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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노미야 아스카: 고독을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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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7, 2016 22:23에 작성됨.

왜 내가 고독을 즐기는 걸까. 왜 나는 홀로 있을 때의 공기가 내 피부를 타고 흐르는 걸 즐기는 걸까.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그 기원도 내 마음도 단 한 번도.

 

생각해보면 나는 언제나 정체되있었을지도 몰라. 적어도 그 사람이 내 안으로 비집고 들어왔을 때 까지는. 나는 사람을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다가오는 사람은 늘 같다. 나를 받아들이지도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저 거부하지. 나를 존재를 존중할 생각도 없이 나를 그들이 만들어낸 틀에 넣으려고 한다. 그래나 왜? 내가 나를 포기할 이유가 없는걸, 그래서 난 그들을 거부했다. 아, 그래 이거로구나.

 

그러나 나는 그것을 아픔이라 지각한 적 없다. 적어도 그 사람을 만나기 전 까지는 아아- 그래 이미 말했지. 하지만 중요한 건 두번 말한다....라는 것도 있으니까.

 

기대하지않고 그저 똑같이 대했다. 어차피 그 사람도 이전처럼 지쳐서 포기하겠지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끈질기게 비집고 들어오려고했다. 내 안을 궁금해했고 다가오려고 했다.

 

내게 말을 걸었지.

 

내 말을 이해해보려고 진땀을 흘리며 얼굴을 찡그리다가, 내 기분을 살피며 이내 얼굴을 다시 피는 모습에 속으로 조금 웃어버린 적도 있다.

 

바보같은 사람....이런 사람도 있는게 신기헤서 한 번 그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봤다.

 

그리고 만난 사람은

 

"새로운 자로구나! 그대도 영혼의 소유자인가?(새로운 분이네요! 이분도 뛰어나신가요?)"

 

나쁘지않은 울림. 나와는 비슷하지만 재밌게 다른 아픈 아이였다.

 

적어도 신선한 자극 정도는 되겠지.

 

적어도 내가 거부되지않는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의심한다면 그 사람은 언제나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무모할 정도로 내게 장담하면서 약속했다. 새로운 세계가 이 앞에 있다고, 반드시 거기까지 올려줄거라고 그는 말했다. 정말이지 내가 말리고 싶은 무모함에 홀리듯 이끌려버렸다. 뭐, 배신하는 건 취향이 아니니까. 적어도 그 사람이 그렇게 하는데 내가 멋대로 나와버린다면 그건 배신이니까말이다.

 

그리고 내가 마주한 세계는 정말로 나를 맞아들이고 나에게 환호해주었다. 홀로 빛을 받아 서있는 이곳을 향해, 나의 이름을 외치며 빛무리가 나에게 소리친다. 그 소리에서 들리는 감정은 명백한 환호, 기쁨.

 

처음에는 놀랐다. 내가 누군가 앞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환호받는 걸 가정해본적도 없는데, 내가 보는 풍경은 언제나 텅 빈채 메마른 세상. 나에게 관심없이 그저 한 번 흘끗 보고서 스쳐지나가는 무시의 세계. 나는 관망자. 그것이 나의 세계였을터인데.

 

이건 전혀 다르다. 격렬한 라이브 후 였기 때문일까 호흡이 가빠졌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나에게 존재를 알린다. 그렇게 나는 아이돌이 되었다.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앎으로서 나는 성장한다. 처음겪는 세계, 이게 아이돌....

 

그러다가도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다. 사람의 마음은 그런 거니까. 그래서 돌아갔다. 내가 언제나 있던 곳, 관망을 위한 장소. 누구도 신경쓰지않고 나는 멀리까지 아울러 관찰할 수 있는 장소. 때때로 바람이 불어 내 저항의 상징을 흔들어 내게 그것을 상기시켜주는 장소.

 

똑같은 날씨, 똑같은 장소....내가 관망하며 자아를 탐구하던 곳. 때때로 나를 스치는 바람이 제법 반가웠던 곳. 그리고 누구도 오지 않을 곳.

 

그곳에서 나는 즐겁지도 않고 사색할 수도 없었다. 오직 느껴지는 것은 '부족함' 그리고 '추위'.

 

처음에는 사무실에서 나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바람에 실려오는 추위가 서서히 옷을 넘어 나에게 파고들었다. 바람을 피하듯 나도 옷 안으로 고개를 조금 넣고 있었다. 나는 뭐가 잘못된 걸까. 고장난 것 처럼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다.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 나는, 나는, 그 동안 잘해왔다. 그런데, 뭐가 부족한 거야? 한참을 서성이고 몸을 더듬으며 생각했다. 아니 충격에 얼이 빠졌다. 라는 말이 맞겠지.

 

빛이 가시고 개와 늑대가 구분되지않는 어스름 속에서도 나는 그대로였다. 얼이 빠진 채,

 

"찾았다! 맹우여-!"

 

아예 주저앉아 우두커니 있는 때였을까.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는 그 사람도 같이 있었다. 거친 숨을 내쉬며 헝클어진 옷차림이 그의 행적을 말해줬다.

 

그리고 나는 짐짓 괜찮은 척 일어나려했다. 사람을 멀리하고 나를 추구하기로 할 때 생겨난 것. 어찌보면 자존심. 나를 드러내지않으려는 것.

 

그리고 천천히 곱씹어봤다. 그 사람이 할 행동을, 멋대로 튀어나가서 하루를 낭비했으니 좋은 소리는 못 듣겠지. 아, 최악이다. 배신해버린거잖아. 그 사람을. 그리고, 난 곧 내 실책을 깨달았다. 그 사람은 전혀 다른 바보같은 사람인걸.

 

란코도 그 사람도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말없이 우리는 그렇게 있었다.

 

"기분좋은 바람이네요"

 

"내가 머무는 세계가 한 눈에 들어오는구나!(경치도 아름다워요!)"

 

그리고 나는 그 말에 긍정하고있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바람이 기분좋았다. 추위도 부족함도 없이. 내 옆에 맞닿을 듯 아슬아슬하게 앉은 둘에게서 미약한 흐름이 내 피부에 살짝 닿았다.

 

익숙해. 사무실에서 느끼던 그 공기다.

 

.....아, 그런 걸까. 나는 알아버린거다.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그 순간의 따뜻함을.

 

“아스카 씨, 이게 당신이 보는 세계인가요?”

 

“.......”

 

“나에게도 자비를 다오!(저희에게도 소개시켜주세요!)”

 

.....그 말에서 직감했다. 이젠 돌아갈 수도 없다고.

 

 

 

“그런 이야기야”

 

아스카는 프로듀서를 돌아보지않은 채 침묵하다가 말을 이어나갔다.

 

"너는 나에게 고통을 알려줬어. 추위가 뭔지도 알려줬어. 고독이 뭔지도 알려줬어. 나는 그동안 그런 것 없이 존재해왔는데....너 때문에...그런 걸 알았어."

 

"그렇습니까..."

 

프로듀서가 조금 다가와 아스카의 뒤에 섰다.

 

 

""그러니까/그렇다면""

 

""네가 책임져야겠지/제가 책임져야겠지요""

 

아스카의 등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

 

역시 독백에는 아스카입니다. 오늘은 특유의 아스카 성을 잘 드러내지 못 한 것 같지만.....봐주세요. 

 

최근 아이패드용 키보드 케이스를 장만했습니다. 노트북 산 기분입니다. 드디어 모바일 연재에서 벗어났습니다. 꺄르륵. 쓰라는 자소서는 안 쓰고 일단 소설부터 써보는 훌륭한 P의 자세

 

편지 시리즈로 쓰려다가 그냥 선회해서 이렇게 썻습니다. 레슨실에 넣어서 갈아버리는 엔딩은 아닌 거죠. 그러나 아스카 양은 14살. 하하

 

이거 얀데레로 써도 될 것 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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