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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어둠을 밝히는 자들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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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2, 2016 19:39에 작성됨.

 

용을 쓰러뜨린 자, 왕국의 구원자. 용살의 영웅. 구국의 영웅 - 신데렐라 걸.

모두 한 명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 대상이 된 한명은 사람들이 받들어주는 기세에 힘입어 지도자인 미시로 왕에 버금가는 발언력과 영향력을 가지게 됬다.

 

그렇다고 미시로 왕의 인지도가 떨어졌는가, 그것도 아니었다.

 

미시로 왕은 궁성 인근 지면을 뚫고 출현한 드래곤을, 엘프가 인간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긴 비밀수단이었다고 공표하였고, 왕국 내부에서 일어난 분노의 불길은 이제 얼마남지조차 않은 엘프들을 완전히 뿌리뽑는다는 사명의 촉발제가 되었다. 용에게 연인과 가족을 빼앗긴 민중들은 드래곤을 풀어 국민들을 학살한(것이라 믿고) 잔존 엘프들을 사냥하기 위해 군에 자원하였으며, 미시로 왕국의 군사력은 더욱 강대해져 과거 '엘프헬름'의 땅 뿐만이 아닌 공화국의 영토였던 땅 전체에 그 세력을 퍼뜨려나가기에 이르러. . .

 

마침내, 왕국은 공화국을 땅 대부분을 수복하기에 이르렀다.

 

 

 

 

드래곤의 공격으로부터 3주 뒤.

 

미시로 왕국, 궁성.

내부의 왕족 알현실.

 

" 도쿠가와. "

" 네, 전하. "

 

황금에 보석으로 치장된 왕관을 눌러쓴 중년의 남자, 미시로 왕이 옥좌로부터 몇계단 아래서 무릎꿇고있는 이에게 말을 건넨다.

 

" 국교문제는 어떻게 되어가나. "

" 제 휘하의 수완가들을 총 동원하여,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만들어가고있습니다. 안심하시지요. "

" 그렇군 . . 물러나보거라. "

 

어명에 그는 한번 고개를 크게 숙이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알현실 밖으로 터벅터벅 걸어나간다.

마침내 그가 나가고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병사들이 문을 도로 완전히 닫고나서야, 왕은 옥좌의 등받이에 기대며 방금전까지 도쿠가와 영주가 꿇고있던 자리를 내리깔아본다.

 

" 센카와. "

 

이번에는, 도쿠가와라고 하는 남자가 있던 자리 옆 바닥으로부터 끈적한 타르액체같은것이 솟아나와 사람의 형상으로 구축된다.

구축된 여성의 모습 역시 옆에있는 가신처럼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네 폐하. . . "

 

여인은 말끝을 자신없는 태도로 조금 흐린다.

 

 

" 다크 일루미네이트. 그 실험체들이 탈출했다던데, 어째서 열흘도 넘은 시간이 흘러서야 내게 들어온거지 ? "

" 정말 . . 면목 없습니다. 이치노세 박사가 . . "

" 박사에 대한 추궁은 모두 끝났다. "

 

말을 마치며 왕은 옥좌 뒤켠으로 팔을 뻗더니 뭔가를 그녀의 옆에 내던진다. 몇방울의 액체를 튀기며 날아온 그것은, 서러움과 경악이 가득찬 쭈그렁노인의 머리였다. 녹색 옷을 입은 몸이 부르르 떨더니 턱으로부터 식은땀을 한방울 떨어뜨린다.

 

" 폐, 폐하 . . 저는 . . "

" 이치노세 박사의 후임은 이미 정했다. 그 아들놈으로 말이지 . . 아비보다는 현명해보이더군. "

 

 

뒤이어 왕은 옥좌 옆에 기대어져있던 화려한 칼집으로부터 검을 뽑아들었다.

 

 

 

" 너도 딸아이가 하나 있다지 ? 조기교육은 잘 되어가나 ? "

" . . . ! "

 

 

" 네 딸이 당장 너를 이을지, 아니면 네가 은퇴하고서 이어갈지는 . . 지금부터 내가 줄 기회를 잘 잡느냐에 따라 정해질것이다. "

 

 

왕이 검을 센카와의 코끝으로 들이밀며 노려본다.

평범한 인간임에도 거부 할 수 없는,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카리스마. 아이돌이면서 동시에 아무런 접점도 없던 센카와가 왕을 여태까지 따라왔던 이유다.

 

미시로 왕의

" 토토키 아이리의 근황은 잘 알고있겠지. "

" 네, 네에 . . 드래곤을 무찌른 뒤로 위세가 폐하에게 많이 따라온 것 같습니다만 . . "

 

 

" 그녀를 없애라. "

" . . . 넷? "

 

왕은 싸늘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거두었던 검날을 도로 들이민다.

 

" 여태까지 그녀는 충분히 날 따라와주었고, 모든 말을 충실히 이행해줬지만 . . 최근들어서 내게 반하는 마음을 품고있음을 알게됬다. 하물며, 용까지 없애면서 더욱 굳건한 지지층을 얻었는데, 당장이라도 나를 몰아내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지. 해서, 그녀를 사전에 제거하려고 한다. "

" 허, 허나 . . 그녀의 호위로 와쿠이 루미가 있는것이 . . "

" 그것은 네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

 

 

센카와의 말을 거리낌없이 끊어버리고, 그의 걸음은 돌아가 도로 옥좌에 앉는다. 검을 칼집에 집어넣고 다시 왕좌옆에 기대놓고, 그가 한 손으로 물러나라며 손짓한다. 무릎꿇고있던 형상은 한번 고개를 깊게 숙이고는, 도로 액상이 되어 지면 아래로 스며들어가 완전히 사라진다.

 

미시로 왕이 왕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인망' 과 '언변' 덕분이었다. 그 덕분에 그는 자기 영지의 백성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그 발언력을 기반으로 인간과 아이돌들을 규합해 엘프를 타도해낼 수 있었던것이고 . . 헌데 '토토키 아이리'가 인간인 자기가 가진 유일한 무기인 '민중'을 현재진행형으로 빼앗아가고 있던 것이다. 어떤 지도자가 지지기반을 빼앗기는데 태연하게 있을 수 있단말인가.

 

 

다만, 미시로의 가슴은 불안과 악심으로 가득찼으나 머리는 냉정하게 돌아갔다.

 

그렇기에, 그는 구태여 루미와의 계약을 유지한채로 센카와에게 아이리의 죽음을 바치라고 명했던것이다. 모든 계획에, 오로지 꼬리만이 남도록.

 

 

.

.

.

.

 

" 대장 . . 인근 마을까지 나가봤는데도 란코병장은 커녕 닮은꼴도 못봤다고 하더랍니다. "

" 더워서 죽을거같은데 이제그만 쉬면 안돼요 ? 벌써 2주째 계속하고있잖습니까 . .  "

 

보기만 해도 더워보이는 땡볕아래서 햇빛을 있는힘껏 빨아들일 것 같은 둔탁한 회색 갑옷에 철투구를 눌러쓴 병사들이 저마다 탐색 결과와 더위에 대한 호소를 늘어놓으며 너덜너덜거리며 서있다. 그들의 앞에 있는것은, 조금 눈쌀을 찌푸리면서 볼을 부풀리고있는 그들의 대장, 아이리였다.

 

바로 옆 지면에다 꽃아놓은 거검에 손을 올리며 그녀는 볼을 한층 더 크게 부풀린다.

 

" 정마알 - ! 란코가 걱정되지도 않니 ?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했던 동료잖아. "

 

" 그, 그건 그렇지만 . . "

" 이쯤되면 정말로 란코병장은 . . "

 

" 스톱! 스토옵 - ! 싫은소리 하지 말기로 나랑 약속했잖아 ? 자, 얼음 하나씩 줄테니까 들고 다른 마을도 찾아봐. "

 

그렇게 말하며 거검을 지면에서 슥 뽑아내자, 주변 바닥에 균열이 일어나 무너지며, 아래에 매장시켜놓았던 보따리에 쌓여진 큼지막한 얼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병사들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저마다 우르르 달려들어 하나하나 보자기에 싸여진 정육면체의 얼음덩이들을 집어들었다.

어느 병사는 볼에다가 부비고, 또 어떤 병사는 투구를 벗고 머리위에 얹는다.

순식간에 얼음의 힘으로 기운을 되찾은 병사들이 저마다 사전에 할당받은 마을을 향해 각자 뿔뿔이 흩어져 숲과 들 너머로 걸음을 옮긴다.

 

아이리의 한숨은, 그들이 모두 떠나갈 무렵에 작게 세어나왔다.

 

" 란코 . . 정말로 어디에 가버린거니 . . . "

 

토토키 아이리가 고개를 아래를 푹 숙인다. 다른 쪽 바닥에 꽃아놓은 거검을 지팡이 삼아 양 팔을 올리고 부르르 떨었다.

닭똥같은 눈물이, 땀과 함께 볼선을 타고 흘러내리다가 턱에 맺히기 무섭게, 뭔가 건조한것이 그녀의 얼굴을 한번 덮는다.

 

" 그렇게 그 아이가 중요해 ? "

" 루미 . . "

 

손수건을 들이미는 무표정한 얼굴을 올려다보곤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이는 표정에선, 아직도 눈물이 맺혀있었다.

아이리가 미소지으며 말을 꺼내려고 입을 움직이기 무섭게, 루미쪽에서 먼저 목소리가 나온다. 냉정했다.

 

" 뭔가 부탁할 셈이라면 그만둬. 내 임무는 네 호위지 미아찾기가 아니야. "

" 그렇지 . . 역시. "

 

그녀는 확고한 대답에 도로 고개를 푹 숙이고 흐느꼈다. 당장이라도 뒤에서 ' 아이리 언니 ! ' 라고 불러줄 것만 같다. 엘프와의 전쟁 후반 . . 벌목중에 발견한 작고 여린 아이를, 처음엔 그저 동정심만으로 거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녀에게 단순히 동정만이 아닌 '애정' 을 싹틔우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안에 단순히 '인간과 아이돌을 위해' 뿐만이 아니라 '란코를 위해서라도' 라는 마음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 아이의 비중은 국민들보다도 커져갔다.

언제나 느긋해서 대충인것처럼도 보였던 참격황제가 '진지해' 질 수 있던 이유 역시 란코였다. 혈연도, 기억도 없는 불쌍하고 가여운 아이지만 . . 전쟁중에 아이리가 몇번이고 지쳐서 좌절 할 때에 기운내게 해주던 소중한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만들기위해서라는 생각으로 거검을 휘둘러 공화국의 장벽을 처부쉈다.

 

 

란코가 없이 아이리는 스스로의 사상을 더 이상 관철할 자신이 없었다.

 

 

란코는 이미 아이리의 삶의 이유가 되었다.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아, 아이리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울면서 웅얼인다.

울고있는 그녀에게서 전장에서 엘프들을 도륙하던, 용을 자비없이 베어버리던 참격황제로서의 모습은 온데간데 찾아볼 수 없었다..

 

 

" 란코야 미안해애 . .  언니가 . . 언니가 더 신경써줄테니까 . . 제발 돌아와줘 . .  언니랑 같이 . . "

" . . . "

 

 

루미는 표정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어찌 할 줄 모르는겟는 듯, 건네주려던 손수건을 혼자 쥐락펴락하며 아이리가 마저 다 울길 기다리고있는 것 같이 보였다.

 

.

.

.

.

.

 

미시로 왕국 북쪽의 험준한 바위협곡.

'안티에이징 숲' 과 맞닿아있는 험준하고 깎아지르는듯한 절벽과 바위만으로 이루어진 비경으로, 생명이라고는 협곡 끄트머리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짐새가 고작인 황량하고 회색빛뿐인 땅의 한가운데에서, 두 사도는 딛고선다. 동료의 약한 모습을 보고 진절머리가 난게 아직 풀리지 않은건지, 종일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쪽에서 먼저 한 발 내딛는다. 뒤이어, 고딕 드레스 차림의 란코가 마찬가지로 한 발 걸어나왔다.

 

" 귀환했어. 조물주. "

" 돌아왔노라 . . 만물의 관리자여. "

 

순간, 주변 일대가 검고 흰 기운들이 섞인 소용돌이가 내려와 뒤덮이고 기운들의 일부가 빠져나와 회백색의 그림자와 같은 모습을 취한다.

흑백의, 먹물과 종이같은 흑백빛깔의 태풍의 눈 한가운데에 선 둘에게 그림자가 유유히 다가서더니 양 팔을 좌우로 벌린다.

 

「 너희가 나의 곁에 온것에 대해 감사하지. 솔직히 말하면 둘 중 하나는 그대로 도망칠 것 같았거든. 」

 

직접적으로 머리속에서 울려나오는 것 같은 변조된 음율에 란코는 움찔한다.

그림자가 산대질로 두 사도를 연이어 가리키며 머리에 다시금 목소리가 퍼진다.

 

「 원래대로라면 다음 때를 기다리며 너희를 집어넣어야하지만, 일이 충분히 틀어져버렸어. 」

 

" 아아, 그런가. "

" 뭣 . . ! "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아스카와, 화내는 기색이 역력한 란코를 두고 그림자가 손가락으로 둘을 번갈아서 계속 가리키다가 자기를 가리킨다.

그러자마자 그림자의 형상이 점점 줄어들어 앞에 선 둘의 비슷한 크기의 소녀의 모습으로 바뀐다. 백금색의 머릿결을 가지고, 귀족과 같이 화사한 드레스 차림에 한 손엔 양산을 든 전형적인 아가씨의 모습이었다. 란코가 무의식속에서 본 소녀의 모습과, 완전히 일치했다.

 

「 나의 종 칸자키 란코. 꽤나 당황한 기색을 표하는구나. 」

 

 

 

「 참으로 서글퍼. 」

 

소녀의 입이 움직이고, 반의 반박자정도 늦게 란코의 두개골의 안쪽으로부터 소리가 귀쪽으로 퍼져나가는 강렬한 감각이 전해진다.

 

" 크으으 ?! "

 

「 네가 솎아들어간 인연의 굴레에 대한 값을 치루거라. 칸자키 란코 ── . 」

 

" 으으으 . . 아아. . ! . . 그만, 그만 . . ! "

 

 

고스로리 소녀의 눈이 크게 뜨일수록 란코의 시야가 뒤흔들리고 균형을 잡기 버거워지고, 목소리는 메아리칠수록 점점 커져가며 귓속을 완전히 뒤집는다. 란코가 비명을 지르며 소리높여 호소하지만 두통과 어지러움, 환청이 점점 크고 확연해질 뿐이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아지랑이들이 작은 몸 전체를 뒤덮으면서 점점 물체가 된것처럼 그녀의 몸을 사방에서 짓누르기에 이르렀다.

 

 

" 조물주 . . 아니, 주인 ! 제발 분노를 거둬주길 . . ! "

 

 

보다못한 아스카가 소녀의 형상을 한 그것 앞에 무릎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제서야, 란코를 감싸고 있던 아지랑이들이 흐릿해지더니 이윽고 모두 흩어져가고 동시에 란코의 거친 숨소리도 안정된다.

 

 

「 아스카가 나한테 주인이라니.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어. 」

 

 

들고있던 양산을 한바퀴 빙그르르 돌리며 소녀가 미소짓는다. 란코가 눈물콧물 범벅인 채 고개를 가로저은 뒤, 위로 들려고 하자마자 뒤통수를 뾰족하고 딱딱한 뭔가가 도로 짓밟았다. 뾰족한 . . 굽을 따라서 고스로릭 소녀의 매끈하고 구릿빛을 띄는 구두가 눈에 들어온다.

 

「 하지만 역시, 자기 잘못에 책임은 져야겠지 ? 그렇지 ? 아스카. 」

 

" . . 물론, 입니다. 주인. "

 

아스카는 마지못해 주인이라고 말하고 속으로 혀를 찼다. 소녀는 물론 그걸 봤지만, 아무렇지 않게 싱글벙글 웃으면서 란코의 머리를 눌러 강제로 조아리게 하는데에 집중했다.

 

 

「 좋은 대답이야. 인연의 굴레에 들어가버린 사도는 제거하는게 통상적인 룰 이지만, 기분이 좋으니 특례를 적용해주지. 」

 

 

그제서야 힐신은 발을 뒤통수로부터 떼어내고, 란코가 서서이 고개를 들면서 몸을 일으킨다. 흘러나온 눈물과 콧물이 눈 한번 감았다 뜨는 찰나에 모두 사라지고 원래대로 돌아온다. 소녀의 형상을 한 그것이 그런 그녀를 보고 씨익 웃은 뒤에 눈을 게슴츠레 떴다.

 

 

" 무, 무슨 말을 하는게냐. 관리자여 . . 도대체 . . "

" 주인.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지 ? "

 

신이 사도에게 속삭인다.

 

 

「 아까 말했잖아 ? '책임' 을 지라고. 」

 

 

두 사도는 듣고 고개를 치켜든다.

 

 

옆에 선 아스카는 한쪽 날개의 표정에 그늘이 드리우는걸 목격하고, 이윽고 흑백의 안개가 소녀의 형상과 함께 마치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삽시간에 흩어져 없어진다. 생명없는 회색의 협곡에서 다시한번 정적이 찾아왔다. 짐새들의 깃털이 란코와 아스카의 머릿결에 닿자 딱딱하게 굳어 가루가 되어 부서지고, 새들은 협곡에서 솟아나오는 어두움을 직감한건지 황급히 보금자리로 선회한다.

아스카가 언제나처럼 란코의 어깨를 어루만지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 슬슬 가자. 여깃다가 현자의 눈에 들어버리면 귀찮아지니까. "

" 알겠다 . . 가자꾸나 반신이여. '심판의 때' 가 가까이 오고있도다 . . . "

 

 

이 험준한 바위산 협곡 어딘가에 자리잡아 은둔하고있을 과거 가장 강대했던 창염을 알고있던 그녀는 란코와 함께 그 장소에서 빠르게 모습을 감춘다.

짐새들은 어두운 기운이 모두 사라짐을 느끼고 다시 둥지로부터 날아올라 혹시라도 올 지 모르는 먹잇감 . . 이라고 쓰고 모험가들을 찾아 창공을 누비기 시작했다. 햇볓이 갓 황혼으로 물들어갈 무렵이었다.

 

 

 

하늘이 연한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가며 태양이 지평선에 걸쳤을 때, 아이리의 병사들이 투덜이며 마을을 벗어나고 있었다. 건틀렛을 벗은 손아귀에는 쫙 쥐어진 양피지 종이뭉치가 투덜거리는 그들의 화를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한명이 꾸겨진 뭉치를 무례하게도 길거리에 내던진다. 대장인 아이리가 보면 환경오염은 절대로 안돼애 라며 화낼수준의 행위였으나 대장은 수도에 있을거라는걸 알고있었기에 거리낌 없다.

 

 

" 쳇, 뭐가 전우야 ? 엘프들 토벌할 때 그 허약한 계집이 한거라고는 시체 끌고가다 나자빠지는 것 뿐이었잖아. "

" 그러면서 '아이리 언니~' 하면서 내숭 떠는건 참 . . 지금 사라진게 참 다행이라고 여길 정도라고. "

" 란코가 뭐라고 우리 대장님은 저렇게 난리이실까. 군인이 죽는건 흔한 일이잖아 ? "

 

 

" 그러게. "

 

일행이 아닌 말소리에, 병사들은 일제히 서로의 얼굴을 보고 당황하다가 정면을 응시한다. 그 순간, 가는 핏줄기가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병사들이 무슨 일이 일어난지 눈치채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눈을 한 체 모두 같이 멈춰서있다가 . . . 한조각 한조각씩 갈라져 중력에 이끌려 떨어진다.

자기들이 아마 죽었다는거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으리라 . .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삽시간에, 그들의 몸은 대각선으로 조각조각 떨어져 땅바닥에 널부러져간다.

무너져버린 갑주입은 육편들의 너머에는, 모자이크가 일으는 괴기스러운 칼의 끝부분을 아래로 내리면서 습격자가 고개를 가로젓는다.

 

 

" 군인이 죽는건 흔한 일이지. 명복을 빌겠어. "

 

사도, 니노미야 아스카의 몸이 . . 이전 란코의 앞에 드러났을 때 처럼 모자이크의 안개로 휘감겨 노이즈를 일으키며 흐려진다.

마치 유령과 같은 형상이 된 사도는 자색 두 눈동자 만큼은 형체를 유지한 채로 하늘로 걸어나가며 시체조각의 더미를 내려다 보았다.

 

 

 

 

- 오늘, 칸자키 란코와 같은 굴레를 돌았던 모든 존재들이 역사에서 모습을 감출것이다. -

 

 

 

 

사도는, 수도의 재건하기 시작하는 불빛들을 보며 자신의 의사를 밝힌다.

 

모자이크의 안개가, 왕국을 비추는 달빛을 가리고 유유히 나아간다. 어둠을 걷는 자들의 법도에 따라서 . . 인연의 굴레를 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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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노미야 아스카 ]

 

< 머리부터 발끝까지 허세로 가득 찬 것 같은 이 뻔뻔한 아이는 보기만 해도 이후 일어날 일의 고난을 암시하는 것 같다. 인맥을 늘리는 것은 역시 우즈키라거나 미오라거나, 주변 사람들로 족하다. - 다크 일루미네이트, 아스카의 소개를 듣고서 허탈해진 시부야 린의 심리. >

 

미시로 왕국 내부의 위험인자를 배제하는 내부 극비세력인 '다크 일루미네이트' 의 리더 중 한명. 스스로 언제나 '넘버 투'를 지향하고 있다는 등 별에 별 알 수 없는 표현들을 사용하여 말하는 독특한 화법이 인상적인 인물. 린의 평가로는 ' 도무지 뭘 전달하고자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 사람. ' 뉴제네레이션 기사단이 카에데의 음모로 인해 프로듀서를 잃고 국가반역죄로 뿔뿔이 흩어져 도망다닐 무렵에 시부야 린의 앞에 란코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었다.

사어난 고어, 사전에서나 찾아볼 법 한 희귀한 단어들을 마구 남발하는 난해한 화법때문에 처음에는 린의 경계를 삿지만 이후 타협하여 다소 정상적인 어법을 써서 대화하여 자기들 역시 카에데의 적임을 인지시켜준 후에는 이후 다시 합류한 뉴제네기사단과 함께 카에데의 계획을 좌절시키는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아스카가 말하길 ' 시부야 린의 왕국 내 전투력 순위는 4위이며, 1위는 란코, 2위가 나 ' 라면서 허세를 떨어서 린은 아스카를 입만 산 사람이라고 여겼었으나, 뉴제네 기사단도 쩔쩔멘 죠가사키 자매를 손쉽게 제압함으로써 허튼소리가 아님을 증명하였다.

전투를 목격한 왕실 친위대장 안즈 曰 ' 저건 안즈가 진지하게 해도 좀 까다롭겠네. ' .

 

아이돌로서의 능력은 공간을 왜곡하는 것 으로 추정된다. 본인 주장으로는 무수한 평행세계에 자유로이 왕래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실용 예를 들자면, 몇백 미터의 길이 나있는 공간을 한발자국 (약 80cm) 거리로 줄인 뒤 걸어가버리는 식으로 1초도 안돼는 시간만에 고속 이동을 한다(라고 주장한다)거나, 다른 평행세계(자칭)로 몸을 옮겼다 돌아왔다 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모두 피해버린다(고 주장한다)거나 등이 있으며, 아스카가 한번 손을 대서 조작된 공간은 조작되지 않은 외부공간의 법칙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라고 주장한다.).

 

아무튼, 그러한 강자임에도 카에데와의 최종결전에서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카에데와의 결전 종료 후 나타난 본인 왈 . . ' 같은 성질을 가진 녀석들 상대로는 상성이 안맞는다. '

 

 

 

[ 사도 ( 使徒 ) ]

'신' 에 의해 '선택받고' 명에 따라 세계를 신들의 뜻대로 '통제' 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는 존재들. 

자세한 것은 불명.

 

 

[ 신들의 종류 ]

과거부터 신들은 좋은 인식은 없었지만, 지피지기 라고 하여 적을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정신을 투철하게 이어받은 유식한 이들은 신들의 존재를 부분적으로 인정하고 신들의 종류에 대해 연구하였고 . . 최근의 미시로 왕국 교과서에 서술되는 '나쁜 악마' 라고 전해지는 대표적인 신은 [ 사역자 ] , [ 암월의 왕 ] , [ 거짓된 태양 ] 이 세가지이다.

하지만 북방의 알루트족의 주장에 의하면, 현세에 관여하는 신은 몇몇이 더 있다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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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이 마지막입니다.

 

이야 ! 란코 이야기도 완결이 코앞이구나 ! 지리멸렬한 서술을 끝까지 읽어주시는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이놈의 필력은 도무지 늘어나질 않네요. 그림도 그려야하고 . . 간바리마스 !

 

신데렐라 판타지는 여러분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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