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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은 앞면과 뒷면, 둘 뿐. -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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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3, 2016 19:00에 작성됨.

미즈키 「왜 이러는거야?」

미유 「비, 비켜주세요......」

 

미시로 전무가 신관 강당(공식명칭은 다목적실)에서 한참 기자회견을 하고 있을 찰나, 그 곳의 입구로 향하는 계단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보안요원 「죄송합니다만, 저희와 동행해주셔야겠습니다.」

미즈키 「그러니까 이유라도 들어보자고!」

보안요원 「저희는 그저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 뿐입니다. 따라오십시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는 몇 명의 보안요원들이 그녀들이 지나갈 수 없도록 막고 있었다.

 

미유 「어떻게 아신거에요......?」

 

미유는 이 상황에 대해서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그녀들은 P씨의 무죄 뿐만이 아니라, 그를 신고했었던 아이돌들에 대해 그 이유를 밝혀달라고 얘기하러 가려고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강당이 있는 층으로 가려고 하자 엘리베이터는 모두 정지한 상태.

그래서 계단을 통해 올라왔더니 이렇게 막고 있는 것이다.

강당을 가려면 몇개층이나 더 올라가야하기에 소리를 질러봤자, 기자들이 들을 일따윈 전혀 없었다.

 

보안팀장 「CCTV는 장식용이 아닙니다.」

미즈키 「그럼 우릴 감시하고 있었단 말야?」

보안팀장 「만약 저희들을 따라오시지 않는다면, 방법은 이것 밖에 없습니다.」

 

그는 검은색 자켓을 살짝 들어서 전기충격기를 보여주었다.

그러자 미즈키는 흠칫하고 한 걸음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프로덕션의 보안요원은 총 두개의 부류로 나뉘어져 있다.

어두운 남색계열의 재킷과 적색 넥타이를 한 일반 보안요원, 그리고 올 블랙정장을 입은 미시로 전무의 직속 보안요원.

 

지금 미유와 미즈키의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은 보안요원이기는 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미시로의 말만 따르는 비선 조직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기에 미즈키는 그들이 전기충격기를 보여준 것은 절대 허세가 아님을 알고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때, 밑에서 누군가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치히로 「위에서 뭐하시는거에요?」

 

헉헉하는 소리와 함께 계단을 올라온 치히로는 이들이 대치하는 상황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치히로 「지금 뭐하시는거냐구요!!」

보안팀장 「아이돌 분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임의동행을 요구했을 뿐입니다.」

미유 「......」

 

미유의 안절부절하는 눈빛을 본 치히로는 그들이 힘을 써서라도 그녀들이 기자회견을 하러가는걸 막으려고 하는 것임을 인지해버렸다.

치히로는 숨을 한번 고른 뒤,

 

치히로 「칫히!!」

 

하는 알 수 없는 기합을 넣으면서 보안요원들에게 몸통박치기를 해버렸다.

 

너무도 갑작스런 그녀의 등장과 행동에 보안요원들의 틈이 생겼고, 미즈키와 미유는 곧장 그 틈으로 봉쇄를 뚫고 나왔다.

그러나 보안요원들은 그녀들을 쫓아갈 생각이 없었다.

 

곧 위쪽에서 단말마 같은 비명이 몇 차례 들려오고, 여유롭게 요원들은 그녀들이 뛰어간 곳으로 올라갔다.

 

보안요원 「제압했습니다, 팀장님.」

 

3명의 여성이 쓰러진 층계참에서는 검은 정장을 입은 여성 5명이 서있는 상태였다.

 

보안팀장 「설마 우리가 그렇게 허술할 줄 알았습니까......」

보안요원 「어떻게 할까요?」

보안팀장 「지시받은 대로 해.」

 

 

 

 

 

.

.

.

.

.

.

 

 

 

 

20분이 지난 오후 7시 50분,

검찰수사팀이 타고 있는 승합차 10여대가 동시에 346 프로덕션의 정문 앞에 멈췄다.

정문 안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수많은 시위인파로 인해 경찰이 이를 정리하고 길을 터줘야했기 때문이었다.

 

그중, 가장 앞에 위치한 차량의 조수석에 앉아있는 코마키는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차창 밖의 상황을 바라보았다.

 

코마키 「큰일이야......」

 

자신의 턱밑을 오른손으로 쓰다듬는 그녀는 어떻게하면 P의 무죄를 밝힐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무죄를 밝히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내심 생각했었던 코마키였지만, 이렇게까지 계획적으로 움직일줄은 예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10여분을 그렇게 차 안에서 기다리자, 곧 경찰들이 길을 만들어 수신호를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수신호에 맞춰 승합차들도 정문 안으로 한대씩 들어갔다.

 

정문 안으로 10대의 승합차가 모두 들어온 것을 확인한 코마키는 프로덕션 신관 입구에 몰려있는 기자들 앞에서 담담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렸다.

 

아까 전, 미시로 전무의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있던 기자들이 이번에는 수사팀의 방문에 대해 묻기위해 그대로 신관 입구로 온 것이었다.

기자들은 어떻게든 타 언론사보다 좋은 장면을 얻기위해 치열한 플래쉬 세례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기자 1 「346 프로덕션엔 무슨 일로 오신겁니까?」

기자 2 「수사에 진척은 있었나요?」

기자 3 「미시로 전무는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자 4 「현재 용의자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있습니까?」

 

너무도 많은 플래쉬가 터지자 담담한 표정을 짓던 코마키도 얼굴을 찡그리며 눈부심을 막기위해 손에 쥐고있던 압수수색영장으로 플래쉬를 가렸다.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30초 동안 서있자, 흥분하며 질문하던 기자들도 어느정도 조용해지고 플래쉬가 터지는 빈도도 줄었다.

 

코마키 「저는 이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코마키 강력부장입니다. 이번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는 증거들을 확보하기위해 현시간부로 압수수색을 실시합니다.」

기자 2 「그렇다면 어느 정도 수사는 마무리 단계인겁니까?」

코마키 「수사중인 사안은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기자 1 「여당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무죄추정의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하여 여론의 큰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자 4 「반면 야당에서는 용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자고 압박하며 오히려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코마키 「검찰은 항상 공정하게 법적절차를 거친 수사를 하고 있으며 수사내용에 대한 것은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점, 양해 바랍니다.」

 

코마키는 정중히 허리를 숙여 기자들 앞에서 인사를 하고, 곧장 신관 입구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검찰'이라고 적힌 파란 박스를 들고 30여명의 수사관이 일제히 따라 들어갔다.

 

신관 로비 안에는 갑자기 들이닥친 검찰 수사관들을 쳐다보는 프로덕션 직원들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놀란 표정이거나 상당히 경계를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당연하게도 친절하게 수사관들을 대하는 직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여러번의 압수수색을 하면서 겪었던 일이기에 코마키는 담담하게 수사관들을 향해 돌아서서 얘기했다.

 

코마키 「각 팀별로 지정된 구역 수색하고, 압수할만한게 있으면 즉시 보고하도록!」

 

코마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남녀 수사관들이 이구동성으로 '예!'라고 말한 후, 각자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도 수색을 위해 5층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착한 5층의 복도는 불이 듬성듬성 켜져있어서 약간의 음산함을 풍기고 있었다.

신관 5층은 레슨실들이 위치한 곳으로 원래 이런 저녁 시간에는 불이 꺼져있는게 당연하지만, 낮에는 그 어느 곳보다도 열정이 넘쳐흐르는 곳이었다.

 

그런 곳을 수색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단 하나.

아이돌들의 개인물품보관함이 탈의실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수기든 뭐든 좋으니, 아이돌들이 P에게 덤탱이를 씌우기 위한 계획을 밝힐만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코마키였다.

 

복도 끝 편에 위치한 대규모 샤워실에는 역시나 탈의실이 위치해있었고, 30평 남짓되는 그 방에서 몇 명의 수사관들과 함께 개인물품보관함을 하나씩 강제로 열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나오는 건 옷가지나 가족사진 뿐이었고, 그럴수록 코마키는 발을 구르며 초조함을 숨기려고 노력했다.

 

여 수사관 「부장님! 여기 뭔가가 있습니다!!」

 

바닥에 엎드린 채로 사물함 밑의 공간을 보던 여수사관이 코마키를 서둘러 불렀다.

곧이어 그 수사관은 호신용 3단 접이식 곤봉을 가지고 사물함 밑의 깊숙한 곳에 위치한 검은색의 무언가를 꺼내보려고 했지만 너무 깊숙히 들어가있는 나머지 도저히 꺼낼 수가 없었다.

 

코마키 「대체 뭐길래 그래?」

여수사관 「구식 MP3 같은데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코마키도 납작 엎드려서 여수사관이 가리킨 사물함 밑의 공간을 바라보았다.

얼핏보면 찾을 수 없었지만, 한 곳을 지긋이 응시하고 있으니 어렴풋이 적색의 점이 깜빡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코마키 「이 사물함 치워, 당장!」

 

.
.
.

 

약 10여분에 걸친 작업 끝에 겨우 사물한 두 칸을 치우고 시꺼먼 먼지바닥에 살포시 늬여져있는 MP3를 집어들 수 있었다.

꽤나 구식 MP3였으나, 자체 스피커가 달려있어서 출시된 그 당시로서는 고가에 판매됐을 것이라고 추측한 코마키는 곧장 녹음 중지를 누르고 재생버튼을 눌러보았다.

 

--- MP3 ---


??? 「아직 빨간불도 잘 들어오네요!」

??? 「치히로 씨, 고마워요!」

??? 「아뇨, 그냥 집에서 굴러다니는 물건이었는데요.」

??? 「그래도 이 MP3는 꽤나 비싼거잖아요?」

??? 「루키 트레이너님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정말로 도움이 될거에요! 아무래도 휴대폰으로 아이돌 분들의 발성을 녹음하는건 좀 힘들었었거든요.」

??? 「그 폰으로 전화나 문자가 와서 그런거죠?」

??? 「네네. 하지만 녹음이 되는 MP3는 이제 꽤나 비싸져서......」

??? 「근데 왜 여기서 몰래 MP3를 받으시는거에요?」

??? 「언니들이 남한테 공짜로 받는걸 정말 안 좋아하셔서요......」

 

[툭]

[드르르르]

 

??? 「어?!」

??? 「에에?!」

??? 「어, 어, 어떡해요? 제가 실수로 떨어뜨렸어요!」

??? 「루키 트레이너님도 차암. 진정하세요. 다시 꺼내면...... 어라? 꽤... 꽤나 깊이 들어갔......네요.」

??? 「어... 어떡해......」 울먹

??? 「으... 꺼내려면 사물함을 들어내야할거 같은데요?」

??? 「그런거 못 하는데......」

??? 「흐음~ 그럼 집에 있는거 하나 더 가져다 드릴게요.」

??? 「네?」

??? 「사실 동생꺼까지 두 개가 있거든요.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라 걔도 쓰지 않는거 같구......」

??? 「아앗! 정말요?!」


---     ---

 

평범하다면 평범한 얘기들로 가득한 MP3 내용에 실망한 코마키는 이내 버튼을 눌러서 꺼버렸다.

그러나 버튼을 잘못 누른 탓인지 다음 재생파일로 넘어간 모양이었다.

 

--- MP3 ---


??? 「-래서 어떻게 한대?」

??? 「후응~ 그냥 계속 프로듀스 한대.」

??? 「린쨩, 오늘이 며칠이죠?」

??? 「XX월 XX일이지.」

??? 「그럼 저희 나름대로 며칠이나 기회를 준거 아니에요?」

??? 「나도 우즈키의 말에 동의해.」

??? 「덕분에 제 토이카메라도 더러워져서 부셔버렸다구요.」

??? 「저기, 여러분들?」

??? 「모모카짱?」

???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저도 그 더러운 벌레 같은 남자를 보기 싫답니다?」

??? 「그건 키라리도 동의행!」

???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요......」

??? 「사기사와 씨, 표정관리, 표정관리!」

??? 「혼다 씨...... 제가... 정말 마음 속으로 싫어지는 사람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 「뭐, 어쨌든 간에 제게 좋은 생각이 있사와요.」

??? 「후훙~ 시키쨩도 궁금한데, 그거?」

??? 「여러분들과 저희 사쿠라이 가문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와요.」

??? 「무슨 뜻이야, 모모카?」

??? 「그 남자를... 범죄자로 만들어버리는거에요.」

??? 「어떻게?」

??? 「저희를 성추행했다고 뒤집어씌우고, 저희 가문의 인맥을 이용하여 감옥에 넣는 거에요.」


---     ---

 

코마키 「우웁......」

 

MP3는 여전히 재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코마키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너무나.

너무나 역겨운 대화를 들었기 때문에.

 

이 곳은 탈의실.

당연하겠지만 아이돌들만을 위한 곳이다.

 

뭔가 작당을 한다면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이 곳이야 말로 가장 좋은 곳일터.

CCTV도 없고, 심지어 아이돌들 여러명이 심야에 모인다고 해도 야간자율레슨을 핑계로 모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곳.

 

치히로가 루키 트레이너에게 건네주기위해 준 MP3는 그 곳에서 이루어진 모든 대화를 담고 말았다.

몇몇 녹음파일들은 P를 성폭행으로 신고하기 전, 어떻게하면 사내에서 괴롭힐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를 하는 것도 있었다.

 

아니, 그런건 회의가 아니었다.

그냥 그녀들의 악의가 어느정도인지 자랑하는 것일 뿐.

 

이윽고, 또 다른 곳에서 수사관이 손을 들었다.

 

여수사관 「부장님...... 이거......」

 

상당히 심각한 얼굴을 한 수사관이 무언가를 내밀자, 어떻게든 구역질을 참아낸 코마키의 얼굴은 정말 기가막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코마키 「미쳤군......」

 

'이치노세 시키'라고 적힌 사물함 앞에서 그녀는 투명한 액체가 담긴 통을 흔들흔들거리며 중얼거렸다.

 

코마키 「합성마약이 왜 여기에 있는거야......」

 

 

 

 

 

.

.

.

.

.

.

 

 

 

 

정신을 차린 타케우치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이곳이 아무런 빛도 존재하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이라는 것과 자신의 두 발과 두 손이 묶여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타케우치 「대체 여긴......」

 

벽에 기댄 후, 묶여있는채로 천천히 일어선 그는 벽을 따라 가보기로 했지만 곧 ㅁ자로 막혀있다는 걸 깨닫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지금이 몇시인지도 알 수 없는 이 상황에서 그는 그저 축축한 시멘트 바닥에 앉아서 숨을 쉬는것 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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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이제 이 글의 끝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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