다."

"뭐?! 드디어 프로듀서가 짤리는거야?"

"모를 일이지요."

경악에 찬 표정의 혼다 미오 씨는 한숨 섞인 내 말을 듣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프로듀서."

"예?"

"멀리서도 우릴 꼭 지켜보고 있어야 해? 나 힘낼테니까."

"안 죽거든요. 애초에 짜르면서 죽인다니 어디의 악의 결사입니까?"

"헤헷. 농담이야. 그럼 가서 정리해놓을게. 힘내!"

"예이예이"

 

격려를 받아버렸지만 그런다고 높으신 분이 돌아가 주는 것도 아니다. 나는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이동진을 향해 걸어갔다.

아마 누군가 날 본다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를 떠올리지 않을까?

 

346부대의 건물은 대재앙 전에 만들어진 건물인지라 계단이 없다. 그러면 층간의 이동은 어떻게 하느냐? 바로 내 눈앞에 있는 이동진으로 한다. 방법도 간단하다. 그냥 진 위에 올라가서 원하는 층을 떠올리기만 하면 된다. 누가 만들었는진 몰라도 술 취한 사람이나 잠이 덜 깬 사람에겐 별로 즐겁지 않은 이동방식이다. 덕분에 T모 씨나 H모 씨 또는 다른 H모 씨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이동진이 고장났다고 연락을 한다. 물론 그 연락을 받고 처리하는건 나다. 생각하다보니 가뜩이나 우울했던 기분이 더 우울해졌다.

 

옥상으로 이동하자 포트에 누군가 서있는게 보였다.

"안녕하세요. P씨 되시나요?"

눈에 좋은 녹색 옷을 입은 묘령의 여자가 나에게 인사를 건네왔다. 아무리 봐도 높으신 분 같진 않지만 외관만 보고 판단하는건 멍청한 짓이기 때문에 나는 깍듯이 인사를 했다.

"예. 제가 P입니다. 먼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너무 예의를 갖추지 않으셔도 되요. 이제 함께 일할 사이인데요."

"예?"

생각지도 못한 말에 난 할 말을 잃었다. 생각해보니 아무리 생방송을 봤다고 해도 몇 시간도 안되서 높으신 분이 날 갈구러 올 수가 없다는 매우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저기.."

"아. 제 소개를 안했네요. 오늘부터 여기서 당신을 보조하게 된 센카와 치히로예요. 치히로라고 불러주세요."

"실례지만.. 그냥 풀네임으로 불러도 될까요?"

새로 온 어시스턴트는 의외의 질문에 당황한거 같다. 하지만 금방 표정을 고치고 웃으면서 말했다.

"편하신데로 부르세요. P씨."

"죄송합니다. 딱히 악의가 있는건 아닙니다."

"괜찮아요. 누구나 사정은 있는 법이니까요."



이대로는 분위기가 영 좋지 않으니 적당히 환기할 겸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근데 새로 어시스턴트가 온다는 말은 못들었습니다만, 혹시 설명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글쎄요? 전달이 늦어진게 아닐까요?"

"뭐, 부장님한테 여쭤보면 알겠지요. 이동진 써보셨습니까?"

"예. 근데 전 여기가 처음인데요?"

"어차피 여기 이동진은 특수처리 된건지라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은 혼자선 이동진을 쓸 수도 없어요. 그냥 제 옆에 있으시면 됩니다."

나름 보안책이랍시고 걸려있는 마법이다. 물론 이 것 말고도 몇가지가 더 있지만 복잡하니 생략하고 이 보안을 뚫고 다른 사람을 데려올 수 있는 사람은 부대 내에 단 둘이다. 나랑 부장님. 나는 이동진에 손을 얹어서 시스템에 접속했다.

[접속 확인. 신원을 증명해주십시오.]

"토끼는 빨리 토끼면 반칙"

뒤에서 뿜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하고 인터페이스에 집중했다.

[성문 패턴 확인했습니다. 마력 패턴 확인을 진행하겠습니다. 잠시 나른해지실 수 있습니다.]

순간 전신에 힘이 빠져서 넘어질뻔 했다. 어떤 놈이 시스템을 구축했는진 몰라도 마력을 뽑아가서 분석한다. 라는 알고리즘을 고안한 놈은 저주받아 마땅하다.

[마력 패턴 확인했습니다. 반환 시퀀스가 작동합니다.]

서서히 몸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나는 뒤쪽으로 말을 건냈다.

"지루하시죠?"

"아니요. 괜찮아요. 그런데 아까 그건 뭔가요?"

"일종의 암구호 같은거예요. 이거 절대 잊으면 안되요. 인증 실패하면 꽤 곤란해지거든요."

"어떻게 되는데요?"

"건어물이 돼버려요."

[신원 확인. 환영합니다. P님.]

뒤에서 식겁하는 소리와 함께 모든 인증 절차가 완료되었다는 알림이 왔다.

나는 바로 기지 통괄 AI에게 말을 걸었다.

"에디. 손님이야."

[뒤에 계신 분인가요?]

"어. 정식 등록은 부장님한테 보고드리고 할거야."

[알겠습니다. 임시 트래커를 붙여드리겠습니다.]

연결을 종료하고 뒤를 돌아보자 센카와 치히로 씨가 웃는 얼굴로 물어봤다.

"된건가요?"

"예. 임시로 통행권한을 받으셨으니 저랑 함께면 이동 가능합니다."

"상당히 엄중하군요."

"일단은 부대니까요."

"조금 이상한 뉘앙스로 말씀하시네요."

"뭐, 보시면 압니다."

 

센카와 치히로 씨와 대대장실로 이동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어딘가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여긴 새로 온 사람이 신기한가요?"

"아마 다들 당신이 높으신 분인줄 알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좀 그런 일이 있습니다. 저 아이를 대신해 사과드리겠습니다."

"괜찮아요. 어차피 같이 일하게 될 사람들이니까요."

내가 고개를 숙이는 순간 작게 이를 가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 반응만으로도 지금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사쿠마 마유 씨.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네~ 당신의 마유예요오."

목소리는 뒤쪽에서 들려왔다. 옆에서 센카와 치히로 씨가 살짝 놀라는 기색이 느껴졌다. 나는 그녀를 보호하듯이 살짝 나서서 말했다.

"아무래도 소식 들으신거 같군요."

"예. P씨를 해고하러 높으신 분이 온다고요오? 걱정마세요. P씨를 마유에게서 떨어지게 하려는 사람은 모두..."

눈빛을 보니 잘못하다간 애먼 사람에게 마법을 쏘는 막장사태가 터질 판이다.

"그거 오해입니다."

"정말인가요?"

"예. 이 사람은 높으신 분이 아니라 제 업무를 보조해주실 분입니다."

"그렇군요."

사쿠마 마유 씨는 고개를 돌려 센카와 치히로 씨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사쿠마 마유라고 해요. P씨를 잘 부탁드려요."

"아... 안녕하세요. 센카와 치히로라고 해요."

센카와 치히로 씨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역시 방금 그 얼굴을 보고 웃으며 대답하긴 힘들겠지.

"사쿠마 마유 씨. 혹시 그 이야기 모두가 알고 있습니까?"

"예. 마유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어요."

"그럼 부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전 해고되지 않는다고."

"P씨가 하는 부탁이라면 마유는 뭐든지 해드릴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사쿠마 마유 씨는 나타났을 때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꽤나 독특한 아이군요."

"아마 당분간 그 말 자주하게 될겁니다."

황당한 표정의 센카와 치히로 씨에게 나는 현실은 시궁창임을 고했다.


"좀 이르지만 346부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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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상으로 힘들군요.

비축분은 커녕 제대로 된 플롯도 생각 안하고 일단 썼습니다.

게다가 저 책 본지 10년 가까이 되는거 같아서 잘 기억도 안나네요.

아무튼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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