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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쳐버린 타케 P 이야기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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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3, 2016 18:49에 작성됨.

캐붕이 심각합니다. 그리고 우울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독특한 조미료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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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미쿠: 정말 나가는 거야. 나나 짱?
나나: …………
미쿠: 다시 한번만 생각해줘. 다들 나나 짱이 없으면 기운이 없을 거야. 모두들 나나 짱을 필요로 해……

 

나나: ……
…나나는 말이죠
미쿠: 응?

 

나나: 솔직히 좀 지쳐버렸어요
미쿠: 나나 짱!?


나나: 나나는 아이돌을 꿈으로 삼고 그 길을 걸어가려했지만 매일매일이 힘들었어요. 저어기 우사밍 성은 제 코 앞에 있는데 아무리 손을 뻗어도. 뻗어도 닿지 않는 거 있죠?


우습죠?. 우사밍 성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정작 우사밍 성에는 가보지도 못하다니

 

미쿠: 그렇지 않아!. 아무도 나나를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모두들 나나가 얼마나 처절하게 노력하는 지 알고 있다고!

 

나나: 이건…프로듀서 씨한테만 한 이야기인데 미쿠 짱에게도 알려줄게요. 실은 우사밍 이야기 중에서 딱 한편 공개되지 않은 금단의 이야기가 있어요. 제목은....우사밍성의 최후 ......

 

아무도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것은 너무 괴로웠어요. 지하를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고 내 자비로 앨범을 만들고……


언제나 부족한 생활비에 고생을 하면서 집주인분들께 집세를 조금만 나중에 내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정말 눈물 겹게 창피했어요

 

그리고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힘들어서……이제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얘기하는거, 그만 둘까... 하고.  아무도 봐 주지 않는 별을 저 혼자 계속 지켜보는 것도 너무 괴롭고요.

 

하지만 프로듀서 씨를 만나서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함께 노력해서 우사밍 성에 손을 뻗쳤고 마침내 그 손이 닿았어요

 

손의 온기가 닿은 우사밍 성에는 많은 생물들이 생겨나고 반짝거리기 시작했답니다. 그래서 나나는 용기를 얻었어요. 구세주인 프로듀서 씨 덕분에……

 


하지만 프로듀서 씨가 돌아가시고 3년…
프로듀서 씨와 함께 한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아이돌 생활을 계속 해왔지만 더 이상 용기가 나지 않아서…

 

나나는……

 

나나는……

 

 

이제 쉬고……싶어요

 


……더 이상……

 

괴로워지고 싶지 않아요……

 

 

미쿠: 그렇구나………미안. 나나 짱. 힘이 되지 못해서…
나나: 으응. 그렇지 않아요. 저도 미쿠 짱 덕분에 많이 즐거웠으니까

 

미쿠는 나나의 짐을 들어주면서 몰래 눈물을 훔친다.

 

나나: 그럼 미쿠 짱. 돌아가면 연락할게요. 꼭 답장해주셔야 해요!

미쿠: 걱정하지마. 나나 짱!. 꼭 할게!


…………
………………
……………………

 

미쿠:  바보 나나 짱. 우우우우……조금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바보……흑흑흑……

 


하지만 미쿠는 알고 있었을까. 가방을 힘없이 비틀거리며 흔드는 나나 짱은 미쿠에게 고개를 돌린 순간부터 쉬지 않고 울고 있어서 얼굴이 엉망진창이 되었다는 것을……

 


나나: 우우우우…우우우……윽……윽. 보고 싶어……모두들

 


-미시로 건물 9층-

 

전망 좋은 회사의 창문에서 빛이 들어오는 자리에 미시로 상무는 서있었다. 떠나가는 나나를 그녀는 창문을 통해서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아베 나나도 떠나간 건가. 그녀는 우리 사업부에서도 가장 의지가 되던 인물이였는데……"

 

미시로 상무는 방 앞의 "아이돌 사업 부분 담당 총팀장" 이라고 적힌 낡을 대로 낡은 문패를 보고 쓴 웃음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그 사건 이후 3년이나 흘렀을 줄이야"

 

사직서를 낸 타케 p.  그를 대체할 프로듀서를 물색하고 있던 중.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타케 p의 실종".

 

사실 이미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간 자가 어찌 되던 말던 회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문제는 회사 소속의 상당수 아이돌들이 활동을 중단하고 그를 찾으러 나섰다는 것이다

 

"나참"

 

미시로 상무는 끔찍했던 그 때 일을 떠올린다

 

"파업도 아니고 말이지. 그렇게 갑작스럽게 수십명의 아이돌들이 활동을 중단해버리다니.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그녀들은 잘릴 것이라는 위협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자신들이 앞에 처한 상황에 비하면 대단치 않다는 것처럼.

 그 아이돌들은 실종되어 버린 타케 p를 찾아 그의 고향으로 떠났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해외에 있는 인적이 드문 외딴 호수가 그의 고향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후에 들려오는 소식은 더욱 끔직했다.

이미 사쿠마 마유라는 아이돌이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데 오가타 치에리라는 아이돌이 호수로 투신해서 익사해버린 대형 사고가 터진 것이다. 그녀가 남긴 유서에는 프로듀서에 대한 사죄만이 가득 써있었다고 한다. 

 

"하아. 정말 곤란했지."

 

상무는 얼굴을 찌푸린다. 그 후의 일을 생각할 수록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곤란한 일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오가타 치에리의 사망 여파로 인한 여론을 미시로 상무가 어찌어치 수습해나가는 동안에도 수색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실종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문 요원들도 숲의 지형의 복잡함에 수색에 어려움을 표했다. 그야말로 숲은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둠지대였다고 한다

 

"비유하자면 아오키가하라 수해급의 숲이라고 하더군."

 

수색요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이돌들은 수색을 계속하였고 타케 p의 실종이 획인된지 3달만에 사람이 산 흔적이 남아있는 목조저택을 발견했다.

 

하지만 미스테리한 것은 아이돌들이 그 집을 발견한 순간 저택은 이미 불타버려서 집이라고는 볼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그 집은 불탄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고 어떤 사람이 그 집을 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집을 이용하던 사람의 부주의로 불을 내버렸고 그 사람도 같이 불타서 죽은 걸로 결론지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불타서 죽은 사람의 치아였고 그 치아는 타케 p의 것으로 결론이 나서 그는 실종 후 숲을 배회하다가 이 집에서 머물렀고 여기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는 마무리지어졌다.

 

"진짜 재난은 그때부터였어."

 

타케 p의 사망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회사의 모든 아이돌들이 아이돌 은퇴를 선언해버린 것이였다. 치에리의 사망소식을 간신히 잠재워가던 그녀였지만 그녀도 이 사태에는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악성 루머는 돈줄을 이용해서 언론을 틀어막는다

활동 중단은 일이 빈 아이돌들에게 일을 돌리고 활동을 줄여나가면 된다. 어찌 되었던 영원히 쉬는 것도 아니고 잠시간의 휴식을 통해 충전하고 복귀할테니

 

그러나 모든 아이돌들이 은퇴를 선언한 것은 도대체 어떻게 대체해야한다는 말인가.  그녀는 도저히 손쓸 방법이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은퇴를 선언한 아이돌들이 정신 이상 증세를 보여 병원에 실려가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수십. 수백차례 일어나게 되면서 미시로의 아이돌 부서에 대한 의혹과 루머는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그녀는 애썻다.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든 아이돌 부서를 지키기 위해서 돈줄과 연줄을 동원했고 찬성파를 모으고 반대파를 윽박 질렀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애써 아이돌 부서를 지켜도 소속 아이돌이 없는 부서는 시체나 다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에게는 천운이 따라주었다. 은퇴를 선언했던 아이돌들 중 일부가 복귀를 희망하였고 그녀들을 중심으로 아이돌 부서를 다시 재가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미 타격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었다. 200에 달하던 아이돌은 이제 20을 겨우 오르내리락하는 숫자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온갖 루머와 의혹으로 아이돌 부서의 영향력과 수입은 줄어들대로 줄어든 상황이였고 한때는 미시로 내에서도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라고 각광 받는 거대한 부서는 이제 간신히 목구멍만을 유지하는 소규모 부서로 줄어들었다,

 

"사건 이후 일도 작은 건 밖에 들어오지 않았지……"

 

미시로 상무는 한숨을 내쉰다. 이제 톱아이돌이니. 뭐니하는 사치스러운 일들은 저 아이들에게는 불가능하다. 그저 아이돌 활동을 유지하면서 적자를 면하게 하는 것이 고작.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아베 나나는 남은 아이돌들의 정신적 리더였다

 

"그녀는 너무 무리하고 있었어……매일 매일 무리해서 활동을 앞당기고 일을 가져오고 다른 아이돌들을 관리하고……"

 

그녀 입으로는 17세라고 말하고 다녔지만 실상은 아이돌 그룹에서도 언니. 어머니와 같은 포지션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돌들까지도 그녀를 따랐으니까.

 

"하지만 이제 놓아보내주는 것이 그녀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군……우리 부서는 더욱 더 힘들어지겠지만 말이야……"

 

중얼거리던 그녀는 책상에 놓여져 있는 작은 인형을 어루만진다. 마치 매우 그리운 어린 시절의 사진을 지켜보듯이……

 

"이것이 실물 1/8 모형 피규어라고 하는 물건이던가?. 떠나간 아이돌들 방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것인데……"

 

쓰레기통에 버려야할 물건이었지만 왠지 모를 그리움을 느낀 상무는 그것을 자신의 방으로 가져왔다

 

"자네의 빈 자리가 이렇게 컷을 줄이야……나로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네……"

 

그는 얼마나 많은 짐을 견뎌내고 있었던 것일까

그는 얼마나 그 짐의 무게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던 것일까

 

상무 자신도 그것에 대해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남아 있는 20명 되는 아이돌들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한계였기 때문이다.

 

그는.......뜻이 맞지 않는 사내였다.  그가 가진 꿈은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재투성이 신데렐라라니 얼마나 바보 같은 이야기인가. 하지만……그 바보 같은 우직함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사내였다는 것을 상무는 그가 떠난 후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야……"

 

떠나가버린 사람을 그리워한들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미시로 상무에게는 그리움에 빠져 있는 행위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써야 한다.

 

"나나를 대신할 그룹의 리더나 연락 조정을 먼저……"

 

미시로 상무는 인형을 다시 서랍 안으로 집어 넣고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인형을 서랍 안에 집어넣으면서 씩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인형에서 "부디 명함만이라도……"  라고 하는 그의 목소리가 녹음된 소리가 흘러나왔기 때문이었다

 

 

-어느 병원-

 

간호사:  퇴원 축하해요. 마유 짱.
마유:  고맙습니다. 간호사 분들. 그 동안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간호사:  앞으로 건강해야되~

마유:   네. 안녕히 계세요.

 

오후의 햇살이 내리쬐는 병원의 유리문을 열고 나가는 여성이 있다.   핑크빛 블라우스와 파란색 치마를 입은 그녀의 이름은 사쿠마 마유.  뇌출혈로 병원에 실려온 후 응급 수술을 받고 긴 재활 기간을 마치고 세상에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였다.

 

"그게 어디 있을까요?"

 

보통 퇴원한 환자들이라면 그리운 집과 가족들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오늘 외출 계획에서 집은 가장 늦게 들어가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녀는 주머니 속에서 약도를 꺼내서 자신의 행방지를 살펴 보고 있었다.

 

"먼저……린 짱쪽부터 가볼까요?"

 


-ㅁㅁ 병원 12호실-

 

마유:  사쿠마 마유입니다. 저번에 전화주신대로 시부야 린씨를 방문하러……
간호사:  아. 그렇군요. 이쪽으로 오세요

 

간호사의 지도를 받아 마유는 병실로 향한다. 그녀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그녀의 가슴은 두근거려서 쿵쾅거리고 있었다

 

마유:  얼마만의 만남일까요. 린 짱과는

 

346에서도 사이가 나쁘기로 유명한 아이돌 중 하나였던 시부야 린과 사쿠마 마유는 서로 철천지 원수라고 불렸다.

 

"어쩔 수 없죠. 린 짱과는 의견이 맞지 않았으니까"

 

같은 연모하던 사람을 둔 사람끼리는 충돌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러한 사람들 중에서도 프로듀서에 대한 집착이 강했기 때문에 충돌하는 일이 잦았다.

 

"여기입니다."

 

마유는 오랫만에 본 연적이자 친구의 모습을 상상으로 그리며 방문을 열었다


시부야 린은 과거와 변함 없는 모습으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쿨해보이지만 다소 차가워보이는 눈빛. 허리까지 닿는 장발.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하얀 병원 환자복을 입어서 검은 머리와 대칭이 되어 잘 어울린다는 것이였다

 

"린……짱?"

"........"

"........."

"아이 참. 마유에요. 그렇게나 린 짱이 싫어하던.."

"......."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아앙. 아앙.."

 

린은 입을 씰룩거리면서 웅얼거린다. 그 이상의 말은 할 줄 모른다듯이 아앙 소리를 낼뿐이다.

 

"에엥....에에헤헤헤"

 

고개를 들고 두리번거리던 린은 갑자가 마유 앞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마유의 가슴팍으로 얼굴을 묻는다

 

마유:   어머나....

간호사:  잠깐. 린 짱. 이분은 손님이야. 엄마가 왔으니 다시 돌봐줄게

린:  어음마?

간호사:  그래. 엄마

린:   까하하하

 

간호사는 환한 미소를 지어주며 린의 머리를 껴안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린은 기분이 좋은 지 새빨개진 얼굴로 연신 어음마라는 단어를 중얼거리고 있다. 

 

마유:  아직도 상태가 그대로인가요?

"네.."

 

손으로 린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간호사는 어두워보이는 눈을 하며 답한다.

 

"3년전에 병실에 온 후부터 계속 유아 상태입니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극도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뇌가 견딜 수가 없어서 강제로 유아퇴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셨습니다."

 

마유는 병실 안을 둘러본다. 정신병자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서 병실은 강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비록 병실안은 쾌적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해변가의 그림이 걸려 있었지만 병원을 감도는 답답하고 묵혀 있는 공기만큼은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였다.

 

"그래도 종종 제 정신인 것처럼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그때에 비하면 엄청난 진보죠. 하지만..."

 

간호사는 한숨을 쉰다.

 

"이 상태로 회복이 지속된다면 정상으로 돌아올때까지는 최소 수년은 더 걸릴 거 같습니다. 하지만 보장은 못해요. 그것도 기적적인 가능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평생 여기서 살아야할 겁니다."

 

"그렇군요."

 

마유는 눈을 감는다. 린은 프로듀서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저렇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 린이라면 저랬을까?

 

분명 그랬을 것이다. 마유는 프로듀서를 미친듯이 사랑했으니까. 린도 그 사랑에 미쳐버렸고. 자신도 린처럼 미쳐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미치지 않고 서있는 이유는

 

"프로듀서 씨가 살아계신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마유는 새끼손가락을 어루만진다. 운명의 붉은 실. 마유는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걸린 붉은 실이 프로듀서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해욌다. 그리고 마유는 프로듀서를 그리워할때마다 새끼손가락에서 어루만지며 새끼손가락에서 자신의 심장의 맥박을 느끼곤 한다

 

"이 고동은 프로듀서 씨의 심장 고동 소리에요...."

 

그 누구도 믿지 않을 소리.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마유의 머리를 의심했다. 그러나 사쿠마 마유는 그런 자들을 무시한다. 진정한 붉은 실은 그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작자들은 무시해도 좋은 것이다

 

"프로듀서 씨의 심장 소리를 듣고 마유는 몇번이나 목숨을 구했어요..."

 

사쿠마 마유는 매번 죽음의 충동을 느낄 때마다 새끼손가락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죽음의 충동을 이겨내며 여기까지 왔다.

 

"당신은 분명 '살아'계시니까 사쿠마 마유는 당신을 기다리겠어요.언제라도 프로듀서 씨가 돌아올 때 마중을 나가기 위해서 아이돌로서 기다리겠어요. 

 

"그것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기다립니다. 10년. 20년. 30년. 아니 100년이 된다고 해도 마유는 아이돌로써 당신을 기다려요."

 

"이제 와서 아이돌을 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마유는 해내보이겠어요. 당신의 아이돌이니까"

 

마유는 린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린의 머리를 쓸어안았다. 그녀의 머리는 병원 생활 동안에도 변함 없이 아름답다. 마유가 한때 린의 머리결에 부러움을 느낀 적도 있었던 것이다

 

"린 짱. 나중에 다시 올게요. 이만 작별이에요.  오늘은 다른 아이돌들도 만나보고 346 사무실에 가서 복귀 인사도 드려야하니까요"

 

마유는 린의 병실의 문을 닫고 나와서 주머니에서 약도를 꺼내 일정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다음은 이 병실일까요. 미오 짱이네요. 미오 짱은 과일을 좋아했으니까 사가지고 가야겠어오. 우후훗.

만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마유는 기쁘네요"

 

병원을 내리쬐는 태양은 여전히 뜨겁다

 

 

 

 ㅡ에필로그 1ㅡ

 

 

인도양의 어느 섬. 이 섬 주변은 기후가 좋지 않아 자주 태풍이 불기에 사람들도 배로 접근하기 않는다. 그렇다고 이 섬에 19c에 설립된 감옥과 같은 명소도 없기에 스릴을 즐기는 관광객도 접근하지 않는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그저 외롭기만 한 섬.

 

숲으로 둘러싸인 지형은 이곳을 우연히 방문한 손님도 접근을 허용치 않는 거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인공위성이나 레이더로도 감지가 되지 않는 작은 저택이 있다는 것을 누가 생각이나 할까?

 

작지만 있을 것이 다 있는 호화로운 저택. 이 저택의 중앙에는 보석으로 장식된 큰 방이 하나 있다. 이 방을 가득 메운 것은 복잡한 기계들이다. 의료 장비처럼 보이는 기계들은 인공 호스를 따라서 방의 중앙에 놓여져 있는 호화로운 침대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침대에는 어떤 남자가 누워 있다.

 

??:  프로듀서 씨. 식사 시간이에요~
누워있는 남자:   …………
??:  포도당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진짜 식사를 하시는 게 기분에도 좋을 거라고요?
남성:   ……...
??:    그러면 먹여드릴게요

 

머리를 한 쪽으로 닿은 여성은 남성의 곁에 앉아서 젓가락으로 생선의 가시를 발라내고 있다

 

??:   이번에는 프로듀서 씨가 좋아하시는 피쉬 앤드 챕스라고요?. 이 근처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이에요
남성:   …………
??:   자. 아아…….그래요. 잘 했어요

 

그녀는 손으로 남자의 입을 벌리더니 하얀 생선살을 집어 넣는다.

 

남자는 동공에 시선이 전혀 없는 눈을 한 채 턱을 움직여 음식을 목으로 넘길뿐이다.

 

??:   어머나…그새 오줌을 싸셨네요…. 치워드려야지……그리고 씻는 거에요. 알았죠?
남성:   ……

 

여성은 남자의 몸에 흘려진 오줌을 닦고 남자를 갈아입힌 후에 자장가를 불러서 남자를 재운다. 남자는 그러는 동안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만을 벌린 채 앉아있을뿐이다.

 

??:   휴…오늘 일과는 이걸로 마무리일까요. 아. 프로듀서 씨의 몸에 넣을 약을 새로 갈아야겠네요.

 

여성은 기계에 비닐 봉지에 담은 물약을 집어넣고 양을 조절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슬픈 눈으로 남자가 누워있는 침대를 바라본다.

 

"그 날 이후……저는…당신이 원하시는 대로…편안함을 드렸지요.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게.

 

당신은 조금이라도 눈이 떠있는 이상 미쳐버리면서 날뛰는 것 외에는 아무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았어요. 광분해 있는 동안에도 그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신경안정제와 마취제를 섞은 약으로 더 이상 고통을 느끼지 않고 편안한 꿈을 꾸게 하는 것뿐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주변에서 알아차리면 어떻게든 고쳐보겠다고 정신 병원에 가두어서 당신을 고통스럽게 할뿐이겠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까지 모은 돈을 전부 이 탈출에 쓴 것뿐이에요  저의 꿈은 나이 들어서 반듯한 아이돌 사무소 하나를 차리는 것이었지만…이제 부질 없는 짓이 되었네요.

 

저의 남은 인생은 당신이 죽을때까지 평생 옆에서 당신을 돌보는 것뿐.

당신을 위해서…저는 남은 인생도…미래도…직장도. 돈도 전부 포기했어요.

 

왜 그랬냐고요?. 당신을 사랑하니까…. 그 무엇보다도 사랑하니까. 당신이 조금이라도 행복할 수 있다면 저는 모든 것을 다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남성:  ………


저도 그 동안 고통스러웠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수십.수백의 아이들들에게 괴롭힘을 받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어요.

 

 

그 아이들에게 질투도 나고 화도 났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에게 허락된 것은 그저 당신의 곁을 지키면서 행복을 비는 것뿐이였으니까요

 

그저 허락된 것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몰래 당신의 슈트를 한번씩 껴안아보는 사치일뿐……제가 할 수 있는 사치란 사치는 다른 아이돌들이 모두 훔쳐가버렸어요.

 

저도 여자에요. 당신에게 안겨 보고 싶었고 데이트도 하고 싶었는데…어느 것 하나 허락되지 않는 고독한 삶…

 


그리고 마침내 그 도둑고양이들로부터 당신을 구해내서 제 옆에 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평생 독점할 수 있게 되었지만 기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독점욕과 승리에 대한 기쁨보다도 허탈함과 쓸쓸함, 외로움만이 남을뿐이네요. 허망합니다……

 

 

괴롭고 슬퍼요. 쓸쓸해요. 당신이 이렇게나 제 가까이에 있는데

 

 


이딴 것이……사랑이라면 하지 않는 게 좋았을텐데……

 

아이돌들과 함께 미래를 내다보며 뛰는 처음이 가장 행복했는데……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아이돌들과 함께 미소를 짓는 당신과 그 옆에서 그것을 지켜보는 저의 일상으로……

 

하지만 이제는 뭐가 옳은 지 그른 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게 있어요.

당신이 제 정신일때 저와 한 마지막 약속


"고통스럽게 하지 않아 달라는 그 약속" 만큼은 지켜드리고 싶네요……그러니까 저는 평생 당신 곁에 있을 거랍니다.

 


영원히……

 

쭈욱…………함께에요

 

 

여성은 그리운 듯이 자신의 녹색 옷을 만져본다.

이 섬으로 온 후에도 그녀는 이 옷 한 벌을 계속 입고 있었던 것이였다. 마치 이 옷을 입고 있으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있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러한 것 따위가 가증스러운 배신자인 그녀에게 허락될리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죄송합니다……부디 저를 용서하지 마세요"

 

마지막 말 한 마디를 중얼거리더니 여성은 방 옆의 자신의 침실로 들어간다.

 

섬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지독히도 우울한 감정의 비가 숲속을 적시고 있다

 

그리고 그 비는 어느 사무원이 얼굴을 맞대고 꼭 껴안고 있는 베게까지도 적시고 있었다

 

 

 ------------마지막 에필로그 2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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