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시부야 린은 가벼운 사랑을 하고 있다 - 2

댓글: 7 / 조회: 1178 / 추천: 4


관련링크


본문 - 05-05, 2016 23:39에 작성됨.

http://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60392&sca=%EA%B8%80 - 전편

 

003


 「벌써 밤이네...」

 

 6시간 정도 경찰서에 붙잡혀 있다 나오니 거리는 상당히 어둠이 짖게 깔려 있었다. 제대로 말하자면 완전히 저녁이 되어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 아니면 길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창 떄일 고등학생에게 이정도로 시간을 쏟는건 너무한거 아닌가?
 어찌저찌해서 풀려나기는 했지만, 처음 끌려갔을 떄 생각한 것처럼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풀려주지 않았다.
 너무할 정도로 풀리지 않아서, 지나가던 정복 군주가 칼로 내리쳐 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그 매듭은 푼게 아니었던가?
 어쩄든.
 사람을 하나 죽을 위기에서 구한 나는, 사람을 하나 죽일 뻔한 범죄자로 격하되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 그 상황에서 제대로된 판단력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나의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말을 조금도 듣지 않은채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과정은 약간의 짜증나는 마음이 들기도 한 것이었다.

 

 「그 아이는 아니라는데?」

 

 그런 면에서, 중간에 찾아온 고위직으로 보이는 한 경찰의 말은 계속해서 상처를 받던 내 마음을 상당히 치유해줬다고 볼 수 있다.
 무엇이 아니라는 것일까.
 호기심이 솟아날 한 마디이기도 했지만, 여기서 의문을 표시했다간 내가 경찰서를 빠져나갈 시간만 늘어날 것을 직감으로 예상했기 떄문에 질문을 하는 것은 그만두었다.

 

 그렇게 해서 그 후 약 한 시간 정도의(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흘러가는 시간은 내 오른 손목에 있는 신품 시계로 알 수 있었다) 조사를 받고,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간뒤,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힘들었드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우득

 

 뻐근해.
 범죄자들은 이런걸 며칠씩 견뎌야 하는구나~
 왠지 모르게 준법정신이 올라간 듯한 기분을 느끼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나였다.
 나였지만.
 조금의 생각도 안하면서 걷는 것은 아니었다.

 

 어째서 그 사람은 그렇게 폭행당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째서 그 사람들은 그렇게 폭행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어쨰서...
 어째서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면서도 말리지 않았던 것일까.

 

 그 때 내가 걷고 있던 길은 음침한 골목길도,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개발 구역도, 삼면이 막혀있는 양아치들의 성지도 아니었다.
 그저 사람들이 걸어가는 길.
 인도(人道).
 발음이 같다고해서 치는 말장난은 아니지만, 그곳은 분명 열려있는 길이었고, 인간적인 면이 살아있는 장소였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된 것일까.
 어떻게하면 그런 장소마저 사람이 죽어나가는 장소로 끌어내릴 수 있는 것일까.

 ...

 모르겠다.
 알 수 있다고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알아둬서 나쁠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신문이나 뉴스에 뜨는 한 지역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은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다. 그 사람들은 거주지가, 또는 행동처가 비슷했기 떄문에, 그리고 그것에 충분히 의미를 두지 않았기 떄문에 일을 당한 것이다.
 자기가 살던 지역에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고 해서 집을 옮기는 수고를 들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는 그런 것이다. 사람들이 보통 우연의 산물이라 생각하는 것에는, 대개는 어떠한 악의가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게 타당하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
 운이 아니라, 계략.
 어제 내 눈앞에서 벌어진 사건이 오늘 나에게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고로 오늘 내 눈앞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은 어떤 원인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내가 그것을 모르는 이상 내 신변에 위협이 가해질 가능성도 0%는 아니겠지. 오히려 높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녀를 '구했다'는 명백한 사실이 있으므로.

 

 「뉴스라도 떠있으면 좋겠는데 말야」

 

 그렇게 말하면서 스마트폰을 켜 뉴스란에 들어갔지만 나오는건 잡다한 정치, 연예 기사뿐. 언제나 서로 물고 뜯기 바쁜 정치인들의 국회 배 프로레슬링 중계나 텔레비전에 쏟아지듯이 나오는 양산형 연예인들의 스캔들거리 따위는 내게 도움이 될리가 만무하다.
 만무할텐데...

 

 「...이건 또 뭐...」

 

 '특종!'이라고 당당하게 써져 있는, 메인뉴스란 작은 사진 속의 이 어른스러운 여자는 대체 누구인걸까?

 


004


 「뉴제네레이션 소속 시부야 린. 모르는거야?」
 「아니, 모르고 자시고 나는 아이돌 관련 정보는 머릿속에 들여놓지 않는다니까, 키사라기」

 

 그 기사를 보고난 후, 나는 곧바로 내가 아는 정보통 중 누구보다 이런 것에 민감할 사람을 골라 전화했다.
 그것보다 뉴 제네레이션이라, 이름 한 번 거창하네.
 '신세대'인가.
 아무리 살펴봐도 중2적 요소밖에 들어있지 않은 작명 센스다. 요즘 돌아다니는 영어명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대부분이 이런 느낌일테지만...

 

 「그렇게 치자면 코요미 군도 여러모로 중2병 가득한 설정으로 차있지 않아?」
 「아니, 내 경우는 내가 원해서 그렇게 된게 아니잖아... 그리고 코요미라니, 그렇게까지 친근한 호칭은 삼가달라고. 너의 경우에는 오해받으면 여러모로 큰일나니까」
 「그러면 이치노세 군」
 「응, 무슨일이야?」
 「나는 이치노세 군의 오른팔이 폭주해도, 언제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는 기분으로 받아줄 수 있어」
 「폭주하겠냐!」

 

 거기다 편의점 도시락이라니, 너무하잖아!
 내 고교 생활은 값으로 잴 수 있는게 아니라고.

 

 「정확하게 값을 매기자면 640원이야」
 「싸네?!」
 

 
 삼각김밥 하나로 중2병에 걸리는건가.
 어느 정도로 멘탈이 약한거야 나...

 

 「아니지, 이치노세 군. 요즘은 640원 가지고는 삼각김밥은 살 수 없다구?」
 「그렇긴 하지. 확실히 예전보단 물가가 올랐으니」
 「그런고로 코요미 군의 멘탈은 아폴ㄹ」
 「불량멘탈이냐 나는?!」

 

 규제해야겠네 이거!
 것보다 호칭까지 돌아왔잖아!

 

 「실제로 며칠 전, '이치노세 코요미 강력 규제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고 해」
 「나는 벌써 국회에까지 진출한건가. 대단하잖아, 나」
 「참고로 통과 직전이야」
 「의원들은 지금 뭘하고 있는거야?!」

 

 그런 위험한 법안은 빨리 막으라고!

 

 「아니아니, 사람 한 명에게 너무하잖아. 나도 엄밀히 인간이라는 종의 일원이라고」
 「어라, 그랬던가? 나는 지금까지 코요미 군이 성게의 일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니까! 극피동물 아니니까!」
 「그건 의외네. 이빨에 껴있던 시금치가 사실은 숙주나물이었다는 것정도로 의외야]
 「매우 미묘해서 의외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만!」

 

 거기다 묘하게 생활감 있잖아, 그 비유.
 혹시 자기가 겪어본 일인가?

 

 「여자한테 그런 더러운 이야기를 시키다니, 최악]
 「네가 꺼냈잖아!」
 「미안해, 코요미 군이 너무 불가사리적이라 잊어버리고 있었어]
 「그러니까 극피동물 아니라고!」
 「후훗, 역시 코요미 군과 이야기하는건 재미있어]
 「나한테는 상처밖에 안남았지만 말야!」


 너에게 나는 그저 만담 상대밖에 안되는거냐?!

 

 「이렇게까지 매도당하면 네가 나를 싫어한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걸...」
 「무슨 소리야, 코요미 군. 나는 코요미 군을 무척 좋아한다구?」
 「그렇게 말해주면 고맙지만 말야...」

 

 이녀석의 본심은 노래할 떄 이외에는 튀어나오질 않으니,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나저나, 주제에서 너무 벗어나버렸다. 너무 즐기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니, 죽고 싶어질 뿐이지만.
 그렇지만, 말해야 할건 말해야 한다.
 이야기해야 할건 이야기해야 한다,.

 

 「저기, 키사라기. 그 시부야 린 말인데, 요즘 무슨 큰 사건이라도 났어?」

 「응? 아, 코요미 군은 이런 곳에 둔하니까 잘 모르는구나. 아니, 오히려 무슨 일이 났다는 걸 알았다는 것만해도 장족의 발전일까」

 「무슨 심한 말을 들어도 이젠 상관 안할테니까 그냥 말해줘...」

 「연애 스캔들」

 

 프로듀서와.
 키사라기는 그렇게만 말할 뿐이였다.
 물론 나로서는 그게 왜? 라는 느낌만 들 뿐이고, 더 이상의 진전은 가지지 못했지만.
 키사라기가 말하기는 아이돌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건인 듯 했다.

 

 「아이돌이란건 모두의 우상이니까. 한 사람과 맺어지면 그 순간 자리에서 끌어내려지는거야.」

 

  모두의 우상이라.
 그 이야기를 듣고나니 조금은 납득이 가게 되었다. 요컨대.

 

 공동비품인.
 누군가의 개인용품이 아닌.
 공동으로 쓰기로 약속한 한 반의 학습도구를, 누군가가 가로채 자신만의 것으로 한다.
 교수와 학생, 심지어 학습도구까지 모두 동의한 약속을 꺠는 행위.
 약속을 어기는 행위.

 

 「그래서 벌점을 받는다는건가...」

 「보통은 몇 년 정도 연예계에 나오지 못하는걸로 끝나지만, 시부야 린같은 톱 클래스 아이돌이라면 또 다르지. 소속사나 팬층이 덮어주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더 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라」

 

 그래서 낮에 벌어진 그 끔찍한 광경에서 들려오던 소리중 '배신자'라는 소리가 있었구나...
 과연.
 깊게 믿은 만큼, 깊게 배신당하는건가.
 그 기분을 모르겠는 것도 아니다.
 나는 십 몇 년을 살아왔으면서 배신 한 번 당하지 않은, 비상식적인 사람은 아니니까.
 그런 사람이 있다면 공중파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겠지만, 어쨌든.

 의문 한가지는 풀렸다. '왜' 그들이 그런 짓을 하고 있었나. 그리고 '왜' 다른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녀를 못본척 했나.

 그건 시부야 린이 너무 유명했기 때문이다.
 시부야 린이 너무 유명했기에, 그녀를 둘러싼 사건을 모두가 알고 있던 것이고.
 시부야 린이 너무 유명했기에, 그녀에게 가해지는 보복의 크기도 컸던 것이다.

 정말로 아이돌이란건 할게 못 된다.

 

 「그런데 코요미 군, 어쩐 일인걸까, 이런 일에 관심을 가지다니? 내가 알기론 코요미 군은 이런 대중적인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니, 그냥. 나라고해서 전혀 신경을 안쓰는건 아니니까. 너무 시끄럽다보니 궁금해진것 뿐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냐」

 

 거짓말이지만.

 그 전에는 귀에 들어왔어도 흘려버렸을게 뻔하다.

 

 「흐응...그러면 이만 끊어도 될까? 상당히 졸려서 말이지」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된건가. 정보 고마워」

 「뭘, 네가 우리에게 해준 걸 생각해보면 이런건 일도 아니야」

 「하하, 고마운데」

 「노예질이야」

 「처절한데?!」

 「그럼 바이바이」

 

 뚝.

 그렇게 전화가 꺼진후, 눈앞을 보니 벌써 집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늘 남은 숙제가 뭐였더라...하는 편안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 순간, 내 손안에 있던 스마트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뭐야, 방금 전화 끝냈는데.

 

 「여보세요오-」

 

 누가 들어도 기분 나빠할 듯한 귀차니즘을 가득 채운 보이스로 응답을 해보았다.

 들려온 것은 중후한 남성의 목소리였다.

 

 「346프로덕션 아이돌부문, 신데렐라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타케우치 프로듀서라고 합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 만나뵐 수 있을까요?」

4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