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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마유] 운명이었을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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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01, 2016 21:32에 작성됨.

기억은 못하지만 켄은 어떻게든 귀가했다. 씻고 생각없이 누워있어도 무방하겠지만, 그는 몸을 정리하고 나서 책상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필수 일과 때문이었다. 특히나 이런 심란한 상태일 때 더욱 필수적이었다.

'생각을 정리해 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책장에 꽂힌 수많은 공책 중 하나를 꺼내들었다.

[일기-사쿠마 마유 편]

일기, 그가 프로듀서가 된 이후 단 한 번도 빼놓지않고 써왔던 것이다.

'이걸 다시 쓰게 될 줄은....'

본래 [사쿠마 마유 편]은 1년 전에 마무리를 지었던 일기다. 담당 P가 아카이로 바뀌었으니. 약간의 불안함과 함께 마무리를 지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일로 다시 쓰게된 것이다.
켄은 마지막의 FIN을 두 줄로 긋고 다음 일기를 써내려갔다. 그는 정성을 들여 일기를 써내려갔다.

[오늘, 사쿠마 양이 자살시도를 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기는 시간을 모르고 쭉 이어져나갔다.

어서일어나~♪ 지각할꺼야~♬

그의 휴대폰이 10시를 알릴 때 까지도.

그가 정돈을 하고 문 밖으로 나섰을 때, 그는 예상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센카와 씨, 안녕하세요?"

미소를 지으며 켄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마유를 프로듀스 하면서 속마음을 감추고 미소짓는 건 이미 통달한 켄이었다.

"네...안녕하세요..."

"뭔가 힘이 없어보이시네요?"

켄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건넸다. 이 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적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는 밝게 대화하고자했다.

"......"

'역시 안 통하네.'

다만 아카이의 전속 사무원인 만큼 그녀도 알 만큼 알고 있었다.

"노아 씨..."

"괜찮아요."

"거짓말하지 마-"괜찮아요""

그래도 켄은 말을 이어갔다.

"별 일 없을 거에요. 아시잖아요? 그 녀석 일처리. 철두철미에 완벽주의니까요. 이번에도 별 일 없이 잘 해내겠죠. 애시당초 아이돌 몇 명의 마음을 가져갈 정도로 남자로서도 완벽한데요."

치히로를 안심시키기 위해 켄은 밝게, 밝게 말을 이어갔다. 쉬지않고 치히로가 들어올 틈도 없이.
그러나 치히로의 마음은 심란해져만 갔다. 그도 그럴게, 켄은 단 한 번도 아카이를 칭찬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아카이를 못마땅해하고 으르렁대는 켄이지 결코 아카이를 곱게 바라본 적은 없다. 아카이가 초특급 프로듀서인 만큼 대놓고 그런 감정을 드러낸 적은 없지만, 사담을 나누거나 빈말이라도 호평은 한 적은 없다.
그런 사이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봐왔던 치히로이다. 그런 두 사람이 단 둘이 사석을 가지고 켄은 이와중에 아카이를 칭찬하기 까지한다. 게다가 켄은 이번에 자살시도를 한 사쿠마 마유의 전 프로듀서, 아카이는 현 프로듀서. 누가봐도 정상이 아니고 심상치않다.
치히로는 둘 중 누가 불미스럽게 죽거나 실종당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

"......"

"저어.....센카와 씨?"

"......"

"출발해야하지않을까요?"

"아, 아! 죄송해요!"

차에 올라타고 나서도 어색한 분위기는 좀 처럼 가시지않았다.

"....저어...노아 씨."

옆에서 눈을 감고있던 켄은 치히로의 부름에 눈도 뜨지않고 대답했다.

"이 일, 물어봐도 대답해 주시지 않을 거죠?"

"네."

"......"

매정한 대답에 치히로의 얼굴은 불안으로 어두워져만 갔다.

'흠.'

한 쪽 눈으로만 흘끔-치히로의 얼굴을 살피던 켄은 자세를 조금 곧게 하고는 말을 덧붙였다. 이대로 두어서는 좋을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다.

"이 일은 저와 이케다 씨, 사쿠마 양의 일로만 끝내고 싶네요. 알려져서 좋은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제대로 알려줄 생각은 없었다. 치히로는 이런 일에서 벗어나있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래도, 저는, 불안해서..."

"뭐...어차피 금방 알려질 텐데요...."

무언가 켄은 말을 흘렸지만 너무 작은 소리였기에 치히로에게는 닿지않았다.

"네?"

"아뇨,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냥 치히로 씨느 이런 힘든 일에서 벗어나있으면합니다."

"......."
"......."

이런저런 말을 덧붙여 가며 상황을 바꿔보려는 켄이었지만, 상황은 그리 쉽게 바뀌지않았다. 대화를 하는 것 같아도 금새 어색한 침묵만이 맴돌았다.

"그럼, 켄씨 이건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뭔가요?"

"왜 그렇게 마유 씨에게 헌신적인가요?"

".....다른 분들에게도 똑같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자신이 담당했던 아이돌이라도 지금은 아니고, 린 씨나 아냐 씨에게도 그러진 않은 것 같데요."

린과 아냐, 그들도 분명 켄이 담당했었던 아이돌들이다. 그녀들도 켄이 진심으로 프로듀서 했었지만 마유는 그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고 치히로는 느꼈던 것이다. 왜, 무엇이 다르기에 켄은 마유에게 더 헌신적이었는가. 치히로는 그것이 궁금했다.

"......."

다만, 켄은 쉽사리 입을 열지않았다. 얼굴이 손으로 덮여 가려진 걸로 보아서는 꽤나 심각한 질문인 듯 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이나 침묵은 오히려 치히로를 궁금하게만 했다. 그리고 켄 역시 그것을 잘 알았기에, 그는 답을 하려고 머리를 쥐어짰다.

"......그저, ..... 않...싶습니다."

"예?"

"그저, 부끄럽지 않고싶을 뿐 입니다."

그 끝에 나온 답은 참 알기힘들고 난해한 답이었다. 당연히 치히로는 더 캐묻고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켄의 마음은 그런 것에 친절히 대답해 줄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는 걸 치히로 역시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대화(정확히는 침묵이지만)를 하는 동안 이미 둘이 탄 차는 목적지에 도착해있었다.

"다 왔네요."

"여기는?"

네비게이터를 따라가 도착한 곳에는 간판도 없이 밋밋해보이는 건물하나, 어딘가 찾기도 힘든 뒷거리에 홀로 서있는 회색건물은 솔직히 사용하고 있는 건지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치히로 씨."

"왜 그러세요?"

켄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되물었다. 주먹을 꽉 쥔 채 그는 내릴 생각도 하지않고 치히로에게 아주 굳은 얼굴로 물었다.

"저 오늘 죽나요?"

그때만큼은 켄도 확실히 겁먹었다고 후일 치히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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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히로 씨도 등장! 치히로 씨는 아카이와 켄, 이 둘 사이에서 무슨 역할을 할까요?

분명히 일일연재를 하는 것 같은데 진도는 안 나가고 분량도 안 나오는 현상 하하...울고싶네여. 금손들이 부럽다아 그림그리는 금손이 부럽다아 글쓰는 금손이 부럽다아

아카이가 꽤 입체적으로 나오면서 쓰레기가 아닌 버전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 쓰는 버전은 아니지만요

제 책상 밑에 언더 더 데스크가 있었으면합니다

마유는 앞으로도 한동안 안 나올 예정입니다 한 2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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