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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제 33페이지 - 뜻밖의 부탁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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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9, 2016 14:08에 작성됨.

 한적하기 짝이 없는 사무소. 나는 내 담당 아이돌들의 일정들을 정리했다. 나의 손은 한적한 분위기의 사무소와는 정반대로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바쁘게 움직이던 나의 손을 멈추게 했다. 칫... 이런 바쁠 때에 전화가 와버리나...? 나는 휴대폰을 꺼내어 발신자를 확인했다. 응...? 이 사람이 내게 왜 전화를 하는 거지?

 휴대폰 화면에는 '상무님'이라는 문자가 보였다. 여보세요. 야마모토 아키라입니다...

 "아, 야마모토군. 일하는 도중에 미안하군. 잠시 위로 올라와 주겠어?"

 아, 괜찮습니다. 바로 올라가겠습니다. 상무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상무님의 호출인가요?"

 내 옆자리에 있는 마에바라씨가 말했다. 예... 무슨 이유인지는 말씀하시진 않는군요. 마에바라씨는 실실 웃었다.

 "뭐... 그분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불러내곤 하시죠. 애초에 저희와 그녀의 위치는 거의 하늘과 땅 차이니까. 굳이 이유를 붙일 필요가 없겠죠. 힘내십쇼...!"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그대로 사무소에서 나갔다.

 상무실은 이 회사의 최상층인 6층에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사무소는 이 회사에서 3층에 있다. 거참... 계단도 많은데 자꾸 오라 가라 하는 거냐... 나는 궁시렁대면서 계단을 올랐다.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올라서 나는 6층에 도달했다. 이 구간에서부터는 회사의 고위급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곳으로 평범한 프로듀서인 내게는 되도록이면 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나는 상무실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했다. 야마모토 아키라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응. 들어와."

 상무의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온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돌려 상무실의 문을 열었다.

상무는 상무실에 있는 손님 대접용 소파에 앉아있었다. 언제나 드시는 블랙이면 되겠습니까? 나는 비서실 쪽으로 이동하면서 말했다.

 "아니. 오늘은 커피를 마실 기분이 아니군."

 상무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나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 기분이 안 좋으신가...? 불러내시면 일단 커피부터 내려오라는 그녀가... 오늘은 커피를 안 마신다니. 별일이다. 상무는 멍하게 허공만 보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상무를 불렀다. 사... 상무님?

 "아, 미안해... 잠시 생각에 빠졌었어."

 상무는 눈을 감으면서 말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들어는 드릴 수 있는데요...

 "그렇겠지?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것보단 남에게 털어놓는 것이 낫겠지?"

 상무는 눈을 뜨면서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말이지. 또 맞선을 보고 왔는데 실패해서 말이지."

 상무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맞선인가요...? 굉장히 자주 하시는 것 같은데... 그래서 이번에는 어떻게 실패하신 거죠?

 "상대 측에서 겁먹어서 달아났어."

 ... 도대체 무슨 행동을 취하신 거죠?

 "음... 난 자네가 말한 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만...?

 상무는 표정을 바꾸면서 말했다. 자... 잠깐만요!? 상무는 상대를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그러지? 무슨 문제라도...?"

 죄송하지만 굉장히 큰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 거울이 있으니 자신의 표정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탁자에 놓여있는 거울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상무는 거울 속에 있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놀랬다.

 "음!? 내가 이런 얼굴을 했었어!?"

 제가 미소 짓는 것이 좋다고는 말씀드렸지만... 누굴 잡아먹을 표정을 지으라곤 말씀 안 드렸습니다만... 미소 연습이 필요할 것 같아요.

 "흠... 미소 연습이라... 어떻게 해야 하지?

 상무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 에엑...? 연습이요? 음... 거울을 보면서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저도 이렇게 말하면서 미소가 어색하니까요. 뭐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없군요. 나는 상무의 시선을 피했다.

 "음... 뭐 표정은 그렇다고 쳐도... 가장 중요한 것이 없다."

 상무는 팔짱을 끼면서 눈을 감았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가장 중요한 것이요?

 "경험이 부족해."

 예...?

 "경험이 부족하다고... 자네도 잘 알다시피 난 한평생 일만 해서 말이지. 남자를 만난 적이 없어."

 응...? 회사에서도 남자들 많은데요...? 저도 남자입니다만...

 "사적으로 말이지... 그래서 야마모토군에게 부탁할 것이 있어."

 상무는 탁자에 양손을 내려놓았다. 나는 가만히 그녀를 봤다.

 "나와 데이트를 해줬으면 좋겠어."

 ...!? 상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러지...? 못하겠나?"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아... 그건 아니지만 그 상대가 굳이 저일 필요가 있는지... 다른 상대들도 많지 않나요?

 "뭐... 그렇긴 하나 다른 사원들은 전부 나를 무서워한다고... 야마모토군이 그나마 날 덜 무서워하고 나와 친하다고 생각해서 말이지..."

 상무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뭐... 저라도 괜찮으시다면야... 그 데이트라는 거 어울려드릴게요.

 "오...! 정말인가!? 고맙군...! 고마워. 야마모토군...!"

 상무는 양손으로 나의 오른손을 잡으며 말했다. 에에...!? 그렇게 기뻐하시는 겁니까!?

 "음... 그러면 데이트는 언제 하는 게 좋지? 내가 부탁하는 일이니. 자네가 편한 날로 하겠네."

 상무는 탁자에 놓여있는 달력을 들면서 말했다. 어... 뭐 보통은 주말에 만나지 않나요? 평일에는 저나 상무님이나 바쁘니까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번 주 주말은 괜찮나?"

 상무의 얼굴에 미소가 생겼다. 상무님...? 지금이에요. 지금... 나는 거울을 들이대면서 말했다. 상무는 고개를 들고 거울 속을 봤다. 그게 '미소'라는 겁니다. 상무님... 상무는 조용히 거울 속을 들여다봤다.

 "... 그렇군. 이게 미소라는 건가...? 그나저나 내 질문의 답은...?"

 상무는 거울 속의 자신을 감상하면서 말했다.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저는 어느 주말이든 상관없습니다. 여유롭습니다.

 "그래...? 좋아... 거울은 언제까지 들고 있을 셈이지?"

 상무는 달력에 무언가를 체크하면서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나는 거울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자연스러우셨습니다. 그 미소...

 "그... 그래? 다... 다행이군. 그나저나 데이트할 때는 주로 뭘 하지...?

 상무는 달력을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그건 상황마다 다릅니다만... 보통은 영화를 보러 가거나 쇼핑을 가거나 밥을 먹는다거나... 그냥 산책하기도 하고요.

 "음... 선택사항이 굉장히 많군... 이걸 하루 안에 다 소화할 수 있는 건가?"

 상무는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굳이 전부 다 할 필요는 없어요. 하고 싶은 거 하고 시간 되면 헤어지고... 다음에 또 만나서 못 했던 것들 해도 됩니다.

 "그... 그렇군. 알았어... 복장은 어떻게 갖추면 되는 거지?"

 상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음... 활동하기 편한 복장이 좋지요.

 "음... 그러면 이대로 가도 되는 건가? 난 이게 편한데...?"

 아... 아뇨. 저희는 놀러 가는 거지. 일하러 가는 게 아닌데요. 나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그럼 뭘 입어야 하는 거지?"

 상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음... 일상적인 복장을 입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원피스라든지...? 블라우스와 핫팬츠라든지... 여러 가지 있잖아요? 여성의류들...

 "흠... 그렇군. 알았어."

 데이트 코스에 관해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상무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했다.

 "음... 고마워. 야마모토군. 자네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 것 같아."

 헤헤... 별말씀을... 그렇게 어려운 부탁도 아닌걸요...?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중에 내가 답례를 하겠네..."

 답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라서 괜찮은데요...?

 "아니. 나는 받고 되돌려주는 주의라서 말이지. 사양할 거 없어."

 상무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사양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비싼 거는 조금 부담스러워서...

 "음... 생각해보니 자네. 술을 좋아한다고...?"

 예... 비싼 양주 말고 값싼 맥주가 좋습니다. 제 입맛이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요. 답례라면, 맥주 한잔 나중에 사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네...

 "흐음... 검소하게 생활하는군... 알았네. 나중에 맥주 거하게 사겠네. 나도 사실 술을 좋아해서 말이지."

 ...네? 술을 좋아하셨어요!? 마시는 모습 한 번도 뵌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아, 당연하려나요? 같이 술자리를 가진 적이 없었으니까...

 "음... 이번 기회에 같이 술이나 마시지."

 상무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아, 네... 감사히 잘 마시겠습니다...

 "그나저나 자네는 주량이 어느 정도지? 혹시 술에 강하나? 아, 강하려나? 술을 좋아하는 정도면..."

 아뇨... 아뇨. 술을 좋아한다고 주량이 세면... 세상의 대부분의 사람들의 주량이 매우 강할 겁니다. 전 그렇게 강하지는 않습니다. 맥주 1잔 마셔도 얼굴이 빨개져서...

 "음...? 사내대장부가 맥주 1잔에 얼굴이 빨개지다니... 의외인데 야마모토군...? 아, 어려서 그런가?"

 상무는 나를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면서 말했다. 저 이래 봬도 24살입니다만... 결코 어리지는 않아요. 성인입니다.

 "자네가 너무 어려 보여서 말이지. 솔직히 아이돌들과 같이 있으면 자네가 친구인 줄 알았어. 아, 자... 잠깐만...?"

 상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응...? 갑자기 왜 그러세요?

 "생각해보니... 자네에게 이 부탁을 하는 것이 굉장히 미안해지려고 하는군..."

 엥...? 왜 그러는지 여쭤 봐도 되나요...?

 "자네랑 나와의 나이차가 좀 있지 않나... 나이 많은 아줌마가 어린 남자를 꼬드겨서 끌고 다니는 꼴이지 않나..."

 음...? 그래요? 저랑 별로 차이 안 나는 줄 알았는데... 워낙 미모가 출중하셔서...

 "말은 고맙지만... 이래 봬도 난 30대라고...? 괜찮겠어?"

 상무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에이... 전 또 뭐라고...!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요? 좋으면 만나는 거고 하는 거죠... 뭐. 다만, 제가 너무 키가 작아서... 괜찮으신가요?

 "괜찮아...! 키는 중요하지 않아!"

 상무는 나의 어깨를 치면서 말했다. 저도 키가 크고 싶네요... 으으...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미안해..."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어요. 어디까지나 저희 집 유전자의 문제니까... 큽... 아무튼, 이번 주 토요일에 뵙는 거죠? 뵐 장소는... 상가 쪽이 좋겠죠?

 "응. 그쪽이 좋겠어."

 그렇다면... 그때 뵙도록 할게요. 저 이제 가봐도 될까요? 상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고생하세요. 나는 조용히 일어나서 상무실에서 나갔다.

"여! 아키라. 상무실은 잘 다녀왔어?"

 사무실로 돌아오니 타쿠미가 나를 맞이했다. 응? 내가 상무실에 간 건 어떻게 알았어? 타쿠미는 옆자리에 있는 마에바라씨를 가리켰다. 아... 나는 자리에 앉았다.

 "상무님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마에바라씨는 내게 질문해왔다. 아, 뭐... 털리지는 않았다.라고 말씀드리면 되나요?

 "아, 그럼 간단한 면담하고 오셨겠군요."

 네... 뭐 그렇죠. 마에바라씨는 무언가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는 자신의 작업에 몰두했다. 제가 털리기를 바라시는 건 아니겠죠...?

 "에이... 설마요?"

 마에바라씨는 모니터를 보면서 말했다. 타쿠미는 레슨 끝났나? 나는 타쿠미를 봤다.

 "응."

 타쿠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어?

 "아니...? 그냥... 그나저나 주말에 시간 돼?"

 어... 주말? 나는 아까 상무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미안해. 선약이 있다...! 타쿠미의 표정이 순식간에 죽었다. 아이... 그런 표정 짓지 마... 너 안 그래도 나랑 주말에 자주 보잖아...

 "그... 그랬던가...?"

 타쿠미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응... 요즘 들어서 매주 보는 것 같습니다. 아이돌... 그것도 아침에 눈을 뜨면 말이죠. 그런 거 볼 때마다 네가 참 부지런하구나 싶더라...?

 "응...? 아침에 눈을 뜨면...? 무슨 이야기죠?"

 마에바라씨가 작업을 멈추고 나를 봤다. 아... 음. 그게 말이죠? 주말마다 타쿠미와 함께 조깅을 합니다...! 아침 조깅...! 요즘 운동이 부족한 것 같아서 말이죠...! 마에바라씨는 입꼬리를 올리며 나와 타쿠미를 봤다.

 "헤에...? 그래요?"

 "아키라가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해. 인마..."

 타쿠미는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 어... 어이. 마에바라씨. 나보다 선배라고...!

 "아아! 괜찮아요. 무카이양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그렇군요... 두 분은 주말마다 같이 조깅을 한다고요? 부럽네요. 저도 란코와 함께 주말에 조깅이나 해볼까요...?"

 마에바라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그를 무시하고 타쿠미를 봤다. 아무튼 미안. 다음에 하자. 타쿠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응... 알았어."

 그 대신 오늘 저녁은 내가 고기를 사주지. 그럼 됐나?

 "오오...! 고기! 좋지...! 기대한다! 기대한다고...!"

 타쿠미는 표정은 금방 살아났다. 고기 참 좋아하네. 이 꼬맹이... 나는 타쿠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고기가 좋더냐...? 타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오... 그럼 저도 란코와 함께 저녁식사를 해볼..."

 마에바라씨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이 사람은 왜 자꾸... 우리를 따라 하려는 것 같지...?

 

 

뜻밖의 부탁 1화 끝.

 

안녕하세요. YamamotoAkira 입니다. 음... 일단, 죄송해요. 글을 굉장히 늦게 올리는데요... 주말에는 일하기 때문에 타이핑이나 폰으로 쓰는게 좀 제한이 되어서 말이죠. 더군다나... 주말에 5만원 빵꾸나서 그거 메꾼다고 멘탈이 빠개져서(?) ㅠㅠ... 내 월급...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와서 '상무님'을 소재로 스토리를 짜봤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등장하는 타쿠미...! 하지만... 상무님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출연이 적습니다... 허허허...

아무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무님과 데이트해보는 스토리입니다. 결말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정하진 않았습니다만... 얀데레는 음... 상무님 위치상으론 좀 그렇고 집착을 강화시킬 수도 있겠죠...? 원하신다면 댓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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