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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수인 슈코와 늑대 수인 프로듀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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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7, 2016 20:0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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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의 무대가 막을 올린 날

교울은 차와 간식으로 준비한 카스테라를 가진 받침판을 가지고도 빠르게 걸어가는 슈코의 앞을 가로막으며 20층 중앙에 배치된 거대한 기둥의 마련된 자리로 그녀와 함께 몸을 옮긴다. 최대한 간식과 차가 엎어지지 않도록.

그 누구도 지나가주지 않는 20층의 풍경을 보며 슈코는 뱀과 같은 눈동자로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은 교울과 마주하자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교울과 둘 만의 분위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너무 겁내지는 말아줘. 난 단순히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 뿐이야."

"아....그렇구나...그러면....그러지, 뭐."

"오야, 아직도 겁을 내면 나도 약간 곤란한걸?"

'이 아저씨....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슈코는 교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읽을수가 없었다. 안경 뒤로 내비치는 능글맞은 눈빛, 입에서부터 나오는 끈적하면서도 칼바람과 같이 살을 베어내는 목소리, 카스테라를 건내는 손짓하며....슈코는 교울의 속셈이 무엇일가 라면서 그가 주는 카스테라를 무의식적으로 받아 먹기 시작한다.

포크로 찔러 베어먹은 카스테라는 가히 천상의 맛이었다. 입 속에서 녹는 것 같은 부드러운 식감, 몸 전체로 퍼져나가는 달콤함. 이제까지 먹어왔던 간식들 중 제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 슈코였다.

'우...웁! 내가 왜 갑자기 이 아저씨가 준 카스테라를 먹고 있는거야?'

"하하, 맛있지?"

"응....맛있네."

"슈코양은 말이야. 아이돌이 되고 싶다면서?"

 

교울은 친근하게 슈코의 이름을 부르며 받침대에 컵 하나를 들고 차를 홀짝인다. 슈코는 갑작스레 친하게 구는 교울에 태도에도 카스테라에 맛에 딱히 어찌되든 상관없는 눈치였다. 교울은 이제야 경계가 풀린 것 같다며 슈코와 짤막한 대화를 나누어간다. 늑대와 요시노가 기다리는 것도 무시한채.

 

"슈코양은 어떻게 생각해? 아이돌로서 성공할 것 같아?"

"아, 그거....글쎄? 역시 여우 수인은....힘들지도..."

"그리고, 나...사실 그냥 으름장만 놨지. 아이돌이 뭐하는 건지도 몰라."

"음~그래?"

 

"저기, 교울 아저씨는 뭐라고 생각해? 아이돌이라는 거."

"내 의견인가....나는, 카스테라 같다고 생각해. 아이돌은."

교울의 말은 슈코로선 의미불명이었다. 아이돌은 카스테라 같다니....대체 아이돌이랑 간식이랑 무슨 관계인지도 슈코에게는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교울은 의문으로 가득 찬 그녀의 표정을 보며 슈코 입장에서는 사악해보이는 웃음을 짓으며 이내 그 표정을 풀고 차근차근 슈코에게 설명한다.

 

"카스테라는 말이야. 우리한테 잠깐의 달콤함을 선사해주지. 그리고 그 시간을 행복만으로 채우고, 그 맛을 잊지 못해 또 다시 찾고 싶게 만들지."

"아이돌도 같아. 무대 위에서 팬들에게 잠깐의 달콤함을 선사하고, 그 시간을 행복하게 채워주고, 그를 잊지 못해 다시금 그들이 찾게 만들지."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다시금 자신을 보러 와주는 사람들을 위해 빛나는...그런거라고 생각하는데?"

 

교울의 비유가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러한 교울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 올라서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며, 그 시간을 행복으로 채우고 다시금 자신을 찾게 만들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슈코는 그러한 교울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본다.

교울은 이후 차가 식겠다며 슈코를 데리고 자신이 소개한 구석의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늑대에 거친 청소로 내부는 먼지 한 톨 찾지 못할 정도로 청결해져 있었으며 늑대와 요시노는 서로 마주보고 앉은 채로 두 사람을 오래 기다린 것 같다.

 

"슈코공도 교울공도 이제 오신 건가?"

"둘이서 제법 끈적하게~대화를 나눴지."

"뭔 소리야, 그게..."

"뭐 다 됐고, 모일 인원만 모였다니...설마, 여기 이 여자도..."

 

"그럼. 당신이 프로듀스 할 아이돌이지."

 

늑대는 교울에 말에 당황을 금치 못한다. 분명 상무는 늑대에게 요시노의 프로듀스를 맡긴다는 소리는 한 적도 없다. 그냥 오라고만 들었을 뿐. 분명 와서도 슈코 이외에 아이돌의 프로듀스 이야기는 들은 적도 없다. 분명 슈코 한 명만 맡을거라 생각한 늑대에게 교울의 그러한 말은 치명적이었다.

 

"이봐! 그 꼰대는 지금 나한테 이 이상한 년도 같이 맡으라는 소리를 했다고?"

"그게 말이야. 뭐랄까, 요시노 양의 프로듀서들은 계속 도망쳐서 말이지.

그래서 위에서도 고생인데 마침 당신이 들어온다니 잘됐다 싶어서 당신한테 꼴아박은거지."

"좀 봐달라고...신입사원한테 아이돌 1명도 벅찬데...2명?"

 

"나는 걱정하지 말게. 최대한 손이 안 가도록 노력하지."

"오야. 어른스러우신걸? 요시노 양. 그럼 차가 거의 다 식어가니 빠르게 대접해볼까?"

 

교울은 슈코와의 대화로 거의 식어가는 차와 슈코가 맛있게 먹어치웠던 카스테라를 잘라 요시노와 늑대에게 대접한다. 늑대는 차가 식었다며 투덜거리고 있고 교울은 능숙하게 투정을 피해가며 늑대를 건드린다. 요시노는 차와 카스테라를 번갈아 먹으며 맛을 음미한다.

슈코는 이미 카스테라를 먹은지라 차만 홀짝일 때, 늑대에 카스테라를 보며 탐내기 시작했고 슈코의 과한 눈빛을 느낀 늑대는 슈코에게 자신의 카스테라를 건낸다. 슈코는 그러한 늑대에 배려를 고맙게 생각하며 카스테라를 배어먹는다.

 

"아무튼 간에 그 꼰대...돌아오기만 해보라고...아주 그냥 면상을."

"돌아오셨답니다."

 

늑대가 불만스럽게 상무를 곱씹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도 없었는데 갑자기 늑대에 말을 끊고 누군가가 나타난다. 늑대가 옆을 보자 그는 놀라 쇼파 뒤로 나자빠진다. 다름아닌, 상무의 운전수이자 몇 시간 전에 회사에서 떠난 상무의 운전수 이즈나가 자리갑은 채 서 있던 것이다.

슈코도 여간 놀란 눈치였지만 교울이나 요시노는 이미 눈치챈 듯이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아...아아....돌아왔다고?"

"예. 회장님께서 약속을 캔슬하신 나머지, 현재 개인집무실에 계십니다만."

"잘됐네. 내가 왜 신입인데도 두 명이나 관리하는지 가서 따져야...."

"지금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프로듀서님."

 

이즈나는 갑작스레 일어나는 늑대에게 강렬한 프래셔를 발산하며 일어나지 못하게 막아버린다. 그러고는 늑대를 한 손으로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교울을 가리키며 소리친다.

 

"언제 다른 남자를 사귀신거죠! 프로듀서님껜 프로듀서님의 스위트 허니, 상무님이 있는대도!"

"이건 뭐라 지껄이는 거야! 저 안경잡이 앞에서 X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저의 작품은 상무님과 프로듀서님의 순애물인데...다른 남자와 사귀시면...상무님이 불쌍하잖습니까! 네토라레당하다니...."

 

이즈나는 갑작스레 늑대를 뿌리치고 고뇌에 잠긴다. 제 풀에야 심각한 고뇌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를 않는다. 특히 늑대는 상당히 화가 난 것 같다. 안 그래도 화난 그는 교울이나 요시노 등, 화를 내는 대상을 옮기다가 이내 이즈나에게 옮겨버린다.

이즈나는 그러한 분위기도 파악 못한 채 충격적인 선언을 해버린다.

 

"...그래! 이것도 괜찮네요! 새로운 남자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확실히 요새 들어...상무님과 프로듀서님의 관계말고 새로운 관계를 원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잘됐네요!"

"한번 이대로 다른 분들도 만나주시겠습니까? 직장 동료와 상사는 됐으니...."

 

 

"이제는 직장 남자 후배와, 타 프로덕션의 남자 라이벌, 당신에게 접근하는 치유계 쇼타와 엮여주십시오!"

"하지만 걱정마시길! 프로듀서님의 진 히로인은 항상 상무님이니까요!"

"얼씨구나! 이 자식은 죽는 게 지구를 위한 봉사활동이겠구나!"


이즈나에 말도 안되는 헛소리에 늑대에 한계는 폭발한 지 오래다. 늑대는 결국 일어나며 강렬한 드롭킥으로 이즈나를 날려버린다. 왠만한 성인 남성보다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늑대에 드롭킥은 이즈나를 벽까지 날려버린다. 이즈나는 그러한 타격 속에서 흥분을 느끼며 몸을 베베꼬자 늑대는 화를 내던 인상을 풀더니 답이 없다는 듯이 이즈나를 보며 고개를 숙이고 휘저을 뿐이다.

 

"설마 상무님과 그렇고 그런 관계라니...흥미 깊은걸?"

"사랑에는 여러 형태가 있는 법이네. 안 그런가, 슈코공?"

"아....그러게...에휴."

 

이제 슈코는 커리어우먼 같던 이즈나에 대한 환상을 쓰레기통에 곱게 접어 버린 지 오래인지, 저러한 그녀를 보며 한심하다며 한숨쉰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이상한 여우 운전수와, 능글맞은 늑대 어시스턴트,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늑대 프로듀서. 그리고 용이라 주장하는 소녀 요시노.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교울의 말을 듣고도 이해할 수 없는 시오미 슈코의 아이돌 활동이 막을 열기 시작한다.

 

 

-오늘의 상태

-슈코는 새로운 동료 '교울'을 알게 되었다.

-늑대에 스트레스가 +10되었다.

-이즈나에 망상소재가 늘어났다.

-슈코의 아이돌 활동이 막을 열었다.

-늑대는 교울과 요시노에게 상무와 사귄다는 오해가 생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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