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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단편선 1. 이치노세 시키 - 랜턴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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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2, 2016 01:43에 작성됨.

◆ 이치노세 시키 [ 미시로(346)왕국 왕실 과학자(화학자) ] 의 시점

 

 

내가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유전학적으로 어머니 라고 하는 여자는 죽었다.

그 자리에서 나의 탄생과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것은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뚱뚱한 우리집 가정부였다고 한다.

 

 

내 아버지, 라고 하던 작자는 집에서 나갔다 하면 보통은 2주.. 제일 길면 석 달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 남자는 나를 없는 셈 했었고, 결국 내가 다섯살이라는 꽤 이른시기에 철이 들 때 까지 날 보살핀것은 가정부였다.

 

그리고 내가 일곱살이 될 무렵, 그(아버지)는 내 손을 잡아 끌더니 어두운 지하실에 던져놓고 뭐라고 지껄이면서 문을 닫아버렸었다.

그치만 괜찮았다. 집 앞에 파놓은 작은 땅굴보다 덜 어둡고, 넓었으니까. 

밤눈이 좋았던 나는 능숙하게 지하실 가운데 삐걱거리는 탁상을 기어올라가 위에 있는 랜턴에 불을 붙였다.

그곳은 서고였다. 대부분 전부 글로만 되어있고, 낡아서 삭아갈 정도로 오래된 고서들 투성이인.

 

안에서 낡은 책들을 랜턴의 미약한 불빛에 비추면서 한글자씩 읽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전부 기괴한 문자들 투성이었지만, 나름대로 상상으로

그것들을 알맞는 뜻으로 변형시키며 읽었던 것 같았다.

읽고있는 와중에, 뒤에서 느껴져오는 차가움에 돌아봤었다.

 

" 그거, 재밌니 ? "

 

뒤에 있던건 여자아이. 나랑 또래의, 일곱살 전후의...

 

" 모르겟어. "

 

이렇게 답변했던 것 같다.

 

" 하지만 신기해. "

 

라고 뒤에 덧붙였던 것도 같다.

 

" 신기한거, 좋아해 ? "

 

여자아이가 물어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얼굴은 선명하게 랜턴불에 비치고 있었고, 내 끄덕이는 고개를 본건지 여자아이는 내가 쭈그려 앉아있는 랜턴놓인 탁자로 다가왔다.

그 애의 얼굴은, 랜턴에 비치는 오렌지빛깔이 선명하게 내비칠 정도로 하얀색이었고.. 

머리카락은 반대로 빛과 애초에 하나였던 것 처럼 노란 빛이었다. 

탁자는 높이에 걸맞게 넓이도 꽤 넓었기에, 자연스레 랜턴을 보고 둘이 나란히 앉는 구도가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자아이는 책을 보면서 한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워했다.

 

" 신기해보인다. "

" ...응. "

 

그렇게 신기해하다가, 아이는 돌연 내게 물었었다.

 

" 같이 노는 친구들 있니 ? "

" 없어. "

" 한명도 ? " 

" 한명도. "

" 나랑 똑같네. "

" ....응. "

 

지금 생각해보면, 꽤 쓸쓸한 질답이었다.

 

" 그림만 봐도 재밌는 거 같은데, 글자로도 잘 알면 좋겠다. "

" 그럴까 ? "

" 응. 그럴꺼야. "

 

여자아이는 항상 긍정적으로 답하곤 해맑게 웃으면서 나를 돌아봤다.

그 전까지 나는 나와 또래인 아이들을 만난 적이 없었기에, 지하실 서고에서 나타난 그 여자아이가 낯설고 무서웠다.

하지만, 내게 계속 말을 걸어오면서 친근하게 대해주는 그녀와 있으면서.. 나의 경계는 풀려갓고, 그 애와 자주 말을 섞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 신기한 것은, 여자아이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불규칙적으로 가봐야 된다며 돌연 랜턴 빛 밖으로 휙 뛰어나갔었는데.

그럴 때 마다 절묘한 타이밍으로 아버지라는 남자가 서고 문을 열고 날 다시 데려갔었다.

반쯤 끌려나가며 서고를 볼 때, 그녀의 흔적은 찾을 수 조차 없었다.

 

 

그 이후로도 여차저차 비밀스러운 친구와의 생활이 이어져서. 내가 만 열 두 살이 되던 해.

내 아비라고 하던 그 남자는, 낡아버려서 노인이라고 될만한 몰골이 된 채로, 내가 왕실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지껄였던 것 같다.

 

또 시간이 흘러. 

석달 후.. 집을 나갔던 그가 돌아온 줄 알고 있었으나, 찾아온 것은 다름아닌 30대 초반 언저리의 키큰 중년 남성이었다.

남자는 내 아버지의 조수라고 했었던 것 같다. 거기에 이어말하길, 내 아버지가 죽었다고 하였다.

난 그 말을 묵묵하게 받아드리고, 조수에게 가볍게 차 한잔이나 대접해주고 어서 돌아가라며 눈치를 보냈다.

 

과연 내 아비의 조수로서 꽤 오래 지냈었는지, 날 보면서 어서 나가라는 눈치주는게 아버지와 쏙 닮았다고 했었다.

 

역겨웠다.

 

시간이 하루정도 흘러.

 

그 조수라는 남자로부터 아비가 일하던 곳의 위치를 전해들은 나는, 가는 길에 심심하지 않도록 볼 책을 미리 고르려고 서고로 내려갔었다.

처음 서고에 던져졌을 때로부터 5년이 흐르는 동안, 지하실은 여전히 낡은 탁자와 그 위에 올려진 오래된 랜턴, 그리고 사방벽면에 꽃힌 책 뿐.

 

내가 이 낡아빠진 서고를 그대로 두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 안녕. "

" 응. 안녕. "

 

나의 유일한 친구.. 라고 불러도 될 아이.

낡은 랜턴의 등불을 키면, 언제나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금발의 아름다운 친구.

 

" 나 한동안 집에 오지 못할거야. "

" 알아. 네 아비가 죽었다며 ? "

" 어떻게.. "

" 나, 귀가 좋아. "

 

마치 내가 의문을 제기하려는걸 사전에 막은 것 같았던 것 같지만, 그 당시에는 그러려니 넘겻었다.

그야 당연히, 가장 친한 친구니까. 헌데...

 

" 정말..? 아 참, 그래서 나. 아버지의 조수가 소개해줘서.. "

" 여기를 떠나면, 이후에 돌아와도 날 보지 못할거야. "

 

돌연 그녀는 뜬금없는 소리를 내게 하였고, 난 당황해서 눈이 휘둥그레 까발라질 지경에 이르렀다.

 

" 어째서 ? "

" 떠나버리면, 네 마음은 이미 이 지하실에 한조각도 없이 사라지는 거니까. "

" 널 떠나지 않아. 반드시 데리러 올거야. "

" 알잖아? 너도 나가면 돌아오지 않게 될 거란걸. "

" ....아냐. "

 

갑작스러운 이별통보. 그 아이의 말대로, 나는 이후에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었었다.

하지만 당시에, 철이 들긴 했어도 고작 열 두살인 어린아이가 그것을 이해할 수, 알 수 있을리가 없었잖은가.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던건지 나는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

 

"이름을 알려줘. "

 

" 왜? "

" 기억하고싶어. "

" 기억만으로는 만날 수 없어. "

" 그래도, 기억하고싶어. "

 

아이는 잠시 머뭇거리며 침묵을 지키다가, 랜턴의 낡아빠진 빛으로부터 서서이 떨어져가며 나지막하게 읇조렸다.

 

" 별(호시). "

" 정말 ? "

" 일단은. "

" 기억할게. "

 

" ...잘 가."

 

잘 가라는 여자애의 마지막 한마디. 정말 길었던 친구사이는,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허망함을 끝으로 영원히 사라졌다.

이후, 아비가 일하던 미시로 왕국 왕실 연구시설에서, 아비로부터의 연구자료를 이어받은 나는 어린 나이에 천재적인 재능을 자랑하며 최연소 왕실 과학자가 되었다.. 라고 역사에는 적혀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고, 지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왕실의 과학시설이라고 하여 뭔가 엄청난게 있는 줄 알았으나, 그곳에는.. 서고에 있던 책들의 무수한 정보에 비하면 털끗만한 것들만이 존재했고, 별(호시).. 그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생각했던 무수히 어렵고 복합적인 사고들의 꼬투리만 써도 해결되는 쉬운 일들 뿐이었던 걸...

 

내가 일곱살 때 부터 봐오며 기억한 서적의 지식이, 한 나라의 왕국 과학의 집합소보다 수백배는 더 방대했었다는 사실을...

그들은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아비가 평생을 나와 가족을 버려가며 모든 걸 바쳐 연구했던 걸, 나는 삽시간만에 이뤄내가고 있었다.

 

 

 

아이돌(능력자)의 기원.. 그 끝에 있는것에 대해 뭔지 알게 됬으니까.

 

 

 

 

 

 

 

 

 

 

 

 

' 이곳에, 다시 다다랐구나. '

 

 

 

 

' 여기는 너무 춥단다. '

 

 

 

 

' 이 작고 좁은 장소에서, 나를 풀어다오. '

 

 

 

 

' 더 많은 진리와, 빛이, 내 너머에 있으니까. '

 

 

 

 

" 네. 별이시여. 저의 사랑스런 주인님이시여.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

" [별의 사도]들이 주인님을 위해 행동하기 시작하였으니. 그러니... "

 

 

내 . 친.구. . .

가장. 친한. 친.구...

 

내. 친절한. 주인님..

 

나의 눈의 안내자가,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줬던, 아름답고 황홀한 랜턴 빛 처럼.. 

 

이 역겨운 세상에 다시금 진리의 빛이 되어 내려와주길...

 

 

 

" 아아, 세계에 진정한 진리가 퍼질 날이 머지 않았네. 냐하하하.. 이제, 머잖아. 별이 다시 떠오른다... "

 

 

 

 

 

- The End.

 

 

 

 

 

 

 

 

 

시키냥 단편입니다 '~'

 

위의 포스터에서 오른쪽 - 왼쪽 - 오른쪽 - .... 이하 순서대로 하다가 카나데가 마지막 단편으로 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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