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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 [프로듀서 요리해 드릴테니 드셔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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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4, 2016 20:46에 작성됨.

“끝났어 p짱!”

“수고하셨습니다. 모로보시 양.”

“미리아도 수고했어. 프로듀서”

“리카도!”

“아, 아카기 양도, 죠가사키 양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거라도 좀 마시면서 쉬십시오.”

 

토토키라 학원의 출현을 끝내고 “에구구”거리는 키라리와 미리아, 리카에게 프로듀서가 음료수를 전해주었다. 좀 떨어져서 다른 출현진들도 시끌벅적 떠들고 있었다.

 

“유치원복 입는거 창피하지 않으신가요 다들?”

“응? 처음엔 그랬지만 곧 익숙해지던데.”

“맞아. 귀엽기도 하고. 아리스도 입을래?”

“아니요. 그리고 타치바나 입니다.”

 

타치바나 아리스. 죠가사키 리카와 같은 나이인 12세이지만, 어른스러워 보이려고 노력하는 아이돌이다. 오늘은 딱히 일정이 없기에 견학도 할겸 프로듀서와 같이 토토키라 학원을 찍는 방송국으로 왔다. 크로네때도, 그 이전에도 계속 어른스러움을 추구해온 그녀에게 유치원 복장은 참으로 부끄러워보였다.

멀리서 떠들던 출현진 중 금발에 머리에 분홍 리븐을 단 여자아이가 타케우치와 아이돌들을 향해 걸어왔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리아랑 리카의 프로듀서 쨔마인가요?”

“예. 그렇습니다만.”

“전 사쿠라이 모모카라고 해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처음 뵙는데도 인상적이시네요.”

“감사합니다. 사쿠라이 양. 방송에서 본 당신의 미소는 정말 좋았습니다.”

“후훗. 감사드려요. 그 답례로 이거 하나 드실래요?”

 

모모카는 그 말과 함께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든 타케우치가 조심스래 열어보자 안에는 초콜릿들이 들어있었다.

 

“이건?”

“제가 직접 만들어 본거에요. 다른 분들께는 이미 드렸는데 프로듀서 쨔마도 한번 드셔보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타케우치는 초콜릿 하나는 집어 입속에 넣었다. 단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받은 것이니 사양말고 먹었다. 그런데 맛이 의외로 좋았다. 평범한 시중의 것이 아닌 고급진 느낌이었다.

 

“…맛있군요. 이런걸 직접 만드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칭찬 감사드려요. 그런데 말로만?”

“……예?”

“말로만 칭찬해주지 마시고 뭔가 행동으로 보여주실래요?”

“어떤?”

 

모모카는 방긋 웃으며 머리를 살짝 숙였다. 쓰다듬어 달라는 제스처. 타케우치는 거절하지 못하고 그녀의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잠시 쓰다듬어 주고 손을 때자 주위의 반응이 이상했다.

 

“헤헷.”

“!!”

“치사해! 미리아도 쓰다듬어줘!”

“키라링도!”

“안돼요 여러분. 이건 제가 프로듀서 쨔마에게 초콜릿을 드렸으니 받는 보답이에요. 여러분도 프로듀서 쨔마를 위해 뭔가를 해드린 다음에 요구하세요. 그럼 다음 주에 뵈요.”

 

자기 할 말만 해버리고 슝 가버리는 모모카. 그녀는 떠나며 살짝 고개를 돌려 다른 아이돌들을 향해 승리했다는 표정을 지어주었다. 덕분에 폭주한 아이돌을 달래는 건 물론 타케우치의 몫이었다.

 

“p군! 나도 쓰다듬어줘!”

“미리아도!”

“진정하십시오. 여러분.”

“……저도.”

 

아리스는 아무도 듣지 못하게 속삭였다. 사실 그녀는 프로듀서에게 동경,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르는 감정을 품고 있었다. 사무소에서는 후미카와 비슷하게 주위의 분위기에 휩쓸려 말 한마디 못하게 있지만.

 

어쨌든 시간이 흘러, 타케우치는 아이돌들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차에 태워 사무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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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 다른 아이돌들이 다 돌아가기를 기다린 아리스는 마지막 동료가 돌아간 걸 확인한 후에 프로듀서 전용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라는 말이 들려오자 문을 열었다.

 

“저기, 프로듀서 씨.”

“타치바나 양. 아직 돌아가지 않으셨습니까?”

“아리스에요…. 아니 그게 아니고, 저…”

“?”

“제가 내일 조리실에서 요리를 하나 해보려고 하는데 혹시 맛을 봐주실 수 있으세요?”

“물론입니다. 다른 용건은?”

“아뇨. 이게 전부에요. 그럼 내일 뵈요.”

 

할말을 마친 아리스는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바로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주방으로 들어가 고민했다. 프로듀서에게 쓰다듬을 받을만한 명분으로 요리를 선택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아직 그 메뉴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음…. 역시 내가 잘 다룰 수 있는 재료를 골라야겠죠.”

 

아리스는 주방에 있는 재료들을 훑어보았다. 딸기를 좋아하는 그녀를 잘아는 부모는 항상 냉장고에 딸기를 가득 채워두었다. 아리스 본인도 이 딸기들을 이용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음…. 프로듀서 씨에겐 어떤 요리를 해드리는 게 좋을까.”

 

과거에 딸기를 사용한 타치바나류 음식을 여러 개 만들었었다. 아리스 본인은 맛만 좋았지만 어째선지 다른 동료들에겐 인기가 별로였다. 그 중 단 하나 남이 맛있게 먹어주었던 요리가 떠올랐다. 딸기 스파케티. 전혀 색다른 요리를 선보일까도 생각했지만, 맛을 고려하기 위해 아리스는 결국 딸기 스파케티를 만들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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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예.”

 

다음날, 아리스는 프로덕션 내 주방으로 타케우치와 함께 갔다. 혹시 몰라 집에서 가져온 재료들로 요리를 준비했다. 주위를 휙휙 돌려보며 달리 지켜보는 사람은 없는지 살핀 뒤 요리를 시작했다. 가져온 면을 삶고, 그동안 딸기들을 잘라두고……

 

“아리스 짱 뭐해?”

“요리해? 뭐 만들어? 나도 먹어봐도 돼?”

“히익!”

 

썰어둔 딸기들을 옮기려고 할 때 갑자기 들려온 두 명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목소리의 주인들은… 그야말로 아리스의 천적. 시오미 슈코와 미야모토 프레데리카였다.

 

“헉! 어째서 두분이? 아까 둘러볼땐 분명 아무도….”

“응? 방금 문열고 들어왔는데? 누가 주방을 쓰고 있길래.”

“근데 뭐야 아리스 짱? 이 딸기 먹어봐도 돼?”

“타치바나입니다. 그리고 요리 재료이니 손대지 마세요.”

“우웅~ 프로듀서 짱에게 주려고 만드는거야?”

“우리도! 우리도 줘! 아니면 프로듀서꺼 뺏어먹을 거야.”

“아무리 그러셔도 없어요! 재료는 1인분 뿐이니까요.”

 

흥! 하며 요리를 계속하는 아리스. 뒤에서 너무해~ 아리스 짱~, 프레짱 상처받았어~, 있지 있지 프로듀서 짱. 아리스 짱 너무하다고 생각 안 해? 같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모두 애써 무시했다.

이윽고 요리가 완성되자 접시에 담아 가져왔다. 분홍색의 스파게티 면, 그리고 딸기 등으로 장식된 이른바 타치바나류 딸기 스파게티.

 

“잘먹겠습니다!”

“잘먹겠습니다!”

“헛!”

 

어느새 젓가락을 준비해 둔 프레데리카와 슈코가 접시를 탁자에 올려두자마자 바로 손을 뻗었다. 두 쌍의 젓가락이 난폭하게 스파게티를 휘저어 처음의 예쁜 모양이 망가져 버렸다. 포크로 먹는다는 기본도 무시한데나 모양마저 망가뜨린 탓에 아리스는 조금 분노했지만 타케우치 프로듀서 앞이니 조금 자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슈코와 프레데리카는 스파게티에 대한 감상평을 했다.

 

“으~음 미묘?”

“아리스 짱. 평범한 스파게티가 나을 거 같은데….”

“프로듀서 씨도 한번 드셔보세요.”

“예. 감사히 먹겠습니다.”

 

타케우치는 포크를 스파게티에 집어넣어 빙빙 돌려 들어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꿀꺽.

 

“맛있습니다.”

“……정말요?”

“예.”

 

그렇게 대답했지만 아리스는 알고 있다. 타케우치 프로듀서의 표정은 평소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 모모카의 초콜릿을 먹었을 때는 조금이나마 평소와 다른 느낌을 가진 표정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게 보이지 않는다. 실패. 아리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 타케우치도 별로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일식파인 그에겐 이런 스파게티 자체가 입맛에 맞지 않았다. 그래도 아리스의 정성이 담긴 걸 알기에 남김없이 먹어주었다.

 

“타치바나 양.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말씀 안해주셔도 되요. 다른 두분의 반응도 그렇고 표정도 보아하니 프로듀서도 입맛에 별로 맞지 않은 거 같은데요.”

“아….”

“나중에…… 나중에 진짜로 맛있는 요리를 다시한번 만들어 드릴게요.”

“타치바나 양.”

“(소근) 그러니 그때에는 쓰다듬기랑 아리스라고 불러주기를.”

 

마지막 말은 타케우치에게 들리지 않았다. 말을 하는 본인의 귀에도 들릴 동 말 동한 작은 소리로 했기 때문에. 일단, 첫 번째 시도는 실패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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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나에게 요리를 가르쳐 달라고?”

“예. 이가라시 씨라면 요리를 잘할거 같아서요.”

 

주말이 되자, 아리스는 실패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전문가를 찾았다. 아이돌 중 요리를 잘하기로 소문난 이가라시 쿄코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전화로 부탁한 뒤에 찾아갔다. 쿄코는 거절하지 않고 승낙했다. 왠지 모르게 아리스에게서 사명감 비스무리한 것이 느껴졌기 때문일까.

 

“근데 어떤 요리를 하려고?”

“딸기 스파게티요.”

“응?”

“제가 고안한 요리지만… 이 요리를 어떻게든 맛있게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어째서? 그냥 평범한 요리를 연습하는게 더 쉽지 않아?”

“그건….”

 

아리스는 결국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담당 프로듀서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그 메뉴가 딸기 스파게티라는 것, 그것을 먹은 프로듀서의 반응이 별로였다는 것, 다시 한번 똑같은 요리로 도전해서, 맛있게 만들어 프로듀서를 감동시켜주고 싶다는 것. 물론 진정한 이유가 쓰다듬기를 받고 아리스라고 불리기 위한 것이라는 목적은 말하지 않았다.

아리스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쿄코가 빙그레 웃었다.

 

“응! 타치바나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열심히 도와줄게. 쉽진 않을거 같지만. 그럼 주요 재료인 딸기부터 사와볼까.”

“그건 쟤가 준비해왔어요. 그리고 면이나 기타 재료도.”

“……뭘 잔뜩 들고 왔나 했더니…… 설마 저 큰 박스에 든게 모두?”

 

아리스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쿄코는 상자의 크기를 보고 저절로 우와아~라며 작게 감탄했다.

 

“좋아! 타치바나 양! 우선 면 조리부터 여러 가지로 시도해볼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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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가고 또 며칠이 지나, 토토키라 학원의 방송날이 다가 왔다. 오늘도 타케우치가 CP멤버들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

 

“프로듀서 저도 따라갈래요.”

 

아리스는 일부로 오늘 일정을 잡아두지 않았다. 멤버 마중을 가는 프로듀서를 따라가기 위해.

타케우치에겐 먼저 나가라고 한 다음에 그가 나간 걸 확인한 아리스는 냉장고에서 작은 플라스틱 용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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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나고, CP의 멤버들이 타케우치에게 다가왔다. 이번엔 모모카도 같이 왔다.

 

“프로듀서 쨔마 또 뵙네요. 오늘은 쿠키 구워왔는데 드셔보실래요?”

“우~ 모모카 짱! 왜 자꾸 우리 프로듀서에게 그러는거야!”

“맞아! 모모카 짱은 모모카 네 프로듀서에게 가라니!”

“후훗. 질투는 좋지 않아요, 여러분. 자 프로듀서 쨔마. 드셔보세요.”

“…감사합니다.”

 

타케우치는 또다시 모모카가 준 쿠키를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이번에도 역시 고급진 맛. 이렇게 어린나이에 이런 맛을 내는 간식들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드셨으니 프로듀서 쨔마. 오늘도~.”

“잠깐. 제 것도 한번 드셔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모모카가 또다시 머리를 살짝 숙일 때 아리스가 가져왔던 플라스틱 용기를 내밀었다. 프로듀서가 받아들어 뚜껑을 열어보자 안에는 저번에 만들어 주었던 것과 비슷한 딸기 스파게티가 들어 있었다. 포크는 이미 안에 준비 되어 있었다.

 

“감사합니다. 타치바나양.”

 

안의 포크로 스파게티를 들어 입으로 옮겼다.

 

“!!”

‘맛…있다.’

 

얼마전 아리스가 해주었던 것과 비주얼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번 것은 맛이 좋았다. 저번 것은 스파게티에 억지로 딸기를 섞은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양식을 별로 즐기지 않는 프로듀서의 입에도 맛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맛있습니다.”

“저…저도 좀 주세요.”

 

모모카의 말에 타케우치는 통을 넘겨주었다. 포크는…… 아리스가 여분의 것을 준비해 두었었다. 모모카도 딸기 스파게티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맛있다는 걸.

 

“타치바나 양. 대단하시군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들로 이런 맛을 내시다니.”

“미리아도 먹어볼래!”

“나도!”

“키라리도!”

“열심히 노력한 결과겠지요. 저…프로듀서.”

“예?”

 

다른 아이돌들이 딸기 스파게티에 정신이 팔렸을 때, 아리스는 타케우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말했다.

 

“저…저도 좀 쓰다듬어 주시면….”

“아……. 알겠습니다.”

 

평소에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던 아리스가 쓰다듬어 달라는 말을 할 거라곤 생각 못한 프로듀서는 무심코 피식 했다. 그리고 손을 들어 아리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헤헤헤~”

 

최대한 표정을 유지하려 한 아리스였지만, 타케우치의 손이 머리에 닿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걸 느끼자 자연스레 풀어져버렸다. 다행히 그녀의 풀어진 표정을 본 사람을 없었다.

아리스 본인도 자각하고 누군가 볼까봐 허둥지둥 이제 됬다고 말했다. 손을 뗀 타케우치는 다른 쪽을 향했다.

 

“아, 사쿠라이 양도.”

“…아뇨. 오늘은 됐어요. 대신,”

 

“……다음에 더 맛있는 걸 만들어 올테니 그때 쓰다듬어 주세요.”

 

모모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만 그녀의 시선은 타케우치가 아니라 아리스를 향해 있었다. 아리스도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모모카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다른 누구도 감지 하지 못한 작은 스파크가 그들 사이에서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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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 모모카 대결구도는 픽시브에서 본 어떤 (아이올라이트를 그리는)작가님의 만화를 보고 생각한겁니다.

제목 짓기 이번처럼 고민된 적이 없네요 영 센스가 없어서.

혹시 들어왔는데 읽기가 귀찮아지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짧게 요약해드리겠습니다. 아래로

[초반] 모모카 : 아리스 씨. 벌써 쓰다듬기를 받아보셨나요? 아뇨 아직이겠죠. 타케우치 쨔마의 첫 쓰다듬기 상대는 아리스가 아냐! 이 모모카다!

[후반] 모모카 : 당신, 이 요리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딸기를 희생시킨 겁니까.

      아리스 : 넌 지금까지 p들이 우릴 뽑기 위해 쏟아부은 스타쥬얼의 양을 기억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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