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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이야기 - 카스가 미라이가 똑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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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1, 2016 21:33에 작성됨.

더위가 한풀 꺾인 탓에 잘 안 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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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덥디 더운 한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코야마 나오 : 흐미. 억수로 덥구마.

 

토코로 메구미 : 잠깐 나갔다 들어와도 땀 때문에 질척질척해진다니까.

 

토코로 메구미는 냉장고에 아이스크림이 든 봉투를 넣으면서 말했다.

 

약 5분 뒤, 사무소에 들어온 카스가 미라이는 두 사람에게 인사했다.

 

카스가 미라이 : 안녕하세요.

 

미라이의 눈은 평소보다 흐리멍텅한데다, 얼굴이 벌개진 상태였다.

 

요코야마 나오 : 엑?? 미라이? 니 더위 묵었나??

 

카스가 미라이 : 열사병인 것 같아요. 잠깐 쉬면서, 이온음료를 천천히 마시면 나아질 거에요.

 

토코로 메구미 : 그래. 좀 쉬......잠깐.

 

요코야마 나오의 눈에는 메구미의 얼굴 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진 것이 보였다.

 

요코야마 나오 : 메구미? 와 갑자기 굳은 건데?

 

토코로 메구미 : 나오. 미라이가 열사병 대처 방안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어.

 

요코야마 나오 : 그기 뭐 어쨌다고 그리.

 

나오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바를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 간신히 바를 놓치지 않은 나오는 메구미와 미라이를 번갈아보더니 물어봤다.

 

요코야마 나오 : 겍?? 미라이가??

 

카스가 미라이 : 저도 열사병에 대처하는 방안 정도는 안다고요?

 

메구미는 스마트폰을 꺼내고선 미라이에게 질문했다.

 

토코로 메구미 : 미라이. 24 × 27은?

 

카스가 미라이 : 648이에요.

 

메구미는 스마트폰에 24 X 27 = 648이란 결과값이 표시된 것을 볼 수 있었다.

 

토코로 메구미 : 그럼 268 × 2,317은?

 

카스가 미라이 : 620,956이요.

 

토코로 메구미 : 정답. 내가 계산기 누르는 속도보다도 빨라.

 

전화가 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메구미가 쥐고 있던 스마트폰은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그걸 본 나오가 그녀의 오른팔을 잡자, 메구미의 손떨림은 비로소 멈추었다. 동시에 스마트폰 역시 미세한 진동을 멈추었다.

 

카스가 미라이 : 이 정도 계산은 식은 죽 먹기에요.

 

요코야마 나오 : 기야아악!! 미라이가 더위 먹고 헤까닥 이상해져버렸데이!

 

나오 역시 자기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쳤다. 그런 나오와 메구미의 모습에 아랑곳않고, 미라이는 소파로 걸어갔다.

 

카스가 미라이 : 전 잠깐 잘게요.

 

미라이는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다.

 

요코야마 나오 : 흐미.

 

미라이의 벌개진 이마에 손을 얹은 나오는 곧바로 손을 뗐다.

 

요코야마 나오 : 이마가 불덩이같이 뜨겁구마.

 

토코로 메구미 : 으아! 대체 미라이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요코야마 나오 : 나도 모른다 아이가. 일단 이온 음료라도 사 와야 할 것 같데이.

 

토코로 메구미 : 내가 사올게. 나오는 얼음 주머니 같은 걸로 미라이 몸 좀 식혀줘!

 

나오가 고개를 끄덕인 것을 본 메구미는 사무실 바깥으로 나갔다.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낸 다음, 나오는 얼음 주머니를 미라이의 이마 위에 얹었다.

 

카스가 미라이 : Ah. I need water.

 

요코야마 나오 : 아직도 더위먹은 상태네.

 

볼까지 벌개진 미라이에게 얼음 찜질을 해주던 나오는 사무소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온 사람은 에밀리 스튜어트였다.

 

에밀리 스튜어트 : 안녕하세요.

 

나오는 에밀리가 들고 있던 2L 들이 이온 음료를 보고 외쳤다.

 

요코야마 나오 : 에밀리! 퍼뜩 그거 한 잔 좀!!

 

카스가 미라이 : Please. Give me something to drink.

 

미라이의 목소리를 들은 에밀리는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움직였다.

 

에밀리 스튜어트 : 미라이 양. 이것 좀 드셔 보셔요.

 

카스가 미라이 : 으으. 고마워요.

 

미라이가 빨대를 물고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것을 보고나서야, 에밀리는 미라이의 맞은편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에밀리 스튜어트 : 미라이 양은 이제 괜찮아진 걸까요?

 

요코야마 나오 : 내도 모르겠데이.

 

한편, 나오는 얼음 주머니를 탁자 위에 놓고 에밀리의 옆자리에 앉았다.

 

요코야마 나오 : 근디 에밀리는 미라이가 이상해진 걸 어띃게 안기가?

 

에밀리 스튜어트 :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영어하는 것을 듣고 알았어요.

 

요코야마 나오 : 하긴 미라이가 방금처럼 영어를 술술 말하는 건 나도 첨 들었데이. 하지만 더 놀라운 게 있데이.

 

의아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뜬 에밀리를 바라보면서 나오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요코야마 나오 : 미라이, 니가 오기 직전부터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데이. 마치 에밀리가 올 거란 걸 안 마냥.

 

나오의 말을 들은 에밀리는 입을 열지 않고, 눈을 감은 미라이를 응시했다. 미라이를 보는 에밀리의 푸른 눈동자의 떨림을 보고, 나오는 에밀리가 자신과 똑같은 느낌을 받았으리라 추측했다.

 

토코로 메구미 : 하아. 하아. 하아.

 

바로 그 순간, 에밀리는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문 열리는 소리가 난 다음, 미라이의 눈동자가 황옥처럼 영롱하게 빛내는 모습을 나오는 볼 수 있었다.

 

토코로 메구미 : 미라이는??

 

메구미 역시 미라이와 눈이 마주쳤다. 미라이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보면서, 메구미는 왼손에 든 이온 음료을 건네주었다.

 

토코로 메구미 : 열사병은 나은 것 같네.

 

요코야마 나오 : 아직 확인해볼 게 있데이.

 

나오는 그렇게 말하고나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요코야마 나오 : 미라이. 45의 제곱을 말해볼 수 있깄나?

 

카스가 미라이 : 네? 제곱이 뭐였죠?

 

요코야마 나오 : 질문을 바꿔야겠네. 45 X 45는 무꼬?

 

카스가 미라이 : 에. 그러니까. 45에 5를 곱하면...

 

미라이는 열 손가락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요코야마 나오 : 미라이가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데이.

 

에밀리 스튜어트 : 사건 해결이네요. 다행이에요.

 

토코로 메구미 : 이거 진짜 실례되는 확인 방법 같은데.

 

그렇게 세 사람은 미라이가 다 나은 것이라 결론 내렸다. 프로듀서도 미라이가 열사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해결되었다는 말을 믿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렇지만 상황은 예측하지 못 한 방향으로 흘러가, 그 사건이 있은 날로부터 3일 뒤에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P : 미라이! 정신 차려! 미라이!!

 

카스가 미라이 : 으으.

 

분교 운동장에 누워버린 미라이의 눈빛은 다시 흐리멍텅해졌다.

 

카스가 미라이 : 프로듀서. 전 괜찮아요.

 

P : 괜찮긴 뭐가 괜찮아!!

 

땡볕 아래에서 퀴즈쇼에 참가한 탓에 미라이의 피부는 벌개진 상태였다. 구급차가 온 것을 본 프로듀서는 구급 대원들을 안내했고, 미라이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P : 네?

 

몇 시간 뒤, 미라이를 보낸 병원에 다시 방문한 프로듀서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다.

 

P : 단순한 열사병이 아닌 것 같다고요??

 

의사 : 네. 신종 질병을 앓은 상태에서 열사병이 겹친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듀서의 눈에 비친 의사의 표정은 사뭇 심각했다.

 

의사 : 간단한 혈액 검사를 실시해본 결과, 이시크 노입(Ihcik Gnoyp) 증후군 환자입니다.

 

안경을 고쳐 쓰고 나서, 의사는 말을 이었다.

 

의사 : 초기에는 열사병 증상이 나타날 때에만 증상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증후군을 앓는 환자가 과도한 열에 자주 노출될 시, 뇌에 영구적인 변성이 일어나게 됩니다.

 

P : 그럼 어떻게 되는 거죠?

 

의사 : 뇌의 일부 기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됩니다.

 

P : 구체적으로 어떻게 강화되는 건지 설명해주실 수 없습니까?

 

의사 : 기억력과 연산 능력, 언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됩니다. 미래 예지에 가까운 공간 지각 능력도 갖게 된다는 사례도 보고되었고요.

 

P : 잠깐만요. 미라이가 그런 병에 걸린 걸 어떻게 아신 거죠?

 

의사 : 수액을 주입하다가 의심스러운 것을 발견해서 검사해봤습니다. 이시크 노입(Ihcik Gnoyp) 증후군 환자의 혈액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묽거든요.

 

다시금 안경을 고쳐쓴 의사는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의사 : 앞으로라도 절대 열사병에 걸릴 환경에 노출시키면 안 됩니다.

 

P : 똑똑해지는 병인데도요?

 

의사 : 그 증상만 있다면 다행이겠지요. 근육도 같이 변성되는데, 그 결과 환자들의 절대 다수는 신체 능력이 저하되었습니다.

 

P : 그러면, 댄싱 같은 건 할 수 없게 되는 겁니까?

 

의사 : 열사병에 더 노출된다면 그렇다는 겁니다.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도 이런 행운을 누린다는 보장이 없어요.

 

P : 고칠 방법은 없는 겁니까?

 

의사 :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긴 합니다. 몇 년 뒤에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방도가 없습니다.

 

바로 그 때, 프로듀서는 인기척을 느낄 수 있었다. 뒤돌아본 프로듀서에게는 슬픈 눈을 한 미라이가 보였다.

 

P : 미라이!!

 

미라이는 왼손으로 수액이 매달린 봉을 잡더니, 복도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의사 : 앗! 안정을 취해야 합니다! 그렇게 뛰시면 안 돼요!

 

프로듀서는 벌떡 일어나 미라이에게로 달려갔다. 미라이의 손목을 움켜쥐었을 때, 프로듀서가 있던 곳은 복도 반대편이었다.

 

P : 미라이. 곧 괜찮아질 거야.

 

카스가 미라이 : 하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미라이의 눈가가 촉촉한 것을 프로듀서는 볼 수 있었다.

 

카스가 미라이 : 하지만 의사선생님이 방도가 없다고 했잖아요. 불치병이죠?

 

P : 저기, 미라이. 언제부터 들었던 거니?

 

카스가 미라이 : 네? 그러니까 지금은 방도가 없다는 이야기부터요.

 

P : 하아. 정말이지.

 

프로듀서는 의사에게 들은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주었다.

 

카스가 미라이 : 앗. 그럼 열사병만 피하면 되는 건가요?

 

P : 그렇다니까.

 

카스가 미라이 : 결국 여름에 조심하면 되는 거였네요. 에헤헤.

 

언제 우울했냐는 듯이, 미라이는 명랑하게 웃었다.

 

P : 내가 하고 싶은 말이거든.

 

프로듀서는 미라이를 병실로 데려다주고 나서 의사의 상담을 마저 들었다. 병원 문 앞을 나선 프로듀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P : 내가 아이돌 보는 직업인지, 아이 돌보는 직업인지 헷갈린다니까.

 

프로듀서가 올려다 본 하늘은 어둠과 노을빛이 어우러져 보라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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