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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단편선 2. 오오츠키 유이 -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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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2, 2016 17:14에 작성됨.

◆ 오오츠키 유이 [(前)죠가사키 용병단 행동대장] 의 시점

 

 

 

나는, 용병이었다.

아이돌(능력자)이면서 입신양명이나 선의실천 등에 목메이지 않고 사욕을 위해 움직이는, 쉽게 말하면 청부업자의 일종일까?

수많은 용병단이나 심부름집단이 있었지만, 전부 별 거 아니었어. 딱 하나 빼고..

 

내가 몸담았던, 죠가사키 용병단.

 

하지만......

 

 

 

아, 우선은 내가 마음을 바꾸게 된 그 날을 떠올려볼까.

 

 

.

.

.

대략 7개월 즈음 전. 우리 용병단은 흔히 말하는 '소굴' 이라는 곳 안에서 할 일 없이 죽치고있었다.

200명 정도 되는 인원에, 성비율은 남녀 6:4 정도였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아이돌(능력자)들이 많아서, 남자들은 음흉한생각을, 생각하는 선에서만 그쳤었다.

용병단의 멤버리스트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 덕분에 오랜 기간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해오며 이익을 나누면서, 친한 사이들이 되게 많았다면 많았지. 남녀 평등하게 새로 친근하고... 좀 거칠긴 했었다만.

 

아무튼, 그런 소굴 안에.. 일거리를 찾으러 나갔던 대장님이 걸어들어오더니 우리를 주목시켰다.

 

" 새로운 일거리야. 무려 왕국에서 직접 의뢰하는거라구 ? "

 

" 오우, 업무 시작인...에에 ?! 와, 왕국에서 ! "

" 직접.. ?! "

" 거기의 높은녀석들은 무슨 생각인거야 ? "

 

멤버들이 술렁이는 가운데에, 대장은 카리스마를 십분 발휘하며 우리를 진정시켰다. 늘상 하는 일이었지만, 그 날 따라 더더욱 빛나보였다.

 

" 중요한건 돈이 왕창 들어온다는거지 ! 너희 저번에 했던 일 기억하지 ? "

" 우리한테 경비좀 서달라 했던 그 뚱돼지 ? " 

 

나는 반사적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그렇게 대답했다.

 

" 유이짱 기억력 좋네~ 맞아. 그 돼지가 우리한테 300만 쥬엘을 보수로 줬었지. 그리고 이번 보수는... 놀라지 마시라.. ! "

 

' 두구두구두구두구~ ' 입으로 북소리를 내면서 대장은 골반 뒤쪽에 메달아뒀던 두루마리를 힘껏 펼쳤다.

그리고 그 두루마리를 가까이서 본 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떡 벌리고선 다물질 못했다. 물론, 나도 가까이 있었으니 마찬가지.

 

보수 액수에, 0 이 .. 일곱 개.

 

 

" 사, 삼천만 쥬엘 ? ! 열배...? ! "

" 뭐라고 ?!?! "

" 왕국이라고.. 통 한번 크구나..! "

" 이정도 보수면, 이런 산골짜기 아지트 생활도 끝이라구 !! "

" 대장 ! 쩔어요 !! "

 

" 나도 처음 봤을 땐 깜짝 놀랐지만 말야. 하지만 재상이라는 사람이 준거라 이 말씀이야. 고로, 이건 빅 찬스라고 ! "

 

대장도 말하면서 두근두근 한건지 목소리가 조금 고조되있던 것 같았다. 

 

" 재상이면, 타카가키 카에데 아냐 ? "

" '세기의 가희' 라는 그 카에데? "

 

" 얘들아 ! 이상한 의문 품지마 ! 대장님이 엄청난 건수를 물어와준거에 감사해야지 !! "

" 용병단 수칙 제 1항 ! 멤버들은 서로를 믿는다 ! 저희는 대장님을 믿슴다 ! "

" 오우 !! 대장님 만세 !! "

 

 

소수의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이들은 엄청난 보수에 눈이 돌아가서 흥분의 도가니가 되어있었다.

나도 왕국이 직접 의뢰했다는것과, 터무니없이 많은 보수에 대해 의심을 가지긴 했지만, 대장이 우리에게, 내게 보여줬던 신뢰를 알기에 나는 거리낌없이 그 흥분의 분위기에 몸을 맡겼다. 

그렇게 수 분 동안 서로 기뻐날뛸 무렵에, 대장은 혼자 묵묵이 있기 뻘쭘했었던건지, 목소리를 높였다.

 

" 주, 주목 ! 지금 쯤 리카가 가는 길에 잠깐 머무를 마을을 물색해놨을 테니까, 슬슬 짐 싸놓도록 해 ! "

 

하나되어 " 네! 대장! ' 이라고 소리높여 외친 후, 우리들은 다시금 분주해졌었다.

삽시간만에 소굴에 널부러져있던 무기나 장물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떠난 내가 봤을 땐, 동굴은 아무것도 없이 휑 비어있었다.

용병단 200명이 각각 분배받은 짐을 들고 행군하는 모습을 누군가 보면 피난민 이동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뭔가 잡다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웃음이 가득했다.

이번 일을 끝내면 뭘 할지, 각자 받을 보수의 쓰임을 기대하며 화기애애 했다.

 

 

 

 

.

.

.

.

 

 

" 어째서, 모두를 등지겠다는거야 ! 대장 ! "

 

내 외침이, 그녀에게는 제대로 닿지 않는 것 같았다. 주변에 널부러진것은 쇠사슬 채찍에 맞아 떡이 된 용병단 동료들.

그리고 불타는 왕궁 안에서 대장은 내게로 서서이 다가왔다. 천천히.. 확실한 적의를 품고.

 

"나는, 우리들은 대장을 믿었었는데 !! 말해봐 ! 미카 대장 !! "

 

" ... 내 동생은 어딨어? "

" 어째서, 이번 일만 끝나면 모두 편하게 지낼 수 있다고, 그렇게 기뻐했는데 ! 어째서.. ! "

" 잔말 말고.. 내 동생 리카가 어딨는지 말해 ! "

 

 

강하게 옥죄어오는 사슬, 직후 날아가는 느낌과 등과 뒤통수의 강한 충격음. 벽이 무너지는 소리..

아팠다. 너무나도 아팠다.. 몸이 아픈것 뿐만 아니라, 내 마음 역시 너무나도 아파왔었다.

대장은, 아니.. 죠가사키 미카는 당장이라도 살의로 돌변할 것 같은 무시무시한 적의의 촉날을 세워, 나를 죄어왔다.

한 손으로 내 목을 쥐었고, 그녀의 손톱이 목살 안으로 파고들어오는게 느껴졌다.

 

" 너희들이 날 배신하고, 리카를 납치한걸 모를 줄 알아 ?! "

" 무슨 소리야..? 대장..! 카..악...! "

 

배신한건 너였어.

모두를 갑작스레 적으로 돌린건, 대장이었어.

 

 

" 내가 너희를 얼마나 생각했는데, 너희는 나를 한낱 일거리 물어오는 심부름꾼으로 취급했던거고..!! 돈줄로 취급했던거고.. !! "

" 커...어억...! 컥...! 커....! "

 

아니야.. 나는 너를 믿었어.. 너를 존경했어.

대장은 우리들의 희망이었어.

 

...우리들은, 우러러 보던 우상에게 채찍맞아 스러진 어리석은 중생들이었던 거였던건가.

 

"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리겠어 ! 너희를 모두 죽이고... !! "

" 대...자...아...ㅇ..! "

 

 

그 때, 내 의식이 흐려지고, 내 마음은 저주로 가득 차올랐다.

 

 

" 그만해 ! 언니이 !! "

" ...?! 리카 ! 어떻게... "

" 이제 그만해..! 언니가 더 이상 손에 피 뭍히는걸 보고싶지 않아 ! "

 

 

아아 ── .

 

그래, 우리들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좋았던거야. 우리들의 삶과, 우리들의 믿음은 안중에도 없었던거야.

우리들은.. 용병단은 그녀에게 아무래도 좋은 존재였던 거야.

 

 

널부러져있던 용병단들은.. 모두 죽었다.

미카가 직접 죽인건 아니었을 수 있지만, 화재가 났었고, 그 연기를 기절한 채로 들이마셔 모두 질식했었을 것이다.

내 걸음은 너무 무거웠다. 그녀의 '도키메키 하트'는 적으로 생각하는 자에게 용서가 없었다.. 내 몸은 이미 너덜너덜했다.

 

마음도.

 

그 때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불타고 있는 궁성 안에서, 타들어가는 시체들을 가로지르며..

배신당한 마음이 너무도 아파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그리고 아픔은 마음속에서 구멍이 된 것 처럼, 나를 괴롭게했다.

 

동시에, 새로운 목소리가 저 너머에서 내 머릿속으로 울려왔다.

 

── 이리 오렴.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저, 목소리가 이끄는대로 걸었다.

불타는 왕성의 어딘가로 통하는 지하 통로... 기억의 단편 단편이 서로 이어지지 않아서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다.

 

아무튼, 어둑하고 음습하여 차마 화마가 닿는 장소는 아녔던 것 같다.

 

 

── 너의 아픔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싶어.

── 자, 어서. 이곳으로.

 

 

 

거울에서 .. 목소리가 울렸다..

음습한 지하실은, 해골들만 무성하여 용도를 알 수 없는 곳이었는데.. 나는 그런 의문점을 하나도 품지 않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거울을 향해 다가갔을 뿐이었다. 거울에 내 모습이 확연하게 비친다. 이상했다. 낡은 거울인데.

 

 

 

나도 모르게 손바닥을 거울에 댔다.

 

 

그 순간...

 

 

── 보여, 너의 아픔이..

 

─ 느껴져.. 너의 괴로움이..

 

─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있었구나. 너 역시..

 

" ... ? "

 

그리고 거울은 왜곡되었...

 

되었..

 

 

 

 

지 않았다.

 

 

거울은 '나'를 비추고있었다. 그랬다. 그것은 '나' 였다. '나'.

 

 

 

 

 

 

 

── 나는 이해할 수 있단다. 너의 아픔을.

 

─ 나 또한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당했으니까.

 

── 그리고 너와 나는 같아.

 

── 왜냐하면 너는 '별의 후손'..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별의 후손.. 그래, 그것이 '나' 다. 몸과 마음의 아픔도, 고통도.. 괴로움도.. 모두 그곳까지 다다르기 위한 것이었던 것이었다.

 

 

" 너무나도, 아파요... " 라고 울먹였었다.

 

─ 이해 할 수 있어.

 

" 너무 고통스러워서..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아요.."

 

─ 네 고통에 공감한단다. 불쌍한 아이.

 

" 그리고... 너무나도 화나요.. "

 

─ 네 분노는 지극히 옳아. 참지 말렴. 내가 너에게 도움을 줄테니.

── 너는 '별의 후손' 그렇기에, 이곳까지 올 수 있었나니.

 

─ 너의 아픔은 힘이되고, 너의 괴로움은 활력이 될것이고.. 너의 분노는 우리의 적을 찌르는 칼날이 될거야.

 

" 아, 아아... 고맙.. 습니다..! 정말.. ! "

 

오열했다. 나를 이해해주고, 내게 동정해주고, 나를 도와주는 은혜의 목소리에..

 

 

 

아아, 주인님... 그대만이 오직 나를 이해할 수 있고, 나를 배려해주며... 내게 무궁한 은혜를 하사하나이다..

 

 

 

 

나를 아프게 한 자들에게 고통을, 나를 배신한 이들에게 복수를.

 

 

그리고, 돌아오실 은혜의 별빛에게 축복을 ─── .

 

 

 

.

.

.

.

 

여기까지가 내가 마음을 바꾼 날의 이야기야.

 

그리고 7월이 흘러, 지금 나는 죠가사키 재단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에 와있어. 거기서 가볍게 수박께기를 하며 운동하고있었지. 

 

(거세게 문 열리는 소리)

 

'우지끈!'. 이라는 느낌. 문이 뜯어질 듯 거세게 열리는 이 소리..

아아, 마침 딱 맞춰서 손님이 왔네. 내가 기다리던 손님이.

 

 

" 아, 아아아...! "

 

 

 

" 어서 와~ 대. 장. "

 

" 너, 너어어...! 너어어어어어어어어 ! ! ! "

 

 

아, 그래.. 복수는 달콤한 것. 주인님이 내게 알려주셨지.

그리고, 너는 주인님의 제물이 되는 영광을 안겨줄거야.. 배신자에겐 사치스러운 판결일지도 모르겠지만.

 

 

 

 

 

 

 

- The End

 

 

 

 

 

 

 

 

 

 

+ 추가 내용설명을 하자면, 용병단은 카에데(악당)에게 고용됬었고, 미카는 카에데가 미리 심어놓은 분란조장 트리거때문에 용병단과 대판 싸웠습니다.

 

유이편 끝 ! 이제 가운데 셋 남았습니다.

 

 

이번편은 정말 평범하게 마음아파하던 유이가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는 보람찬 내용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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