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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의 얀데렐라-(01)《사랑하며 꿈꾸는 소녀》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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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1, 2016 09:20에 작성됨.

그렇게 카에데와 같이 일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남은 연수 기간을 전부 채운 타네기는, 그 성실함과 나름대로의 사교성이 선배 프로듀서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준 것인지 상부에서 좋은 평가로 인해 담당 아이돌을 골라 프로듀스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라고는 해도, 현재 346프로덕션 소속의 연습생들은 이미 다른 프로젝트 준비 때문에 초보 프로듀서인 타네기를 믿고 데뷔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역시 갑작스럽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멍하니 있었으니 말은 다했다.

"일이 이렇게 잘 풀리다니...이래도 되는 건가..."

"어라, 당신은 분명..."

"아, 사치코 양."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는 건가요?"

하얀색 원피스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손으로는 그녀에게는 조금 크게 느껴지는 캐리어를 이끌고 나타난 사치코. 그녀는 이미 타네기의 얼굴을 익혀둔 듯 익숙하게 말을 걸어왔다.

"아, 그게..."

사치코에게 간단히 사정을 설명하자 그녀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어머, 그러면 좋은 거잖아요? 저처럼 귀여운 아이돌을 이제 마음대로 프로듀스할 능력이 된다는 걸 증명한 셈이니까요. 뭐, 저보다 귀여운 사람은 없겠지만요!"

"그렇다고 해야할까요..."

"자신감을 가지는 건 어때요? 타네기 씨랑 같이 일한 건 하루 뿐이었지만 제가 봤을 때 타네기 씨는 분명 좋은 프로듀서가 될 거에요. 귀여운 제가 말하는 거니 틀림 없어요! 후흥~"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요."

슥-

"우읏...? 갑자기 뭐하는 건가요."

"응? 아앗, 미안해요. 기특하다고 생각했더니 손이 멋대로..."

"...뭐, 저처럼 귀여운데다 기특하기까지 하다면 머리를 쓰다듬는 일은 어쩔 수 없는 일일테니...특별히 봐주겠어요!"

"아하하, 고마워요. 사치코 양."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거에요. 귀여운 저의 감이니까 믿어도 좋다구요?"

"네!"

사치코의 격려 덕분에 다시 기운을 되찾은 타네기는 평상시의 텐션으로 간신히 돌아오게 되었다. 그 후 타네기는 프로덕션 건물 밖으로 나섰다. 오늘 하루는 완전히 시간이 비게 되었으니,

"그래, 내가 프로듀스 할 아이돌은 내가 직접 찾는다! 꿈을 가진 소녀라면 누구라도 아이돌이 될 자격이 있어. 아이돌이 되길 망설이는 아이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거야! 오오-!"

"어머, 타네기 씨..."

"우오아악!?"

주위에 사람들이 얼마 없는 것을 보고 혼자맛을 중얼거리던 그는 갑자기 바로 옆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가, 이내 상대를 확인하고 어색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마, 마유...?"

"오랜만이네요오..."

"아니, 어제 만났던 거 같은데..."

"그런가요? 마유에게는 어제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답니다..."

"그, 그렇구나. 그런데 여긴 무슨 일이야?"

"..."

"...?"

타네기의 물음에 마유는 살짝 고개를 돌리며 눈길을 피했고 그에 뭔가 이상하고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타네기는 그녀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말 못할 사정이야?"

"그건..."

여전히 그를 피해 고개를 돌리고 있지만, 눈동자만 움직여 힐끔 그를 쳐다본 그녀는 눈길이 마주치자 조금 머뭇거리다가 이내 힘들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 묻어 나오는 떨림이나, 부르르 떠는 어깨를 보아 보통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실은...마유, 소속사에서 조금 다퉜어요..."

"소속사에서 다투다니, 누구랑? 동료랑?"

"아뇨, 사장님이랑..."

"...어?"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많이 큰 스케일에 당황한 타네기는 순간 저도 모르게 얼빵한 반응을 보였다가 이내 고개를 거세게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어떻게 된 건데...?"

"어제, 마유가 멋대로 비는 시간을 사용해서 웨딩 촬영을 하는 바람에 사장님이 화가 나셔서 마유를 나무랐어요오..."

"아..."

"마유는 죄송하다고 했지만 많이 화가 나셨던 건지...그저께 있던 사고도 다 마유가 잘못해서 그런 사고가 벌어진 거라고 말하는 바람에, 마유...너무 억울하고 화가나서...!"

"마유..."

울먹이던 것이 이제는 완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고 그것을 옷소매로 닦으며 간신히 울음을 참고 있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보아선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이렇게 작은 소녀에게, 이렇게나 여린 소녀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것일까.
그순간, 타네기는 마음 속에 떠오른 말을 그대로 내뱉어버렸다.

"마유."

"네에...?"

"너, 아이돌이 될 생각 있니?"

"에...?"

역시나 어리둥절해 하는 반응. 당연히 생각했던 것이지만 그렇기에 타네기는 안도했다. 너무 뜬금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인지 그녀는 슬픔이라는 감정을 잠시 잊은 듯 보였고, 그는 이 기세를 몰아 그녀를 설득하기로 마음 먹었다. 조금의 거짓도 섞이지 않은 오롯한 진심으로.

"솔직히 말해서 너의 얘기는 나도 안타깝게 생각해. 이렇게 말하면 우습게 들릴 지도 모르고 위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널 위해 전 사무소에 따져주고 싶을 정도야."

"타네기 씨..."

"하지만 난 그런 힘이 없어. 내가 가진 힘이라곤...우리 프로덕션을 통해 아이돌을 키워내는 것 뿐이야. 그러니까 마유, 내 부족한 힘이나마 널 위해 써주고 싶어. 반드시 이루어주고 싶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나만이 도와줄 수 있는 너의 복수를!"

속된 말로 오글거린다, 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장에 마유가 자신을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그는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 보다도 그는 마유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하게 들었다. 그런 그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타네기 씨...정말, 정말로 마유를...도와주시는 건가요...?"

"그래. 마침 오늘 나도 정식 프로듀서로 임명됐어. 솔직히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스스로도 모르는 어정쩡하고 조금 모자란 녀석이지만, 그래도 널 돕고 싶어!"

"마유는..."

망설이는 듯 머뭇거리는 마유의 모습에 타네기는 긴장으로 인해 식은땀을 흘렸다. 그녀가 거절한다면 딱히 그가 할 말은 없어지는 것이겠지만, 만약 그녀가 받아들인다면 그는 그 순간부터 그녀를 위한 프로듀서가 되는 것이다. 기대도 되지만 걱정 역시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마유는 독자 모델로 활동하던 경험도 있고 그렇게 쌓아온 인지도도 상당해. 게다가 실전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붙임성이 있는 성격 역시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문제는...내가 이 아이를 모두에게 사랑받는 어엿한 아이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 있냐는 것...'

"그러면...마유도 부탁이 있어요..."

"부탁?"

"네, 마유를...사랑해주시겠어요...?"

"...?"

"마유도 알아요...마유는 조금 제멋대로에...어리광을 부리는 성격이지만, 이런 마유를 싫어하지 말아주세요오...계속. 계속 사랑해주세요..."

"...그래"

텁-

"약속할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유, 널 놓지 않을게!"

"타네기 씨..."

진심이란 걸 내보이기 위해 마유의 양 어깨를 붙잡고 단호하게 말하는 타네기. 덕분에 마유는 감동을 한 것인지 그제서야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그때였다.

짝짝짝짝-!

"와아, 멋지다-!"

"꺄아~"

"에?"

"어쩜, 로맨틱해라!"

"헉!"

갑작스럽게 들려온 박수소리와 환호성에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본 타네기는 어느새 몰려든 사람들이 자신과 마유를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마유에게 집중했기 때문에 주위에 신경을 못 쓴 것이다. 창피함을 못이긴 타네기는 그대로 마유의 손을 붙잡고서 사람들 사이를 뚫고 프로덕션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여전히 환호하며 박수 갈채를 보내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으윽...언제 사람들이 저렇게 모인 거야..."

"괜찮으세요...?"

"어? 아, 으응...미안...열중해버리면 주위가 보이질 않아서..."

"우후후, 괜찮아요. 오히려 마유는 기쁘답니다? 타네기 씨가 마유에게 집중해주었다는 증거니까요오..."

밝게 미소를 짓는 마유의 모습에 타네기는 창피함이 날아가고 왠지 모를 자랑스러움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소속사 이적의 문제로 조금 시끄럽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좋은 일일 것이다. 이것이 마유가 진정으로 원했던 일이었는지는 불명이지만...

"그러면 소속사 이적에 대해 얘기하러 가볼까"

"네...아, 그전에 마유의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으신가요오...?"

"부탁?"

"마유의 첫 어리광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세요...여기에, 나는 마유를 사랑해주겠습니다. 라고 써주세요."

"어? 아아...그래."

"우후후..."

생각하지 못했던 어리광이기에 조금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사랑 받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타네기는 펜을 꺼내서 그녀가 내민 종이에 그대로 써주었다. 그러자 그것을 받아든 마유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이내 그것을 가지고 있는 가방에 넣고 다른 종이를 꺼냈다.

"이번에는, 여기랑 여기...여기에 이름을 써주세요."

"응? 그건 왜?"

"당신의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알고 싶어서에요..."

"으응...그래."

어째서 이름을 다른 두 곳에 쓰는지 의아했지만, 달리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여긴 그는 마유가 건넨 종이를 받아 들었다. 그런데 한 장인 줄 알았던 종이가 갑자기 둘로 나뉘어져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지려 했으나, 다행히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순발력으로 바닥에 떨어지는 종이를 집은 타네기는 그것이 자신이 지금 들고 있는 종이의 안 쪽에 있었던 것이라는 걸 눈치챘다.

"뭐야, 이 종이는? 혼인신..."

촤악-!

"..."

"이름은...다음에 써주세요. 다시 생각해보니 한시라도 빨리 당신의 아이돌이 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오..."

"...아, 그...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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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마유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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