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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미시로 프로덕션 ~morikuboxit the great escape of no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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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1, 2016 20:35에 작성됨.

동화란 아이들을 위해 쓰여진 이야기이며, 대부분 교육적인 계도의 목적을 지니고 있습니다. 권선징악의 수단으로서 주로 이용되는 수단은 고통으로, 현대의 정서에 맞게 희석된 동화가 아닌 그 원본들은, 현대인이 보자면 훌륭한 사이코패스 스릴러에요. 유리구두에 딱 들이맞는 발을 만들기 위해, 멀쩡한 발을 톱으로 썰어버린다니. 완전히 사이코패스 스릴러잖아요. 대체 어디에 교육적인 목적이 있다는 건지 좀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어질 정도에요. 그림 동화의 그림은 잔혹함이나 야만성을 뜻하는 고대 영어임이 분명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모리쿠보 노노는 동화책을 쓰고 싶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동화책을 쓰고 싶어요

 

"그러니까 모리쿠보에게도 꿈과 희망이 필요한데요....."

 

"고 투 헬!!!"

 

친척에게 속아서 아이돌이 됀 이래, 모리쿠보의 안에서 희망이 사라지고 있어요. 아름다우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그런 동화를 쓰고 싶은데 자꾸 시궁창같은 현실이 모리쿠보를 압박하네요. 모리쿠보는 아직 열네 살 인데, 미성년자인데 어째서 냉엄한 현실을 맛봐야만 하는 걸까요.

 

"쇼코는 벌써부터 라이브 모드네요. 마유도 기대되요."

 

책상 아래의 두 입주자는 라이브가 기대된다는 듯 싱글벙글입니다. 모리쿠보는 전혀 기대되지 않습니다. 라이브고 이벤트고, 전부 다 군중 앞에 나서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 걸 제정신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라는 게 모리쿠보의 지론이에요. 증거도 있어요. 자, 보세요.

 

"표고버섯 팽이버섯 새송이버섯 모두 모여 버섯모듬구이! 햣하!!"

 

"버섯구이.... 프로듀서의 버섯.... 우후후...."

 

라이브를 기대하는 저 둘을 봐요. 쇼코는 평소에는 착한 아이인데 라이브가 얽히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버려요.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치료받아 마땅한 정신질환이에요. 그리고 마유를 봐요. 마유도 평소에는 착하지만 프로듀서가 얽히면 무서워져요. 무섭다기보단 위험해져요. 모리쿠보 옆에서 식칼을 쥐고선 우후후거리지 말았으면 해요.

애초에, 모리쿠보는 책상 밑이 좋아서 여기 있는 게 아니에요. 모리쿠보는 그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자리를 원했던 것 뿐이에요. 어디 숨어있을만한 자리를 원한 거에요.

 

"무, 무-리이......"

 

조용히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죽어가는 소리를 내어도, 책상 아래에서 들어줄 사람은 없어요.

 

"괜찮아요. 노노라면 멋진 라이브를 할 수 있을 거에요."

 

"나도! 버섯도! 노노를 믿고 있다고! 햣하------!!!"

 

모리쿠보는 아이돌 일을 조금이라도 덜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책상 밑으로 들어왔는데, 이 둘은 어째서인지 자기 발로 이곳을 찾아온 거에요. 모리쿠보는는 이 사무소의 기행종들을 이해하는 걸 진작에 포기했지만, 가장 친한 사람들 카테고리에 속하는 이 둘이 사무소 톱클래스의 기행종이라는 건 이해고 나발이고 이전의 문제에요. 아이돌 업계라는 건 모리쿠보에게 있어선 코즈믹 호러에요.

 

"모, 모리쿠보한테는 무리인데요....."

 

아아, 모리쿠보의 한탄을 들어줄 사람 그 누구 없나요. 모리쿠보와 같이 아이돌을 그만두고 싶으신 분은 어디 안 계시나요. 안즈처럼 구제할 수 없는 니트가 아니라 그저 아이돌이 맞지 않는 분 누구 안 계시나요. 유일하다시피 한 제 아군이었던 하루도 요즘은 리사랑 붙어 다니느라 아이돌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중이에요. 모리쿠보는 배신당했어요. 애초에 배신을 당했기에 아이돌이 된 거지만요. 세상은 어째서 이렇게 모리쿠보에게 잔혹한 걸까요. 모리쿠보는 그저, 동화작가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의 풍파에 더럽혀진 이 몸으론, 동화작가의 꿈을 이룰 수 없을지도 몰라요.

 

"노노라면 프로듀서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프로듀서한테 누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프로듀서한테 달라붙는 일이 없을 거라고 이 마유가 보증해드릴께요."

 

"인외 얀데레의 보증이다! 상무가 사온 송이버섯의 품질보증서보다 더 끝내준다고! 햣하------!!!!"

 

"전무님인데요....... 그리고 마지막 보증은 필요 없는데요...... 송이버섯만 받고 싶은데요....."

 

"아, 그러고보니까 상무님한테서 이번 라이브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 라이브는 노노가 메인이래요. 프로듀서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니, 마유, 너무 부러워요........ 너무나......"

 

원한다면 바꿔드릴 수도 있는데요. 가능하면 저 대신 올라와 줄 사람도 있었으면 하는데요. 미레이한테 권유해보려 했지만 사치코 따라가는 거랑 바꿔달라는 말에 그냥 없던 이야기로 했지만 지금이라면 사치코의 들러리 정도라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모리쿠보가 메인이라니..... 무, 무-리이......"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마유랑 쇼코 대신 메인이 된 거잖아요. 상무님이랑 프로듀서의 눈이 잘못되었다고 말하진 않겠죠? 마유 대신 센터에 들어가 놓고서?"

 

"노노! 노! 는 더이상 노! 에브리바디 세이 노노햣하!"

 

"무리이... 아니 진짜로 무리....."

 

적어도 위험도만큼은 이곳이나 사치코 옆이나 다를 게 없어 보이는걸요. 모리쿠보는 친구들 겸 같은 건물 입주자들한테 처참하게 살해당하고 싶지 않아요.

 

"혹시.... 프로듀서를 실망시킬 생각인가요? 혹시라도, 노노가 그럴 리는 없지만 혹시, 정말 만에 하나라도 프로듀서를 실망시킨다면..... 그때는......"

 

봐요, 지금도 마유가 모리쿠보한테 살기를 뿌리고 있잖아요. 모리쿠보는 이 기행종들 사이에서 살기를 감지하는 법까지 배웠어요. 아이돌 이전에 인권의 문제에요. 메이데이 메이데이를 외치고 싶어요.

 

".....각오해두세요.

 

모리쿠보는 오한이 등을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모리쿠보는 이 기행종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어요. 동화작가의 꿈도 못 피워내고 쓰러져 죽을 수는 없어요. 애초부터 친척의 간절한 부탁 따윈 들어주는 게 아니었어요. 속아서 아이돌이 되었을 땐 진짜 도망칠 길도 안 보여서 자판기에서 타임머신을 뽑으려 하고 있었을 정도에요. 도망치고자 하는 강한 의지도 현실 앞에선 처참하게 꺾여나간 거에요.

 

그렇다면...... 답은 도망치는 것 뿐이에요. 몇 번이고 시도했고, 몇 번이고 실패한 그거요. 하지만, 이번엔 다를 거에요. 모리쿠보는 드디어 아이돌을 관두고, 진정한 영혼의 안식을 얻는 거에요. 모리쿠보는 의지로 가득 찬 거에요.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모리쿠보의 잘난 의지를 보여주는 거에요! 세계엔 지금 고립주의와 극단주의가 유행하고 있어요! 모리쿠보도 그 유행을 따라서 모리쿠보시트를 결행할 거에요!

 

"고 투 헬!!!! 햣하아아아아아아!!!!!"

 

그리고 쇼코가 시끄러워요. 아무튼 미리 준비할 거에요

 

--

 

"드디어, 결행의 때가 온 거에요."

 

현 시간은 금요일 오후 5시, 라이브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4일. 라이브 시작은 다음 주 화요일. 그리고 지금은 학교 끝나고 돌아오는 길. 모리쿠보는 이 4일 동안 완벽히 도망쳐 보일 거에요. 세상에서 뿅 하고 사라질 거에요. 아 물론 부모님한테는 미리 말해뒀어요. 모리쿠보는 잠시 아이돌을 관두고 동화에 전념할 거라고요. 그러니까 이번엔 반드시 도망치고야 말 거에요.

 

"......"

 

골목길 바깥쪽 건너편에 붙은 거울을 보는 거에요. 우선 노상에 수상한 아이돌로 추정되는 사람은 안 보이는 거에요. 일단 버스역까지의 안전은 확보했어요.

하지만, 미시로 프로덕션의 아이돌이라면 멀리서 절 관찰하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요. 아키하한테 받아온 전파방해장치를 쓰면 무선카메라는 먹을 수 있지만, 유선 카메라나 망원경은 막을 수가 없어요. 괜찮아요. 그래서 학교에서 미리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고치고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온 거에요. 지금의 모리쿠보는 하늘색 원피스 위에 케이프를 걸치고 뿔테 안경을 쓴 주근깨 포니테일 여자아이에요. 모리쿠보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귀엽게 보이는 것 같아서, 일부러 주근깨를 그려넣었어요. 거기에 옅은 다크서클까지 넣었고, 눈은 처음부터 죽어있었어요. 이거라면 겉모습으로 들키진 않을 거에요. 아, 하얀 마스크도 썼어요.

 

"....어라? 갑자기 폰이 끊기잖아?"

 

버스를 기다리던 아저씨가, 갑자기 끊겨버린 통화에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어요. 모리쿠보도 의심받지 않도록, 곤란한 표정을 하고서 폰을 만지작거렸어요. 몇 번이고 도망치다 보니, 주변 환경과 맞춘 자연스러운 연기를 잘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연기 일이 더 들어와서 모리쿠보는 이 이상은 무리에요.

죄송해요 아저씨, 버스에 들어가면 다시 통화할 수 있을 거에요.

 

"아, 여보세요? 아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전화가 끊겨서요..... 예, 버스에.... 그럼 나중에...."

 

이 버스를 타고, 중앙역 터미널까지 가는 거에요. 앞으로 여섯 역.

도주 경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려고 스마트폰을 열었어요. 마유가 보낸 문자가 있었어요. 그것도 잔뜩.

 

"히익......."

 

보지 않는 걸로 했어요. 괜찮아요. 지지지난 번인지 지지지지난 번인지 도망칠 때는 스마트폰에 GPS가 붙어있어서 실패했지만, 이번엔 다 떼고 왔어요. 그리고 노노의 위치를 찾아내지 못하도록 데이터도 우회시키고 있고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를 해 놓았으니 버스터미널까지는 들키지 않을 거에요.

 

여섯 역, 앞으로 여섯 역이에요. 먼 곳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기만 한다면, 버스에 있는 동안은 안전히 움직일 수 있어요.

 

"다음 역에서 정차합니다~"

 

누군가 벨을 누르고, 저 멀리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여요. 탄 사람들 중에 아는 얼굴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요. 하지만, 얼굴만으로는 완벽하지 않아요. 미시로 프로덕션에는 모리쿠보보다 변장을 더 잘 하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어요. 특수분장이라도 하고 오는 날엔 절대로 눈치채지 못할 거에요. 시키처럼 냄새를 맡아서 사람을 구분하는 재주는 없어요.

 

"야야, 이번 라이브 보러 갈 거야?"

 

"노노쨩 나오는 그거? 당연히 보러 가지."

 

"하아... 부럽다. 난 이번 티켓 추첨에 떨어져가지고...."

 

"나 2장 있는데, 한 장 살래?"

 

"얼마?"

 

"5만엔. 내가 이번에 뽑으려고 쓴 돈에 마진" "콜." "엑."

 

방금 탄 남자들이 뭔가 무서운 말을 떠들고 있어요. 모리쿠보의 콘서트 같은 건 아무런 가치도 없는데, 그런 데에 5만엔씩이나 쓰는 거에요. 애초에 이렇게 눈에 띄기 싫어하는 모리쿠보를 왜 그리 좋아하는 건가요. 귀여운 건 정의라고 하지만 모리쿠보는 귀엽다기보단 짜증나는 성격이에요. 사치코처럼 짜증귀욤한 성격도 아니에요. 아, 동화책 작가로서 주목받는 거라면 나쁘지많은 않겠지만.......

 

"이번엔 마유랑 쇼코도 나온다면서?"

 

"아, 그러고보니까 이번은 쇼코가 서비스 모드라던가."

 

"마유는 시기적으로 괜찮으려나? 또 염문설이 번졌던데...."

 

"항상 '무혐의'처리되는데 뭐. 이번에도 뜬소문이겠지. 마마유땅이 다른 남자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

 

죄송해요 그거 순도 100%의 사실이에요. 마유는 프로듀서 다이스키를 외친다고요. 스캔이니 염문설이니 하는 게 매번 터져나오는 것도 그래서에요. 모리쿠보는 솔직히, 조금은 자중해줬으면 해요. 그리고 스캔을 '무혐의'처리하기 위한 '공작'은 좀 평화로운 방법이었으면 해요. 들려오는 소문들이 왜 하나같이 흉흉해 빠진 끔찍한 것들인가요. 고전 원본 동화도 그것보단 덜 끔찍할 거에요.

아무튼 모리쿠보의 직장 환경은, 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개판 5분 전이에요. 아아, 모리쿠보의 언어가 폭력에 물들었어요

 

"정차합니다~"

 

어느 새 3역. 조금만 더 가면 되요. 전 역에선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었고, 종점인 터미널까지 남은 거리는 걸어가도 얼마 안 걸리는 거리니까 더 이상 타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렇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바깥을 볼....

 

"참나.... 이 내가 버스에 탈 줄이야."

 

"타쿠밍, 이번엔 어디 가려고 하는 게 아니니까 웃어뽀요~"

 

아, 양아치 둘이에요. 아무래도 절 찾으러 온 것 같아요.

뽀요뽀요한 머리를 가진 나머지 촬영장 작업을 도와주는 걸로 유명한 후지모토 리나와 폭주족 특공대장 출신 아이돌로 유명한 무카이 타쿠미에요. 항상 사이좋은 둘이 모리쿠보를 찾으러 온 거에요. 잘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이런 건 대충 하고 가자고."

 

"그래도, 왠~지 근처에 있는 듯 한 느낌뽀요~"

 

사실 무카이 타쿠미는 큰 문제가 아니에요. 모리쿠보는 도주의 프로에요. 오토바이 없는 무카이 타쿠미를 따돌릴 자신은 있어요. 문제는 여기가 차 안이라는 점이고, 후지모토 리나가 있다는 점이에요.

......모리쿠보의 첫 은폐와 도주를 망쳐버린 후지모토 리나가요. 본인 왈, 뽀요 센서가 작동한다나 뭐라나. 게다가 힘도 세고요.

 

"야, 저기 봐봐!"

 

하지만,

 

"무카이 타쿠미랑 후지모토 리나? 진짜 아이돌인가?"

 

"와.... 가까이에서 보니까 더 이쁘다."

 

"가슴 크다~"

 

"누나! 사인해줘요!"

 

버스에, 변장도 없이 올라탄 시점에서 모리쿠보의 생존율이 올라가게 되죠. 봐요, 아이가 다가오자 당황해가지곤 쩔쩔매는 저 무카이 타쿠미의 모습을. 후지모토 리나는 절 찾는 것 보다 팬서비스를 우선하기로 한 건지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아요. 다행이다, 눈이 마주치면 어쩌나 했어요. 아무리 훌륭히 변장을 해도, 눈과 눈이 마주치면 들키게 되어 버려요.

 

"거기, 달리는 중에 일어서면 위험합니다."

 

"죄송뽀요~ 타쿠미, 빨리 앉자."

 

"아, 으응. 그런데 그건........" "사인해줘요!"

 

모리쿠보는 창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어요. 저쪽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았어요. 그러니 들키지 않았을 거에요.

 

"종점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상자에 요금을 집어넣었어요. 예전보다 조금 오른 교통비가 모리쿠보의 지갑에 소소한 데미지를 주고 있어요. 아무튼 자리에 앉은 둘이 팬들에 둘러쌓여 옥신각신하던 사이, 노노는 멋지게 빠져나온 거에요. 이대로 의심받지 않도록, 살며시, 하지만 당당히 걸어가면 되요. 노노는 미리 뽑아온 티켓을 손에 꽉 쥐었어요.

 

"이상하네~ 이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

 

"됐어, 무리해서 잡을 필요도 없고."

 

"아, 타쿠밍 혹시 노놋치를 자기랑 같은 계열이라고 생각해서 동정하는 거야?"

 

"가, 같은 계열이라니?! 난 그런 게 아니라........"

 

둘의 시선이 모리쿠보의 등에 꽃히는 것 같아서, 살짝만 뒤돌아서 조금만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래도 타쿠밍 씨에게는 프릴이랑 노출이 잘 어울려요. 부디 모리쿠보 몫까지 힘내주세요. 아무튼 여기까진 성공이에요. 그리고 아마, 여기서부터가 진짜 고비겠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내쉰 다음, 마치 던젼처럼 보이는 터미널 건물을 향해서 들어갔습니다. 아, 혹시 여기서 한 번 세이브하게 해 주지 않을까요. 도망치는 데 실패하면 여기서 로드하게. 아니면 다른 지역의 터미널로 바로 이동하게 해 준다던지요. 그런 기능이 있다면 모리쿠보가 더 쉽게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인생에 세이브 같은 건 없어요. 모리쿠보도 가능하면 아이돌이 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적어도 좀 더 평화로운 일을 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기행종들의 눈을 피해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으면 좋겠어요.

 

"으음...... 신칸센 쪽에는 없는 거야? 알았어. 발견하면 연락해줘, 쿄코."

 

이가라시 쿄코는 아무래도 신칸센 역으로 향한 것 같아요. 기차는 도중에 추적자들이 새로 들어올 수 있어서 쓰지 않기로 했어요. 지지난번에는 진짜로 들어오더라고요.

 

"유카공, JR도 별 소득은 없는 듯 합니다."

 

"아, 근처 역들에서도 연락 왔어요. 안 보인데요. 이건 벌써 뚫린 거 아닐까요?"

 

.....하지만, 이번엔 그냥 신칸센이나 JR같은 걸 이용하는 게 더 좋았을 뻔 했어요.

 

"으~음.... 좀만 더 찾아보죠. 다른 곳에 없으면 여기로 왔다는 거니까."

 

"과연 쉽게 찾을 수 있을까요? 닌자인 저보다 더 은신술이 뛰어난데....."

 

"아야메공은 닌자라기 보단 NINJA잖아요. 솔직히 은신 같은 거라고 해 봤자...."

 

".....잘도 지껄여주시는군, 땅꼬마 사무라이."

 

".....제 명을 재촉하는구나, 바퀴벌레 닌자."

 

"두 분 다 뭐 하시는 거에요?! 권의 극에 달하지도 못한 사람들끼리 싸우지 마요!"

 

지금 저기서 살기발랄하게 싸우려고 드는 둘과, 그 둘을 말리려 하는 아이돌들보단, 쿄코 쪽이 훨씬 더 쉬웠을 게 분명해요.

사무라이 와키야마 타마미, 닌자 하마구치 아야메, 격투가 나카노 유카. 미시로 프로덕션의 아이돌들 중에서도 강하기로 손꼽히는 아이돌들이에요. 정면승부같은 거 못 하는 모리쿠보는, 도망치지 못하면 바로 잡히고 말 게 뻔해요. 다행히도, 지금은 항상 그렇듯이 사이좋게 내부분열을 일으키는 중이니 이 틈에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선 터미널 안쪽의 자동발권소를 향해서 갈까요.

기척을 지우고, 살며시. 인파 속에 녹아들듯 걸어갑니다.

 

"이 와키야마 타마미, 오늘 대보살고개를 찍겠습니다!" "그러니까 싸우지 말라고요! 아야메 씨도....." "......움직이죠. 기척이 하나 사라졌어요."

 

그리고, 셋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여기까지는 상정범위 안쪽입니다. 역시 기척에 민감하네요. 그리고 기척을 지우는 것도 능숙하고요.

.....모리쿠보는 토끼나 다람쥐 같은 겁쟁이어서, 포식자들의 기척에 매우 민감하답니다. 그리고 기척을 완전히 주위와 동화시키는 것도 가능하고요.

 

"이 근처에서 사라진 듯 한데......."

 

소리없이, 존재감 없이 달려온 하마구치 아야메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옵니다. 뚜벅, 뚜벅, 발소리를 숨기려 해도, 모리쿠보의 육감은 그 불길한 울림을 놓치지 않습니다. 이윽고, 바로 옆에서 그녀의 숨소리가, 지척에서 등줄기를 타고 흘러 올라옵니다. 입은 약간 벌렸지만, 숨은 확실히 코로 쉬고 있는 건지, 입가에선 바람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바람 소리에 맞추어, 살며시 숨쉬며. 수많은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무언가가 되도록. 심장이 빠르게 움직이지만, 피가 흐르는 소리는 전혀 나지 않습니다. 은신할 때의 모리쿠보는, 그 어디에라도 숨어들고 녹아들어서 평온하게 지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아야메가 발을 떼었습니다. 그대로 모리쿠보를 지나쳤습니다. 모리쿠보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한숨도 쉬지 않고, 2층에 있는 발권기를 향해 걸어갑니다. 에스컬레이터가 어째서인지 고장이라, 높은 계단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

 

발권기는, 목소리를 내지 않아도 표를 뽑을 수 있습니다. 우메키 오토하의 말에 따르면, 아무리 성우 뺨치도록 목소리 연기를 해도 고유의 파장은 숨길 수가 없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모리쿠보는 2층에 있는 발권기를 씁니다.

그 정도는 저쪽도 예측하고 있었다는 거겠죠.

 

"후히히...... 노노쨩도 작고 귀엽지.... 겁 많은 소동물 같아서, 가끔씩은 길러보고 싶어진다니까."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온 몸에 소름이 돋아났습니다. 우와, 모리쿠보는 저런 뒤틀린 성욕을 감당할 수 없어요. 자기를 못 알아보도록 철저히 변장하고 있지만, 로리콘 파워는 숨길 수가 없어요. 저 압도적인 기척은, 립스의 호구 죠가사키 미카의 것이 분명합니다. 모리쿠보를 로리로 인식하고 있던 걸까요. 아아, 두려워라.......

그래서 모리쿠보는 오늘도 두려움으로부터 숨었습니다.

 

".......여긴 카리스마, 근처에 있는 것 같아. 노노 같은 어린아이가 근처에 있는, 왠지 그런 느낌이야."

 

이전에 아라키 히나 씨가 '카리스마 운운하는 캐릭터는 브레이크당한다. 모 로리흡혈귀처럼'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로리흡혈귀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카리스마 브레이크 만큼은 알 것 같아요. 저것이 바로 카리스마 브레이크에요. 팬들이 알고 있는 카리스마 갸루 죠가사키 미카는 사실 숫처녀에 로리콘에 호구에요. 마유가 자기 프로듀서를 사랑하는 것 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일 게 분명해요.

 

"어디 있니... 후히히...."

 

판매기 옆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척 하던 카리스마(브레이크)가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저 무섭고도 흉측한 뒤틀린 성욕의 발톱이 모리쿠보를 노리고 있는 거에요. 저 발톱에 걸리느니, 그냥 방금 삼인조에게 추격을 당하는 게 나을 거에요.

 

"엄마~ 이번 노놋치 콘서트 가는 거 맞지?"

 

"얘도 참, 몇 번을 말하니. 이번엔 온 가족이 보러 간다고."

 

"얏호!"

 

"조용히 하렴. 다른 사람한테 폐가 되잖니."

 

온가족이 모리쿠보의 콘서트를 보러 오는 건가요? 한신 타이거즈 직관도 그것보단 가치있을 거에요. 부디 자녀를 위해서라도 돈은 좀 더 신중하게 써 줬으면 해요. 모리쿠보를 온가족이 보러 온다니 무-리.

 

"가깝단 말이야..... 그것도 아주...."

 

카리스마(변태)가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로 중얼거리며 발권기 주변을 서성이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시선은 모리쿠보의 옆자리에 있는, 엄마 손 잡고 온 여자아이에게서 떼질 못하고 있네요. 운이 좋아요. 10살 정도 되 보이는 아이의 압도적인 로리 파워에 모리쿠보의 존재감이 가려지고 있는 거에요. 이런 야수를 모리쿠보 하나 잡자고 풀어놓는 건 사회를 위해선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카나가와가 맞으시면 금액을 투입해 주십시오.]

 

[거스름돈을 받아 주십시오]

 

[티켓과 영수증을 받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좋았어요. 이걸로 저 멀리 있는 시계를 보고 종종걸음을 빠져나가면 돼요. 주변에 부딛히지 않게 조심하며, 행여나 갑자기 누군가가 덮쳐와도 바로 피할 수 있도록.

 

"티켓 다 뽑았단다. 가" "돌겨~억!"

 

아이란, 언제나 활기찬 존재입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워요. 동화책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기에 아름다워야 하고, 잔혹한 내용들은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아서 도태된 거라고 모리쿠보는 생각해요. 옛날의 동화책이 잔혹했던 이유는, 아이들에게 권선징악의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 악을 악으로서 징벌한 거에요. 아직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아이들에게 세상은 따뜻한 곳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요. 파트라슈 같은 건, 모리쿠보의 관점에선 동화가 아니에요.

 

"잠깐 기다리, 꺄악!"

 

가끔, 순수함이 지나쳐서 이런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어요.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세우며 괜찮냐고 물어보는 어머니와, 그리고 한 박자 늦게 다가온 로리콘....

 

"아이는 괜찮아요?"

 

"크게 다친 것 같진 않네요. 이거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것보다, 그쪽 아가씨는........"

 

아이를 걱정하며 다가온 로리콘이, 모리쿠보 노노를 포착해버렸어요.

소리 없이, 소리치기 전, 모리쿠보는 뛰어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안개처럼 질주하기 시작했어요. 목표는, 저 반대편에 있는 1층으로 향하는 계단!

 

"노, 노노! 기다려어-------------"

 

죠가사키 미카가 한두 박자 늦게 모리쿠보를 불렀어요. 물론 멈추지 않아요. 잠시 멈춘다고 미카에게 따라잡힐 거라는 생각은 안 하지만..... 세 명이 있다는 게 문제죠.

 

"순옥살!"

 

등 뒤에서 순옥살, 하지만 모리쿠보는 이런 뻔한 공격에 잡히지 않습니다. 매 순간마다인지 한 순간인지 지옥을 보여준다는 기술도 안 맞으면 의미가 없어요. 다가올 때까지가 느리다고요 그거.

 

"크읏, 빗나갔나......."

 

"그렇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사자신인법 초오의! 만구활살대분화!"

 

풍림화산 걸고 달려드는 아야메는 확실히 강하고, 도망치기엔 너무 빠른 상대에요. 대놓고 나오겠다고 광고하고 나오는 건 닌자가 아니라 NINJA가 할 일이지만 그런 거 지적했다간 아야메가 재기불능이 되어버려요. 모두 모리쿠보의 빈자리를 메워줬으면 해요.

아무튼, 이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에요. 아야메의 공격을 어찌어찌 피한다곤 해도, 그녀가 유도하는 방향으로 갔다간 이 난간 끝에서 타마미가 역날검을 들고 나타날 게 분명해요. 그리곤 계단 앞에서 모리쿠보에게 역날검을 겨누겠죠. 1kg 이상의 쇳덩어리는 사람을 충분히 죽일 수 있어요. 어떤 면에선 칼보다 더 살상력이 좋을지도 몰라요.

 

"자, 이제 순순히 포기하시죠! 얌전히 잡히고 라이브에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원치 않은 성장을 이룩한 모리쿠보에게, 이건 위기 축에도 안 들어가요!

 

"하압!"

 

난간을 잡고, 공중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미끄러운 쇠를 잡은 손을 지지대 삼아 몸이 허공에서 한 바퀴 회전합니다. 행여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꽉 부여잡은 손이 떨리는 게 느껴져요. 그리고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미끄러지듯 내려오기 시작하는 모리쿠보의 발 아래엔----아무것도 없습니다.

 

"노, 노노?!"

 

"위험해!!"

 

모리쿠보를 말리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죄송해요 여러분, 모리쿠보와 여러분은 여기서 헤어져야 할 시간이에요.

모두에게 웃어보이고, 저는 손을 놓았습니다. 중력이 느껴집니다. 2층에서 1층, 하지만 상당히 높은 곳에서 바닥을 향한 자유 낙하입니다. 죽지는 않더라도, 떨어졌다간 심한 부상을 입을 게 분명합니다. 모리쿠보가 정신병을 얻을 정도였다면, 자해를 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리쿠보는, 이 정도로 다칠 만큼 만만한 아이가 아니라고요. 

 

".......훗"

 

바닥에 발이 닿자마자,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입니다. 손과 팔뚝, 팔꿈치를 동시에 땅에 붙이고 뒤집어 등을 써서 몸을 굴립니다. 머리가 절대로 땅에 닿지 않도록, 몸 안쪽으로 말아넣고선 그대로 몇 바퀴를 굴렀습니다. 충격이 완화되고, 발이 땅에 붙은 순간 속도를 죽이지 않고 달려나갑니다.

 

"미카!!"

 

뒤늦게 3인조가 소리칩니다. 미카는 모리쿠보가 이곳을 향할 줄 알고 미리 내려와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엔, 아이바 유미와 마츠나가 료가 있습니다. 역시 저게 다가 아니였네요.

 

"노노! 미카한테 잡히기 전에 나나 유미한테 잡혀!"

 

"맞아요! 페도필리아한테 잡혔다간 팬들이 걱정할 거에요!"

 

"자, 잠깐! 난 로리콘이 아니라고!"

 

헛소리는 무시하고 일단 도망치죠.

목표지점까지 가는 최단 루트는 이미 계산이 끝난 상태입니다. 중간에 장애물들이 있어서 돌아가야 하지만, 모리쿠보한테는 오히려 좋은 조건이에요. 특히 지금처럼 쫓기고 있을 땐.

 

우선 식당.

 

"손님, 여기서 달리시면 곤란합... 꺄악?!"

 

점프해서 테이블을 밟고, 다음 테이블로 폴짝 뛰어오릅니다. 다음 테이블엔 손님이 있어서, 더 먼 곳의 테이블로 가야 합니다. 그 사이에 있는 의자를 디딤대 삼아 재빠르게 이동합니다. 종업원 언니 죄송해요. 하지만 모리쿠보는 도망쳐야 해요.

손님이 없는 자리만을 찾아, 테이블과 의자의 숲 위를 다람쥐처럼 깡총깡총 뛰어다닙니다. 모리쿠보는 다람쥐 같아서, 이런 복잡한 곳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닐 수 있습니다. 유미가 어질러진 테이블과 의자 사이를 쫓아오지만, 모리쿠보를 잡는 건 무리에요. 꽃밭이 아닌 이상, 유미는 모리쿠보의 적수가 아닙니다. 레스토랑을 빠져나온 후에도, 계속 목적지를 향해 달립니다.

 

"저기다!"

 

버스가 출발하는 곳은, 1층과 2층 사이의 약간 높은 지대에 있습니다. 약간이라고 해도, 그곳은 모리쿠보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원래는 돌아가야 하죠. 지금 료가 막고 있는 저 계단을 따라.

그래서 모리쿠보는 그냥 벽을 타고 뛰어오르기로 했습니다.

 

"에?!"

 

이 정도 벽, 한 번 차오른 다음 발돋움을 하면 간단히 손이 닿습니다. 한 손만을 걸치고, 다시 한 번 몸을 차올려 반동으로 벽을 타고 넘어갑니다. 왠지 모르게 귀하게 자란 것 같은 료가 쫓아올 수 있는 길이 아닙니다. 그러고보니까 진짜 귀하게 자란 것 같던데.... 아니, 이런 생각 할 때가 아니죠.

지금은 숨어야 할 때입니다. 추격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료가 사라진 사이, 그녀가 막고 있던 계단 아래의 빈 공간에 몸을 숨깁니다. 좁은 공간에서, 가빠진 숨을 고르며 기척을 최대한으로 지웁니다.

 

"찾았어요?!"

 

"놓쳤어!! 그쪽은?!"

 

"없어요! 어디로 간지만 알 수 있다면....."

 

"카나가와야! 아까 표를 뽑고 있었어!"

 

"3인조한테 먼저 가 있으라고 연락해! 카나가와 차가 몇시에 있지?!"

 

"앞으로 10분 후!"

 

부산하고 소란스러운 사람들이, 전부 카나가와 행 버스로 몰려가기 시작합니다.

 

모리쿠보는, 살며시 빠져나와 반대쪽 플랫폼을 향해 조용히 뛰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중으로 페이크를 친 보람이 있었어요. 모리쿠보가 탈 버스는 15분 후에 출발합니다. 미리 예약해둔 티켓은 조금 구겨지긴 했지만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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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확실히 들었단 말이야! 기계에서 카나가와행이냐고 행선지까지 물어봤단 말이야!"

 

죠가사키 미카의 항변에, 미츠나가 료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바로 깨달았다. 완전히 낚여버린 것이다. 처음부터 그녀는 친가가 있는 카나가와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던 거다. 아마, 미리 예약을 한 다음에 이중으로 페이크를 쳤으리라.

교토삼굴, 혹은 영악한 다람쥐. 모리쿠보 노노에게 딱 들이맞는 말이었다. 그 착하고 소심한 모리쿠보 노노도, 왜곡된 미시로 프로덕션의 환경 속에선 잘못된 방향으로 진화할 수 밖에 없던 것이다.

 

"노노를 잡는 건 처음인데.... 정말 고생이 심하네."

 

"이전에는 쉽게 잡혔는데, 이젠 잘 안 잡히네요."

 

나카노 유카가 말했다.

 

"그나저나 쫓아갈 방법은 있어요? 어디로 간 지도 모르는데..... 아, 지난번처럼 '그 아이'라도 붙인 거에요?"

 

"아니..... 코우메는 이번에 일이 있어 가지고 그 아이랑 같이 갔어."

 

찾아낼 수단이 없다, 라는 생각에 하마구치 아야메와 와키야마 타마미가 한숨을 쉬었다. 조금이라도 복잡한 지형에서 그런 묘기를 부리며 도망친다면, 이 3인조로선 잡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닌자는 반성해라.

 

"......대신, 다른 방법을 준비했지."

 

료는 그렇게 말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누군가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무래도-- 모리쿠보 노노는-- 놓치신 듯--- 하옵니다만---]

 

"맞아. 그래도 요시노가 말한 대로, 어디서 출발했는지는 찾았어. 역 이름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지?"

 

[맞습니다. 허면-- 카린을-- 그곳으로 보낼 터이니--- 그 동안, 손을 씻고 소금으로 몸을 정화하고--- 가능하면 샤워가 좋지만---]

 

미시로 프로덕션은 왜곡되었다. 때론 이러한 왜곡은, 소속된 아이돌들이 서로간의 차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걸 도와주기도 한다. 그리고, 판타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모리쿠보시트는 아직 실행중이다.

그리고 모리쿠보 노노는 그녀가 도망치는 장면이 그대로 찍히고 있다는 걸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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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써보자 왜곡된 미시로 시리즈. 캐릭터의 흔적은 남았으니 그걸로 된 거야.

이번엔 백합 느낌이 안 납니다.

대신귀

여운노

놋치를

드리겟

습니다

파쿠르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이 노노를 추적한다! 과연 몇 번이고 도망치느라 강해진 노노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다음 화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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