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非아이마스) 소녀전선 춘전이랑 연애하는 소설

댓글: 4 / 조회: 4090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08-21, 2016 14:28에 작성됨.

[게임 소녀전선 팬픽입니다]

 

춘전 (春田) = Springfield 소총

 

이렇게 생겼습니다.

 

 

 

"정렬."

"""정렬!"""

아직은 앳된 전술인형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총알자국이 가득한 임시지휘소 건물에 울려퍼진다.

전쟁전까지 이 곳은 희망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였을 것이다.라고 춘전은 잠시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전쟁전에 이미 폐교했을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저 지휘관의 끔찍한 문책에서 고개를 돌리는데 그 주제는 사실 큰 관련이 없었다.

"춘전, 피해 상황 보고해봐."
"P07 2기 전사, SV-98 1기 손..."

그러나 춘전은 이내 보고서가 자신의 얼굴에 직격하는 통에 말을 다 맺지 못했다. 자신의 얼굴의 고통에도 얼굴을 찡그릴 수 없었다. 잠깐이라도 허술한 틈을 보이면, 오히려 이정도로는 끝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전선과 극히 가까운 창밖에서는 여전히 산발적으로 AR과 HG들의 사격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SV-98 1기 중상, 12일이상의 수리를 요합니다."
"그리고!"

거칠게 지휘관이 보고를 재촉했다. 무표정하게 (사실은 유지하려 노력하는거겠지만) 전술인형들이 한줄로 복도에 서있는 가운데, 지휘관의 뒤에 서있는 기지의 거의 유일한 인간인 카리나는 이미 눈을 감고 있었다.

"MK48 경상, 3일정도.."
"뭐?"
"MK48 경.."

그리고, 춘전의 하복부에 격통이 작렬했다. 군홧발로, 깔끔하게 그녀의 복부에 꽂힌 발차기는, 그녀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충격이었다.

"크하앗..."

엉덩방아를 찧으며 바닥에 쓰러진 춘전은, 필사적으로 고통을 참으며 다시 제자리로 서기위해 일어났다.
숨쉬기조차 곤란하다.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다. 머릿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일어서봐야 몇번이고 다시 걷어차일 것을 알면서도, 춘전은 일어섰다.
인형이니까, 인형이니까 참을 수 있었다.

지휘관은 도저히 성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소리치기 시작했다.

"무능한 년! 멍청한 인형 주제에!"

다시 한번 군홧발이 그녀의 복부에 꽂혔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어서 일어나지 않으면, 더 고통스러워질 뿐이다.

"한심한 년, 무능한 년, 실패작, 자원낭비, 쓰레기 코어 3개같으니라고!"

이미 몇번이나 넘겨들은 말. 그 하나하나가 비수가 되어 그녀의 가슴에 꽂힌다. 들을 때마다 고통스럽다. 자신이, 그저 실패한 핵심코어 3개밖에 안된다는 것에서 매번 극심한 실망감을 느낀다.

어떤 날의 밤에는 자신의 스프링필드 소총을 조용히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런 다음 날에는, 임무에서 자신의 총에 쓰러지는 철혈을 보며, 노리쇠를 당기기보다는 자신을 그 처지에 대입해볼 때가 있다.

하지만, 매번 아무일도 하지 못했다.

"시정하겠습니다."
"이 인형 새끼들이, 임무 하나 제대로 수행못하는 멍청한 새끼들이!!"

다시 춘전은 쓰러졌다.

잠깐이라도 쓰러져있는 이 시간은 얼마나 달콤한가.
오히려 춘전은 쓰러진 이 시간이 반가웠다. 예전의, 갓 부임한 상냥한 지휘관이 떠오른다.
자신이 넘어졌을 때도, 상냥하게 잡아끌어올려줬던 그 손.
그러나, 그 손은 이제 변했다.

"춘전."
"RF 춘전."
"너.. 너...너는,"

지휘관은, 자신의 화를 이기지못하고 손마저 벌벌 떨어댔다.

"이번이 3번째 임무실패야."

경고하듯, 부들부들 떠는 그 손은 춘전의 얼굴을 똑바로 가르키고 있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말하려고하면, 춘전도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애초에 탄약 자체도 충분하지 않았고, 그 상황에서 무리하게 진격을 명한 지휘관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춘전은 입을 꾹 다물었다. 언니,언니,하며 자신을 따르던 P07을, 자신은 살려내지 못했다.
더미코어 중 하나만이라도, 단 하나로 있다면 살려낼 P07을, 자신은 놓쳤다.
어차피 단 1기밖에 살아남지 못해서. 가장 흔하니까,

그러한 핑계로, 철혈의 추격부대를 돌리기 위해, 춘전은 알면서도, 그녀를 최후미로 놓았다. 자신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그녀는 생각했다.

"후우, 후..."

분에 찬 숨을 들이쉬던 지휘관은 노성을 질렀다.

"카리나!"
"히, 힉..."
"..."

카리나는 인간이다.
카리나를 때리면 후에 군법회의에 회부될 수도 있다.외견 상으로는 전술인형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카리나는 정식으로 군에 속한 부사관이었다.
그리고, 카리나와 지휘관, 그리고 몇몇 군인 외의 부대원들은 전부 인형. 춘전도 포함해, 인권이라고는 없고 언제든 지휘관의 임의에 의해 퇴역처분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퇴역처분, 전술인형들은 방역처분, 이라고도 불렀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에 처분당하는 금수들처럼, 자신들도 언제나 그렇게 될 수 있음을, 단지 생김새만으로 잊지 않게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카리나 상사."
"상사 카리나."

여전히 두려움에 찬 목소리가 겨우 짜여져 나왔다.

"제조는 어떻게 됐나."
"Spectre M4 3기, SIG-510 2기, L85A1 4기, AAT-52...
"니X 씨X 6644랑 7614를 10번씩 돌렸는데 그 흔한 3성도 없잖아 씨X!!"

카리나의 외향과 어울리지 않는 조용하고 느릿한 보고도 잠시, 다시 고성이 지휘소를 매웠다.
잠시, 불편함과 총성이 공간을 매울 뿐, 그 누구도 한마디 꺼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됐다.
어쩌면, 인형들에게 있어서는 더없이 편안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도 바라지 않던 최악의 형태로, 그 시간은 마무리되었다.
언젠가는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찼을 장소에서, 어느새 누군가의 울음이 세어나왔다.

"...으흐윽.."
"카리나 상사, 우는건가?"
"아닙니다."

어이가 없다는 듯이 지휘관이 그녀에게 묻는다. 얼굴을 잔뜩 밀착시켜, 악마와 같이 열심히 보고서에 얼굴을 묻는 카리나를 쫓는다.

"상사가 뽑은 그 년들 싹다 공창에서 갈아버리기 전에는 눈물 마를 일도 없을겁니다. 상사."
"하지만, 하지만..."

쥐구멍에서 나오는 듯한 반항도, 아무 소용없다.

"그럼 X발 좀 멀쩡한 인형을 데려오라는 말입니다 상사!!!"
"시, 시정하겠..습..끄윽.. 윽..."
"시정? 시정이 뭔지 보여드려야합니까? 제가?"
"괜찮습니다, 제발 괜찮.."

그러나 카리나의 울음 섞인 애원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필사적으로 가슴에 품으려했던 보고서는, 어느새 지휘관의 손에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 보고서는 춘전의 머리에 모서리째 직격했다.
고통에 못이겨 춘전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얏.."
"상사, 보는겁니다. 얘, 얘 얘!"

춘전은, 거칠게 왼손목을 붙잡힌체 옆의 스텐과 나강 사이에서 끌려나왔다.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흰색 모자를 쓴 나강은, 어느새 작은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분대장의 불행을 지켜보고 있었다.

"얘 있지 않습니까? 얘가, 얘도 4성입니다. 이렇게 실수 투성이에, 갖고 있는건 전투와 하등 쓸모없는 요리뿐인데도, 4성이란겁니다!"

지휘관은 이 기회에 쌓인 감정이라도 털어놓겠다는 건지, 말을 이어나갔다.
이제 거칠게 잡은 양 손목에, 분명 전투에서 생긴게 아닌 얼굴의 멍자국까지, 처음 그녀를 보았던 사람은 경악할, 불쌍한 꼴이었다.

"그런데, 그런데도 2성, 2성, 가끔 3성입니까? 제정신인겁니까?"
"시정하겠습니다..."
"그 얘기는 듣다듣다 지친다고!!!"

"지, 지휘관님, 제발.."

마치 자신의 물건이라도 되는 듯 양.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하지만) 춘전의 매력적인 갈색 머리카락을 꽉 붙잡은 지휘관은, 자랑스럽게 내보이기라도 하듯, 그녀를 앞으로 내밀었다.

"꺄앗.."
"귀엽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

종잡을 수 없는 광기에, 카리나나 춘전마저 대답을 망설였지만, 사실 지휘관은 대답을 바라지 않았다.

"제가 집무중 잘때 말입니다, 이녀석이 뭘 하는 줄 아십니까?"
"..아는 바 없습니다."
"와서, 이불까지 덮어준단 말입니다!!"

당혹스러움, 당혹스러움에 카리나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그뿐만입니까? 애초에 전멸이 약속되있는 그런 전투에서까지, 이녀석은 살아돌아와서, 자신의 부하들을 살리지 못했다며 눈물짓고, 제가 일이라도 하면, 커피까지 준비해주는, 그런 녀석이란겁니다 이 녀석!!!"

"그래도..."


"이기지 못하면 쓸모없어!!"

그렇다. 여기는 제빵학교도, 사이좋은 신혼부부의 신혼집도 아니다. 춘전이 지금 놓치고, MISS를 띄운 적은, 기필코 돌아와 누군가의 목숨을 가져간다.

그게 전부다.

"..."

춘전은 침을 삼켰다.
어느새 지휘관은, 방금전에 소리지르던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자신의 머리칼을 잡던 억센손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리와."

카리나가 조용히 춘전을 향해 말했다. 춘전은 살짝, 카리나의 품에 몸을 맡겼다.
눈물 투성이 얼굴에서, 왠지 모를 따뜻함을 느꼈다. 마치, 처음의 지휘관과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피곤이 몰려왔다. 생사의 선을 넘어왔던 여독이, 때와 장소를 구분 못하고 밀려들었다.

그 모습을 쳐다보는 지휘관은, 한층 더 독기를 잃어, 뒤를 돌아섰다.

"...감정적인 모습, 보여서 미안합니다. 상사. 인형 챙겨서 돌아가세요."
"...충성."

카리나가 조용히 경례 후, 문을 열었다. 스콜피온부터, 차례차례 문을 나섰다.

낡은 나뭇바닥의 끼익소리가 이제는 자장가처럼 들린다. 너무 아프고, 마음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일까.
춘전은 카리나의 품안에서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으나, 어느새 반쯤 잠들어있었다.

"사흘 밤낮을 싸웠습니다. 부하까지 잃었으니 피로할겁니다."

자신의 책상에 간신히 기대어있는 지휘관이 침통하게 말했다.
이제 이 임시지휘소까지, 인형들을 이용해 막아낼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카리나 상사도 피곤하고, 내가 밉지 않습니까."
"...결코 그런 일은.."

"필요없습니다. 아무도 없으니까. 춘전은 저기 집무실 간이침대라도 재워두는걸로 합시다."

당신같은 사람 곁에 그녀를 둘까보냐. 카리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읽은 것처럼, 지휘관은 말했다.

"내가 나갈테니까. 맘편히 가지세요. 최소 1900까지는 안돌아올겁니다. 그리고, 그 제조 보고서. 두고 가세요. 어떻게든, 그 아이들이 일발역전의 찬스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상사."

그런 표정을 본적 있을까.

간신히 고개를 든 카리나는, 그 실망감과 고통에 일그러져 있는 지휘관의 표정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그가 육중한 지휘실 문을 닫고 떠날때, 그제서야 그녀는 겨우 춘전을 간이침대에 눕힐 수 있었다.
몇번씩이나 이런 변덕이 있었을까.


카리나는 오늘'도' 이정도의 상처라면, 얼마나 이 아이가 망가지지 않고 버틸까.

그렇게 생각하며, 눈물진 얼굴로 자는 춘전을 지켜보았다.

 

 

---------------------------------

 

원래 이렇게 암울하지 않습니다.

소녀전선은 재밌습니다. 설정도 이렇게 암울하지는 않습니다.

 

전투신도 박진감 넘칩니다 꼭 하세요...

 

 

... 그러고보니

저 대본체말고 그냥 글도 쓸 수 있다니까요?

제가 맨날 대본체만 쓰니 못 쓰는줄 아실까봐

?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