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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P 시리즈] 카렌 「우리!」, 치히로 「동네!!」 - 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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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8, 2016 19:23에 작성됨.

[작가의 말]

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카렌P 시리즈이므로 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시리즈를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이하 연재된 카렌P 시리즈 -

[카렌P 시리즈] P 「예비군 통지서가 왔다고요?」 

[카렌P 시리즈] 카렌 「이 사진은 뭐야?!」

[카렌P 시리즈] P 「사이온지 그룹?」 - 상 - 

[카렌P 시리즈] P 「사이온지 그룹?」 - 하 -

[카렌P 시리즈] 카렌 「우리!」, 치히로 「동네!!」 - 상 -

 

위의 카렌P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주셔야 내용이 이해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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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아, 이거 마... 맛있네요. 하하......」

 

오전 10시 30분, 치히로가 가져온 도시락을 받아들며 먹는 그는 접이식테이블을 중심으로 앉아있는 그녀들의 살기등등한 모습에 눈치를 보며 밥을 먹고 있었다.

 

치히로 「마음에 드세요?」

P 「네, 쇠고기 덮밥이 너무 짜지도 달지도 않아서 입에 촥 달라붙는걸요? 게다가 약간의 느끼함은 개운한 미소된장국으로 잡아주니 굉장히 맛있어요.」

치히로 「어머머...... 비행기 태우셔도 뭐가 나오진 않는다구요?」 발그레

P 「하하. 그냥 제 느낌을 솔직히 말한 것 뿐인데요. 혼자 살다보니까, 인스턴트로 때울 때가 많아서 이런 가정요리를 맛보면 참 맛있게 느껴져요.」

치히로 「아하...... 그럼-」

카렌 「그럼 내가 도시락 싸다줄까?」

 

치히로의 말을 가로채서 그에게 도시락 제안을 한 카렌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까까지만해도 침묵하면서 그녀들의 눈치를 보며 대화를 해나가던 P는 잠깐 당황했다.

 

P 「에?」

카렌 「나, 이래뵈도 집에서 요리 배우고 있거든! 어차피 하는 요리니까 1인분 정도 늘어나는 건 별로 상관없는데?」

P 「음......」

치히로 「호죠 양도 참. 아이돌 활동으로 힘들텐데 요리도 배운다니, 몸은 괜찮은거에요?」

P 「확실히...... 여러가지를 배우는건 좋지만 카렌은 몸이 약하니까, 너무 무리하면 안된다?」

카렌 「에?」

P 「일단은 집에서 푹 쉬는게 중요해. 네가 어제 말했다싶이, 네 몸은 이제 3과를 책임지는 몸이기도 하니까. 당분간은 요리보단 체력관리에 집중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갑작스럽게 자신의 체력을 핑계로 도시락 제의를 거절하자, 카렌은 젓가락을 입에 물고선 '치이'하고 볼을 부풀렸다. 그리고 이렇게 거절하게 끔 분위기를 만든 치히로를 바라보자, 치히로는 그녀에게 몰래 윙크를 하며 '미안하지만 무리는 안돼요'라는 표정을 지었다.

 

P 「그러고보니 카렌은 좀 모자라지 않니?」

치히로 「그러게요. 혹시 모자라면 제거라도 좀 더 드릴까요?」

 

치히로는 자신과 P가 먹을 2인분만큼만 준비해왔기에 각자의 쇠고기 덮밥과 미소된장국을 덜어서 카렌에게 준 것이다.

 

카렌 「치히로 씨, 괜찮아요. 어차피 이제 곧 나가서 '우리 동네' 부동산을 찾아봐야 되니깐요.」

치히로 「후후후...」

카렌 「후후...」

P 「아, 참. 그러고보니 여기에 찾아온 이유가 결국 제가 살 원룸을 같이 찾아봐주겠다는 거였었죠?」

 

그는 마지막으로 남은 미소된장국을 시원하게 들이키고서는 두 명의 여성을 바라보았다.

 

P 「도와주시는건 좋은데, 굳이 이렇게 나설 필요가 있-」

 

순간, 카렌이 그의 말을 중간에 자르고 휴대폰을 P에게 보여주었다.

 

카렌 「이거 봐봐.」

P 「이건?」

카렌 「부모님과 통화한 내역이야. 내가 사는 동네, 가정집들이 모여있는 동네거든. 그래서 밤이 되면 거리에 사람들이 없어서 한산하단 말야. 덕분에 P 씨가 차로 데려다주지 않는 날에는 항상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마중나오게 해.」

P 「어, 그랬구나. 그럼 앞으로 내가 매일-」

카렌 「쉿. 아직 내 말 안 끝났어, P 씨.」

 

카렌이 왼손 검지손가락을 P의 입술에 갖다대자, 그는 그대로 입을 다물고 카렌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로 했다.

그리고 치히로 역시, 일단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반박하기로 하였다.

 

카렌 「나는 어릴적에 병을 앓아서 지금도 몸이 약해. 그러니까 근처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아. 그리고 그게 담당 프로듀서인 P 씨라면 더욱 좋겠지. 만약 우리 동네로 온다면 프로듀서로서 날 관리하기에는 최적이 아닐까?」

P 「허... 허어......」

치히로 「확실히 담당 아이돌의 동네에 산다면 그런 유리한 점이 있을 순 있겠네요.」

P 「그렇긴 하군요.」

치히로 「다만 호죠 양이 놓치고 있는게 하나 있어요.」

카렌 「네?」

치히로 「P 씨께서 통근을 하기에는 조금 멀지 않나요?」

P 「화... 확실히......」

 

카렌의 집에서 346 프로덕션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편도로 약 1시간 20분 거리.

절대로 적지 않은 시간이었다.

 

특히 여러가지 서류가 많아서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그에게 있어서 그정도의 거리는, 막차가 끊길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P 「지금 이 방에서는 걸어서 10분이면 프로덕션에 가니......」

카렌 「크윽......」

치히로 「저희 동네도 통근에 30분 정도 걸리긴 하지만, 호죠 양의 동네에 비하면 가깝죠?」

P 「그정도면 뭐... 납득할 수 있네요.」

치히로 「더불어서~♪」

P 「?」

치히로 「저 같은 미인 어시스턴트와 함께 출퇴근을 할 수 있는 특권이!」

 

치히로는 자신의 턱에 오른손의 엄지와 검지로 만든 V자를 가져다대면서 그에게 어필했다.

평상시의 그녀라면 생각지도 못할 언행이었지만, P를 어떻게든 자신의 동네로 오게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고 판단한 듯 했다.

 

P 「아하하. 확실히 센카와 씨는 미인이시죠. 그래도 저같은거랑 같이 다니시면 멋진 신랑감이 오지 못한다구요?」

치히로 「에?」

카렌 「마, 맞아! 치히로 씨는 이제 결혼할 나이니까, 함부로 P 씨랑 다니면 사내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구요?」

치히로 「크윽......」

 

그녀들이 이렇게 주고 받을 때, P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으로 질문을 툭 던졌다.

 

P 「그런데 제 방 하나 구하는데 센카와 씨도 그렇고, 카렌도 그렇고. 왜 이렇게 관심이 많으신건가요?」

치히로 「아, 그건...」

P 「아침에 이렇듯 도시락까지 챙겨서 온 센카와 씨나......」

치히로 「어... 음...」

P 「자기 동네로 이사오라고 이렇게나 어필하는 카렌이나......」

카렌 「......」 우물쭈물

P 「진짜로 무슨 이유 때문인거에요?」

 

갑자기 진지한 분위기로 물어보는 그때문에, 아까까지만해도 공방을 벌이던 그녀들은 잠시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P 「뭐, 제가 좋아서 그러지는 않았을테고......」

카렌 「아, 아냐!」

 

자조적으로 자신을 비하하는 태도를 보이자, 자신도 모르게 말이 나온 카렌이었다.

 

카렌 「조... 좋아... 좋아서 온... 거라고......」 화끈

P 「응?」

카렌 「조... 좋아한다구!」

P 「?!」 /  치히로 「?!」

 

졸지에 고백을 한 카렌은 어차피 이렇게된거, 죽기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생각으로 그동안 억눌러왔던 자신의 마음을 털어내기로 했다.

 

카렌 「P 씨를 좋아한단 말야......」

P 「아니, 왜 나같은 뚱뚱한 아저씨를......」

카렌 「꿈을 꾼 직후에야 깨달았어! 나 같은 나쁜 아이를 위해서 P 씨가 얼마나 고생하면서 나를 지켜주려고 애썼는지!! 매일 레슨을 중심으로 했던건 내 부족한 능력을 채우기 위해서였고, 그나마 라디오 방송건만 가지고 온거도 사실은 내 체력을 고려한거여서 오로지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공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잖아!! 1과한테는 매일 실적부족으로 까이면서도 꿋꿋이 버텨내고, 혹여 내가 실수라도 하면 디렉터나 PD는 물론 심지어 P 씨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스태프 알바한테도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데!!」

P 「그, 그건......」

카렌 「내가 그렇게나 P 씨한테 차갑게 대하고, 멀리하고, 대놓고 무시하고 해도, 이렇게 나쁜 여자아이인 나를 위해서 그렇게 다니는걸 깨닫게 되면...... 당연히 좋아할 수 밖에 없잖아!!!」 울먹

P 「......」

카렌 「처음엔 꿈 속에서만 P 씨가 그렇게 상냥하고 다정한게 아닐까란 생각도 했었는데, 아니야! 오히려 꿈 속에서보다 나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는게 눈에 보이는데!!」 울먹

치히로 「호죠 양......」

카렌 「그래도 참았어. 내가 과거에 P 씨한테 한 짓이 있으니까. 마냥 좋다고 고백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어. 더불어서 아이돌과 프로듀서 사이잖아? 내가 이렇게 선뜻 고백해버리면, 어쩌면 P 씨가 날 떠날지도 모른다고. 외줄타기를 하던 내가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 무리야.」 뚝뚝

P 「......」

 

P는 어제, 자신의 얼굴을 끌어안으면서 '사과의 의미'라고 하며 말했던 카렌의 복잡한 표정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카렌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카렌 「에...?」 쓰다듬쓰다듬

P 「미안하다. 프로듀서라면서 담당 아이돌의 불안마저 해소시키지 못하다니.」

카렌 「P... 씨?」

P 「과거의 일들에 대해서 내가 확실히 했어야 했는데, 회피하려고만 하다가 오히려 네게 족쇄만 채우는 꼴이 되어버렸네.」

카렌 「흑......」

P 「확실히 그 때, 힘들긴 했지. 그래도 지금 카렌을 프로듀싱하고 있다는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이제 털어내버리자. 응?」

 

그는 조용히 카렌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카렌은 마치 어린아이마냥 펑펑 울기 시작했고, P는 그저 '괜찮다'며 다독여줄 뿐이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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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 「이제 진정이 좀 됐어?」

 

십여분 정도, 쌓여있던 불안감을 눈물로 털어낸 카렌은 붉어진 눈가를 치히로가 건네준 손수건으로 누르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치히로 「후후, 근데 꿈 얘기에 대해선 궁금하지 않으세요?」

P 「그러고보니 아까 카렌이 꿈 얘기를 했었죠.」

치히로 「765 프로덕션과 합동라이브를 한 후, 대기실에서 저랑 호죠 양이 잠에서 깨고 울었던거 기억하세요?」

P 「네, 기억하죠. 상당히 난감했던터라...... 어?」

치히로 「믿기지 않겠지만, 저랑 호죠 양이 같은 꿈을 꾸었답니다.」

P 「네?」

치히로 「그 꿈의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지만, P 씨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깨닫는데는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칠 지경이라는 것만 알아두시면 되요.」

P 「허어......」

치히로 「그래서 어떻게 하실건가요? 호죠 양...... 아니, 카렌의 고백.」

 

치히로의 질문에 카렌은 순간적으로 뜨끔하면 P의 눈치를 보았다.

그러자 P는 약간 난처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카렌을 바라보았다.

 

P 「이 나이 들어서까지 고백은 커녕, 여자친구라는걸 사귀어본적이 없는지라...... 기분은 상당히 좋네요.」

치히로 「흐응~? 그래서 결론은요?」

P 「아무래도 지금 카렌은 아이돌이니깐요. 당장은 무리라고 해두죠.」

 

카렌은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약간 떨었다. 그리고 '역시 고백을 하지 않았어야했나'라고 생각했다.

 

P 「3년.」

 

그는 손가락 세 개를 펴서 카렌의 눈 앞에 내밀었다.

 

P 「3년 후에도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 때는 진지하게 답을 해줄게. 프로듀서와 아이돌 같은 사회적 관계가 아니라, 남자대 여자로써.」

카렌 「P 씨......」

P 「솔직히 말하자면 그동안에 카렌의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날거라고-」

 

P의 말을 중간에 잘라버리고서는

 

카렌 「3년 뒤에 우리는 커플인거네!」

 

라고 말하며, 눈물때문에 아직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만면에 환하게 미소를 띄웠다.

 

P 「하하하......」

카렌 「내 마음은 절대 변할리 없어. 그리고 그 동안에 멋진 숙녀가 될테니까 기대해도 좋아!」

 

그리고 카렌은 P의 옆에서 멋쩍게 웃고있는 치히로를 바라보았다.

치히로가 P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의 고백을 말리지않고, 묵묵히 들어주는 그녀에게 약간의 감사함을 느낀 카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P 「카렌? 집으로 가려고?」

카렌 「응, 마음의 응어리가 사라졌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내 마음은 고백했으니까 이제 P 씨가 어디로 이사가든 크게 상관없다~ 라는 느낌? 아, 그리고 사실 치히로 씨가 P 씨에게 긴히 할 말이 있다고 그랬어.」

치히로 「엣?」

카렌 「개인적인 얘기인거 같으니까 나는 이만 가볼게.」

P 「어...」

카렌 「그럼 내일 아침, 프로덕션에서 봐!」

 

P가 말릴 새도 없이, 카렌은 곧장 하이힐을 신고선 밖으로 나가버렸다.

카렌이 나가자 방 안에는 고요한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다.

 

P 「저기... 음. 일단 오늘 아침식사까지 차려주셨는데, 이렇게 큰 소동이 되서-」

 

그는 일단 카렌으로 인해, 준비해온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까 카렌처럼 치히로도 그의 말을 대번에 잘라버리고는 그의 두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치히로 「저도 P 씨를 좋아해요.」

P 「엣...」

 

연달아 터진 고백에 그는 동공이 확장되어버렸다.

 

치히로 「호죠 양... 아니, 이제는 제 연적이니만큼 카렌이라고 부르겠어요. 저도 카렌만큼 당신을 좋아해요.」

P 「어......」

치히로 「아마 카렌도 절 배려해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준거겠죠.」

P 「그러니까......」

치히로 「언제부터였을까요. 정확히 날짜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그저 일개 사무원인데도 친절하고 상냥하게 대해준 당신에게 반했다는건 사실이에요. 물론 이 감정을 확인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렸지만요.」

P 「......」

치히로 「저도 당장 답변을 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아요. 확실히 카렌에 비해서는 여러모로 유리한 입장이라는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 마음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그의 얼굴로 다가갔다.

희미하게 들렸던 치히로의 숨소리가 이제는 피부로 직접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질 무렵.

 

가볍게 '쪽'하는 소리가 P의 코 부근에서 났다.

 

P 「」 두근두근두근두근

치히로 「이 이상은 안된다는거 아시죠?」

P 「......」

치히로 「그리고 하나만 약속해주세요.」

P 「네... 네에.」 멍

치히로 「오늘 이 방에서 있었던 일들은 저와 카렌과 P 씨 만의 비밀인걸로. 사실 원래대로라면 방을 구하시는걸 도와드리려고 했지만, 오늘은 분위기상 여기서 일어나볼게요.」

 

그녀는 현관으로 가서 조용히 단화를 신고서는 현관문을 나서기 전에 그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치히로 「카렌도, 저도. P 씨를 좋아하는 마음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부담가지지마시고, 내일부터는 평소처럼 행동해주셨으면 해요.」

 

그러자 멍하니 그걸 바라보던 P도 정신을 차리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P 「참, 어려운걸 요구하시네요......」

치히로 「어머,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바로 절 선택하셔도 된다구요? 그럼 모든게 편해지고, 저기 있는 침대에서 저와......」 푸슈우

P 「지금까지 너무 어른스러운척 하셨어요, 센카와 씨. 이제 한계시죠?」

치히로 「아아아아아아아니거든요?!」 푸슈수우

P 「역시 평소대로의 치히로 씨가 좋네요.」

치히로 「에... 방금 뭐라고......?」

P 「흠흠... 센카와 씨보다는 치히로 씨가 더 좋을거 같아서요. 안될까나요?」

치히로 「조.. 좋아요!」

P 「하핫. 역시 아까 제 코에 여유롭게 키스하시던건 다 연기였군요.」

치히로 「으아아아아!」 바둥바둥

P 「하하하! 어쨌든 정말 고맙습니다. 저같은 놈 좋아해주셔서. 근데 답변하기가 곤란하네요......」

카렌 「괜찮아, P 씨!!」

 

갑자기 현관문이 벌컥 열리며 카렌이 들어오자, P도 치히로도 깜짝 놀랐다.

 

P 「뭐뭐뭐야?!」

카렌 「당신의 아이돌, 호죠 카렌입니다~☆」

치히로 「서, 설마...」

카렌 「딩동~♪ 사실 현관문을 살짝 열어놓고서는 복도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카렌은 '데헷'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카렌 「답변은 3년 후에 하는걸로! 그 때까지 나나 치히로 씨가 마음이 변하면, 오늘 고백한 건은 없었던 일로 하면 되는거야. 하지만 3년 후에는 꼭 답변해줘야해.」

 

그리고 그녀는 스마트폰을 꺼내 달력을 보여주었다.

 

카렌 「지금으로부터 3년 후니까 2019년이네! 꼭 기억하고 있어야해?」

P 「어... 응.」

카렌 「그러니까 그 때까지, 우리들을 부담스러워하지 말아줘. 부탁할게.」

 

고개를 숙이는 카렌을 보고, 치히로도 덩달아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P 「이러면 내가 할 말이 없어지네...... 알았어. 그럼 앞으로 3년간,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P도 고개를 숙이면서 얘기하자, 세 명은 곧장 폭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그렇게 사랑싸움은 3년 뒤에 결착을 내기로 확정되었다.

 

카렌 「그래도 데이트 정도는 괜찮지, 치히로 씨?」 와락

치히로 「당연히 그렇겠죠, 카렌?」 와락

P 「에?」

 

그녀들은 각각 P의 한쪽 팔을 껴안고서는.

 

카렌&치히로 「다같이 데이트하러 Go! Go!!」

P 「저 아직 츄리닝인데요?!」

 

결국 이 날도 방을 구하지 못한 P는 당분간 346 프로덕션의 수면실에 신세를 지게 되었다고 하는 구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

.

.

.

.

.

 

 

그 시각, 프로듀서 1과의 회의실.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나오고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차가운 분위기가 희의실 내에 흐르고 있었다.

 

A 「아무래도 너희들은 안 될거 같아.」

해나 「그게 무슨 소리야?」

 

한 명의 프로듀서와 세 명의 연습생.

 

A 「한국인이라면 뭔가 있을줄 알아서 내가 맡았는데, 너희들은 성과가 안 나잖아?」

주니 「......」

A 「까놓고 얘기해서, 너희들을 키울 시간에 다른 유능한 애들을 키우는게 훨씬 회사에 이득이라는거야.」

유진 「그럼... 우리들은 어떻게 되는건데?」

 

A는 조용히 품에서 세 장의 종이를 꺼내 건네주었다.

 

A 「각자 고향으로 돌아갈 비행기 티켓이다.」

유진 「프로듀서......」

A 「어쩔수 없어. 너희들은 여기까지라는거다.」

 

사실 그녀들의 가능성보다는 그의 승진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계약을 해지하는 A였다.

 

유진 「나는... 우리들은 프로듀서를 믿었다고!」

해나 「유진이 말대로야. 우린 A 씨를 믿고 지금까지 따라왔는데, 이런 처사는 너무한거 아니야?!」

A 「하아... 아직도 이해가 덜 됐나......?」

 

그는 한숨을 푹 쉬고선 어이없다는 투로 말을 이었다.

 

A 「믿음이니 뭐니, 그런게 너희들 밥 먹여주니?」

유진 「프, 프로듀서!」

해나 「아무리 그래도 그 말은 좀 심-」

A 「심하긴! 그럼 너희들이 내 계획대로 레슨을 따라왔어야지!!」

주니 「......그만해.」

 

주니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A를 쳐다보자 잠깐 주춤한 그였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A 「내일 아침, 기숙사에서 짐싸서 나가. 그럼 이만.」

 

그리고 그는 그대로 회의실 밖을 나갔고, 회의실 안에서는 유진이의 울음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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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못난 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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