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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인간과 병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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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2, 2016 04:52에 작성됨.

"우리가 알고있는 것은, 사실 바닷가의 모래알을 집고 '알았다!'라고 하는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현자. 사기사와 후미카.


'역사와 진실은 다르다.' 오랜기간 살아왔던 루미가 깨달은 사실중 하나이다.


그녀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 무엇보다도, 오랜기간 살아온데다가 직업 특성상 무언가를 깊게 파고들며, 기묘한 생명체를 만날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녀가 해결한 수많은 의뢰중에는, 사실 의뢰주가 사악한 자였고 죽여야할 대상이 좋은 쪽이었다는 결말도 상당수 존재하였다.

가령, 어느 부자가 자신의 영지를 침범하는 '스프리건'을 퇴치해달라고 의뢰하였을때, 사실 그 스프리건은 숲의 수호자였고, 부자가 숲을 개간하기 시

작함으로서 충돌하기 시작하였다는 의뢰도 존재하였다.

괴물사냥꾼들중에서도 이러한 의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먼저 의뢰를 내건 사람이 최고라는 의견이 있고, 둘중 돈을 더 많이 준 사람이 최고라는 의견도 있고, 선한 쪽이 최고라는 의견도 있다.

루미는...

 

.
.
.

 

그녀는 터무니없는 '병기'이지만, 결코 그것을 쥘수있는 '사람'이 아니다.

 

.

.

.

 

루미와 아이리의 재회는, 미시로 영주의 의뢰로부터 시작되었다.

"흐음... 괴물사냥꾼 와쿠이 루미. 만나서 반갑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엄격해 보이는 남성, 그러나, 루미는 본능적으로 눈치챌수 있었다. 이 자는 뼛속까지 정치적인 동물임을.

정치와는 고의로 떨어져있는 괴물사냥꾼들은, 이러한 정치적인 생물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의뢰 내용은... 그렇습니다. 아이리를 지켜주시는 겁니다."

 

영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루미가 냉소적으로 대답하였다.

 

"그래. 건장한 청년을 도마뱀새끼가 지켜주겠다고 하는 꼴이지."

 

영주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 그 도마뱀새끼가 '다른 걸'배우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무슨 말이지?"

 

"들었습니다. 아이리를 이긴것... 그것을 듣고 당신에게 의뢰할 생각을 했죠."

 

"..."

 

"네. 아이리는 너무나도 강력한 인재죠. 부정할수 없어요. 하지만 그렇기에 다른 방법으로의 공격은 취약할 겁니다. 어느날 갑자기 길을 가다가 저격을 당한다면? 독을 마시고 죽는다면? 자는 도중 암살자가 달려든다면? 당신처럼 수면 가스를 이용한다면? 그때는 아이돌도 뭣도 없지요. 저나, 당신이나, 아이리나, 목을 그으면 죽는건 똑같습니다."

 

"..."

 

"당신은 물론 인간입니다. 아이돌이 아니죠. 하지만 그렇기에, 아이리를 '죽일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있을겁니다."

 

"...과연. 전문가를 고용하여 막겠다. 그런건가?"

 

"네."

 

"...그 전에, 확실히 말하지. 나는 전장에 참가하지 않는다. 그녀를 밀착 개인경호 해줄수는 있지만, 전장만큼은 결코 참가하지 않을것이다. 그때 아이리가 전사하는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다."

 

"물론이죠. 전장에는 그녀는 무적이니까요. 제가 걱정하는것이 바로 그것. 일상생활입니다."

 

"...의뢰금액은?"

 

"삼십만 쥬엘. 착수금으로 먼저 오만쥬엘을 드리죠. 기간은... 전쟁이 끝날때까지."

 

"..."

 

변함없이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루미는 내심 경악하고 있었다.

삼십만 쥬엘은 일반인이 만질만한 돈이 아니다. 엄청난 거금. 그런 비용을 단지... 그녀를 '호위'하는데 사용한단 말인가?

 

"...알았다."

 

"훌륭한 선택이시군요."

 

그렇게, 아이리와 루미의 관계는 다시 이어졌다.

.
.
.

"얏호! 루미!"

 

덥석!

 

"..."

 

아이리가 그녀를 보자마자, 기쁜듯이 달려나와 그녀의 품에 안겼다.

 

"...영주의 명으로, 너를 전쟁기간동안 호위하게 될거다. 아이리."

 

"응응! 들었어! 나. 무지 기뻤다? 역시 영주님이야! 내가 원하는걸 정확히 알아채셨으니까!"

 

"..."

 

아이리가 루미에게 안겨 얼굴을 부비고 있을때, 루미는 주위의 시선을 눈치챘다.

 

'뭐야. 단장에게 왜 호위?'

 

'그런거 필요없는 분인데?'

 

'캬. 땡보납셨넼ㅋㅋㅋ'

 

'괴물사냥꾼이잖아? 재수없게.'

 

'흠. 역시 경계하는가.'

 

너무나도 루미의 예상 밖을 벗어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리고...

 

"아이리님! 당신같은 분이 어째서 호위따위가 필요한겁니까!"

 

반발하는 인간은 역시나 존재하였다.

 

"엣...?"

 

아이리가 예상치 못했다는듯, 눈을 끔뻑이면서 그들을 돌아보았다.

 

"왜냐니...? 나를 이겼으니까...?"

 

"그런 비겁한 술수로 이긴것 따위로 아이리님을 이겼다고 할수 없습니다!"

 

"맞습니다!"

 

"보아하니 인간같은데, 인간이 아이돌을 호위할수 있을리가 없습니다!"

 

"맞아!" "그러니까 말야!"

 

"지키는건 우리들중 한명이 하면 되는걸!"

 

웅성웅성...

 

"엣... 저... 그게..."

 

아이리가 당황한듯 말을 더듬자, 루미가 아이리를 떼놓고 그들을 바라보았다. 변함없이 차갑고 무감정한 눈으로.

 

"...그래. 너희들은 대장을 지킬수 있다. 그런 말인가."

 

"무슨말이냐! 당연히 그렇지!"

 

"좋아. 너희들중 한명이 나에게 덤벼라. 만약 너희가 이긴다면 깨끗하게 포기하고 의뢰를 무르고 돌아가지."

 

"루...루미!"

 

아이리가 당황한듯 루미를 쳐다보았지만, 동시에 단원들 사이에서도 환호성이 튀어나왔다. 아마 이것을 바랬겠지.

 

"하핫! 말해주셨겠다!"

 

아이돌인 단원중 한명이, 앞으로 나섰다.

 

"나로 불만은 없지? 얘들아!"

 

"누님이라면!" "누님이 1:1에서 지는건 본적이 없지!"

 

그녀는 이른바 신속의 아이돌. 그녀의 음속과 맞먹는 속도로 움직이면서 펼치는 재빠른 검술은, 타의 추총을 불허한다고 할 정도였다.

 

"...좋아. 규칙은?"

 

"규칙? 어느쪽이 '항복'이라고 한다면 끝나는걸로 하지!"

 

"좋아."

 

루미는 검을 꺼내, 장갑을 낀 손으로 검날을 스윽 매만지며 말했다.

 

"이곳에서 바로 시작하지."

 

"죽이지는 않을게! 팔다리 몇부분은 조각날지도 모르지만."

 

"아아... 나도 죽이지는 않으마."

 


.
.
.


"어..."

 

퍽! 퍽! 퍽!

 

전투가 시작되고 나서 정확히 2분.

 

승세는, 이미 완벽하게 기울어져 있었다.

 

단원들은 입이 떡 벌어진채로, 일방적인 공세를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일합. 그것으로 승패는 완전히 결정나버렸다.

 

아이돌이 신속하게 찔러오는 것을, 루미는 일순간 집중하여 그것을 검으로 받아 쳤다.

 

'검을 받아치다니...'

 

'저건 단장이 아닌이상...'

 

뭐, 받아 쳤다고 할지라도, 그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인간인 이상, 신속하게 공격해대면 언젠가 무너지기 마련. 받아치는것도 한계가 있다.

...검이 온전하게 남아있을때 말이지.

 

"뭐...!?"

 

그녀의 검이,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었다.

녹아내리는 검은, 이윽고 자루만을 남기고 전부 사라져버린다.

 

"이... 이게 도대체..."

 

그녀의 순간의 당황은, 루미의 더할나위없는 찬스였다.

루미는 재빠르게 달려들어, 그녀의 옷을 잡고 업어쳐서 눕힌다.

 

"아...!"

 

최속일지라도, 붙잡혀서 마운팅을 당하면 한낱 여자일뿐.

뭐라 말할 틈새도 없이, 루미의 주먹이 날아왔다.

"크윽...! 하... 항..."

 

퍼억!

 

"안 들려. 제대로 말하라고."

 

"항..."

 

퍼억!

 

"똑바로 말해라. 항복이라고."

 

"네... 네가..."

 

퍼억!

 

"똑바로."

 

퍼억!

 

"말하지 않는 이상"

 

퍼억!

 

"끝나지 않아."

 

그렇게 말하면서, 시작된 무차별적인 구타. 그녀는 단 한번도, 표정이 변한적이 없었다. 무표정한 눈. 차가운 얼굴. 희열이란것은 조각도 느껴지지 않는 기계적인 표정.

그러한 태도에, 단원들은 공포를 느꼈다.

 

"그... 그만! 그만! 루미! 이제 됬어...!"

 

"..."

 

이제 저항할수도 없이, 추욱 늘어진 그녀를 향해 한번 더 주먹을 날리려는 루미를 향해 아이리가 소리치자, 루미는 그 자세 그대로 정확히 멈춘다

 

"...?"

 

"이... 이제... 루미가 내 호위를 맡는거... 불만없는거지?"

 

침묵. 단원들은 그저 입을 다물고, 아이리의 말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그럼 됬잖아? 루미. 이제 그녀를 풀어줘. 부탁이야."

 

"..."

 

루미는 깔려진 아이돌을 내려다보았다.

 

얼굴과 급소는 피해줬지만 온 몸 구석구석 구타당한 그녀는 이미 저항할 생각도 잃고 추욱 늘어져있었다.

 

"...네 말대로."

 

루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황급하게 단원들중 몇명이 축 늘어진 아이돌을 들고 어딘가로 이동했다. 아마 의료실이겠지.

 

"...사기다!"

 

누군가가 외쳤다.

 

"너! 뭔가 비겁한 수를 쓴거지! 갑자기 검이 녹아내릴리가 없어!"

 

루미가 무덤덤하게 받아쳤다.

 

"...기름을 발랐을 뿐이다."

 

"기... 기름?"

 

"철이 닿는다면 급격하게 부식하는 기름이다. 나의 검은 미스릴이므로 상관없지만, 너희들의 검은 그렇지 않을뿐."

 

"그... 그런 비겁한 수로...!"

 

"비겁한 수가... 어쨌다는 거지?"

 

"읏...!"

 

루미의 말에 한기가 느껴지자, 단원들이 움찔하였다. 루미는 그들을 경멸하듯, 내려다보면서 말했다.

 

"죽음은 수단이 정정당당하나 비겁하나 똑같다. 네놈들의 적은 그걸 잘 알고있고. 수단이 어쨌건, 결과는 죽음이다. 어느날 갑자기 너의 단장이 독살당하면, 너희들이 실컷 적의 비겁함을 떠들어봐도 네놈들의 단장은 돌아오지 않는다. 칼에 찔려죽건, 함정에 밟혀죽건, 독에 죽건, 너희의 적은 단장의 죽음을 원한다. 적은 그걸로 충분하다."

 

"..."

 

"그래.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비겁함'의 달인이다. 각종 기름. 독약을 사용하고, 근접전 도중 보우건을 쓰지. 변칙적인 방법에 능하고 적을 이기는것이아닌 죽이는것에 초점을 두지. 그러나 그걸로 충분하다. 원한다면 나는 너희의 단장을 '비겁한 수'로 죽여버릴수 있다."

 

"아...!"

 

아이리는 그녀의 한기서린 말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러지 않을것이다. 의뢰를 받았으니까. 나는 비겁한 수의 달인이므로, 적이 행할 비겁한 수를 예측할수 있다. 행군할때 노리는 저격수의 위치. 독의 종류. 함정을 잘 알고있지."

 

"..."

 

"네놈들이 지금까지 어떤 전쟁을 치뤄왔는지 모르겠군. 하지만 진짜 전쟁은 더럽고, 비열하며, 질퍽거리지... 그 진창속에서 너희들이 살아남을수 있을지도 의문이로군..."

 

"..."

 

칼날과도 같은 말에, 단원들은 고개를 숙일수밖에 없었다.

 

"...가지. 아이리."

 

"응...? 으응...! 모... 모두들! 오늘은 이만 해산!"

 

아이리와 루미가 떠나간 이후, 단원들은 여전히 침묵한채로 뿔뿔히 흩어질 뿐이었다.

 

.
.
.

 

"의외로군."

 

"뭐가...?"

 

"나를 말리지 않은것."

 

"응... 그게... 분하지만, 나도 들을 필요가 있는 쓴소리였는걸..."

 

"..."

 

아이리는 쓸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확실히, 우리는 '전쟁'을 겪지 않았을지 몰라. ...응. 단원들도, 나를 따라 모였을 뿐인걸. 베테랑이 아니야. 하지만 그런 우리에게 쓴소리를 해줄사람이... 필요했을지도."

 

"..."

 

'어리광쟁이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강단이 있군.'

 

"...배고프지? 자! 여기가 나의 집이야!"

 

"아아."

 

여자 한명이서 살기에는 커보였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다. 도심 한가운데의 집은, 튼튼해보였고 보안마법의 흔적도 느껴졌다.

 

"보안마법."

 

"응. 걸어주셨어. 밤에 잘때도 안심하라고."

 

아이리가 루미에게 손을 내밀었다.

 

"... 뭐지?"

 

"깜빡한게 있는데... 보안마법에 루미를 등록해야해. 하지만 오늘은 늦었으니까 내 손을 잡고 들어가면 괜찮아."

 

"아아. 그런건가."

 

루미가 아이리의 손을 잡았다.

 

'부드럽군.'

 

굳은살이 박히고 상처투성이인 자신의 손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마치 여자아이같은 손이다.

 

"앗. 루미의 손. 딱딱해!"

 

"...인간이다 보니."

 

"그래도 좋은걸? 음... 베테랑이라는 느낌도 나고. 이런 손으로 몇명의 괴물을 죽였을까... 하고."

 

"...들어가지."

 

"응? 아! 응!"

 

집은, 실로 아이리의 취향답다고 해야할지... 귀여운 인형들과 푹신한 것들이 가득한 집이었다.

 

"루미의 방은 저기 내 방의 옆이야! 옷은 내가 미리 사놨으니까 걱정마!"

 

'불안하군.'

 

"일단 무기와 갑옷을 벗고와줘! 나는 저녁을 만들테니까."

 

"..."

 

루미가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갔다.

 

'...평범하군.'

 

아이리의 취향이 잔뜩 들어갈것 같아 염려하였지만, 의외로 평범하였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방은 적당한 크기였고, 검과 갑옷을 걸어둘 곳도 존재하였다. 침대와 옷장이 하나씩. 책상이 있는 지극히 평범한 방이었다.

루미가 검을 걸어두고, 가지고 다니는 무기, 포션, 기름등을 책상위에 둔채 천천히 갑옷을 벗기 시작하였다.

 

"시원하군."

 

비록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갑옷은 나름대로의 무게가 존재한다. 왠만하면 벗을 틈이 없지만, 이렇게 갑옷을 벗는것은 그녀도 좋아하였다.

갑옷을 전부 벗고 더러워진 속옷을 벗은채, 긴장된 손으로 옷장의 문을 연다.

 

"...평범하군."

 

그녀가 평소에 입는 옷처럼 노출이 많거나 하면 어쩌나. 생각하였지만, 의외로 옷은 평범하였고, 속옷도 정갈하고 깔끔하였다.

그녀의 나신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상처투성이였다. 비록 피부는 약의 영향으로 하얗지만, 등과 어깨 곳곳에 나있는 상처는 그녀가 피하는것에 실패할

때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이윽고 깨끗한 옷으로 상처들을 가리고, 루미는 갑옷을 걸어두고 문을 나섰다.

 

"...좋은 냄새군."

 

"아. 다 갈아입었어? ...우와! 이쁘다! 루미!"

 

"고맙다."

 

"평범한 옷인데도 이러면... 드레스는 얼마나 어울릴까!"

 

"드레스는 사양하지."

 

"에엣! 어째서!"

 

"갑옷보다 불편한 옷은 질색이다."

 

루미가 얼굴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그래도... 으응... 어울릴지도..."

 

"..."

 

루미가 식탁에 앉자, 아이리가 냄비를 집어서 식탁 정중앙에 놓았다.

 

'고기냄새... 스튜인가. 맛있어 보이는군.'

 

"짜잔! 스튜야!"

 

"음... 좋은 냄새군."

 

"그래? 그때 대접해줬던 수프와 비견될까?"

 

"수프따위와 비견될 스튜가 있을까..."

 

루미가 중얼거리며, 국자로 자신의 몫을 그릇에 떠담았다.

 

"그럴까나..."

 

아이리도 웃으면서, 자신의 몫을 담았다.

 

"잘먹겠습니다!"

 

"..."

 

아이리는 감사의 인사를, 아이리는 조용히 기도를 한후, 포크를 들었다.

 

"...맛있군."

 

입에발린 말이 아닌, 루미의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

 

 

"돼지고기인가."

 

"목살이야!"

 

"야채도 좋은 것이군."

 

"아. 알았어? 왕궁에서 먹는거니까! 아. 내가 먹는 음식은 왕궁에서 직접 재료를 주는거니까 검사 안해도 괜찮아!"

 

"알고있다."

 

그리고, 이미 루미도 그것의 유통과정에서 이상이 없음을 체크를 끝낸 상태였다. 루미가 국물을 떠 마셨다.

 

'느끼하지 않아... 흠... 매우 맛있군. 전체적으로 아주 맛있어.'

 

"요리를 잘하는군. 아이리."

 

"응! 내 취미중 하나니까. 과자도 구울줄 알아! 나중에 루미에게도 줄테니까."

 

"기대되는군."

 

"그보다, 루미도 요리 잘하지 않아?"

 

"수프나 구은 고기따위는 누구나 잘 만들수 있지."

 

"엣. 그렇지 않아! 저번에 먹은 수프도 향신료같은게 넣어졌잖아!"

 

'그걸 눈치챘나.'

 

"...근처 식물에 향신료 역할을 하는게 있었을 뿐이야."

 

"그런걸 알고있는게 대단하다구!"

 

아이리가 진지한 눈으로 루미를 바라보자, 루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 그래."

 

"응. 오늘 요리는 더 맛있어!"

 

"후추라도 넣었나?"

 

"아니! 나. 실은 집에서 밥먹을땐 언제나 혼자였거든. 물론 단원들이 놀러올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혼자. 하지만 오늘부터는 루미가 있으니까!"

 

"..."

 

"솔직히 전투에 나갈때 먹는 밥은 내가 만든것보다 맛은 없어... 하지만 모두와 같이 둘러앉아 먹으면서 이야기하니까 맛있게 느껴지니까! 밥을 먹을때 누군가의 얼굴을 보는 것 만으로도 더 배불러져!"

 

'...순수하군.'

 

즐겁게 웃으면서 루미에게 말하는 아이리는, 진지하고도 순수하게 그것을 말하였다.

 

"밥을 다 먹은 다음에는 목욕해도 괜찮아!"

 

"목욕탕도 있나?"

 

"작지만 있어! 물도 깨끗해."

 

루미 역시 목욕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아한다. 평소에는 청결마법으로 청결함을 유지하지만, 목욕이 끝난 다음의 그 시원함과는 비교할수 없으니까. 감정이 극도로 억제되었지, 느낄수 없는것은 아니다.

 

"같이 씻을까?"

 

"원한다면."

 

"응? 사양하지. 라고 할줄 알았는데?"

 

"목욕탕에서 암살당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놀라겠나?"

 

"지... 진짜!?"

 

"음. 작긴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보안마법이 걸려있으므로 그다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만..."

 

"아니! 같이 씻을래!"

 

"...원한다면."

 

  

 


삘이 들어 휘리릭 새벽감성을 담아 또 써봤습니다. 아이리와 루미의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목욕신은 쓰다가 아래로 내려가야할것 같아 삭제.

끝은 좋지 않음을 미리 고합니다... 다만, 아이리는 평생 루미를 좋은 친구로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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