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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얀데렐라-(02)《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건》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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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2, 2016 11:34에 작성됨.

그 뒤, 여전히 미안함이 남아 있던 타네기는 결국 소녀를 대신해서 화분을 옮겨주는 것을 도와주었다. 소녀도 처음에는 사양했으나 타네기가 계속해서 정중하게 나오는 바람에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그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그는 처음의 목적지와 다른 장소에 와버렸다.

"휴우, 여기면 됩니까?"

"네, 3층 302호실...의상실 앞에 두면 된다고 그랬으니까 괜찮을 거에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거 뿐입니다."

"...보기 드물게 좋으신 분이네요. 요즘 같은 세상에."

"그, 그런가요?"

"네. 아, 제 이름은 린이에요. 시부야 린."

"시부야 린...아, 가게 이름에..."

"성이 들어간 꽃집이에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찾아 오세요. 도와준 답례도 하고 싶고, 특별히 조금은 싸게 해드릴게요"

"아...감사합니다. 제 이름은 타네기 입니다. 야마다 타네기"

"야마다...그러면 다음에 뵈요, 야마다 씨"

"아..."

쿨하고 조금 날카로울 것 같은 인상과 다르게 옅은 미소를 띄우며 가볍게 손을 흔드는 린의 모습은 의외로 갭이 느껴져 아이돌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느낀 순간, 타네기는 순간적으로 품에서 명함을 꺼내 들고 그녀를 불렀다.

"시, 시부야 씨!"

"에, 네?"

"혹시...아이돌에 관심 없으신가요?"

"에...?"

갑작스러운 타네기의 제안에 당황한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로 표정에 드러난 린. 그야 그럴 것이다, 오늘 처음 만나서 잠깐 말을 나누고 도움을 받은 남자가 갑자기 아이돌에 관심이 있냐고 물으니,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면 그게 신기한 것일 것이다.

"아이돌?"

"당신을 보고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그, 혹시라도 흥미가 생긴다면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직 능력이 부족해서 모르지만, 저희 프로덕션이라면 분명 시부야 씨에게 숨겨진 재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아, 네..."

얼떨결에 타네기의 말에 설득 당해 명함을 받은 린은 살짝 멍한 표정으로 타네기를 보고 명함을 보는 것을 반복했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 타네기도 자신이 너무 마음만 앞서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고 뜬금없이 제안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이런 말을 해서 당황하셨죠..."

"아, 네..."

"정말 면목 없습니다. 시부야 씨를 보고 있으니 생각하기도 전에 말부터 나와서..."

"저에게...그 정도로 아이돌의 가능성이라는 게 보인 건가요?"

"무, 물론입니다! 모든 소녀에겐 아이돌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지, 전 시부야 씨에게서 분명한 가능성을 찾았기에 이렇게 말을 하는 것 뿐입니다!"

"...알았어요. 원래 아이돌에 흥미는 없었지만...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생각은 해볼게요."

'엄청 열정적이네...'

"가,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이렇게 붙잡아서..."

"아니에요. 뭐...그렇게 나쁜 시간은 아니었던 걸요. 덕분에 생각했던 것보다 화분도 빨리 옮겼구요. 그러면 전 이만..."

"다,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뒤로 돌아 떠나가는 린을 향해 소리친 타네기는 순간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리번거리다가 이내 창피함을 얼굴을 붉혀 근처에 있는 비상구로 들어가 버렸다.

"으앗...또 저질렀어. 하아..."

털썩-

"거절하려나..."

머릿속으로 시부야 린의 모습과 그녀의 미소를 다시금 떠올리며 아쉬움이 진득히 느껴지는 한숨을 내쉬던 그는,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 때문에 생각을 멈추고 그것을 확인했다. 온 것은 문자, 번호는 마유의 것이었다.

"마유...아, 마유-!"

뒤늦게 떠오른 마유. 린의 일을 도와주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벌써 20분이나 지나 있었다. 고작 음료수를 사러 갔던 사람이 이렇게나 늦을 리는 없으니 걱정되서 문자를 한 것이 분명하리라. 마유의 일을 떠올린 타네기는 엘레베이터를 탈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급하게 비상구 계단을 오르내렸다.
머릿속에 기억하는 구조를 따라 프로덕션 건물 내에 위치한 매점으로 들어가 이온음료를 산 그는 급하게 계산을 하고 다시 비상구 계단으로 올라가 그대로 달려서 마유가 있는 연습실에 도착했다.

덜컥-!

"마유! 허억...허억..."

"프, 프로듀서 씨...?"

"무슨 일 있어요? 왜 그렇게 땀을..."

화이트 보드에 매직으로 음표를 그려놓고 발성 연습을 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마유와 트레이너. 둘은 갑자기 큰 소리를 내며 문을 열고 들어와 숨을 헐떡이는 타네기의 모습을 보고 당황했다. 타네기는 그런 두 사람의 반응에도 개의치 않고 직접 사 온 이온음료를 들어 보였다.

"하아...하아...미안해, 일이 좀 생겨서 늦었어...!"

"무슨 일이셨길래..."

"여기, 음료수...하아...칼로리나 당분이 높은 건 사줄 수 없어서...미안..."

"...아니요, 마유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이렇게 마유를 위해 사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하는 걸요."

"후우..."

"그런데 프로듀서 씨?"

"으응...?"

"이 음료는 마유보다 프로듀서 씨에게 필요할 것 같은데요. 마유는 프로듀서 씨가 쓰러질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오..."

"아..."

마유는 직접 음료수의 뚜껑을 열어 타네기에게 권했고 그에 타네기는 그녀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며 음료수를 한 모금 마셨다. 그렇게 그가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을 지긋이 주시하던 마유는 이내 의아함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물었다.

"프로듀서 씨? 입은 안대고 마시는 건가요...?"

"으응? 그치만 마유도 마셔야 하는데, 입을 대고 마실 수는...우웁!?"

"마유는 괜찮으니 신경 쓰지 않고 대고 마셔도 괜찮답니다. 우후훗..."

"마, 마붑?!"

순간적으로 음료수 병을 잡고 타네기의 입에 반강제로 밀어 넣은 마유는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덕분에 당황하긴 했지만 화를 내기 애매해진 타네기는 콜록거리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그녀에게 음료수를 돌려 주었다.

"우윽...다음부터는 이러지 마..."

"어머, 죄송해요..."

"후우...어라? 음료수 지금 안마실 거야?"

"네, 마유는 지금 당장 목이 마르진 않으니까요. 나중에 목이 마르면 마실 거에요. 그리고 병은 프로듀서가 처음으로 마유에게 준 선물이니 소중히 간직할게요. 우훗."

"에, 아니...그럴 필요는..."

"저기, 프로듀서랑 아이돌 간에 관계를 다지는 건 좋은데...슬슬 다시 연습 시작하지 않으면 안돼."

"아...네..."

어쩌다보니 불청객이 쫓겨나듯 연습실의 구석으로 밀려난 타네기는 발성 연습을 하는 마유의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았다. 모델 출신의 그녀. 그런데 놀랍게도 가창력 훈련에서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고 트레이너가 이끄는 그대로 따라가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단해...마유라면 분명 굉장한 아이돌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마유의 첫 가창력 트레이닝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우선은 첫날이니까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이 정도만 할 거야."

'2시간이 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라니...아이돌들도 힘들겠구나...트레이너 씨도.'

"슬슬 점심 시간이기도 하고, 같이 먹으러 갈까? 마유."

"마유는 프로듀서 씨랑 같이 먹는 일에는 언제나 찬성이에요."

"트레이너 씨는 어떠십니까?"

"네? 아, 전 괜찮아요. 동생이랑 같이 식당에서 먹기로 했거든요."

"동생? 동생 분도 여기서 근무하시는 겁니까?"

"네. 이번에 새로 들어온 트레이너에요. 그러니까, 구별을 하자면 루키 트레이너죠."

"으음...자매가 같이 트레이너 일을...대단하군요."

"작은 언니랑 큰 언니도 여기서 일해요. 네 자매 모두요."

"오오...응?"

"그래서 저도 가봐야겠어요. 마음만은 감사히 받을게요."

"아, 네..."

'이상하다. 방금 뭔가 찌릿한 시선을 느꼈는데...'

뒤통수에 따끔하는 듯한 시선을 느낀 타네기는 주위를 둘러 보았지만 시선의 주인은 찾지 못했다. 자신의 착각인 것일까 하고 생각한 그는 멋쩍게 볼을 긁적이고는 마유를 보았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면 가볼까?"

"네."

"마유는 뭐 먹고 싶어? 양식? 일식?"

"마유는 프로듀서 씨가 좋다면 뭐든 괜찮답니다."

"으음...그렇게 나올 줄은...그러면 일식으로 할까?"

"네."

마유도 찬성을 했기에 결국 점심을 일식으로 정한 두 사람은 차를 끌고 나가는 대신 근처에 타네기가 아는 일식집으로 걸어갔다. 프로덕션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다 가격도 싸기 때문에 자주 연습생들이나 지망생들, 그리고 현역 아이돌들도 볼 수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어라? 근래에 자주 보네요?"

"오오, 타네기! 오랜만이다."

"선배랑 사치코 양, 두 사람도 여기서 식사인가요?"

"오늘은 공교롭게도 스케줄이 비어서 말이야. 그랬더니 사치코 녀석, 쉬는 날에는 일식을 먹어야 한다고 우겨서 결국 같이 먹으러 왔지"

"그 정도는 상식이라구요, 그런 것도 모르는 건가요~? 쉬는 날에 일식을 먹는 거야 말로 쉬고 있다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구요!"

"그래, 너 잘났다. 으이구."

"꺄읏-"

사치코의 머리를 마구 헝클인 선배는 문득 타네기와 같이 온 마유를 보고 반가워했다.

"오, 이게 누구야. 사쿠마 마유잖아? 왜 같이 있는 거야?"

"제가 전에 말했잖아요, 타네기 씨 덕분에 우리 프로덕션으로 이적했다구요!"

"그래, 그래. 내가 너의 말에 너무 귀를 기울이지 않았구나."

"이렇게 귀여운 저의 말을 무시하다니! 프로듀서 실격이에욧!"

"사이 좋네요."

"그래? 내가 보기엔 너희가 더 사이 좋아보이는데. 맛있게 먹고 가. 사치코 넌 그만 먹고."

"흥, 전 요즘 성장기라구요! 저의 귀여움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는 당연한 거에요!"

"그럼 우리도 먹으러...마유?"

"..."

"마유? 마-"

"...네, 프로듀서 씨. 우리도 이제 먹어요."

"어, 어어...그래."

잠시 사치코와 선배 프로듀서를 지긋이 주시하던 마유는 타네기가 연신 부르자 그제서야 대답을 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타네기였지만 크게 신경은 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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