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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코가 유령? 1-어쩐지 좋은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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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3, 2016 00:37에 작성됨.

1화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경우가 있다. 평소와 같은 일상에 아무 변화도 없는데 마냥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한 마음이 충분해지는 그런 때, 야근 때문에 늦게 집에 가면서도, 거른 저녁끼니를 편의점 도시락과 컵라면으로 때우려는데도 마냥 기분이 좋아서 최신 아이돌 곡을 흥얼 흥얼 거리는 축복받은 감정, 그런 감정을 충만히 느끼며 P는 한손에 편의점 봉투를 손에 쥐고 룰루랄라 콘치키칭~하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삑삑삑삑삑삑'

가끔식 문 앞 도어락에 설때 쯤 현관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아 당혹감이 들더라도 손가락이 자연스레 비밀번호를 누르는걸 보면 사람이 머리보다 신체가 더 똑똑한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한구석 슬그머니 들면서 힘껏 집을 향에서 p는 외쳐본다.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으로 말이다 물론 아무도 없을테지만 

"다녀왔습니다"

"응 어서와"

분명 아무도 없을것이 분명한 집에서 p를 반겨주는 소리가 들린다. 로봇 청소기 인가? 아니 로봇청소기가 그렇게 발전된 모델이 있던가? 아니아니 그전에 P의집에는 로봇청소기가 없다. 그러면 누군가 P의 아내인가? 그럴리 없지 하며 피곤한가? 하는 마음으로 P는 잘못들은 셈 치고 조용히 문을 닫으며 현관을 들어온다. 

"오 P는 집문도 살살 닫는구나, 우리 보고 사무실 문을 살살 닫으라고 하는 이유가 있구나"

누군가 P에게 말을 자꾸 걸어온다. 정녕 몰랐던 P의 아내인가, 너무나 당황스러워서 혹시 마유가 자신의 집의 위치를 알아내고 집의 도어락 비밀번호까지 치밀하게 알아내어 집에 잠입한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 한켠의 불안감에 P는 눈앞에 말을 거는 주체를 찾아본다. 잘 보이지 않는다. 오싹해진 P는 거실의 불을 켰다. 

'딸깍'

"앗 눈부셔 "

"이 악마 유령 마귀는 빛의 수호를 받아라!"

P는 그런 대사를 내뱉으면서도 조소를 짓는다. 아무리 집에 혼자라지만 이게 뭐하는 짓이지 물론 P가 혼자 일때는 별에 별 짓을 다하곤한다. 혼자 왼손의 흑염룡과 대화를 한다거나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져 엉금엉금 기어가 손을 벌벌 떨면서 약통을 쥐어들고 약 몇알을 입에 털어넣는다거나, 물론 알약 비타민이다. 전부 집에 혼자가 확실하니 하는 란코같은 행동이다.

"악마, 유령 마귀라니 킥킥 빛의 수호라니 쿡쿡 P 혼자 집에서 이렇게 지내나봐?"

집에 아무래도 혼자가 아닌거 같다. 아아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가 말을 자꾸 걸어온다. P는 자신이 한 언행에 부끄러워 졌다. 그리고 말소리가 나는 곳으로 쳐다봤다. 누군가 있었다. 희끄무레한 모습이 보였다. 누군지 자세히 들여다 봤다.  눈이 마주쳤다. 매혹 당할것 같은 눈빛이다. 은색의 단발머리 소녀가 P를 같이 쳐다 봤다. 장난끼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P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목욕 먼저? 아니면 밥 먼저? 아니면 나, 부, 터 물론 목욕물도 준비 안되어있고 밥도 준비 안되어 있으니 사실상 선택지는 나밖에 없네"

"슈코? 시오미 슈코 맞지
"네네 기운차게 활기차게 아이스크림은 매우 차게! 4대 신데렐라 걸이었던 여자 시오미 슈코 입니다 "

P는 얼어 붙었다. 슈코의 썰렁한 농담에 얼어 붙은게 아니다. 슈코가 집에 있는게 당황스러운 면도 있지만 그것보다 슈코의 상태가 뭔가 이질적이었다. 마치 3D 안경을 안끼고 3D화면을 보는것처럼 붕 떠있다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그렇게 평소의 모습과 차이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P는 딱 보자마자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뚫어지게 바라보면 부끄러운데"

"슈코, 너 맞지? 확실히 12월 12일 사수자리, 키는 163Cm 몸무게 45Kg,  체형은 위에서 부터 82-56-81 혈액형 B형에 왼손잡이인 내가 담당하는 아이돌 시오미 슈코 맞지?"

"우워....프로필을 외우고 있네 뭔가 기분 나빠졌어"

"담당 프로듀서라면 당연한거지"

"아 그리고 가슴은 좀 커져서 83이야 갱신하라고"

"아 그래 미안하다........ 가 아니고 너 뭐야 어떻게 된거야"

"응 P집에 있는거지"

"아니 그것도 주거 무단 침입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너 좀 이상하지 않아?'

"여자에게 이상하다니 그거 참 실례되는 말이네"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

"물론 LIPS에 있을때 좀 기행을 많이 벌이기는 했지만 이상하다고 할정도는 아닌데 뭐 아리스의 딸기 케이크에서 딸기만 빼먹거나, 후미카가 책에 책갈피 해놓은것을 다른페이지로 바꾸거나, 상무의 다과를 몰래 빼먹거나 "

"일단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은 그런걸 이상하다고 하지"

"충격, 난 이상한 사람이었네"

"세상이 아는 사실을 갑자기 알았다고 충격 받지말고 그런걸 다 집어치우고 너 지금 몸 상태가 이상한거 같은데"

"건강한데? 맥박, 심장박동, 혈관의 흐름 백혈구의 수, 뇌파의 안정도, 근육의 근수축도 모든것이 정상이야"

"네가 그걸 어떻게 다 알고 있는건데!"

"신데렐라 걸정도 되면 이정도는 기본이지""

"신데렐라걸이 어느 나라 초인인건데!"

"농담, 농담 P가 무슨말을 하려는건지는 알겠어 지금 내 모습 좀 이상하지? 뭔가 사람 같지 않다고 해야할까 다른 세계사람 같다고 해야할까"

"그래 마치 뭐랄까...그.... 코우메가 자주 말하는 그.."

"유령!" "유령"

둘은 동시에 같은 말을했다. 그리고 짧은 틈사이에 서로의 눈을 쳐다봤다. P는 생각했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꽃힌다, 하지만 걱정하지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니까"

"찌찌뽕"

"앗 느져따"

슈코는 볼이 꼬집히고는 자신의 느린 반응속도를 탓하며 나지막히 말햇다

"땡"

P는 뺨에서 손을 내리고는 부드러운 감촉을 잠시나마 느꼈다. 그리고 이상하다는것을 알았다.

"응? 뭐야 만져지잖아 유령이면 안 만져져야 되는거 아니야?"

슈코도 눈이 휘동그래져서 대꾸 했다.

"그래 이상하네 다른 사람은 다 통과 되던데"

P는 다시한번 슈코를 쳐다보며 말했다. 

"무슨말이야 그게 너 어떻게 된거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이야기 해봐"

슈코는 한숨을 푹 내쉬면 말했다.

"그게 있지 P, 진정하고 들어야 해, 오늘 스케쥴 끝나고 나서 집에 가고 있었는데 일이 잘 되서 들떴는지 그런지 나도 모르게 어쩐지 좋은일이 생길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 기분있잖아 일 늦게 마쳤는데도 기분이 막 좋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가는데도 세상 다가진것 같은 이유없이 행복해지는 그런때"

"그래 알아 알지 그래서"

"그래서 귀에 이어폰꼽고 흥얼흥얼 스텝을 밟으면서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빵빵 하더니 커다란 트럭이 내쪽으로 달려오더라고"

P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진다. 얼굴이 굳어간다.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겨우 알것 같지만 알고 싶지 않은 내용을 물어본다.

"그래서.."

"그러고는 기억을 잃었서 그리고 다시 눈을 떳을때 알수 없는 곳에 나 혼자 서있어서, 여기가 어딘가 했더니 P집 근처더라고, 전에 내가 막 상경했을때 갈 곳 없는 날 P가 머무르게 해줬잖아 그래서 기억하고 있었지"

"다른사람한테 연락은 해봤어?"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없더라 그래서 주위 지나가는 사람에거 전화라도 빌릴까 했는데 전부 날 못보던데... 손을 대봐도 다 통과해버리고, 그래서 너무 막막해서 일단 P집에 가면 뭔가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여기 들어왔어"

"어떻게 들어왔는데?"

"원래는 사물들에 통과가 안되는데 내가 통과하고싶다는 마음만 먹으면 통과가 되던데?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P집에 들어와서 P가 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지 기다리는 동안 P의 침대 밑 왼쪽 서랍에 얇은 책들이 잔뜩 있는것도 봤고"

"그런걸....."

"P는 남자잖아 난 이해 할 수 있어 아무한테도 이야기 안할테니까 우리 둘만의 비밀 쉿"

"일단 지금 너 나말고는 다른사람이랑 대화가 안되는거 아니야?"

P는 별생각 없이 무심코 내뱉은 말이었지만 슈코의 표정은 앞서와는 달리 심란해졌다.

"역시... 난 죽어서 유령이 되버린걸까?"

"아, 그럴려고 그런건 아니야 미안해 슈코"

"아니야 P가 잘못한것보다는 내 상황이 와 닿아서"

"그런데 왜 넌 나한테만 보이고 나만 만질 수 있는거지?"

"그러게 왜 그런걸까."

"내가 만져줘야 성불하는건가?"

"뭔가 에로한데, 가까이 오지마 P"

"농담이야 내가 담당아이돌을 건드릴리 없잖아"

P는 손사레를 치며 웃어 보였지만 슈코는 애매하게 웃었다.

"내가 만약 죽었다면 왜 여기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걸까? "

"이승에 풀지 못한 한이 남아 있는거겠지?"

"우훗, 그럼 난 처녀귀신인가"

"처녀귀신이 풀지 못한 한이면 쿨럭,, 음...그게...저..그건가 "

슈코는 잠시나마 무슨 말인지 이해 못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P를 쳐다봤다 그리고 곧 이해하고는 얼굴이 벌개졌다

"이 변태, 에로 프로듀서가!"

P의 등짝에 스매생을 날리면서 슈코는 고개를 돌려 붉어진 얼굴을 가렸다.

"미안 미안 농담이야"

"날 보거나, 만질 수 있는 사람은 현재까지 P밖에는 없단 말이야"

슈코는 차마 고개도 들지 못하고 말했다. P도 말을 알아 듣고는 부끄러워져 얼굴을 돌렸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슈코가 침묵을 깨고 말햇다.

"저... P..일단 미안해"

"뭐가 미안한데"

"나 때문에 할일이 많아 질거 아니야 스케쥴 조정 다하고 대체인원 구하고 그래야 되잖아"

P는 그런말을 하는 슈코가 못마땅 했다.

"네가 뭘 잘못 했는데, 그런말 하지마 네가 멋대로 아이돌 때려친다고 집에 내려 가버렸거나 한 것도 아니잖아 네 생각만 해 딴 소리 하지말고, 그정도 스케쥴 조정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일단 네가 지금 부터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자"

"응 고마워 나의 프로듀서"

둘은 눈을 마주쳐 서로를 쳐다봤다. 또 다시 어색함이 흘렀다. 침묵을 깨고 P가 말했다.

"일단.. 널 보는게 나밖에 없으니 우리집에서 머물자,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원래대로 돌아갈지 찾아보자"

"고마워.. 신경써줘서"

"배는 안고파?"

"응 별로"

"나 저녁을 못먹어서 그런데 밥먹어도 되냐"

P는 편의점에서 가지고 도시락을 까서 먹기 시작했다. 슈코는 P가 먹는걸 쳐다 봤다.

"한입할래?"

슈코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대꾸했다.

"못먹을것 같은데"

"무슨말이야"

"내가 음식은 못먹는것 같다고"

"유령은....음식을 못먹나?"
슈코는 P의 젓가락을 뺏아서는 도시락의 떡갈비를 하나 집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P의 눈에는 떡갈비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떡갈비는 툭하고 식탁위로 떨어졌다.

"못먹나보네.. 어떻게 그걸 알았어?"

"그냥, 그럴것 같았어 왠지 모르게"

"되게 편한 설정이네"

"나도 몰라...."

시무룩해진 슈코를 앞에 두고는 입에 음식이 입으로 넘어가지 않는 P였다.

"아 모르겠다. 피곤하니까 자야지"

"밥 안먹어? "

"피곤해서 밥맛이 없네

"나 거실에서 이불깔고 잘테니까 슈코는 방에 침대에서 자도록 해"

P는 이불을 거실로 들고 오면서 말했다.

"저기... P"

슈코는 P의 옷을 댕기면서 조심스레 말했다.

"응 왜?"

"그게 있지, 같이 자자"

"응.....응? 뭐라고"

슈코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

"같이... 자자고"

P는 당황하면서 말했다

"안되잖아 그건, 넌 아이돌이고 나는 담당 프로듀서인데"

"어짜피 지금 난 아이돌 아니잖아"

"아이돌이 아니면 뭔데"

"유령!"

"유령 아이돌이야 난 그 유령아이돌 담당 프로듀서고"

"억지야 그건!"

"억지가 아니야"

슈코는 옷자락을 잡으면서 계속 생때를 부렸다.

"같이 자자"

"슈코 그 말을 18세 아녀자가 내뱉는다는건 굉장히 유혹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말이지"

"유...유혹하는거 아니야"

"그러면 왜 그래"

슈코는 불안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불안하단 말이야..."

"뭐가"

"내일 아침 눈 떴을때 내가 여기 없을까봐....."

P는 슈코를 쳐다보며 아무말 할 수 없었다. 슈코도 처음에는 자각을 못했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게 될 수록 불안하고 먹먹함을 느낄 것이다. 자신이 죽어서 유령이 된 것이 사실이나 다름없으니까,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유령이 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도 불안해 하지 않을 강심장이 어딨을까, 세상을 오래산 80세 노인들도 불안할 상황에 처한 지금은 슈코는 18살 여자다 

"그럼 네가 침대에서 자, 난 바로 옆 바닥에서 잘테니까"

"같이 침대에서...'

"그건 안되 나의 마지막 무엇인가를 잃지 않기 위해서도 안되는거야"

"응.. 그럼 손잡아줘"

슈코가 이렇게 불안해 하는 모습은 그 동안 볼 수 없었다. 지폐 한장 달랑 가지고 상경해서 회사로 덜렁 와서는 아이돌이 되겠다고 말하는 대책 없는 상황에도 장난끼 넘치는 미소를 지어보였던 그녀였다. 

"손만 잡고 잘거다. 네가 기대하는 다른건 안할꺼니까"

"다른거 기대 안하거든!"

P는 당황하는 슈코도 오랜만에 본다고 생각했다. 항상 주도권을 그녀에게 뺏기고 있는 입장에서 미소가 지어질 만한 상황이다. 

"P, 있잖아"

슈코가 P에게 말을 걸어왔다.

"응 왜"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해줘"

"왜"

"슬퍼할거 같아서"

그렇게 말하는 슈코의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잡고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

"걱정하지마 내가 너 원래대로 돌려 놓을테니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그럼 자자 많은 일을 짧은 시간에 겪느라 피곤할텐데"

"응"

 

 

하지만 밤이 깊어가도록 두사람은 두 손 꼭 잡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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