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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가 유령? 8화-M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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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4, 2016 21:30에 작성됨.

1화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것 같은 저녁

2화 슈코의 멘탈이 쓰러지지 않아

3화 요시노만이 아는 세계

4화 네가 모르는 이야기

5화 월간순정 프로듀서군 

6화 후미카가 바라는 영원

7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8화-MELT

 

P는 생각에 잠겼다. 요시노가 한 말을 되새겨 봤다.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소, 어떤 사건과 그 결과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소"
"슈코공을 인식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생각해 보시오 P공"
P는 곰곰히 생각했다. 요시노가 하는 말에 의하면 슈코가 지금의 세계로 혼선이 되어서 넘어오게 된건 이유가 있다.
무엇이 슈코를 이 세계선으로 오게 한걸까? P는 알 수 없었다.
P가 골똘히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을 보고 슈코가 다가왔다. P의 주위를 기웃거렸다.
P는 슈코를 살짝 쳐다보고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직 사무소에 몇몇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메모지에 글을 썻다.
'슈코, 너 마지막 순간에 뭔가 생각한거나 아니면 그 전에 무슨 생각했어?'
P는 글을 쓰고나서 메모지를 살짝 두들겼다. 헛기침으로 그 소리를 가렸다.
"흠흠"
슈코는 메모지를 봤다. 그리고 말했다.
"음,기억이 안나"
P는 메모지에 다시 글을 썻다.
'요시노가 그러던데 네가 그쪽의 세계선에서 이쪽의 세계선으로 넘어오게 된건 이유가 있데, 감이 잡히는거 있어?"
"응 없어"
P는 다시 글을 썼다.
'전혀 없어? 혹시 네가 사고 당하기 전에 뭔가 일이 일어날거 같다는 낌새라던지 그런건?'
"없어"
슈코는 대강 대강 대답했다. P는 살짝 열이올라서 메모지에 휘갈겨 썼다.
'지금 내가 필담으로 이렇게 길게 써서 물어 보는데 말로 편하게 대답하면서 그렇게 짧게 말하기야?'
"그런가?"
P는 얼굴을 찌푸렸다. 슈코는 씨익하고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지었다.P는 허탈한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사무소에 있던 잡지를 읽고 있던 카에데가 말했다.
"프로듀서, 찡그렸다가 웃었다가 표정변화가 오늘따라 변화무상하시네요"
"아 그런가요, 하하 어떤 여자가 자꾸 신경쓰이게 해서 그런가봐요"
P는 은글슬쩍 슈코의 방향을 쳐다 봤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도 없는 방향이다. 슈코는 고개를 돌려 딴청을 피웠다. 
"후후, 프로듀서에게 그런 표정을 짓게 하는 여자라....누군지 모르겠지만 부럽네요."

"하하, 그렇습니까"

P는 다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카에데도 다시 잡지 읽었다. 슈코는 잠시 생각에 빠져있더니 P를 향해 말했다. 

"P, 나 잠시 어디 갔다 올게"

P는 의문스런 표정으로 슈코를 쳐다 봤다. 슈코는 안심하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사라지는거 아니니까 걱정 하지 말고"

P는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알겠다는 눈짓을 보냈다. 슈코는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발걸음을 자신이 살던 여자 기숙사로 옮겼다. 혼자 중얼거렸다.

"이 세계선에 나도 그곳에 살고 있었을까?"

슈코는 얼마 안되어 사무소에서 걸어서 5분거리인 여자 기숙사에 도착했다. 자신이 살던 방에 들어가 보았다. 엉망진창인 그대로 였다. 다트는 꽂혀있는 그대로 있었고 이부자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여기의 나도 이 모양이 었구나"

슈코는 책상으로 갔다. 책상 3번째 서랍 맨 구석으로 손을 뻗었다. 무엇인가가 손에 잡혔다. 작은 다이어리였다.

"혹시나 해서 와봤는데 도대체 98퍼센트가 같은 세계선인데 다른 부분은 어디있는거지? 내가 살던 기숙사, 그 방도 똑같고 일기 숨겨두는 곳도 똑같네"

슈코는 일기장을 펼쳤다 이렇게 되면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게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지나쳤다. 하지만 남의 일기라도 잘 읽어버리는 그녀였다. 

자신의 세계에서 사고가 일어났던 그 날의 일기가 있는지 확인했다. 있었다. 슈코는 천천히 읽어보았다.

'오늘 후미카가 왠일인지 먼저 문자를 보내 왔다. 후미카가 먼저 나에게 P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왔다. 나는 그 질문에 순간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나에게 P는 어떤 존재일까? 십 여분 간 문자를 보면서 답장을 못했다. 대충 얼버무리며 답장을 보내고 후미카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장난으로 P에게 관심있냐고 물어봤다. 후미카는 P가 좋다고 말했다. 후미카의 답장을 받고 나서 마음이 심란했다. 어떤 답장을 보내야 할지 몰랐다. 애써 밝게 장난스레 답장을 마저 보냈다. 후미카가 도와달라고 했다. 머리가 복잡해져서 이래저래 도움이 될만한 말을 했다. 후미카는 고맙다고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걸까, 후미카와 P가 잘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는걸까....

아니야

나는 P가 좋아, 후미카가 아닌 나를 봐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렇게 후미카한테 말할 수는 없잖아.'

그날의 일기는 그부분에서 끝나 있었다. 슈코는 일기를 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세계선에서 시오미 슈코나 지금의 시오미 슈코나 바보 같은건 매한가지였다. 책상 위 한 구석에 휴대폰이 있었다. 휴대폰의 밧데리가 깜빡거리고 있었다. 휴대폰을 들어 내용을 봤다. 메시지를 들어가보니 후미카와 나눈 메시지가 있었다. 슈코는 보고 웃음이 나와버렸다. 후미카의 등을 밀어준건 자신도 모르는 자신이었다. 슈코는 휴대폰을 한쪽으로 조심히 밀어 놓고 기숙사를 나왔다. 머리가 복잡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다시 사무소로 돌아왔다. P는 계속 업무를 보고 있었고 후미카는 한쪽에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다른 아이돌들은 시끌벅적 놀고 있었다. 뉴제네 맴버들도 보였다.  미오가 우즈키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즈킹, 만약 우리 사무소가 아이돌 사무소가 아니면 어떤게 좋을까"

"무슨말인가요"

"음 나는 그렇게 생각해 우리 사무소가 아이돌 사무소가 아니고 학교인거야 나랑 우즈키는 같은 부활동을 하는거지 부활동 담당 교사는 프로듀서"

"와 그것도 재밌을거 같아요 저는 그럼 같은 병원에 소속된 간호사랑 의사선생님이 좋아요 프로듀서가 의사인거죠 린은 어떻게 생각해요"

"음...난 잘 생각이 안나는데? 프로듀서가 프로듀서가 아닌 상황이 상상이 안되"

"그렇긴 하지, 그럼 후미카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미오는 대뜸 책읽고 있는 후미카에게 질문을 던졌다. 후미카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저는 좀 큰 서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드네요, 프로듀서는 책임 매니져이고 저는 같이 일하는 점원으로"

"뭔가 심심한데"

"심심한 일상이 좋은거잖아요"

슈코는 후미카 답다고 생각했다. P는 슈코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작게 눈짓을 보냈다. 슈코는 P에게 말했다.

"가끔식은 나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지 궁금해져 얼마나 나를 못믿는거야"

P는 메모지에 필담을 썼다.

'모르는게 약이야'

"너무해"
P는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슈코는 그런 P의 모습을 지켜봤다. 잘생긴 구석은 없다. 그렇게 떨어지는 외모는 아니지만 매력적인 외모도 아니다. 재력이 있는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가 좋다. 슈코는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잘생기고 키크고 돈많은 많은 남자 연예인들에게 많은 대쉬를 받았다. 하지만 전부 맘에 안들었다. 자신 같은 여자를 포용 할 수 있는 그릇으로 보이지 않았다. 금방 싸우고 헤어질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막무가내라는 사실은 자각하고 있다. 그런 자신을 포용해주는 P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P와의 행복한 미래를 생각해보았다.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풀어져버린다. 그리고 상상으로 밖에 마무리 할 수 없는 현실에 입이 쓰다. P와 자신의 미래를 간절히 원했다.

"P, 있잖아"

슈코는 P를 불렀다. P는 티나지 않게 슈코를 바라봤다. 슈코는 그저 씨익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P도 그런 슈코의 반응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생긋하고 웃었다. P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슈코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상황만 아니었어도 적극적으로 대쉬를 했을텐데... 시한부와 다름 없는 자신은 P에게 도움이 안된다, 그냥 이렇게 남은 기간이 지나가고 내가 사라지면 후미카와 P가 행복하게 사는 삶이 P의 입장에서는 더 나을 것이다. 날이 어둑 어둑해졌다. 시한부의 시간은 왜이리 빨리가는걸까 슈코는 생각했다. P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허리를 펴면서 사무소에 아이돌들에게 말했다.

"자자 더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자"

"네~!"

아이돌들은 다들 집에 갈 준비를 했다. 후미카가 와서 물었다. 

"프로듀서는 집에 안가나요?"

"응 잔업이 좀 남아 있어서"

"너무 늦게까지 일하지 마세요 몸상해요"

"하하 걱정마 조금만 하고 집에 갈꺼니까"

"네 그럼 전 먼저 들어가 볼게요"

"그래 후미카 조심히 들어가"
후미카를 마지막으로 사무소에는 남은 사람은 P, 혼자 였다. 그리고 유령 하나

"아 이제 좀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네 필담으로 조마조마 하면서 이야기 하니까 스트레스 받아"

"뭘 그런걸 가지고 산사람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지"

"슈코, 넌 산 사람에게 너무 많은 부분을 요구하는거 같은데"

"억울하면 죽어야지"

"너무한데?"

별거 없는 만담이었다. P는 이런 슈코와 하는 소소한 대화가 즐거웠다. 유령이 되기전 슈코와의 만담도 지금의 슈코와의 만담도 말이다. 슈코는 프레테리카가 놔두고 간 큐브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있었다. 잘 못맞췄다.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계속 했다. 또 안맞춰졌다. 큐브르 돌리는 강도가 점점 더 쎄진다 그런다고 큐브가 맞춰지지는 않는다. P는 그런 슈코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언제든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슈코에게는 한정된 시간이 남아있다는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이런 시간이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P는 혼자 생각했다.

'나는 슈코가 내옆에 있었으면 하는게 단순히 담당하던 아이돌이어서 그럴까?'

'슈코가 어떤 상황에 처해도 도와주고 싶은게 단순한 호의일까'

P는 잠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도 슈코의 얼굴이 그려진다. 그 장난끼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P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P의 마음속에 여러조각의 큐브가 한쪽으로 다 맞추어졌다. 

'아...그래 나는 슈코가 좋다.'

'후미카의 고백에 머뭇거렸던것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던 모든것이 슈코 때문이었다.'

P는 눈을 뜨고 슈코를 바라보았다. 슈코가 마추던 큐브는 모든 부분이 맞춰진 것처럼 보였지만 단 하나, 한조각이 맞춰지지 않았다 슈코는 큐브를 집어던졌다. P는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이 소소한 일상이 47일뒤면 더 없다는 점에 마음이 저려왔다. 눈물이 찔끔났다. 슈코가 P를 향해 돌아봤다. P의 눈에 눈물이 맺힌 모습을 봤다. 

"뭐야 P, 왜 우는거야"

"응 아무것도 아냐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P는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비볐다. 슈코는 P의 근처로 갔다.

"눈 비비면 안된다고, 자 봐봐 내가 후~ 불어줄게"
슈코의 얼굴이 P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왔다. P는 얼굴이 붉게 변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심장소리가 들릴것 같았다. 가까이서 보는 슈코는 한층 더 매력적이었다. 슈코가 옆자리에서 손만 잡고 자는것을 얼마나 참아왔던가, 담당 아이돌, 그리고 담당 프로듀서 경계에 오가던 두사람이었다. 그것 하나로 P는 참아왔다. P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P는 슬며시 슈코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사무실에선 빠르게 흘러가는 시계 소리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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