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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얀데렐라-(03)《이름을 알리기 위해》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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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6, 2016 19:02에 작성됨.

생각지도 못했던 쇼코의 발언에 마유와 린 모두 벙찐 표정을 짓고서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쇼코는 두 사람과 시선이 마주치자 미소를 짓고 있던 표정을 풀고 이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와 정반대인, 헤비메탈의 노래를 부를 때 그녀가 짓는 바로 그 눈빛이다.

"..."

"..."

싸늘한 정적이 흐르는 중에 당황한 두 사람은 쇼코와 대화를 통해 얘기를 풀어보기로 했다.

"저기, 쇼코? 쇼코와 프로듀서 씨가 친구라는 건 마유도 잘 알아요. 쇼코가 프로듀서 씨의 유일한 친구가 되고 싶은 거라면 마유도...달리 참견할 생각은 없답니다? 마유는 프로듀서 씨의...연인이 되고 싶은 거니까요."

"나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내 생각엔 친구 그 이상의 관계를 스스로 원한다고 생각해. 딱히 친구로 있고 싶은 널 방해할 생각은-"

"안돼."

"안된다니..."

"친구와 특별한 관계가 되는 건 인정 못해. 외톨이로 있는 나를...부모님도, 학교의 친구들도 눈치 채지 못하던 나를 처음으로 찾아준 친구야...그러니까 친구의 옆자리는 친구가 있어야 해. 누구도, 그 자리를 차지해선 안돼. 후히..."

"..."

마유와 린은 동시에 인상을 썼다. 린의 경우는 라이벌이 둘이라는 것과 타네기에게 이상할 정도의 집착을 보이는 쇼코에 대한 걱정이었지만 마유는 달랐다. 그저 타네기와 친구 사이 정도로 이성으로서의 감정이 없는 것에 안심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 이상의 감정과 생각을 그녀는 가지고 있었던 거다. 유일하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그녀가 타네기에게 이성의 모습을 어필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여성으로서의 라이벌은 아니다! 하지만 이래서는 곁을 지키는 수호자 같은 존재가 아닌가? 게다가 타네기는 그녀를 친구로 생각하기에 제법 스스럼없이 그녀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만약 그녀가 마음먹고 여성적인 면모를 그에게 어필한다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쇼코? 쇼코는 프로듀서 씨에게 강한 우정을 느끼고 있는 거죠?"

"응."

"프로듀서 씨 역시 그럴 거에요. 하지만 쇼코, 그렇다고 해서 그게 쇼코가 마유를 막을 이유가 된다고 생각할 순 없어요."

"...?"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긴장한 듯 식은땀을 흘리며 무언가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듯 하더니, 지금은 승부수를 던지는 승부사 마냥 긴장과 진지함이 섞인 얼굴로 쇼코에게 딜을 내건다.

"무슨 말이야...?"

"프로듀서 씨의 곁에 있을 사람은 프로듀서 씨가 정하는 거에요. 마유는 반드시 프로듀서 씨가 원할 정도로, 프로듀서 씨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될 거에요."

"친구가 원하는 거...!"

생각지 못한 마유의 날카로운 지적에 쇼코는 물론 옆에서 지켜보던 린도 놀랐다. 그렇다. 자신들이 아무리 경쟁을 하고 싸운다고 하더라도 타네기에게 어울리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여성을 받아줄 정도로 타네기가 관대할 것이란 기대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녀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하나 뿐이다.

"깨끗한 경쟁을 하자는 말이지?"

"그래요, 마유가 하고 싶은 건 그거랍니다."

"친구의 곁이라는 자리가 부끄럽지 않도록..."

"서로의 앞길을 막지 않고 누가 가장 빛나는가의 대결..."

생각에 잠긴 세 소녀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길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

"난 찬성이야."

"친구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어...으으..."

"그렇게 나와야죠. 우후훗..."

미소를 지으며 단합하듯 누가 먼저 말하지도 않았는데 손을 앞으로 내민 소녀들. 분명 표정은 미소인데도 불구하고 전신에서 투지가 타오르는 것처럼 뜨겁고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튀긴다. 그런 와중에 때마침 돌아온 타네기는 어딘가 기운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마유가 먼저 선수를 쳤다.

"프로듀서 씨? 뭔가 안좋은 일이라도 생긴 건가요오? 표정이 안좋으세요."

"응? 아, 그게-"

"걱정거리가 있으면 말하라구, 나도 이제부턴 같은 소속사의 가족이잖아."

"그게 그러니까-"

"친구의 걱정이라면...언제든지 들어줄게..."

"아니, 그러니까 이제부터 말할게..."

"..."

타네기의 한숨 섞인 말에 세 소녀는 입을 다물었고 그 뒤 그가 해준 설명을 듣고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가 말한 내용인 즉슨 그가 3명의 아이돌 멤버를 구하면 붙여주겠다고 했던 어시스트가, 당장에 지원 인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어쩜..."

"그럴 수도 있는 거야?"

"그게...그렇게 됐대...어쩔 수 없지. 최근 준비중인 프로젝트에 대부분의 어시스트들이 거는 바람에 우리처럼 아직 작은 사무소에 신경 써줄 사람이 없는 것 같아. 하지만 상부에서도 사정이 어려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정 그렇다면 직접 어시스트를 구해보라니..."

"상부에서도 스트레스가 쌓였을 거야. 최근 마...헙!"

"왜 그러세요, 프로듀서 씨?"

"아, 아무 것도 아니야."

최근 들어 마유와 관련된 루머들로 인해 프로덕션에서는 골치를 썩히고 있다. 그런 말을 당사자 앞에서 할 정도로 그는 둔하지 않다. 다행히 얘기가 나오기 전에 입을 막기는 했지만 눈치가 빠른 것인지 린은 눈치를 챈 듯 눈을 빛내면서도 일부러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보였다. 타네기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마유나 쇼코에게 보이지 않도록 살짝 윙크를 했고 타네기도 식은땀을 조금 흘리며 그녀에게 속으로 감사를 했다.

"여튼, 그렇게 되어서 사람을 구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버렸어. 아이돌을 스카웃하는 건 괜찮지만 설마 어시스트를 스카웃해야 하게 되다니..."

"직업 소개소에 문의를 하는 건 안되나요?"

"그것도 생각은 해봤는데, 아무래도 어떤 사람이 올지 모르니까 문제야..."

"오디션은?"

"오디션이랄까, 면접도 생각은 해봤지만 나 혼자서 면접을 하기엔 아무래도 그렇지. 너희도 바쁘니까 같이 하는 건 불가능 하고."

"그렇군요..."

"어떻게, 친구에게 도움이 되어줄 순 없을까..."

"..."

갑작스럽게 어두워진 사무소의 분위기. 그것이 자신이 가져온 소식 때문이란 것에 당황한 타네기는 이내 밝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큰 소리로 기합을 냈다.

"괘, 괜찮아! 마유도, 쇼코도, 린도 우리 사무소에 이렇게 들어왔어! 지금까지 순조로웠으니까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이유는 없잖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구!"

"프로듀서 씨..."

"나에게 도움이 되어주고 싶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레슨에 집중해줘. 린도 앞으로 둘과 같이 레슨을 받으러 다녀줬으면 해. 난...역시 어시스트를 해줄 사람을 구하느라 조금 바빠질 것 같아."

"아, 응. 그런 거라면 괜찮아."

"시부야 양이라면 마유가 잘 리드할게요. 우훗..."

"나도 있어...후히."

"믿음직해. 그러면 오늘은 레슨을..."

타다닥-

"응?"

그때, 갑자기 바깥에서 들린 소리에 모두의 시선은 창문으로 향했고, 이내 어두워진 바깥과 먹구름이 낀 하늘, 그리고 쏟아지는 빗줄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 ♡ ♡

"갑자기 비가 내리다니...운이 안좋은 건가..."

차량으로 프로덕션에 세 소녀를 태워준 타네기는 주차를 하고서 근처 편의점에 우산을 사러 갔다. 오늘 같은 경우 트레이닝이 끝나면 그가 집에 데려다 줄 수 없기에 우산을 미리 전해주려는 것이었다.

"소나기라면 좋겠는데...응?"

편의점으로 걸어가는 길에 주위를 둘러보던 타네기의 눈에 이상한 광경이 들어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있는 여성을 쳐다보며 쑥덕거리면서도 무시하고 길을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 것이다. 거리에 있는 여성은 비가 오는 것을 우산도 없이 그대로 맞으며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었다. 곤색 셔츠와 검은 치마, 위에 걸친 하얀 정장 자켓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여성이 한눈에 들어온 타네기는 무언가에 끌리듯 그녀에게 다가갔다.

"..."

"..."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여성은 여전히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었다. 눈은 감고 있는데 눈가에 흐르는 빗물이 어쩐지 눈물처럼 느껴진다. 스스로 너무 감상적인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하던 타네기는 문득 여성의 정장 자켓 왼쪽 가슴에 핀으로 달린 명찰에 달린 이름을 보았다.

"와쿠이 루미 씨...?"

"...네."

"...!"

돌연 고개를 내려 자신과 눈을 마주치는 여성. 제법 큰 키를 가진 그녀는 눈 앞에 있는 타네기가 자신을 부른 것이란 사실을 깨닫기까지 잠깐 멍하니 있는 시간을 가졌다.

"...당신이 나를 부른 거야?"

"네? 아, 네..."

"왜?"

"에? 그, 그건..."

"...당신, 혹시 사람 필요 없어?"

"...네?"

"나, 조금 전에 회사에서 잘렸어.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는 퇴직 권고라고 했는데..."

"저, 저기!"

척-

갑자기 자신의 얘기를 시작하려고 하는 와쿠이 루미라는 이름의 여성.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마치 자포자기한 사람이 그것과 같아 보여 무언가 사정이 있음을 눈치챈 타네기는, 급하게 자신이 쓰고 있는 우산을 그녀와 함께 공유하면서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와 눈을 마주했다.

"괜찮다면, 우선 따뜻한 곳으로 가서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응."

타네기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느낀 것일까, 루미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를 따라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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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 그것은 루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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