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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참 프로듀서의 프로듀스 일기 - 3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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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2, 2016 13:26에 작성됨.

1장. 신입의 미시로 프로덕션 입사기 - 3 -

 

문을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어요.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이자마자, 저는 바로 허리를 숙여 직각인사를 드렸어요. 그리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서 면접관님의 있는 곳으로 걸어갔어요. 그리고 보이는 얼굴은...


"히익?!!!"
저도 모르게 소스라칠 정도로 무서운 분이 무서운 표정으로 저를 노려보고 있으신데요!? 너무나 놀라서 제가 방금 입 밖으로 소리를 내버렸어요! 저는 제 스스로의 반응에 당황해서 그 자리에서 침을 꿀꺽 삼키고 서 있었어요. 그러자 면접관으로 보이는 무서운 분이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말씀하셨어요.
"여기에, 앉아주시겠습니까."
"네!!"
저는 즉시 그 분이 가리키는 작은 책상의 맞은 편 자리에 앉았어요. 그리고 면접관님이 조용히 서류를 보시는데, 그 무서운 표정이 들려있는 종이 위로 고스란히 보여요. 이, 이게 말로만 듣던 압박면접인가요!?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당하니까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음..."
"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사과드렸는데, 전 대체 뭘 사과한건지 모르겠어요! 저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면접관님이 들고 계신 서류쪽에만 시선을 고정시켰어요. 면접관님은 한 쪽 손을 들고 뒷머리를 쓰다듬으셨어요. 으아, 기분 상하게 해드린걸까요!? 저는 침을 꿀꺽 삼키고 면접관님이 말씀 할 때 까지 기다렸어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차분하고 엄숙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어떤 이유로, 미시로 프로덕션에 지원하게 되셨습니까."
아주 정석적인 질문이고, 항상 생각해 왔던 질문이 왔어요. 오늘 여기가 최종 결전이에요. 절대로 물러 설 수 없어요!
───────나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상대방이 비록 엄청 무서운 분이라고 하더라도, 여기서 나는 꺾일 수 없다는 강한 의지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여기서 질 수는 없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굳힌 나는 숨을 조용히, 깊게 들이쉬면서 면접관님의 눈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나의 마음 속에 잠재되어있던 그 문장을 해방했다.
"아이돌을 동경합니다."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하시더니,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물어보셨다.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엄청 무서웠지만 그에 대한 반발심이 일어난 것일까, 나의 마음은 더욱 진지해졌다. 나의 언어능력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면접관님에게 전달해 드릴 말을 미리 준비해왔다. 나는 그 '준비 해 둔 대사'를 말하기 시작했다.
"저는 아이돌을 진심으로 동경합니다. 반짝이는 무대에서 모두에게 따스한 행복을 주는 빛. 그 반짝임에 제 마음이 멀어버렸습니다. 그 반짝임이 제 마음속의 한 구석에 서서히 들어차더니, 어느덧 별로 자라버리고 말았습니다. 저는 아이돌 분들을 서포트하는 말이 되기 위한 사명감을 가지고 이 성에 도달했습니다. 그 숭고한 아름다움을 위해서 저의 모든 열정을 바쳐, 그 분들이 반짝이는 공주님이 되는 일을 적극적으로 뒤에서 서포트하고 싶습니다."
"음..."
면접관님이 나의 말을 얼마나 이해하셨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무서운 표정의 포커페이스에서는 그 어떠한 정보도 읽어올 수 없었다.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국적이 한국인이시군요."
"그렇습니다."
"라실루스씨는 전공이 컴퓨터공학이신데 저희 회사의 마케팅부로 지원하셨습니다. 이 서류에는 '컴퓨터 사용 능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서'라고 기입되어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본질은 마케팅입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너무 정석적인 질문의 연속이라서 약간의 긴장이 풀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솔직히 대답하기 난감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를 전하기로 했다.
"저의 재능을 최대한 살린 전공이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류에 적힐만한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기획 쪽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마케팅 과에서 열정을 가지고 아이돌분들의 서포터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한 답변이었지만, 너무 아쉬웠다. 뭔가, 정말로 이 회사에서 일하고 싶은 내 마음을 전달할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 아주 중요한 질문이 다가왔다.
"아이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나는 지금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낮선 질문에 당황했다. 아이돌의 반짝임에 끌린다. 그 반짝임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한 외모인가? 아니면 인기인가?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돌인, 바꿔말하면 무대에서 나서서 춤추는 여자아이들의 무엇에 끌렸던 것일까. 한참을 생각한 나는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냈다.
"행복입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도 여자아이의 행복이 보고 싶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공주님들에게 드러나는 숭고한 미소, 그 표정에 저는 매료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나는 여자아이가 행복해서 웃음짓는 것이 좋다. 귀여운 여자아이가 괴로워하면 나도 괴롭다. 언제나 행복한 표정으로 웃는 것을 보고 싶다. 아니, 내 힘으로 미소짓게 만들고 싶다. 결국 나의 목적은 여자아이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나의 행동의 본질을 깨닫고 잠시 생각에 잠겼었는데 면접관분의 표정이 이상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약간 당황한 표정같았다. 이 질문 이후로 몇 가지의 자잘한 질문을 받고 면접이 끝났다.

.

.

.


후, 후아... 정말로 숨 넘어갈 뻔 했어요. 아까 면접관님의 무서운 표정을 본 순간 사실은 무지 놀랐지만, 눈을 자세히 들여보니 나쁜 분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었어요. 익숙해지니까 무서운 분이 아니고 매사에 진지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할까요...?
"『후아... 그래도 어떻게든 끝났다아...』"


별관에서 본관으로 넘어가는 길목. 저도 모르게 기운이 풀려서 혼잣말을 했어요. 한국어로 말했으니 아무도 알아 듣는 사람은 없겠지만요... 라고 생각한 순간이었어요.
"『어라라, 유진씨. 방금 한국어가 들리지 않았나요?』"
"『응? 저는 못 들었는데요?』"
엣...? 어딘가에서 한국어가 들려서, 저는 깜짝 놀라서 뒤돌아봤어요. 그 곳에는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두 분의 뒷모습이 보였어요. 두 분다 붉은 머리카락이었는데, 한 분은 단발, 다른 한분은 조금 긴 머리카락. 옷은 평범한 셔츠와 스커트일까요?
"『음~? 요즘 피곤해서 그런걸까나? 아니면 오래동안 한국에 못 가서 그리워진걸까나♪』"
"『그럼 다음에 휴가라도 내서 놀러다니실래요?! 제가 홍대에 있는 좋은 마시지 숍을 알아요!』"
"『좋아, 그럼 주니씨도 같이 꼬셔서 가자♪』"
"『좋은 생각이에요!』"
둘은 화기애애한 대화를 하며 점점 멀어져갔어요. 미시로 프로덕션은 다국적 기업이니 만큼 한국인 분도 계시는 군요! 저 분들은 일반 사원이실까요, 아니면 아이돌이실까요? 으음, 왠지 궁금했지만 아직 사원도 아닌 제가 물어보기는 실례겠죠? 다음에 인연이 닿는다면, 다시 뵐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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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이기에 주인공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서 약간 지루하실 수도 있겠지만, 노력하겠습니다.

 

제 설계대로라면 이 소설은 아마 20편 이상의 장편이 될 것 같습니다.

 

PS) 저번 화에도 그림 2장을 삽입했습니다.

PS2) 앞으로는 1덧글 1답글제를 실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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