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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것은 세계를 지키는 이능력자! - 후미카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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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6 23:57에 작성됨.

먼저, 한 가지 해둬야 할 일이 있다.
“먼저- 사과하지.”
“네?”
“이곳은 끔찍한 전장이야. 사실 저번에 내가 싸우는 것만 봐서는 조금 알기 힘들겠지. 승리란 언제나 그럴싸해 보이는 법이고, 패배란 것은 당하기 전까지 그 끔찍함을 보이지 않으니까.”
“그 말씀은…….”
“한 번 더 아가씨의 각오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아가씨를 아이돌로 만드는 건 간단해. 아가씨처럼 기본 베이스가 좋은 여성을 아이돌로 만들지 못하는 건, 정말로 무능력한거고. 아, 이건 진짜로 ‘아이돌’의 의미야.”
“……네?”
잘 듣던 아가씨가 당황했다. 음, 설명이 좀 부족했나? 그러니까…….
“TV에 나와서 춤추고 노래부르고 하는 아이돌 있잖아? 아가씨라면 충분히 될 수 있단 소리야. 그러니까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저- 저기……. 너무 높은 평가 아닌가요?"
“그런가? 하지만 난 거짓말은 안 하는 타입이라서. 그리고 아가씨 같은 사람이 선순환을 일으키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아이돌활동이라서. 아이돌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고.”
“그, 그렇군요.”
“사실, 그것보다- 음……. 이 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이건 실제로 30년 전에 일어났던 대규모 전쟁에 대한 기록이니까.”
영상 자체는 단순하다. 검은 그림자 괴물들과 이능력자들이 싸우는 평범한, 마치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 같은 그런 영상이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일단, 그 내용이 어떠한 특수효과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하나.
“30년 전, 어째서인지 그림자가 대규모로 발생. 대대적인 토벌을 시행하려 했으나 결과는 ‘토벌’이 아닌 ‘전쟁’이 되어버렸어. 왜일까.”
“……. 이건 제 추측이지만……. 영상 속에서 사람의 형태를 한 그림자를 봤어요. 그건……. 아까 말한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능력자가 악인이 되어버린 결과물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그렇게 되면……. 다양한 전술과 전략을 생각해내겠죠. 토벌이란 단어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낮게 취급될 때 쓰는 단어……. 그렇다면 확실히 이건 전쟁이네요. 비슷한 두 개체가 싸우는 거니.”
“정답이야.”
압도적인 전쟁은 학살이라 하며 토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상 속의 싸움은? 그 둘 중 어느것도 어울리지 않고- 순수하게 전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영상, 죽음을 각오하고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며, 속고, 속이면서 마침내 몇몇 사람들에 의해서 그림자들은 물러나게 된다. 그것이- 그 전쟁의 의의.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어- 결국 몇몇 사람들이 모여서 능력자를 보호하고 양성하는 기관을 만들었지. 그러나 당연하게도- 대놓고 드러날 순 없지.”
자칫 사람들에 의해 두려움을 사게 된다면 모든 능력자들이 자연스럽게 악순환에 빠질 테니까. 인간은, 자신이 모르고 이해할 수 없는 것에 ‘공포’를 가지게 된다. 그것은 ‘우상’에 대한 경외와는 다른 것.
그것은 그저 겁먹고, 겁먹힌 사람은 잡아먹히는 악순환일 뿐이다.
“그 중 하나가 346……. 그 당시에는 단순한 연구팀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돌이라는 방향으로 살짝 방식을 바꿨지."
“저기- 질문을 드려도 괜찮을까요?”
“예. 얼마든지.”
“……. 아이돌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알겠어요. 그러면- 저기, 스펠러씨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선순환을 하는 거죠?”
“음- 과연, 궁금할 법 하지. 근데 이거에 대해서는 ‘이거다’하고 답을 줄 순 없어.”
“예?”
“저마다 방법이 다르거든. 저마다 다른 방식이지만 ‘자가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장 정확하면서 두리뭉술한 대답밖에 못해."

나 같은 경우는 책을 활용한 선순환, 별 거 아니지만, 일단 책을 몇 권 써서 팔았을 뿐이다. 이것만으로도 일단 제법 내 이름이 팔리는지 주기적으로 한 권씩 책을 출판하고 있고, 덕분에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그것 뿐은 아니다. 스펠러들만이 쓸 수 있는 고급 스킬……. 언젠가 이 아가씨가 비슷한 경지에 오른다면, 그 땐 나보다 더 대단한 선순환을 일으키겠지.
“책- 출판인가요?”
“그것도 있지만- 뭐, 다른 비전의 기술이 있습니다. 나중에 아가씨도 배워야할 그런 비전이죠.”
그녀가 대답에 만족한듯하니 좀 더 기다리자. 일단 질문을 다 할 때까진.
“……. 저, 저기……. 아까부터 그……. 호칭이…….”
“아, 혹시 맘에 안 드나? 바꿔주지”
“맘에 안 든다기보다는……. 부끄러워서…….
“으음- 그래? 그러니까……. 그러면 평범하게 사기사와양으로 괜찮겠어?”
“네.”
다시, 잠시 기다렸으나 이번엔 더 질문할 것이 없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쪽에서, 라스트 앤서를 물어보자.
“흠흠. 이런 것들을 보고도 싸움에 발을 내딛겠나? 이건 중요한 결정이야. 재차 말하는 거지만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해도 당신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없어.”
“……많은 책 속에서, 이런 선택은 꼭 찾아오곤 하죠……. 그건, 인생에서도 마찬가지……. 저는-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별로 뛰어나지 않을지도 모르고, 영웅이 될 수 없을지도 몰라요.”
“그렇지. 그건 아무도 모르지.”
“하지만- 제가 누군가를 구하고, 누군가가 또 사람을 구하고- 그 사람이 영웅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겠죠.”
“그건 마치.”
“나비의 날갯짓이.”
“커다란 태풍으로 변하듯이.”
어떤 남자가 쓴 나비효과란 책의 마지막 구절. 우연찮게 같은 책을 읽었나보다. 이런 식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이 아가씨- 아니, 사기사와양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일단 하향선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건 알겠다.
그녀는 고급 중에서도 고급. 하지만 내용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걸어나가는 당당함을 가진 사람. 그 당당함에 줄 수 있는 점수는 최고점.
“좋은 대답입니다.”
“감사합니다.”
“흠- 그러면 첫 번째 훈련을 시작하도록 할까!”
“버, 벌써인가요?”
“기초 트레이닝은 트레이너들이 시켜줄 예정이니까 패스, 그런 것들보다 사기사와양에게는 꼭 해야 하는 일이 있거든.”
스펠러의 기초 중 기초가 말이다.

‘이거랑- 이 책도 킵……. 아, 이것도 킵. 으음-’
‘신나보이네.’
스펠러의 기초는 바로 ‘아카데미’의 구축. 뭐, 쉽게 말해서 흔히 말하는 거점을 만드는 것이다. 가능하면 남들의 손이 닿지 않으면서도 자주 들릴 수 있는 그런 장소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좋다. 나처럼 직장, 그러니까 미시로 30층 16호실의 안쪽 방에는 나의 ‘아카데미’가 구축되어 있다. 개인 사무실이니까 뭐.
스펠러의 아카데미는 이른바 책장으로 둘러싸인 작은 서재. 규모가 제법 되는 사람은 건물 한 채를 통째로 아카데미화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그만큼 그 안정성은 높아진다. 일단 쉽게 상대가 파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저, 저기…….”
“응?”
“정말로 더 골라도 되는 건가요?”
“맘껏 골라. 그리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책을 사는데 드는 돈은 필요 경비로 처리할 수 있으니까 얘기해둬.”
“……그러면……. 저기, 좀 더 보고 오겠습니다.”
“다녀와.”
뭐, 최소 책장 3개는 채워야 하니까……. 그만큼 책이 필요하긴 한데- 음, 엄청 신났구만. 이 다음에 할 이야기는 다른 동료들에 대해서인가. 으음- 신데렐라에 관해서 얘기할 필요는- 있겠군. 어쨌든, 내 밑에도 그쪽에서 일했던 아가씨가 있으니까. 알아둘 필요는 있지만 당장은 아니란 것으로. 예의 그 사건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조사 중이고.
“이,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음, 충분하군. 이걸로 일단 기초는 해결할 수 있겠어.”
“이게 기초…….”
하긴, 놀랄만도 하지. 그녀가 내민 리스트에 적힌 수량만 해도 1500권은 넘을 테니까. 하지만 이 정도가 스펠러에겐 기본 사양이다.
“스펠러의 ‘아카데미’는 쉽게 말하자면 대장장이에게 있어서 모루와 망치, 용광로와 거푸집, 심지어는 대장간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어. 그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는 싼 편이잖아?”
“그렇군요…….”
“그럼, 이대로 주문 부탁합니다.”
“네. 배달은 늘 하던 대로 하겠습니다.”
“부탁드리죠.”
이 가게 주인도 능력자. 스펠러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사람. 그렇기에 이런 대량 주문에 대해서 크게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후우- 아, 그리고 일단 한동안은 기초 레슨을 많이 할 거야. 이후 TV나 촬영 등의 일정에 관해서는 ‘아이돌 활동’이라 하고, 그림자와 관련된 일은 ‘아이돌 업무’라고 칭할게.”
“아, 네!”
“아이돌 활동 관련된 건 걱정마. 미시로는 믿을만한 회사니까. 처음 아이돌 업계에 뛰어들었을 때는 좀 불안불안하긴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금방 자리를 잡았거든. 최고의 노래와, 최고의 안무를 준비해줄 거야. 그러니까 최고의 트레이너들 밑에서 최선을 다해주면 될 뿐. 그거면 충분해.”
“마치 회사의 홍보원 같으시네요.”
“일단은 사원이니까. 아! 체력단련도 기초부터 차근차근 해줄 거야. 바로 무대에 설 일도 없을 테고, 한동안은 그쪽에 치중해줘. 어차피 아이돌 업무도 체력은 필수니까.”
“알겠습니다…….”
이후에 해둘 더 해야할 말은- 아아. 깜빡할 뻔 했다.
“지금 내가 프로듀스를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이 두 명 더 있어. 그 소개는 나중에 해줄게. 일단 이름정도만 들어둬. 후타바 안즈랑, 이치노세 시키. 그런 이름이야.”
“저기- 후타바 안즈라면…….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아, 응. 아는구나.”
“네. TV에서 잠깐 흐르듯이 나온 이야기로…….”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어떤 사건 때문에 임시 동결됐어. 다행히 유닛은 다 구성되어서, 활동 자체는 무난하게 진행되지만, 프로듀스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졌지.”
“…….”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니니까, 넘어가자. 이런 이야기. 굳이 지금 할 필요는 없으니까. 언젠가- 이야기할 때가 올 거야.
“그리고, 사실 그거야. 아이돌들은 일단 활동도 있지만 업무도 있잖아? 업무쪽의 발전을 위해서 프로듀서들의 능력과 비슷한 계통의 능력을 가진 아이돌들로 구성하기로 최근에 방침을 바꿨거든.”

“그렇군요. 저- 그러면 후타바양이나……. 그, 이치노세양도?”

“아니. 그 둘은 스펠러가 아냐.”
오히려 스펠러보다 한참 상위의 능력이라고 보는 편이 맞겠지. 단지, 그 능력들에 대해서 가장 ‘유사한’ 능력을 가진게 나였을 뿐. 덕분에 나태와 오만을 얻은 그런 기분이랄까.
아니, 나태와 나태일지도.
“어쩐지 슬퍼지는군.”
“네?”
“아냐. 흠- 그러면 오늘은 여기까지란 걸로 하고……. 앞으로 거처는 어떻게 할 생각이지? 괜찮다면 아이돌을 위해 준비한 기숙사가 있으니 그쪽에서 생활하는 걸 추천하는데.”
“아이돌 기숙사인가요……. 언제 유닛으로 활동할지 모르니, 같이 지내면서……. 익숙해지라는, 그런 의도로군요.”
“정확해. 뭐, 그것도 있지만-”
“…….”
“활동이나 업무나,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서 즐겁게 해줬으면 하거든.”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이제, 이 세계에 발을 디딘 이상 기쁨과 슬픔의 비율은 크게 뒤흔들리게 된다. 천칭은 언제나 균형을 맞춰주지 않는다. 저울추를 놓는 것은 신의 마음대로, 그렇기에-
최소한 하다못해. 기쁨의 추를 늘리고자, 내 멋대로 하는 행동.
“물론- 그쪽 생활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어. 능력자 중에는 ‘그래선 안 되는’ 사람도 있고. 사기사와양은 어느쪽도 아니니 편할 대로 하면 괜찮아.”
“……. 저기- 기숙사에, 책장의 반입은…….”
“자기 방이라면 어느 정도 꾸미는 것 관해선 상관하지 않아. 흐음- 거기다 ‘아카데미’를 설치하는 것도 괜찮겠네. 나도 사무실에 설치했으니까.”
“……. 그러면, 잘 부탁드립니다.”
“응. 나도- 아 그리고, 전에 준 내용 없는 양장본 지금 가지고 있지?”
“아, 네. 이거 중요한 책인가요?”
“아주 중요하지. 앞으로 읽는 모든 책에 대한 독후감을 거기에 써줘.”
“도, 독후감인가요.”
“스펠러의 성장과 관련이 있으니까.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확인할 거야. 아- 무조건 억지로 채우려고 할 필요는 없어. 그냥, 편하게 읽고 느낀 생각을 써주면 돼.”
“……. 일단, 해둘게요.”
“응, 잘 부탁해. 음- 어디- 또 빼먹은 건……. 없는 것 같군. 좋아. 그러면 오늘 하루 책 고르느라 수고했고……. 내일은 ‘아카데미’구축하고 다른 아가씨들을 소개시켜줄게.”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응. 사기사와양도. 이런 수상한 사람에게 어울려줘서 고마워.”
본인 입으로 할 말은 아니지만. 뭐- 사실은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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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점은 스펠P 시점... 한 편마다 시점이 마구잡이로 바뀔 예정입니다.

현재 스펠러가 프로듀스를 담당하는 건 시키와 안즈

시키의 경우 후미카를 만나기 전에 발굴한 신인 아이돌.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뿔뿔이 흩어졌지만 유닛 활동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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