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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마유] 운명이었을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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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5, 2016 00:15에 작성됨.

'뭐냐 이 가게,'

켄이 들어간 건물은 음침해보이는 외관과 달리 안은 상당히 호화스러웠다. 여타 다른 고급 호텔 식당보다도 더 우수해보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켄의 눈에 비친 것은 긴 복도 뿐이었다. 양 옆으로 호화스럽게 장식된 벽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드문드문 안내인들이 벽앞에 서있었다.

"여기입니다."

안내인을 따라가며 복도를 걷기를 몇 분, 켄은 드디어 어느 벽 앞에서 멈추어섰다. 그리고 안내인이 벽을 두드렸다.

"노아 켄 님이 오셨습니다."

'불편하구만 이런 존대.'

게다가 치히로마저 비관계자라고 들어오질 못 한 상황이니 켄에게는 더더욱 부담스러웠다.

벽이 열리고 나자 그 안에는 역시나 고풍스런 방이 나타났다. 우아한 테이블에서 아카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왔구만"

"예."

"여기에 앉게, 그리고 나머지는 나가도록."

아카이의 한 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안내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문 마저 닫혔다.

"불편한 모양이군."

"......."

"그런 식으로 나오지 않아도 좋아. 여긴 자네와 나 둘 뿐이네."

"......."

"완벽한 방음시설에 전파•도청차단, 심지어는 인터넷도 되지않아. 고위관료들이 사용하기 위해 만든 곳이라고, 내가 여기 예약을 잡기위해 얼마나 돈을 썼는지 아나?"

"적어도, 네 뜻대로 되지않았을 때의 손해보다는 적겠지."

켄의 짐작과도 같은 말이 아카이의 입에서 나와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

"무슨 배짱으로 그렇게 말을 하나? 내 말이-"거짓말을 가능성이 없냐고?""

"이봐 아카이, 난 널 알아. 본모습을 감추고, 언제나 완벽하지. 그 잘난 모습으로 아이돌, 아니 순진한 애들 3명이나 꼬셔서 데려왔잖아. 미시로 회장도 네 속은 모를껄? 그렇게 미친 듯이 쌓아온 경력에 이제 영전도 코앞인데 여기서 이런 일을 어디서 새어나가게 한다? 네가 대가리에 총알 맞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은 안 하지. 그러니까 내 앞에서 자꾸 지랄 떨지말고 본론이나 말해."

".....쯧, 좀 즐겨서 나쁠 것 없잖아? 이런 거, 너랑 나랑 격의 없이 굴고, 이런 곳에서 비싼 술도 마셔보고. 내가 쏘는데?"

"니 면상에 내 주먹 쏘기 전에 말해, 그리고 난 술 안 마셔."

켄은 아카이와 다르게 일을 빨리 끝내고 싶었다. 어차피 전부 다 뻔히 보이는 일을 질질 끌고싶지도 않았고 혹여 마유가 병실에서 눈을 뜨기라도 하면 그것도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봐 켄. 왜 그렇게 그 아이에 목을 메는거야? 좀, 대화를 하자고 구태여 이런 곳까지 왔는데 일만 하고 나가기에는 아쉽잖아."

"너답지않군 아카이. 왜 뭔가 걸리는 게 있나?"

"......"

'뭐야, 이 녀석'

갑자기 어두워진 표정에 켄은 순간 움츠러들었다. 동기로서 10년 가까이 협업한 켄도 아카이가 저런 식으로 우울한 표정을 짓는 것은 처음보았기 때문이었다. 평소의 켄이라면 그런 표정 안의 마음을 추측했겠지만 그런 표정은 아주 순간이었고, 그 와중에 켄은 놀라고 있었을 뿐인지라 켄은 아무것도 알아채지 못 했다.

"야, 너 아까부터 뭐야?"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냐. 네 말대로 지금 시작해서 빨리는 끝내는게 효율적이겠군."

다시금 얼굴을 가다듬은 아카이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케다'의 '아카이'로 그는 되돌아갔다.

'말해도 모를 테니까'

평생 자신과 정반대였던 애증의 대상을 보며, 아카이는 정신을 가다듬었다.

"뭐, 어차피 알고 있지않나? 내 제안말이야."

"알고있지만, 세부사항 정리는 해야지. 언제 시작하는 거냐?"

"2일 뒤, 너에게도 정리할 시간은 필요하지?"

"좋아 그럼, 사쿠마 양은 네가 할 일이니 넘어가고, 내 세부사항은?"

"부탁할 거라도 있나?"

"사식이랑 외부 물건 좀 잔뜩. 적응을 빨리하고 휘어잡으려먼 필요해."

"사식은 어떻게든 되지만, 외부 물건은 잘 모르겠군. 일단 네가 쓸 연락처와 내가 쓸 연락처는 여기있다."

그 말과 동시에 아카이는 한 구형폰을 꺼냈다. 심지어 폴더폰을

"뭐냐, 이건?"

"폰이잖아?"

"폴더폰이잖아?!"

"추적을 피하려면 이게 최고다."

"큿"

"그럼 이걸로 끝이군 켄."

"아, 그러네 끝이네."

그제서야 아카이는 테이블 위의 메뉴판을 집어들었다.

"골라라, 내가 사도록 하지. 마지막 배려다."

한참을 노려보던 켄은 말했다.

"잘 모르겠으니 네가 골라라. 술도 안 마시고 이런 고급이랑도 거리가 멀어서 말이지."

"그런가...그럼, '아메데프랑수와프레지에프라가니아아나나사'로 마시지"

뭔가 마법주문 같은 술이름에 켄은 잠깐이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이내 넘겨버렸다.

그리고 나온 술은 딸기향이 조금 나는 술이었다. 다만 켄이 아카이와 건배하고 나서 켄은 얼굴을 심하게 일그러트렸다.

"쓴가?"

켄은 얼굴을 지독하게 일그러트린 채 고개만을 끄덕거렸다.

"그럼 다른 거라도... 응?"

그럼에도 켄은 말없이 술잔에 술을 채웠다. 그렇게 켄은 술을 연거푸 마셨다. 기억도 못 할 정도로 마셔도 켄이 그 술을 삼켰을 때, 느껴지는 건 지독한 씁쓸함 뿐 이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머리로 씁쓸함이 밀고올라왔다.

"술 잘 안 마신다고 하지 않았나?"

오히려 아카이가 걱정할 정도로 그는 무리하게 술을 들이켰다.

".....그러게 말입니다."

켄 자신도 왜 술을 먹고있는지 모를 일 이었다. 그는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 그냥 연거푸 술을 들이켰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약간 흔들거리면서 밖으로 나오는 둘은 센카와가 맞이 했다.

"두 분 다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도 이 녀석은 아닌 것 같군"

걱정스러운 치히로에게 아카이는 느긋하게 대꾸했다.

"치히로, 켄을 먼저 차에 태워보내게. 나는 여길 잘 알지만 켄은 아니니까."

"아, 네!"

그 말대로 아카이는 이곳이 익숙했고, 치히로도 그것을 알았기에 그녀는 켄을 챙겨 차를 몰았다.

"이케다 씨, 내일 봬요."

둘을 태운 차가 눈에도 띄지 않게 사라졌을 때, 아카이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 끝나셨습니까?"

"그래, 이 쪽으로 차나 한 대 보내라."

"예, 곧 가도록하겠습니다."

 

아카이는 그렇게 전화를 익숙하게 마치고 건물 앞에 앉았다. 안으로 들어가면 휴게실도 있지만 그는 굳이 길바닥에 앉았다.

"지친다....지쳐...."

길바닥 위에서 그는 혼자 한숨처럼 말을 토해내었다. 아무에게도 들리지않고 답할 사람도 없을 말을 그는 그렇게 뱉어냈다. 깊어지는 밤 아래, 아카이는 혼자였다.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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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본격적인 변화점을 하나 지났군요. 

곧 있으면 마유도 일어날 거구요.

솔직히 켄이랑 아카이만 줄창 나와서 걱정이네요.. 그만 나와 너네...

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다음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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