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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마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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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1, 2016 20:35에 작성됨.

안녕하세요. 당신의 마유에요.

 


편지라니, 놀라셨나요? 후훗, 마유도 P씨랑 눈을 마주치면서 그 목소리를 듣고싶어요. P씨의 눈에 맺힌 반짝임이 보고싶어요. P씨의 편안한 손을 붙잡고 싶네요

 

그리고 P씨가 마유를 더 오래, 더 많이 보았으면해요.
마유의 미소, 몸짓, 손짓 하나하나 전부-P씨가 기억해주셨으면 해요.


그리고....마유의 마음까지도 P씨에게 전해졌으면 하네요.
하지만, 마유는 지금 그럴 수 없어서 이렇게 마음을 담은 편지를 남길게요.

 

그리고 편지가 있다면 P씨가 마유를 더 오래 기억해 주실 거라 믿어요. 마유를 떠올릴 붉은 실이 이 안에 남아 P씨에게 남아있을테니까요.

 

언젠가 힘들어지시거나 무언가 위안이 필요해시질때, 이 편지를 꺼내읽으셨으면해요. 마유는 언제나 P씨의 편이란 걸 기억하시면서 그 마음에 힘이 더해졌으면 좋겠어요. 마유가 직접 P씨를 감싸주지 못 해도 말이에요.

 

얼마되지는 않았죠, 마유와 P씨가 만난지. 그래도 그 첫만남도 마유에게는 정말 멋지게 반짝이는 일이에요. 지금도 그날의 빛이 눈앞에서 반짝인답니다?

 

햇살이 따갑고 땅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여름에 마유는 P씨를 만났지요. 마유는 그 때 지쳐있었어요. 마유의 세상은 무채색으로 가득했어요. 아무것도 빛나지않는 세상. 모델이란 것도 지루하다 못 해 아무런 느낌도 없이 허우적거리는 기분이었답니다.

 

그날도 그런 끔찍한 풍경과 더위에 말라가고 있을 때, P씨가 문득 가다왔지요. 그때, P씨의 눈을 보았어요.

 

P씨는 빛나고있었답니다. 그 빛나는 눈에 마유가 비쳐보였어요. 거기에 비친 마유가 마유는 부러웠어요. 그 눈 속의 마유는 빛나고있었으니까요. 마유는 늘 어딘가 죽은 것처럼 무채색을 헤메이고 있었는데말이지요

 

그 순간, 무언가 멋진 일을 찾은 아이처럼 P씨는 들떠서 말했지요. 그리고는 제게 물으셨어요. '아이돌, 해보지않을래?'

 

놀라운 말일지도 모르지만 마유는 아이돌이란 것에 관심없었어요. 아니, 마유는 그때 모델로서도 지쳐버렸으니 싫어했을지도 몰라요.

 

그럼 왜 승낙했냐구요?

 

당신을 따라왔답니다. 그 빛을 따라왔어요. P씨라면 무채색으로 죽어가는 마유를 그 눈에 비친 빛나는 마유로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요. 그건 운명. 무채색으로 죽어가던 마유에게 다가온 한 줄기 빛이자 운명이었어요.

 

P씨가 마유에게 보여준 그 빛을 따라 마유는 여기까지왔어요.

 

아쉽게도 P씨는 언제나 다른 아이들도 보면서 마음을 써주었기 때문에 마유를 만난 일은 적었네요. P씨는 언제나 친절하니까. 그래도 마유는 행복했답니다. P씨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일에 마유는 정말로 행복했어요. 멋진 일이었어요.

 

멋진 기억이라니, 첫 라이브 공연과 그 날의 P씨가 지금 떠올라요.

 

엄청 떨리던 날이었어요

 

마유가 당신의 노력과 기대를 망쳐버릴까봐. 몸이 떨리고 무서웠어요.

 

그런데 P씨가 오셨지요. 마유의 손을 잡고 마유와 눈을 마주보았어요.

 

그리고는 말하셨죠.

 

'괜찮아. 마유. 지금까지 해왔잖니. 지금까지 해온 걸 여기서 하면돼. 난 알아. 네가 얼마나 열심히, 잘 해왔고 잘 할 것인지.'

 

붙잡은 손이 떨리지않았어요.

 

P씨가 하는 말 하나하나에 힘이 실린채 마유를 집중하게했어요.

 

눈은 빛나고 있었어요.

 

떨림도 걱정도 없이 P씨의 빛을 안고 마유는 다녀왔답니다.

 

'다녀오렴 마유. 분명 저 앞에는 빛나는 일이 가득할테니.'

 

그 말은 맞았어요. 마유는 그날 처음으로 세상이 그렇게 빛날 수도 있다는 걸 느꼈어요.

 

호흡은 처음으로 흥분되어 가파졌어요. 눈 앞에는 제 이름을 부르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P씨가 빛나는 미소로 울먹이는 듯한 환희의 목소리로 저를 꽉 껴안아주셨어요.

 

'잘했어! 마유! 정말로 멋졌어! 빛나고있었어!'

 

그래요. 저는 P씨 덕분에 세상이 그렇게 멋질 수도 있다는 걸, 그리고 마유도 빛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마유의 사랑이 한 층 더 깊어지는 날이기도 했지요. 사실 하루하루 매일 깊어졌지만요. 후훗

 

그리고 멋진 기억라고하니 며칠 전, P씨의 차가 고장났던 일이 기억나네요. 여름이 한창이었던 때라 P씨는 연신 마유에게 미안하다고 했었지요. 마유는 오히려 행복했었는데 말이지요.

 

P씨와 단둘이 거리에서 시간을 보낸 건 그때가 처음이었고 다른 분들도 접하지 못 한 기회였으니까요. 짧은 시간이나마 P씨를 독점할 수 있어서 정말로 미소가 가시질 않았어요. 그 날 P씨가 사주신 아이스티는 정말로 차가웠어요. 그 날의 더운 여름이 다 가시도록 아마도 P씨가 마유에게 마음을 담아주신 덕분이겠죠.

 

둘이서 아이스티를 손에 쥐고 다른 손은 서로 맞잡은 채, 걸어다녔던 여름의 그 날은 마유가 마지막까지도 잊지못할 거에요.

 

지금도 그 날만 떠올리면 마유, 행복이 가득해져서 미소가 내려가질 않아요. 두려움이나 긴장같은 건 사라지고 P씨의 감촉이 손에서 맴돌아 마유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가끔은 그 거리에 나가보기도 해요. 눈을 감고 거닐면서 P씨를 상상해보죠. 그날의 그 가게에서 똑같은 아이스티를 손에 들고 여름의 열기를 받으면서 말이에요.

 

여름의 햇살 아래서 미안하다며 땀을 흘리는 P씨,
그 앞에서 미소지었던 마유
P씨가 건네준 분홍빛 아이스티
햇빛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빛나던 거리
그리고 서로 손을 잡은 채 의도치 않은 휴식에 미소짓던 마유와 P씨....

 

이것도 멋진 기억이네요.

 

P씨, 마유는 아이돌을 한 선택을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그저 P씨를 따라왔을 뿐인 일이었지만그 안은 생각보다도 더 멋지고 빛나는 일이었어요.

 

하나하나가 모두 빛나는 기억이고 마지막까지 상기하며 가슴에 품고갈 기억이에요. 고마워요.

 

마유, P씨와 함께하지 못 하는 건 아쉽고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래도 이런 길은 원래라면 만나지도 못 했을 길이에요.

 

P씨가 열어준 길이니까요. P씨가 닫아버린다고 마유가 뭐라하진 못 하죠.

 

오히려 마지막까지 이런 멋진 세상을 보여준 것에 감사해야겠어요.

 

이만, 시간이 다 되었네요. P씨, 마유는 이렇게 가버리지만 그래도 마유는 늘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당신의 앞날에 더 멋지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당신의 마유가.

 

 

그렇게 마유는 사무실에 편지를 내려놓고 나와 레슨실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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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이런 류의 글이 있었던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까 레슨으로 갈아버리지 말고 애정으로 길러달라는 건 무리지....게임하면서...

 

다음엔 누굴 써볼까요? 이것도 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 같네요. 하하 200명 도전.

 

전투씬만 쓰다가 이런 거 쓰려니 힘들군요. 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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