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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코를 잡고 열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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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2, 2016 02:46에 작성됨.

「왼손으로 코를 잡고 열 바퀴」

 

 

 

S#1. 예능 TV방송.

 

「왼손으로 코를 잡고, 오른손을 그 사이에 넣고, 그리고 그 상태로 열 바퀴를 빠르게 돌아! 좋아, 아마 세상이 핑핑 돌아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걸? 이제 넌 주어진 트랙을 달려가야 해. 훌라후프로 줄넘기를 넘어서, 앞구르기를 세 번 해서, 풍선을 엉덩이로 터뜨려서, 그렇게 다시 돌아와. 수고했어! 이제 도로 네 턴이야. 다시 왼손으로 코를 잡고, 오른손을 그 사이에…」

「으아, 으아아아!!!」

「앗, 넘어졌네. 세 바퀴 추가!」

「그런, 너무해요!!! 와앙-」

 

 

S#2. 밤 열시 쯤 사무소에서.

 

 “이야- 프로듀서 씨, 이런 시간까지 수고하셨어요!”

 “아하하하… 큰일이었어요. 보고만 있어도 지치는 걸요.”

 “그래요? 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은데. 우리 아이돌들이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또…”

 “오토나시 씨가 프로듀스 해보시면 조금 느낌이 다를 걸요. 예능 방송은 특히 그래요. 우리 아이들 실수 날까봐 노심초사에, 잘못되면 곧 제 책임이고, 해결은 다 발로 뛰어야죠. 뭐, 그래도 웃는 모습 보면 기쁩니다만.”

 “에헤헤, 수고하셨습니다!”

 

 프로듀서 씨 등을 한 대 팡하고 쳤다.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사실 보고 있으면 나도 마냥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니까. 보고 있자면 NG가 날까, 말을 더듬진 않을까, 시청자들이 제대로 즐겨줄까 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꽤나 심각한 고민에 빠지고 만다. 무엇보다 오늘은 생방송이었으니까.

 

 “그래서 아이들은요?”

 “다들 집에 내려주고 왔어요. 나 참, 열세 명이나 되는 애들을 언제 다 데려다준답니까. 덕분에 이렇게 늦었죠.”

 “하긴, 다들 출연하는 방송이니까요. 그럼 이제 퇴근이신 거예요?”

 “네, 이제 하려던 참이에요. 내일은 오전 8시부터 레코딩 쪽이랑 미팅할 게 있으니 일찍 와야 하고… 하아.”

 “하하하하… 고생 많으시네요.”

 “오토나시 씨는 퇴근 안 하세요?”

 “아, 저는 아직 사장님이 맡긴 회계자료가 아직 안 끝났다고 할까…”

 “……우리, 힘내죠…!”

 “……네…!!!”

 묘한 동질감에 휩싸였다. 이렇게 다들 고생하니까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는 것일 터였다. 아이돌들도, 우리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덕분에 이젠 확실히 점점 상승세를 탄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 미키는 거의 탑 아이돌이고, 야요이는 요리 방송 정규 자리를 하나 따냈다. 치하야는 첫 싱글이 호평을 받으면서 나름 잘 팔렸다. 그렇지만 이오리가 개그 방송에서 인기인 건 조금 의외였다.

 

 “그럼,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네, 내일 봬요!”

 

 

S#3. 이십쵸메쵸메

 

 집 앞 목련은 다 져가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새하얗게 예뻤는데 그새 져갔다. 목련은 폈을 땐 예쁜데, 질 땐 못생겼다. 꽃잎이 갈색으로 변해서 마치 짓무른 바나나마냥 여기저기 얼룩이 핀다. 바닥에 떨어진 짓무른 목련을 밟는 건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 그렇지만 목련을 피하는 것도, 그건 그거대로 불쌍한 목련. 하얀색 목련. 갈색 목련.

 

 

S#4. 2015일 3년 27월

 

 “미키, 일 안 가니?”

 “아후우… 미키는 좀 더 잘 거야…”

 “미키? 프로듀서 씨가 기다려?”

 “주먹밥 사 달라는 거야…”

 “미키???”

 

 늘 이런 식이었다. 미키는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다. 그래서 매사에 별로 진지하지 않았다. 미키는 매일 잤다. 잠을 자서 가슴이 큰 걸까? 나도 앞으로 18시간씩 자볼까? 시덥잖은 생각은 망상노트에만 고이고이 모셔두자. 그렇지만 이런 제멋대로인 점이 미키의 매력이라는 의견이 많으니 차마 뭐라고 터치할 생각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진지하게 임해줬으면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내 개인적인 감정이 적잖게 들어간 것 같으니 그 부분은 제외하고. 그렇지만 이렇게는 말하고 싶어: “미키, 넌 톱 아이돌이라고!”

 

 “미키? 왜 안 내려와?”

 “프로듀서 씨, 미키가 소파에서 안 일어나요…”

 “하아… 가자, 미키. 차에서 맘껏 자도 되니까.”

 “허니가 업어주면 갈게~”

 “그래그래, 업혀. 자.”

  

 결국 미키는 프로듀서 씨에게 업혀서 나갔다. 어쨌든 일을 시작하면 제대로 하는 아이니 문제는 없었다.

 

 

S#4. qpeh rjadmstjs 0028 qkfcnp

 

 남: 사람이 가장 많이 자살하는 계절이 언제게? 

 여: 겨울 아냐? 추우니까.

 남: 묻는 사람마다 겨울이라고 하더라. 답은 여름, 왜 그럴까?

 여: 왜?

 

 

S#5. 계절은 순환하는 법

 

 바람이 세게 불었다. 기상청은 태풍이니 밖으로 나가지 말라 했다. 몇 십 년 만의 초대형 태풍이라고 프로듀서 씨는 창문에 X자로 박스테이프를 붙였다. 이러면 창문이 깨지지 않는다고 했다. 여름은 좋지만 이것저것 귀찮은 게 많다. 모기라든가, 태풍이라든가, 폭염이라든가, 그렇지만 그걸 제쳐두고서도 여름은 좋다. 나무의 푸른 잎사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매미소리, 그 뜨거운 날씨에 밖을 걸어 다니며 흘리는 땀 한 방울이 나는 좋다. 이번 여름도 다시 오지 않을 터였다. 프로듀서 씨는 여름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걸 몰랐다.

 

 “프로듀서 씨, 그만 하고 쉬어요.”

 “휴우. 그러고 싶지만 이거 깨지면 또 돈 많이 드는 걸요. 그리고 사무소 박살나는 건 절대로 원하지 않고요.”

 “프로듀서, 창문 값은 내가 지불할 테니까 그만해. 그런다고 태풍이 안 와?”

 “아, 이오리, 거기 가위 좀 집어줄래?”

 

 …말없이 이오리는 가위를 집어 프로듀서가 들고 있는 테이프까지 잘라준다. 그리고는 혼자서 힘들지 않느냐고 옆에다 가위를 내려놓고 말한다. 앗, 테이프 약간 왼쪽으로 비뚤어졌다.

 

 “이제 정말 그만 해. 나 곧 예능 방송있어.”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미안미안, 금방 데려다줄게.”

 “이렇게 큰 태풍이 오는데도 일이에요?”

 “태풍이 온다고 TV가 쉬지는 않으니까요. 하하… 그보다 이 창문, 잘 버텨줘야 할 텐데.”

 

 

S#6. 100년 뒤의 사무소

 

 창문은 모두 부서져있었다. 아니 애초에 여기가 사무소였던가? 여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 아니야, 지금 이곳에는 커다란 빌딩이 있어, 아니야 모두 틀렸어 여긴 자그마한 아이돌 사무소가 있었어 열세명의 아이돌들이 이곳에서꿈 을키웠지 그렇지만 그 보다먼 저활 동을했었던 아 이 돌이한 명있 었 어 그 렇지만그 곳 의 さムソ는ザ 그ま했 ギ 때문絵 タ루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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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8. 너희는 여름, 나는 겨울

 

결국 오늘도 돌지.

지구가 돌 듯 나도 돌지

유행이 돌 듯 나도 돌지

내가 돌면 어지러운 세상도 돌지.

전부 돌아라, 돌아라, 빙글빙글, 돌아라, 몇 번이고 돌아라.

어지러워 쓰러질 때까지 돌아라

진이 빠져 모든걸 다 짜내고 마지막 한방울까지 돌아라

다음엔 모두가 사르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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