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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 뜻밖의 부탁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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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08, 2016 01:30에 작성됨.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요일. 주말에 있었던 신선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멤돈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과의 데이트. 그리고 처음으로 해본 연상녀와의 데이트. 그 데이트 중에 일어난 여러가지 해프닝은 강렬한 기억을 남긴다. 특히...

 '아키라군. 너... 내 남자 해.'

 상무의 '벽쿵!'은 굉장한 기억이었다. 나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프로듀서씨- 프로듀서씨!"

 누군가가 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히익!? 나는 놀란 나머지 작은 비명을 질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생각하세요?"

 초록색과 파란색으로 된 오드아이를 가진 여성이 내게 말했다. 아, 타카가키씨. 놀랐잖아요... 오셨으면 그냥 옆에 오셔도 됐는데...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렇지만, 불러도 대답이 없으신걸요...?"

 타카가키씨는 내 옆에 와서 말했다. 아, 그랬나요?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타카가키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아, 그냥... 잠시 멍때렸습니다. 그나저나 레슨 하다가 오신 건가요? 타카가키씨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휴식시간이라서 사무소에 에어컨 바람 좀 쐬러 왔어요."

 흠... 땀을 흘리시고 바로 에어컨 바람 쐬시면 감기 걸려요. 나는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말했다.

 "어머...? 저 걱정해주시는 건가요?"

 당연하죠- 당신은 제가 관리하는 아이돌이니까요. 타카가키씨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흐응-? 그 뿐인가요?"

 음...? 그 뿐이라니요?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 모르시는 구나...! 프로듀서씨는 둔감형이시군요!"

 타카가키씨는 내게 혀를 내밀었다.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죄송합니다. 여자를 접하게 된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 허허허. 나중에 술이나 마실까요?

 "어머-! 둔감형이라고 말한 것은 취소...!"

 타카가키씨는 양손을 모으며 말했다.

 "야마모토 프로듀서씨!"

 센카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자리에서 기상해서 그녀가 있는 쪽을 봤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면서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따라갔다.

 토오코씨는 내게 손짓했다. 나는 바로 그녀에게 걸어갔다. 그녀는 그대로 사무소에서 나갔다. 나는 그녀를 따라서 나갔다.

 토오코씨는 말없이 복도를 걸었다. 사... 상무님? 나는 조심스럽게 토오코씨를 불러봤다. 그녀는 나의 부름에 답하지 않고 계속 걸었다. 나는 내가 혼날만한 일이 있는지 생각하면서 그녀를 따라갔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그녀는 망설임없이 올라간다.

 상무님...? 호출이라면 굳이 사무소까지 내려오지 않아도 되는데요...? 나는 또다시 조심스럽게 토오코씨에게 말했다. 그녀의 걸음이 멈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나를 봤다.

 "사장님께서 널 찾으셔."

 예...? 사장님께서요? 토오코씨는 할말만 하고 바로 다시 계단을 올랐다. 나는 볼을 긁적이며 그녀를 따라갔다. 사장님께서 왜 날...

 우리들은 말없이 이 회사의 최상층인 6층에 도달했다. 그리고 6층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방... 솔직히 나 같은 프로듀서가 6층에 올라올 일이 거의 없다만... 아예 갈 일도 없는 사장실을 가게 될 줄이야. 이게 무슨 일이야...?

 "미시로입니다."

 토오코씨는 사장실 문을 노크하면서 말했다.

 "어, 들어와."

 안에서 나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오코씨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옆으로 비켰다. 어...? 안 들어가세요?

 "사장님께서 날 보는게 아니라 널 보자고 하는 거니까. 난 안 들어가도돼."

 에엑... 1:1 면담입니까...?

 "걱정마. 좋으신 분이니까. 무엇보다 아버지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라... 상무님보다도 직급이 위이신데다가...

 "미시로...? 왜 안 들여보내지?"

 사장실 안에서 방금 들렸던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오코씨는 나의 등을 밀기 시작했다.

 "큰일은 아니니까. 어서 들어가...! 기다리시잖아!"

 나는 토오코씨에게 떠밀려서 사장실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사장실의 문은 빠르게 닫혔다. 에엑...!?

 "아, 자네가 야마모토 프로듀서인가...?"

  푸근한 인상을 가진 늙은 남성이 의자 등받이에 완전히 기대어 앉아있었다. 나는 주변을 살필 틈없이 늙은 남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처... 처음 뵙겠습니다...! 프로듀서 야마모토 아키라입니다...!

 "허허허. 고개를 들게. 그렇게 인사받을 정도로 난 대단한 사람이 아닐세."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사장님을 봤다.

 "이쪽으로 와서 안게나..."

 사장님은 자신의 탁자 앞에 있는 손님 대접용 소파를 가리키며 일어났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사장님께서 지정한 자리로 이동했다. 그는 중앙 소파에 앉았다. 나는 그가 앉는 것을 확인하고 앉았다.

 "음... 자네가 그렇게 커피를 잘 탄다고...?"

 사장님은 탁자에 놓여있는 믹스커피와 종이컵, 커피포트를 보면서 말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커피를 타기 위해서 움직였다. 아, 그럭저럭 탑니다. 혹시 무슨 커피를 좋아하시는지요? 블랙커피십니까?

 "음... 나는 달달한 커피가 좋네. 토오코가 맨날 블랙커피를 마시나보군."

 마침 탁자에 놓여있는 커피는 딱 달달한 종류의 믹스커피였다. 아, 알겠습니다. 나는 커피 타기 시작했다. 평소에 토오코씨에게 타드렸을 때도 비서실에서 탔었는데... 사장실은 비서실 같은 것도 없네. 그냥 눈 앞에서 해야 되잖아... 너무 부담스럽다. 나는 눈동자를 굴리면서 눈치를 살폈다. 사장님은 느긋하게 등받이에 기대어 기다렸다. 이런 높으신 분이 날 왜 부른 거야...

 커피가 완성되고 나는 사장님의 앞에 커피가 담겨져 있는 잔을 들이 밀었다. 그는 눈썹을 꿈틀거리며 커피잔에 손을 뻗었다. 나는 가만히 그의 눈치를 살피면서 기다렸다.

 "아, 자네도 타서 마셔도 된다네."

 사장님은 잔을 보다가 나를 봤다. 아...! 괜찮습니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사장님은 커피 한모금을 들이켰다. 그리고 맛을 음미했다.

 "음... 듣던대로 잘 타는군."

 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잔을 내려놨다. 가...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자네는 몇 살인가?"

 사장님은 나를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직급의 차이로 나를 압박해오는 중압감이 굉장이 컸다. 24살 입니다... 나는 굳은 온몸 중에서 그나마 덜 굳은 입을 움직였다. 사장님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24살...? 그것보다 어린 줄 알았는데..."

 사장님은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흠... 자네가 토오코에게 맞선에 관해서 조언을 해주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사장님은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나는 지난 과거를 떠올려봤다. 확실히 그랬었다. 상무실에서 조언해주거나 직접 데이트를 해보기도 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장님께 답했다. 네... 그랬습니다.

 "흠... 그렇군."

 나는 조용히 사장님을 봤다.

 "자네... 우리 토오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지?"

 사장님은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예...? 사... 상무요? 사장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뜬금없이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지...? 곤란한 걸...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사장님께 답했다. 아주 뛰어난 직장상사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의 처리속도와 정확도는 경이롭기 그지없고... 저희 직원들을 많이 생각해줍니다.

 "흠... 아니... 그런 것 쯤은 잘 알고 있고 그... 여자로서의 토오코말일세."

 사장님은 인자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 여자로서의... 예?

 "토오코에게 계속 맞선자리를 마련해줬지만 영 잘 풀리진 않고... 자네에게 조언을 받았다는 날 이후로 매일 자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더군. 아무래도 자네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네만... 자,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아무래도 사장님은 자기 딸 어떻냐? 여자로서 매력있느냐? 너도 혹시 마음이 있다면 둘이서 교제하는 것을 허락해주겠다. 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날 부른 것이 이런 이유였냐...!? 나는 볼을 긁적이며 웃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네. 남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의 토오코는 어떤가를 알고 싶을 뿐이네."

 음... 상당한 미인에 몸매는 현직 아이돌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다만...

 "다만...?"

 따님께서는 뭐랄까... 무뚝뚝한 성격이 매력을 가린다고 해야할까요? 평소에 잘 웃지 않고요. 웃긴 이야기를 들어도 웃음을 참으려고 합니다. 아, 물론 따님께 말씀드린 사항들입니다. 그래서 요즘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음... 확실히 토오코가 굉장히 무뚝뚝하지. 여자 치고는... 그래도 자네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꽤나 밝아지는 것 같네만..."

 밝아진다고...? 웃는 것도 어색한 토오코씨가 어떻게 밝아지는 거지...? 상상이 좀 가질 않는 걸...?

 "자네 여자친구 있는가?"

 사장님은 잔을 들면서 말했다. 아직은 없습니다...

 "그렇군... 혹시 말일세."

 사장님은 커피 한모금을 들이키고 말했다. 나는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자네만 좋다면 사윗감으로 삼고 싶은데... 자네가 내 사위로 들어온다면 사장자리를 양도할 생각이라네. 나도 슬슬 은퇴할 나이가 되서 말이지?"

 ...? 예? 사... 사위요? 죄송하지만 그런 중요한 일을 제게 이야기 하시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사장님은 허공을 봤다.

 "토오코가 자네를 좋아하는 것 같거든. 유능한 부하가 아닌 한명의 남자로서 말이지... 자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토오코의 얼굴은 굉장히 행복해보였어. 그 얼굴은 어렸을 때 이후로 본적이 없는 얼굴이었으니까."

사장님은 한 템포 쉰 후에 말을 이었다.

 "토오코가 무뚝뚝해진 것도 내 탓일지도 모르지. 내가 이 프로덕션의 사장이라는 이유로 어렸을 때부터 친구들과 놀아야 될 시간에 교육을 받았으니까... 미안했어. 아버지로서..."

 사장님은 고개를 땅바닥으로 떨궜다. 나는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솔직히 결혼 상대는 토오코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승낙해주고 싶었어. 그게 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아버지의 도리랄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토오코가 좋아하는 남성이 없다는군. 아마, 남자를 만나볼 시간이 없어서 그런것 같은데..."

 사장님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나를 봤다.

 "강요는 하지 않겠네. 우리 딸과 교제해주겠나...?"

 사장님은 조용히 나를 봤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사장님...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솔직히 이것을 승낙한다면, 내게는 엄청난 조건이다. 하지만 그걸로 괜찮을까? 토오코씨는 아직 남자를 많이 만나보지 않았다. 심지어 나와 알게 된지 1년도 되지 않았다. 너무 성급한 판단이지 않을까...? 나같은 2년차 프로듀서말고도 좋은 남자는 이 세상에 널렸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리고 사장의 자리에 걸맞는 중압감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나는 입을 열었다.

 야마모토 아키라라는 이름을 걸고 프로듀서 일을 시작한지 2년... 아직 제게는 한명의 여자를 책임질 수 있을 능력이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따님께선 아직 남자를 많이 만나보지 않으셔서... 심지어 저와도 알고 지낸지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교제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직장 상사와 부하의 관계로 밖에 만나본 적없고요. 무엇보다 저는 아직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군요. 아직 일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사장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죄송합니다. 이 제안...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알겠네. 자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야... 자네의 의견을 존중하겠네. 가봐도 좋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님께 가벼운 목례 후, 사장실에서 벗어났다. 어쩌면 내가 어리석은 판단을 내렸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를 위해서도 토오코씨를 위해서도...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믿는다. 나는 그대로 최상층에서 내가 있어야 될 3층으로 내려갔다.

 

 

안녕하세요. YamamotoAkira 입니다. 오랜만에 아이커뮤 창작글판에 글 올리네요;;; 뭐랄까... 급하게 끝낸 감이 없지 않아 있을겁니다.

스토리 구상이 잘 안 되어서 걍 적당히 끝내고 새로운 글이나 쓰려고요... 보니까... 주변에 꽤나 재미있게 되어 있는 글들이 많던데

시나리오 형식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꽤나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나도 해볼까? 라고 생각했지만 재미있는 스토리를 뽑아

내야 효과가 있어보여서요... 그냥 생각만 하겠습니다. 솔직히 여기에 이번 글 올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그래도 시작해놓은 것은 끝내야

하는 성격이라서... 부족한 마무리지만 올려놓고 가겠습니다. 다음 소재를 사용할 친구를 찾으러 전 떠납니다- 잘자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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