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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노트 제 32페이지 - 절망의 늪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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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7, 2016 15:31에 작성됨.

언론이 조용하다. 아무래도 마유가 사진을 풀지 않은 모양이다. 뭐... 다행이긴 하지만 풀었으면 풀은데로 재미있는 해프닝이 있었지 않을까...? 아아... 나는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일자리가 없어진다. 일자리가...! 나는 열심히 키보드 자판을 두들겼다.

"프로듀서-"

 린은 애교담긴 목소리로 말해왔다. 린... 너 원래 그런 캐릭터 아니었잖아? 너는 좀 더 쿨한... 린은 내 옆으로 의자를 끌고 와서 앉았다.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왜- 이러는 편이 더 좋지 않아?"

 어... 뭐. 그쪽이 더 나이에 걸맞고 귀엽다만... 갑자기 캐릭터가 바뀌니까. 적응이 되질 않는다고... 나는 수첩을 꺼내어 린의 스케쥴을 확인했다. 그녀의 스케쥴을 보니 '휴가 중'이라는 말로 크게 적혀있었다. 어이... 너 휴가 중이라고 적혀있는데 왜 여기에 있는 거냐? 나는 수첩을 펼쳐서 린에게 보여줬다.

 "응! 휴가 중인데...?"

 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너 휴가 중이라는 의미를 모르는 건 아니겠지? 왜 여기에 있는 거냐. 집에서 쉬라고... 너 일정 소화하는데에 힘들었잖아?

 "저는 휴가 동안 유령사원이랍니다-"

 린은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거참... 너 그러다가 상무에게 걸리면 잔소리 듣는다. 쉴 때 안 쉰다고...

 "괜찮아...! 적당히 잘 숨어다니고 있다고...!"

 린은 엄지를 세우며 말했다. 어이... 이미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널 보고 있거든요...? 물론, 신경은 쓰지 않지만... 네 일정은 나랑 이 회사의 괴물이 알고 있지만...

 "이따가 일정 있어?"

 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미안... 오늘은 미유씨랑 약속 있어서 말이야. 린은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오늘이 그날이었나...?"

 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이따가 메시지 보낼 테니까. 맞춰서 나와. 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무소에서 나갔다. 그나저나 회사측에서도 너무하네. 휴가 갔다 오고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정을 넣어버린 거야? 물론, 라이브가 아니라 토크쇼 출현이라 따로 레슨은 필요 없겠지만... 애좀 적당히 굴려라... 나는 툴툴 거리면서 키보드를 두들겼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아, 안녕하세요. 미후네씨. 오셨어요? 미유씨의 표정이 좋아보인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에 있을 약속 때문이겠지. 순진한 사람. 불쌍한 사람. 나는 이미 당신에 대한 감정이 식어버린지 오래인데... 아직도 눈치를 못채고 있어.

 "오늘은 오랜만에 저녁식사 같이 하네요..."

 예. 드디어 같이 식사를 하네요. 뭐 드시고 싶은 거라도 있으신가요? 미유씨는 내 옆에 앉았다.

 "저는 프로듀서랑 함께라면 뭘 먹어도 좋아요."

 미유씨는 내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도 모처럼 오랜만인데 같이 하는 식사인데 생각해두세요. 나는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많이 생각하세요. 오늘 이후로 아마 같이 식사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물론, 당신이 버텨낸다면야 식사할 기회는 있겠지만... 당신이 과연 버틸 수 있을 지가 의문이군요. 미후네 미유씨.

 "그럼...! 퇴근하기 전까지 생각해두고 있을게요! 그럼 전 레슨 받고 올게요-"

 미유씨는 내게 손을 흔들면서 사무소에서 나갔다.

미유씨가 나가자 마유가 사무소로 들어온다. 그녀는 내게 다가왔다. 어, 마유. 왔나?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마유에게 아주 큰 변화가 생겼다.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던 마유는 더 이상 나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뭐랄까... 나를 무서워 한다고 해야하나? 내게 순종적으로 바뀌었다. 저번에 있었던 사건이 꽤나 크게 작용한 모양이다. 오늘 무슨 날인지 알지?

 "네... 알고있죠."

 마유의 몸이 약간 떨리고 있었다. 어이... 누가 보면 내가 혼내고 있는 것 같잖아? 왜 그렇게 떠는 거냐? 이리와서 앉아봐. 나는 내 옆에 있는 의자를 가리키며 마유에게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 옆에 앉았다. 나는 그녀의 귀에다 속삭였다. 나는 솔직히 네가 진짜로 사진을 뿌릴 줄 알았는데... 사진을 안 뿌렸더라?

 "사진 전부 지웠는 걸요... 이제 뿌릴 사진도 없어요..."

 마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실실 웃으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잘 했어. 그렇다면 나는 네게 더 이상 할 거 없다. 우린 그냥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야. 그러니까... 무서워 하지 말고...

 "네... 네."

 그나저나 오늘 무슨 날인지는 알고 있지?

 "네..."

 마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이따가 연락하면 맞춰서 나와줘. 자세한 내용은 메시지로 말해주지.

 "네..."

 나는 수첩으로 마유의 일정을 체크했다. 오늘은 댄스 레슨이네? 고생해라. 마유. 네 라이브도 얼마 안 남았구나. 마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따가 보자고...? 잘 가. 나는 마유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내게 손을 흔들면서 사무소에서 나갔다. 아아... 마유는 재미가 없군. 애가 너무 재미없게 변했어.

"야마모토군 있나?"

 사무소에 상무가 찾아왔다. 아, 예.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상무는 내게 손짓했다. 나는 빠르게 그녀의 곁으로 갔다.

 "상무실로 가지."

 상무는 문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 아, 예... 나는 상무의 뒤를 따랐다. 그럴 거면 굳이 내려올 필요가 있었나...? 휴대폰으로 연락해도 되잖아... 뭐, 상무 쪽에서 힘든 거지. 내가 힘든 건 아니니까. 상관은 없으려나?

 상무실로 들어왔다. 상무는 중앙 소파에 앉았고 나는 그녀의 오른쪽에 소파에 앉았다.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는지요...? 나는 상무를 보면서 말했다,

 "요즘 자네의 능률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군. 그건 좋은데..."

 상무는 내 앞에 몇 장의 사진을 늘어놨다. 음...? 이 사진들은 뭡니까? 나는 사진들을 봤다. 사진 속에는 나를 포함한 1명의 소녀가 찍혀있는 사진들이었다.

 "자네가 최근에 아이돌과 굉장히 가깝게 지내는 것 같군."

 이건... 린과 장봤던 사진... 이건 린과 내 집에 들어갔었던 사진이고... 이건 마유네 집에 갔었던 사진인가...? 칫. 파파라치인가...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표정을 보아하니 사실인 것 같군. 그래서 자네에게 충고를 하기 위해서 불러냈다네."

 나는 가만히 상무를 봤다.

 "자네와 그녀들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거야. 나는 자네를 믿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행동은 삼가해줬으면 하네."

 상무는 사진을 보면서 말했다.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

 "가봐도 좋아."

 상무는 사진을 모아서 자신의 주머니에 넣었다. 예... 조심하겠습니다. 나는 상무에게 목례하고 상무실에서 나왔다. 제길... 어떤 자식이지? 귀찮게 됐군. 주변을 잘 살펴야겠군. 누가 우릴 촬영할 지 모르니까. 나는 손톱을 물어 뜯으면서 내려갔다.

나는 미유씨와 함께 레스토랑에 왔다.

 "아키라씨...?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안절부절못하시는 것 같은데..."

 미유씨는 근심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말해왔다. 아, 아뇨... 그냥 주변에서 누가 저희를 보지는 않는지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사쿠마씨와 시부야씨가 저희 관계를 신경 쓰고 있다고 했었죠?"

 아, 예... 그랬었는데 요즘은 조용하네요. 나는 주변 탐색을 마치고 미유씨를 봤다.

 "이참에 밝혀버릴까요?"

 미유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에이... 미유씨도 참... 그렇게 되면 곤란해지는 거 아시잖아요?

 "왜요...? 저희가 서로 좋아해서 사귀는 건데... 이 세상은 참 이상한 것 같아요. 사랑을 하는데에 제한을 두다니... 특히 아이돌계에선..."

 그야... 아이돌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동경받거나 사랑을 받는 존재니까요. 개인을 선택해버리면 모두를 져버리는 그런 겁니다.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직업 특성상...

 "아이돌은 정말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것 같아요..."

 미유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 외로운 싸움이라곤 할 수 없죠. 아이돌에게는 항상 프로듀서가 붙어 다니니. 같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거겠죠. 당신 곁에 제가 있는 것 처럼...

 "아키라씨를 독차지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요...?"

 미유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네요. 프로듀서는 모든 아이돌을 서포트해야할 의무가 있죠. 관리 대상이 아닌 아이돌도 담당 프로듀서가 부재하면 도와줘야하니까요.

 "정말이지... 저나 당신이나 고생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가요...? 저는 미유씨 쪽이 더 고생하고 계신다고 생각했지만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그게 쉬운 일은 아니죠. 팬들이 있다면 안티팬들도 있을 텐데... 그 사람들도 신경쓰려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요. 저희는 당신들에게 일을 물어다주고 관리해주는 일만 하면 되니까. 물론, 일 터지면 수습해야하는데에 좀 고생이지만 제가 관리하는 아이돌들은 일 터트릴 만큼 말썽쟁이들은 아니니까. 안심이랍니다.

 "후훗...! 언제나 저희를 이끌어주셔서 감사해요. 아키라씨."

 우리들은 꽤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식사를 진행했다. 내가 만약에 린이나 마유에게 꼬리잡히지 않고 협박을 당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분위기에서 식사를 했을 텐데... 그리고 더 미유씨를 사랑할 수 있었을 텐데...

 아, 미유씨.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미유씨는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그대로 화장실로 이동했다. 화장실로 들어와 나는 두 소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들을 호출하는 메시지. 오늘... 미유씨에게 모든 것을 말해줄 생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얘기해주고 미유씨와 헤어질 생각이다. 내가 아이돌과 사귄다니... 정말이지...

 - 지금 바로 갈게-!

 - 네... 지금 갈게요.

 두 소녀의 답장이 날아온다. 그녀들의 답장을 보면서 오늘 상무실에서 본 사진들이 떠오른다. 내가 사는 집이라든지. 마유네 집이라든지. 어떻게 거기까지 따라와서 안으로 들어가기 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일까? 이건 거의 '스토킹' 수준 이잖아. 미유씨와는 최근에 함께한 적이 별로 없어서 찍힐 틈이 없었던 것일까? 찍힐 수 있다면 오늘이 기회. 주변을 잘 살펴서 파파라치를 잡아내야지. 빌어먹을 녀석... 걸리기만 해봐라. 나는 이를 갈면서 화장실에서 나갔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들은 항상 헤어지던 다리 위로 왔다. 이쪽으로 오면서 파파라치로 보이는 녀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만약 차량을 타고 사진을 찍는 녀석이었다면 우리를 따라오는 차량이 있어야 하지만 차량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파파라치가 쉬나본데...?

 "오늘 식사. 맛있었어요. 아키라씨."

 미유씨는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안아줬다. 만족하셨다면 다행이네요. 나는 미유씨의 허리를 휘감아 잡았다. 그리고 눈동자를 굴려서 주변을 살폈다. 이 녀석들... 아직인가? 왜 안 보이지?

 "사랑해요. 아키라씨."

 미유씨는 나의 귓가에 속삭였다. 저도요... 미유씨. 사랑해요. 미유씨 후방으로 내가 호출한 두 소녀가 나타났다. 아... 때가 되었구나. 나는 미유씨의 허리를 놓았다. 미유씨...? 드릴 말씀이 있어요. 미유씨는 나를 놔주었다.

 "무슨 말씀이요...?"

 미유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가지 고백할 것이 있습니다. 미유씨...

 "고백이요...?"

 린과 마유에 관해서 입니다. 미유씨의 표정이 굳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협박을 받고 있어서 말씀을 못드렸는데 지금은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일단... 미안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아키라씨...?"

 저... 지금 미유씨의 뒤에 있는 소녀들에게 납치를 당했었거든요.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미유씨는 뒤 돌아서 두 소녀들을 봤다. 납치 당해서 심문을 당하고 약간의 고문을 당하고... 협박을 당해서 두 소녀의 소유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신과의 교제를 피했었어요. 당신을 위해서 말이죠. 그녀들이 협박에 사용한 것은 당신과 저의 사진이었으니까요. 처음에는 당신을 사랑해서 했었던 행동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 감정이 식어버렸어요.

 나는 미유씨를 지나쳐서 두 소녀에게 다가갔다. 이 친구들 하고 노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나는 두 소녀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 인간이라는 동물은 참 신기하죠? 작은 자극을 받고 큰 자극을 받으면 작은 자극을 느끼지 못하고 큰 자극을 느끼니 말이에요. 이 친구들과 비록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놀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당신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만나는 것을 잊게 할 만큼...

 미유씨는 멍하게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저는 오늘 당신에게 모든 진실을 말해주고 이 한마디를 하고 싶었어요. 나는 두 소녀의 어깨에 올린 팔을 내리고 한발자국 앞으로 갔다. 저희 헤어집시다. 미후네 미유씨. 이제 감정이 식은 사람과 어울려 드리는 것도 이제 힘들군요. 미유씨는 고개를 숙였다.

 "하실 말씀... 전부 하셨나요?"

 미유씨는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네... 저의 할말은 끝났습니다. 하실 말씀이라도...?

 "풋...! 하하하... 하하하하!"

 미유씨는 갑자기 폭소하기 시작했다. 딱한 사람... 아무래도 충격이 큰 나머지 실소를 하는 모양이다. 미유씨는 폭소하다가 고개를 들어서 나를 봤다.

 "난 또 뭐라고... 정말이지. 어이없군요."

 미유씨는 정색했다. 그리고 손짓했다. 갑자기 내 뒤에 있었던 소녀들이 그녀에게로 갔다. 린? 마유...?

 "제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줄 알았나요...? 아키라씨?"

 미유씨는 두 소녀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예...?

 "당신이 린과 마유와 엮인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무... 무슨...? 어이... 린...! 마유...! 지금 미유씨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는 미유씨의 양옆에 서있는 소녀들을 번갈아가며 봤다.

 "미안해. 프로듀서."

 "미안해요. 프로듀서씨..."

 린과 마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린과 마유가 해온 행동들 모두 제가 지시한 일이에요."

 미유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뭐요? 납치부터 지금까지 말인가요...? 미유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잠깐만요. 미유씨... 이거 좀 이상하잖아요? 저랑 당신이랑 사귀는데... 왜 그런 짓을 아이들에게 시키신거죠?

 "그야... 여기에 있는 린과 마유도 당신을 좋아하니까요. 안 그래? 린... 마유...?"

 "헤헷... 프로듀서."

 "..."

 린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와 다르게 마유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미유는 마유의 얼굴을 봤다.

 "어머...? 마유는 왜 그래...? 아키라씨 좋아한다고 했잖아?"

 "이젠...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요. 저 사람... 무서워요. 미유씨."

 미유씨는 미간을 찌푸리며 나를 봤다.

 "마유에게 무슨 짓을 하신 거죠?"

 버릇 좀 고쳐줬을 뿐입니다... 가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왜... 왜 이런 짓을...!

 "같은 말 반복하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좋아해서'라고 말했잖아요?"

 당신... 정말 그 미후네 미유씨가 맞나요? 소극적이었던 그 사람이 맞냐고요...

 "저는 저예요. 아키라씨... 당신을 좋아하는 미후네 미유랍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미유씨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린과 제가 저의 집에 들어갔던 사진, 마유와 제가 마유네 자취방으로 들어간 사진도 당신이 한 행동인가요?

 "네...! 제가 손수 찍었답니다!"

 그 사진을 상무에게 넘긴 것도 당신입니까...?

 "네...!"

 나는 실소했다. 하하... 하하하! 그러면... 전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당신에게 놀아난 겁니까?  린과 마유에게 협박당해서 사랑하는 당신을 지키겠다고 노력했었던 저는 그저 노리개였을 뿐이군요. 하하하!

 "노리개라니요...? 저는 정말 당신을 좋아했고 사랑했는데..."

 미유씨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가식. 필요없습니다. 원래의 표정으로 말씀해주시죠. 미후네 미유씨...? 미유씨는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저는 단지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당신을 공유했을 뿐이라고요...?"

 세 사람은 내게 한발자국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내가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거지...? 나는 뒷걸음질쳤다.

 "도망가지 마요. 아키라씨... 지금의 당신이 비록 제게 이별을 고했지만 저는 당신을 놓아줄 생각. 없거든요...? 저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오... 오지 마. 오지 말라고... 나는 계속 뒷걸음질쳤다. 한 사람 빼고 두 사람은 미친 것마냥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 다가왔다. 이건 무언가 잘못됐어. 잘못됐다고...! 나는 그대로 주택로 쪽으로 달렸다. 그런데... 밝은 빛이 나를 덮친다. 나는 힘없이 나를 덮친 것이 향한 힘의 방향으로 날아갔다. 아스팔트 도로에 머리를 박는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시야가 흐려진다. 온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다리 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꺄악!"

 "아키라씨!"

 내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는 곧 멎었고 흐려져가는 시야에 두 얼굴이 보였다. 아아... 나는 벌을 받은 것일까.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했었던 상대를 져버리고... 다른 애들에게 몹쓸 짓을 하고... 인과응보인가...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고 몸에 있는 힘을 뺐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살아있을까? 아, 살아는 있으려나? 대형차량이 아니라 중형차량에 가볍게 충돌한 것 같은데...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보이는 것은 하얀색 천장과 하얀색 백열등. 주변을 살피려고 고개를 돌리려고하니 고개가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무언가로 고정된 듯한 느낌이다. 나는 양팔을 움직여봤다. 다행히 양팔은 잘 움직인다. 나는 얼굴과 목을 더듬거려봤다. 아, 깁스했나...?

 "아... 아키라씨!"

 병실로 미유씨가 들어온다. 아... 차라리 죽었던게 더 나았을까?

 "다행이에요. 다행이에요..."

 미유씨는 옆으로 와서 울음소리를 냈다. 그녀의 표정은 소리와 다르게 평온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의 눈빛은 린과 마유가 했었던 탁한 눈빛. 그런 가식. 필요없어요.

 "아잉- 왜 그러세요? 아직도 화가 안 풀리신 거예요?"

 화가 풀릴 틈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계속 자고 있었는데... 그래서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 거죠? 제 보호자도 아니면서...

 "어머... 싫어라. 제가 왜 당신의 보호자가 아닌가요? 전 당신의 '연인'인데..."

 연인... 그 단어. 정말이지. 속을 역겹게 하는 단어네요. 차라리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관계라고 하시죠.

 "무슨 말씀하시는 거죠? 당신은 이제 프로듀서가 아닌데요...?"

 미유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

 "당신... 더 이상 프로듀서 아니라고요."

 어째서...? 어째서!? 내가 왜? 난 사직서를 쓴 적 없다고...! 윽!

 "흥분하지말고 들으세요."

 흥분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거 아니야? 나는 사직서를 쓴 기억이 없다고...!

 "맞아요. 당신은 사직서를 내지 않았답니다. 다만, 회사에서 짤렸을 뿐이랍니다."

 뭐? 회사에 짤렸다고...?

 "린과 마유가 당신이  한 행동을 회사에 불었답니다."

 ...!? 린과 마유가...? 온몸에 소름이 뻗친다. 린과 마유가...? 린과 마유가...?

 "후훗... 무슨 말인지 이해되시죠? 당신이 그녀들에게 해온 행위는 더 이상..."

 린과 마유가...? 린과 마유가...? 나는 허공을 보면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양팔이 떨린다.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어보이네요..."

 웃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당신은 이제... 제꺼에요. 바깥에서 당신을 환영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당신을 환영해주는 유일한 사람은... 저예요. 후훗...! 사랑해요... 아키라씨. 저랑 이제 평생... 함께해요...?"

 가족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잃었다. 앞이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 갇힌 기분이다. 빠져나올 수 없다.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절망의 늪 完 끝.

 

안녕하세요. YamamotoAkira 입니다. 절망의 늪 스토리가 끝났습니다. 미유씨의 엄청난 설계와 통수가 아키라를 절망에 빠뜨립니다. 스토리를 어쩌다가 이렇게 가버렸네요. 하하하하하... 이런 스토리... 왠지 쓰는 맛이 있다랄까요? 하아;;; 젠장... 벌초하고 와서 너무 힘드네요. 곧 일가야되는데... 제길 대타를 진작에 구해놨어야했어. 으으... 어쩔 수 있겠나요.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드니... 벌초한다는 것을 잊고 있어서 대타를 못구했으니... 어휴... 전 이제 출근하러갑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아마... 다음 스토리는 상무와 아키라의 해프닝을 써볼까 합니다. 랄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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