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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Miracle-Meanwhile in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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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3, 2016 09:59에 작성됨.

 한국 서울 689 프로덕션.

 

 엘레멘탈 포스 전용 연습실은 예전보다 더욱더 요란했다. 통 속에 있는 물을 다 쏟아부으려는 듯 이슬과 같은 땀을 휘날리면서 각자 자신들이 담당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은 그들을 담당하는 프로듀서마저도 놀라게 할 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마치 정말로 라이브를 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까.

 

"아하하핫....다섯 분 예전보다 요란하네요 그렇죠 송하람양?"
"감 먹는 계절에 열리는 콘서트가 다가오니 그런 거죠 프로듀서."
"푸하핫-역시 가을이라면 감이죠! 뭔가 아는군요!"

 

호탕하게 웃는 마치 UFC 선수처럼 근육질로 다져지고 산적 두목 임꺽정과 같은 면상을 가진 프로듀서는 하람에 말에 동의하듯 호탕하게 웃고 있었고 엘레멘탈 포스 작곡가 담당인 검은색 쇼트 헤어의 송하람은 안경을 닦으면서 묵묵히 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자신이 쓴 작곡이 지금 하는 연주와 어긋나는 게 있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려는 듯 최대한 귀를 기울였고.

 

마지막 연주가 끝난 뒤 밴드 일원들은 연주가 끝나자마자 시든 식물 마냥 바닥에 앉았다. 팀원들 중 땀으로 맺혀지지 않은 멤버들이 없었고 누가 보면 사막에서 오랜 시간 동안 물 마시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 딱 그대로였다.

 

"하아...수고 했어...다들.....하아..."
"와아....나 이젠 넉 아웃이야.... 한 번에 여러 곡을 치다니...."
"남자 녀석이 그런 거 가지고 지쳐? 여자인 나와 다르게 말이야."
"난 갈대 같은 남자라 상관없다고."
"갈대 톱질하는 소리 하고 있네."

 

유리와 같은 투명한 색의 페트병에 들어진 게토레이드를 마시면서 밴드의 키보드 담당인 박영웅을 닦달하는 기타리스트이자 밴드 리더인 윤미나를 바라보면서 베이스 담당 민선희는 미소를 지었다. 미나가 상당히 엄격한 애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유독 박영웅에게만은 엄청나게 까칠한 그녀였다.

 

"마일즈 데이비스가 in 시리즈를 녹음할 때 딱 이 기분이었겠네..."
"에이  민영이 형 그래도 우리는 몇 곡을 연주한 거 한거 뿐인데 in 시리즈는 앨범 그 자체들을 녹음했어야 했잖아요."

 

드러머 담당인 정민영과 바이올리니스트 담당인 박한솔도 페트병에 들어진 물을 마시면서 간단한 담화가 오고 가고 있었다.  가을 콘서트가 다가옴과 함께 밴드는 평소보다 몇 배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원래 콘서트가 다가오면 평소보다 몇 배로 연습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특히 꼼꼼하고 엄격한 성격의 미나였을 경우에는 남들보다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 덕분인지 남들보다 몇 배로 특훈에 들어가고 그렇기 때문에 항상 특훈을 끝낼 때마다 모두가 넉아웃이 되는 것은 당연 지사였다.

 

하얀 수건으로 땀을 닦는 미나를 바라보면서 선희는 뭔가 의아해했다. 아까부터 천장을 바라보고 있길래 무슨 고민이 있나라고 생각했고 미나에게 말을 걸었지만 자신도 너무 지친 나머지 귀에 들리지 않았는지 혹은 보통 고민이 아닌지 미나는 미동 조차 하지도 않았다.

 

"미나야."
"어...응?"

 

선희가 부르자 이제야 고개를 돌리는 미나. 갈색의 양 갈래 머리카락 중 하나를 손으로 만지면서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미나를 보고 정말로 문제가 있나 보구나라고 생각한 선희였다.

 

"왜 그래 아까전 부터. 고민이 있어?"
"고민...? 내가 그렇게 보였어?"
"응. 평소보다 분위기가 다르고 무엇보다 내가 불렀는데도 대답을 안 하고."

 

하여간 쟤는...이라는 듯 쓴웃음을 짓는 미나. 라이트 브라운의 붉은 리본으로 묶은 투사이드 업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으면서 선희를 바라본다. 사실상 밴드를 차리면서 제일 처음으로 만난 여자애라서 그런지 혹은 밴드 내 자신과 송하람 말고 유일한 여자애라서 그런지 가장 말을 터놓는 사이이기도 하며 그래서 그런지 자신에게 약간 표정 변화가 일어나도 금세 자신의 심정을 알아보니...

 

"별거 아니야. 그냥 개인적인 일이라고 해둘게.
"개인적인...일?"
"응. 너희들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뭐?"

 

선희는 안경을 제대로 맞추었다. 방금 뭐? 떠난 다니? 잘못 들은 게 아니야? 두 소녀의 얘기를 들어 버린 세 명의 소년들도 그대로 미나를 쳐다 보았고 모두 다 하나같이 표정이 '미나야 떠나?' 그 자체였다.

 

"리...리더...떠난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누나 농담 한 거였죠 방금...?"
"...누군가가 스카우트 제의라도 한 거야?"
"야 야 너희들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그러네. 말했잖아 떠나지 않는다고."

 

하여간...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떠나지 않는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꿀 있는 곳에 나비가 모이듯 화라락 몰려드니. 하지만 민영이가 말한 단어가 귀로 들어오면서 하마터면 "응 그랬어" 라고 말할뻔했다. 그랬다가는 안 그래도 꼴통들만 모인 밴드인데 불 붙이는 격이나 다름없으니.

 


오늘 아침 689 프로덕션

 

"....프로젝트 크로네 말이에요?"
"그렇다 윤미나. 내 자네에게 얼마 있지도 않을 기회를 주려고 하네."

 

전화 너머로 듣기만 해도 몸을 얼어붙게 만들 정도로 엄숙함과 차분함을 동시에 지닌 여성과 얘기하는 윤미나. 프로듀서가 얘기할 사람이 있다면서 아침부터 미나를 불러와 전화를 건네주었는데 그 인물이란 다른 누구도 아닌 일본 내에서 가장 커다란 프로덕션인 미시로 프로덕션 의 상무가 자신하고 전화를 하는 것이다.

 

"거기 프로덕션에 분명히 다른 아이돌들도 많이 있을 텐데 왜 굳이 저죠? 무엇보다 이미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전 아이돌을 은퇴했고요."
"그렇겠지. 하지만 스스로가 은퇴했다고 하나 네가 이끄는 엘레멘탈 포스 밴드의 공연을 보면서 아직까지 열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네."

 

상무라 불렸던 여성의 말에 미나의 눈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그 뜻은 우리들의 공연을 한국이 아닌 타국의 사람도 봤다는 건가?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미시로 프로덕션의 상무가 말이다.
미시로 프로덕션의 상무에 관한 얘기는 미나도 여러 번 들은 바 있었다. 예술계와 연애개를 보는 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더욱더 무서운 점은 사람을 보는 눈도 있어서 만약 인재를 발견하게 된다면 마치 매가 사냥감을 잡으려고 하듯 어떻게든 그녀 곁에 두려고 하는 면이 있다는 것도.

 

"만약에 프로젝트 크로네에 들어온다면 네가 그동안 겪어보지 못하였던 더 큰 무대로 올려주겠네. 너를 좀 더 빛나게 해줄 수 있는 기회를 포함해서 말일세."
"....저를 그렇게 원한다면 한가지 조건을 걸어도 될까요?"
"조건?"

 

조건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심기를 조금 불편하게 했는지 칼갈이로 칼을 간 듯 날카로운 듯한 느낌의 말투가 나왔지만 파동을 일으킨 물결이 다시 잔잔해지듯 다시 차분한 목소리가 전화기 속에서 들려왔다.

 

"그 조건이란 게 무엇인가."
"저를 그렇게 데려가고 싶으시다면 다른 밴드 멤버들도 데려가 주는데 허락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유는?"
"저 말고 걔네들도 열심히 해주었는데 저만 쏙 가면은 걔네들의 노력이 뭐가 되나요. 걔네들도 밴드를 빛나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주었는데."

 

마치 시곗바늘이 멈춰진 듯 전화기에서는 침묵이 흘러 내려왔다. 만약 상무가 여기서 좋아 그리해도 좋다고 해준다면 미나를 영입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아니 그것을 넘어서 미나로부터 믿음을 얻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그게 무슨 소리죠?"
"엘레멘탈 포스에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인물은 바로 너 하나밖에 없고 너는 내가 하자는 데로 하기만 하면 된다. 정 한국에서처럼 밴드를 이끌고 싶다면 우리 프로덕션 측에서 멤버들을 선택해 주겠다. 현재 자네가 소속된 밴드의 멤버들보다 실력 좋은, 그리고 자네를 정상으로 향하게 도와줄 멤버들을 말일세."

 

....상무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그녀의 귓가에는 킥-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누군가를 비웃는듯한 목소리로 착각될 정도로.

 

"참 웃기시네요."
"...뭐?"
"아까전에는 우리 밴드를 보면서 제가 아이돌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다고 했으면서 이제 와서 뭐? 우리 밴드보다 좋은 멤버들?"

 

순간 분위기가 바뀐 미나로 인해 상무에게서 침묵이 나오고 있었고 미나에게서는 여전히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더 이상 상무님이랑 얘기할게 없군요. 이만 끊겠습니다."
"...이 큰 기회를 놓치겠다는 건가? 자네에게 있어서 그 어떠한 것보다 큰 무대일 것이다.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을 텐데?"
"이들은 저에게 있어서 단순한 밴드 멤버들이 아니에요. 저에게 아이돌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가르쳐 주었고 동시에 제가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준 아주 고마운 친구들인데요. 그런데 그런 친구들을 버리라고요? Nice try."

 

딸깍-하는 전화 끊기는 소리와 함께 상무의 손에 든 전화기가 그녀의 귀에서 떨어져 갔다. 전화가 끊기면서 그녀는 팔짱을 낀 체 천정을 바라보고 있었고 아무도 없는 그녀의 사무실 안에 들려온 것은 그녀의 한숨뿐이었다.

 

"...어느 나라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기를 마련이군."

 

현재 689 프로덕션 엘레멘탈 포스 연습실

 

"땡땡땡 저녁 식사 타임-오늘의 밥은 피자 세트-"
"오오오--피자다!!"

 

검은색 교복에 검은 쇼트 헤어와 안경을 쓴 송하람이 언제 했는지 테이블 위에다가 피자 몇 판을 올려놓았고 마치 코를 간지럼 피우는 거 같은 피자 특유의 구수한 냄새는 연습으로 인해 지쳐 있던 멤버들을 단숨에 일으켜 세우기에 충분했고 그중 제일 먼저 일어난 것은 당연하게도 멤버 최고의 장난꾸러기인 박영웅이었다.

 

"형 다른 누나들 그리고 형이 오기 전에..."
"아아 걱정 마 한솔이-이렇게 말하면 되지-야 얘들아 얼른 안 오면 내가 다 먹는다!"

 

하아... 하면서 고개를 젓는 박한솔. 아무리 자신의 형이라지만 너무 촐싹대는 게 아닌가 싶다. 분명히 타치바나가 형을 만나면은 엄청 실망할 거 같은데...라고 속으로 말하는 와중에 민영이 하고 윤미나 그리고 민선희는 이 광경을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미나야 우리도 먹으러 갈까? 쟤 성격 대로라면 20초 내로 동낼걸?"
"그래...가끔 이렇게 쉬는 것도 좋겠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미나는 나머지 멤버들과 같이 피자를 먹으러 움직였다. 한솔이가 어서 와요 누나-라고 말하는 듯 그대로 미나의 손을 이끌었고 서로가 피자를 먹으면서 웃는 모습을 보니 미나 자신도 피로함을 잊은 체 서서히 입에 작은 미소가 그려졌다.

 

'그래...'

 

피자 한 조각을 자른 뒤 접시에 담아 놓으면서 미나는 각자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피자를 즐기는 밴드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오늘 아침 상무랑 전화한 내용처럼 이들은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다시는 노래를 부르지 않기로 결심한 자신에게 다시 한번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주었고 아이돌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꿈을 이어 나가는 것을...

 

'너희들이 있는데 왜 내가 떠나야 돼. 나와 그리고 너희들이 있는 밴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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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써보고 싶은 생각으로 올려봅니다.

무려 한국 전직 아이돌을 고용하려 했던 우리의 상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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