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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우치p [아나스타샤씨의 아버님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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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1, 2016 19:49에 작성됨.

미시로 전무님은 승진하시면서 저에게 벌을 준다고 하셨습니다.

벌인 즉, cp뿐만 아니라 크로네의 담당 프로듀서가 되라는 것이었습니다.

갑작스레 업무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그녀들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12월이 되었습니다.

연말이 되면 여기저기서 행사가 벌어지기 때문에 더욱 바빠지게 됩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살인적인 업무량이 시달리는 중, 아냐 씨가 저를 찾았습니다.

 

“대면…말씀이십니까?”

“Да…예, 그렇습니다. 파파가….”

 

아냐 씨께서 말하길, 얼마 전 아버지와 통화를 했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러시아로 가자고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공연 일정 때문에 러시아로 갈 수가 없다고 하니, ‘감히 누가 내 딸을 크리스마스에도 못 쉬게 하냐!’라고 노발대발하시곤, 원흉을 만나러가겠다고 말하셨다 합니다.

 

“그 원흉이 …저입니까?”

“Да…예. 프로듀서가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라면서….”

“음, 알겠습니다. 언제인가요?”

“아마 내일모레쯤. осторожность…주의하셔야 합니다. 절대로 권하는 어느 것도 받지 마세요.”

 

그저 만나서 대화만 할 뿐일 텐데 아냐 씨께선 저에게 굳은 목소리로 당부를 합니다. 아무래도 상당히 엄하신 분인가 봅니다.

 

…………………

 

이틀은 눈 깜짝할 새 지났고, 저는 약속장소로 향했습니다. 원래 혼자 나갈 예정이었지만, 아냐씨께서 구태여 같이 가겠다고 하셔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약속장소인 카페에 가니, 내부는 상당히 소란스러웠습니다. 곧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한 구석에서 말쑥한 차림의 미남이 앉아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냐 씨의 아버지겠죠. 저와 아냐 씨는 바로 그 자리로 가서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아냐스타샤 씨의 프로듀서입니다.”

“반갑습니다. 아냐의 아버지입니다.”

 

우리나라말을 아무런 어색함 없이 유창하게 하시는군요. 솔직히 감탄했습니다.

자리에 앉은 뒤 주문을 마치고, 곧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걱정과 달리, 아냐 씨의 아버지께선 저의 설득에 귀를 기울여 주셨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녀에게 이번 크리스마스 라이브를 허락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다음의 일정은 잡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흐음,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감사합니다.”

 

휴우. 무사히 설득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제 옆에 앉은 아냐 씨께서는 이 카페에 들어선 뒤로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아버님만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뭔가 가정내 불화라도 있는 걸까요.

깊게 파고들지는 못하겠습니다. 나온 커피를 모두 마신 뒤, 각자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냐 씨의 아버님께서 무언가를 저에게 건네셨습니다.

 

“사실, 제가 온 것은 아냐가 즐겁게 하는지 알고 싶어서였습니다. 정말 즐거워 보이는 군요. 이건 감사의 선물입니다.”

“이, 감사합니다.”

 

무심코 받아버렸지만, 아냐 씨께선 아무말도 안하시니 아마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선물을 받아든 뒤, 헤어지려 했는데, 갑자기 아냐씨께서 저에게 귓속말을 하셨습니다.

 

“프로듀서. 먼저 가세요. 전 잠깐 отец…아버지와 얘기 좀 나누겠습니다.”

“예? 하지만….”

“부탁드립니다. 아, 그리고 받으신 그것 절대 제가 갈 때까지 열어보지 마십시오.”

 

아냐 씨가 너무 진지한 얼굴로 말하시니 전 먼저 가기로 했습니다. 어느 정도 걷다고 뒤를 돌아보니, 멀리서 아냐 씨와 아버님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아마도 러시아어인가요)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거리 탓인지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беспокоиться……команда…….”

“……тебя Войска Специального……Я люблю…….”

 

뭐라고 하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만 스패츠…라는 단어가 들린 것 같습니다. 복장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일까요.

 

…………………

 

먼저 돌아와서 선물은 옆에 두고 다시 업무를 보고 있으려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아냐 씨께서 들어오셨습니다. …뭔가 화가 나신 표정입니다.

 

“프로듀서. 아까 받은건 어디있지요?”

“예? 아 여기에.”

 

제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냐 씨께선 그 선물 받은 것의 포장을 우악스럽게 뜯어내더니 내용물을 보시곤 표정이 한층 더 험악해지셨습니다. 붉은 색의 액체…와인 아니면 홍차일까요?

 

“역시….”

“?”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까 파파가 말하길, 이 물건은 원래 주려고 했던 게 아니라고 합니다.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예? 하지만….”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예…….”

 

아냐 씨가 전에 없던 험악한 표정과 낮은 목소리로 말하십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저러신 적이 없었는데 무슨 일 인걸까요. 정말로 아버지와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그 일이 있은 뒤로 야냐 씨가 변했습니다. 일정이 없을 때는 계속 제 옆에 붙어 다니십니다. 그러면서도 뭔가 계속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위를 살피십니다. 이유를 물어보아도 대답해주시질 않습니다.

 

“아냐스타샤 씨? 왜그러십니까?”

“беспокоиться…걱정…아무것도 아닙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되요.”

“그렇게 말씀하시면 더 신경 쓰입니다만…. 혹시 아버님과 관련된 문제입니까?”

“!!”

 

아냐 씨. 너무 눈에 띄게 반응하십니다. 아무래도 진짜 뭔가가 있는 모양입니다. 다시 한 번 그 분을 만나 뵈어야겠습니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아냐 씨가 이렇게 행동하게 될 정도인지 따져봐야겠습니다. 제 생각을 아냐 씨에게 전달하니 아냐 씨의 얼굴이 파래졌습니다. ……왜죠?

 

“ненавидеть……싫습니다.”

“아냐스타샤씨, 전 왜 당신이 이러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말해주시지 않으니, 하지만 하나는 알겠습니다. 그 원인이 그때의 만남이라는 걸. 부탁입니다. 아버님께 다시 한 번 전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ненавидеть.”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고는 무대로 향하는 아냐 씨. 곤란하군요. 그때 연락처라도 받아둘걸 그랬습니다. 아냐 씨께서 이렇게 나오면 저로선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rrr

응? 전화가 울립니다. 발신자 번호가 찍히질 않네요. 누굴까요?

 

“여보세요.”

“프로듀서씨? 접니다. 아냐의 아버지.”

“아.”

 

이 무슨 우연일까요. 그쪽에서 먼저 전화를 걸어주셨습니다. 그때 받은 명함의 전화번호로 걸으셨다고 합니다.

 

“한 번 더,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혹시 괜찮겠습니까?”

“예. 물론입니다. 저도 한번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잘됬군요. 어디서 만나시겠습니까?”

“저번에 만났던 그 카페 어떠십니까?”

 

그렇게 약속을 잡았습니다. 정말 다행이군요.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난감했는데 먼저 전화를 걸어주실 줄이야. 아냐 씨께선 어째선지 저와 아버님을 만나는 것을 막으려고 하셨으니, 약속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

 

약속 당일, 사무소의 치히로씨에겐 잠시 외출 갔다 오겠다고 말한 뒤 카페로 향했습니다.

카페에 들어가니 공기가 이상했습니다. 평소엔 손님수가 적어도 떠들썩한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손님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고요합니다. 이상할정도로, 그리고 어째선지 입구 쪽에는 양아치로 보이는 청소년들만 앉아있습니다.

전과 같이 가장 구석진 자리에서 아냐 씨의 아버님께서 손을 흔들고 계셨습니다. 이상하게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습니다. 아니, 온몸의 감각이 소리치고 있습니다. 당장 도망가라고. 몸을 휘감은 불길함을 믿기로 한 저는 바로 몸을 돌려 달아났습니다. 뒤쪽에서 의자를 박차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막 달렸습니다. 아아, 아냐 씨는 아마 이런 일을 걱정해서 저에게 아버님과 만나지 않게 하려고 했던 걸까요.

 

프로덕션을 향했다가는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이런 젠장 막다른 곳입니다. 바로 몸을 돌려 빠져나가려고 했으나, 이미 늦었나요. 바깥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목을 아까 카페에서 본 아이들이 막아 버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돈 받았으니까, 뭐.”

“아저씨, 얌전히 머리 감싸고 바닥에 엎드리면 크게 안 다칠거야.”

 

요즘 청소년들은 참 무섭군요. 돈 받는다고 이런 짓까지 하려고 한다니.

수는 1…2…3…4명이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각목을 들고 있는 녀석도 있긴 하지만 이정도 수는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응? 아저씨? 뭐야 설마 싸우려.”

 

선수필승입니다. 가장 앞에 있는 녀석의 얼굴에 냅다 정권을 날렸습니다. 상대가 상황파악을 하기 전에 최대한 수를 줄여야 합니다. 곧바로 옆의 녀석의 사타구니를 걷어찼습니다. 중요부위를 맞아 휘청거리는 녀석의 손에 있던 각목을 빼앗아 그대로 휘둘러 또 한명의 다리를 가격했습니다. 이제 한명 남…은 줄 알았는데 제가 다시 자세를 잡기도 전에 줄행랑 쳐버렸군요. 일단 골목에서 나온 뒤에 구급차라도 불러 주어야겠습니다. 그런데, 방금 줄행랑 친 녀석의 비명이 들렸습니다. 곧이어 아냐의 아버님(?)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음, 깔끔하시군요. 어디서 싸움 좀 하셨나요?”

“…제 인상 탓에 시비를 거는 양아치들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배운 것입니다.”

“훌륭합니다.”

“몇 가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요.”

“당신은 아냐스타샤 씨의 아버지이십니까?”

 

그럴리가 없겠지만 일단은 물어보았습니다. 들려오는 대답은 no. 역시나군요.

 

“이런 일을 벌이신 이유가 뭡니까?”

“명령을 받아서. 입니다.”

“어떤?”

“죄송합니다만, 그건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컥…. 아냐의 아버님을 연기한 상대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순식간에 다가와 저를 가격했습니다. 복부에 느껴지는 통증으로 전 자연스럽게 몸을 숙이고 말았고, 곧이어 목뒤에서 느껴지는 충격과 함께 정신을 잃었습니다. 희미해지는 정신속에서 마지막으로 무언가 들려왔습니다.

 

“축하드립니다.……принятие.”

 

……………………………

 

“…듀서……프로듀서 씨!”

 

누군가 저를 부르고 있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피며 몸을 일으켰습니다. 눈앞에 아나 씨와 치히로 씨가 보였습니다. 여기는… 병실인가요.

 

“다행이다 깨어나셨네요.”

“Страшно…무서웠습니다. 프로듀서 씨가 잘못된 줄 알아서.”

“죄송합니다.”

“다행히 외국인으로 보이는 어떤 남성분이 신고를 해주셨다네요. 그분께 감사하세요.”

 

……아마도 절 기절시킨 사람이겠죠.

 

“전 먼저 가볼께요. 몸엔 타박상밖에 없다고 하니 깨어나시면 바로 나오셔도 된다네요. 전 먼저 갈테니 천천히 오세요.”

 

치히로씨가 나가고 저와 아냐 씨만 남았습니다. 왠지 어색하군요. 하지만, 모처럼 둘만 있으니 이야기 이야기 해야 될게 있습니다.

 

“아냐스타샤 씨.”

“…….”

“그 남자는 대체 누굽니까.”

“…….”

“말해주지 않으실겁니까?”

“……Прости……죄송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Прости…죄송…예?”

“아냐스타샤 씨가 이야기하기 싫으신 것을 구태여 물을 것은 없겠죠. 그냥 잊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듀서….”

 

와락!

!! 갑자기 아냐 씨가 몸을 날려 저를 안았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도저히 상황파악이 안됩니다.

 

“Страшно…무서웠습니다. Прости…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그런일을 당하시다니.”

“저…괜찮습니다. 크게 다친데도 없고. 그보다…….”

 

아냐 씨는 아이돌입니다. 괜히 사람들 눈이 많은 병원에서 남자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기라도 하면 위험합니다. 저는 아냐 씨를 떼어내려고 손을 얹혔지만, 아냐 씨는 오히려 더 꼭 껴 안아버립니다.

 

“아냐스타샤 씨.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떨어저 주셔야.”

“я знаю…저도 압니다. 하지만 도저히 진정할 수가 없어서.”

 

음……이럴 때 힘만 줘봐야 역효과겠죠. 저는 손을 그녀의 머리에 얹혀 쓰다듬었습니다. 잠시 쓰다듬자, 아냐 씨도 진정이 됬는지 저를 놔주었습니다.

 

“프로듀서. 왜 그러셨어요.”

“아냐스타샤 씨의 행동이 갑자기 바뀌니 저로서는 그 이유를 알아야 했습니다. 원인은 십중팔구 아냐 씨의 아버지…를 연기한 남자라고 생각했으니.”

“! ……알아버리셨군요.”

“예. 그 남자가 말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에 기절하기 전에 들은 말이 있었군요. 축하한다…는 우리말로 했지만 그 뒷말이 러시아어 였으니 뭐라고 했는지 알 수가 없군요. 아냐 씨에게 물어보는건…관두는게 좋으려나요.

 

“그외엔?”

“예?”

“그외에 그 남자가 프로듀서에게 뭔가 말한건 없습니까?”

“어…그게.”

“말해주십시오. 프로듀서.”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마지막에 들은 말을 전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고 그저 발음만 흉내 냈을 뿐이지만요.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아냐 씨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습니다. 계속 우울한 표정만 짓다가 밝아진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심경변화의 차가 너무 크군요. 마지막에 들었던 말이 그렇게 좋은 의미였을까요?

 

바로 퇴원 후 아냐 씨는 더 이상 저를 졸졸 따라다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저와 같이 있을 때 면 미소를 지어주었습니다. 그녀를 그렇게 바꾼 것은 그 마지막 말이겠죠. 아냐 씨에게 그 뜻에 대해 재차 물어보았지만 그저 미소로만 얼버무릴 뿐, 정확한 뜻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하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곧 열릴 크리스마스 라이브가 중요한 거겠죠. 곧 다가올 라이브를 상상하며 오늘도 저는 맡은 업무를 처리합니다.

.

.

.

.

.

“9시 뉴스입니다. 어제 도쿄의 거대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크리스마스 전야 라이브에 러시아의 대통령이 비밀리에 방문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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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스테 9일차, 가챠에서 아냐가 나왔습니다 평범한 rare지만 나온게 너무 기뻐서 관련 글이나 써볼까 했는데...

쓰다보니 저도 뭐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글이 나왔습니다만 뭐... 그냥 그려려니 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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