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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x페르소나] The world is not fair, isn't it?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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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7, 2016 15:57에 작성됨.

세상은 불공평하다. 모든 이들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어떤 사람들은 당연한듯이 말했던가.

빌어먹을 세상에서 평등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진자들, 타고난 자들이 위에 군림하고 아래의 개미들을 부리기 위해 만들어낸것이다. [평등]은 [자유]가 아니다. 그리고 난 평등함이 존재하지않는다는 진실을 가장 먼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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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따라 유난히 날은 우중충했다. 아니냐 다를까, 내가 집에서 나오기 무섭게 빗줄기를 쏟아냈다.

마치 억울함을 토해내는 어린아이처럼 하늘은 서럽게 울었다. 하늘이 참 참을성도 없다고 생각했다. 울고싶어도 꾹 참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보답이 올 텐데, 라고 우산을 챙겨 도로 걸어나오며 나는 생각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자율연습이다. 양성소는 앞으로 오후 서너시까지는 비어있을테니 언제든지 사용해도 좋다는 레슨선생의 허락이 있었다. 우산을 치고 곡선을 따라 내려오는 빗방울들은 내가 걷는 걸음과는 미묘하게 엇박자로 추락한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세는동안, 어느새 내 걸음은 양성소 입구 앞에 다다라 있었다.

 

" 왔니 ? "

" 안녕하세요. "

 

형식적인 인사가 오가고, 그 사람과 서로 교차한다.나를 양성소시절에 가르치던 그녀는 언젠가부터, 나를 안타까운 눈길로 봤다. 동정같은걸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눈길을 가볍게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서 손잡이를 붙들었다. 그날 따라 유난히 문을 여는 손잡이가 둔탁하고 무겁게 느껴졌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기때문에, 불도 켜져있지 않은데다가, 비오는 우중충한 날씨가 겹쳐서 그 어느 때 보다 어두웠다. 사람도 많지 않은데, 나를 비출 창밖의 빛은 충분하다고 여기며 불을 키지 않은 채 가방을 수납장에 넣고서 눈앞의 큰 거울을 바라봤다.

언제나의 거울 앞에서 언제나의 스트레칭, 언제나의 손짓, 언제나의 스탭..

 

"오늘 하루도, 미소짓고 힘낼게요 ! "

 

거울의 나를 똑바로 응시하면서 웃음지어보였다. 이전부터 기운이 나지 않고 자신감이 떨어질 때 자주 써먹었던 암시의 일종이다. 더 노력하면 분명 빛을 볼 수 있을것이다. 남들만큼.. 아니,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 꿈꿔왔던 별이 내게 내려올것이다. 라는 격려와 자기만족.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자기만족. 그래. 최면이라고 봐도 좋다. 실제로 나는 아직 빛을 보지 못했으니까.

린, 시부야 린. 거울을 보다보니 그녀가 문득 떠올랐다. 키크고, 아름답고, 똑부러지고.. 심지어 노래와 댄스에 천부적인 재능도 있다. 부럽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함께 지내오면서 나름의 친밀을 쌓은 그녀를 흉보는 짓거리는 용납되지 않는다. 뉴제네레이션에서 열심히 한 만큼, 그녀는 트라프리에서도 열심히 [잘] 해낼 것이다. 그래, 그녀는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빛을 먼저 발견했을 뿐이야.

라고 생각했다.

나름의 자주적인 레슨을 끝마치고 시계를 봤을 때, 시침은 이제 겨우 두시 즈음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날 따라 유난히 시간이 많이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앞으로 무얼 해야할지 곤란하기 짝이 없었다. 당일로 짜놓는 레슨 계획표를 빠르게 소화해버린것에 대해 스스로 신기한 마음을 품고있을 무렵이었다.
미묘하게 작은 소리로 웅웅거리는 소리를 듣고 사물함쪽을 돌아봤다.
가방 안에서 차마 잊고 꺼내지 못한 휴대폰은 '린' 이라는 이름을 선명하게 띄우며 진동하고있었다...

 

"아직 아니야. "

 

그렇게 말하며 나는 애처롭게 떠는 휴대폰을 도로 가방 안으로 쑤셔넣었다. 진동은 한동안 지속되면서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하다가, 이내에 진정됬다. 나는 아직 빛을 찾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자격이 부족해, 내게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 라며 스스로를 짓누르면서, 오늘 린에게서 전화가 왔다는 사실 자체를 잊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자신만의 가능성을 찾아내어 하늘로 날아가는 아름다운 나비이다. 그렇기에 나는 나비를 동경하면서도 점점 멀어짐을 절실하게 느꼈다.

 

[하지만 괜찮아.. 나는 아직일 뿐이야, 나도 나만의 빛을 찾아낼 수 있을거야.. 더 노력하면.. 더 노력하면..]

 

스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게 중얼거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아 무릎을 끌어모으고 있는 모습이 거기있었다.

오후 세시 부터는 연습생들이 온다. 그렇기에 이미 연습생이 아니게 된 나는 사물함에서 가방을 꺼내어 조용히 그곳에서 나왔다. 나오고 난 후에 하늘은 모든 눈물을 쏟아내고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이 메말라버린 먹구름 조각들만 남아있는, 어딘가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하늘을 보다보니, 무슨 생각이 들었던건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이런 말을 했었다.

 

" 멤버분들에게, 인사나 하러 갈까.. "

 

미련한 소리를 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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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나름 유명하지만 인지도는 별로 높지 않은 화과자점이 있었다. 다른 화과자들 보다 별나거나, 특출나게 뛰어난 맛이 아니었던 그 과자점은 어째선지 내 입맛에는 정말 딱 맞았었다. 그렇기에 연습생 시절부터 용돈의 여유분이 생기면 그럭저럭 친한 사람들과 같이 가거나, 혹은 혼자 가는것도 서슴치 않았었다. 그리고, 멤버들을 만나러 가겠다는 나는 맨손으로 갈 수는 없다는 형식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그곳에 있었다.

 

"안녕하세요. 간만이에요. "

"오랜만이야. 아이돌 하느라 바쁜건 알지만 섭섭한걸 ? "

 

평범하고 딱히 특별하게 아름답다거나 그런 것 없이 30대 중반과 그에 걸맞는 외모를 가진 아주머니. 그녀는 다른 아주머니들처럼 오지랖이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 가끔씩 너무 터울 없이 질문을 던질 때가 많았다.

 

" 요새는 무슨 광고같은거 찍니? 아줌마한테 몰래 귀띔만 해봐. "

 

그 날도 어김없이 그런 말을 했었다. 물론 내 대답은 항상 같았다.

 

" 아뇨.. "

 

쓸 때 없는 대화, 하지만 이렇게 근황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이 싫지는 않았다.

 

[....내가 아직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보였으니까....]

 

거두절미하고, 화과자는 돈이 되는대로 샀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은 비축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써버렸지만, 어차피 한동안은 자주적으로 레슨 하기 때문에 재화가 소모될 일은 극히 드물것은 물론이며, 역시 사람은 예의라는것이 마땅히 있어야 함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화과자가 포장되어 한가득 담긴 종이백을 끌어안고, 먹구름 사이로 비추어지는 빛을 등으로 받아들이며 빗물이 고인 바닥을 참방참방 걸어다녔다. 남들의 시선으로 보이기에는 단순히 정신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비오는날 그저 텐션이 올라 뛰다니는 줄 오해하기 참 좋은 광경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간이 어떻게 생각했던간에, 당시의 나는 그런 이유모를 높은텐션에 몸을 맡기고 프로덕션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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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로(346)프로덕션.


내가 속해있는 곳. 나를 별빛으로 이끌어줄 곳이리라 믿고있던 곳. 분명 이곳에 온 다른 꿈꾸는 소녀들도 같은 생각을 품고 이곳에 왔었겠지.. 그러나 꿈꾸는 공주님이 되기 위해서는, 재투성이 속에서 곤혹과 시련에 [진심으로] 대비했던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을것이다. 그 중하나가 나였고. 그렇다. 나는 아직 준비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몇몇 우수한 이들처럼 그것을 재치있게 헤쳐나갈 재능이나 센스가 있을 리 없고...
그리고 그 상태가 지속되어 점점 뒤쳐지게 된 것이 나다.

 

[하지만 괜찮다. 늦든 빠르던, 언젠가는 나는 나만의 빛을 찾아나서게 될 것이니.]
[그저 남들보다 재투성이인 시간이 좀 더 길 뿐이니까...]

 

우울하고 좌절할 것 같은 때 마다 항상 이 생각을 하면 왠지모르게 위로가 됬다. 텐션을 되찾은 나는 지하실 입구로 눈을 돌렸다. [여러분 안녕하세요]라는 말을 목아래에 꾸꾹 담아두고서 기대 반 걱정 반 상태로 들어간 지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스케쥴 때문인 듯 했다. 풍선에 바람이 빠져나가듯이 차올랐던 감정들이 내려앉아 식어버린다.
그러나 이들이 없었다고 매정하다고 여긴다거나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들 자신만의 방법으로 빠르게 바뀌어가는 급류에 휩쓸려가지 않기위해 애쓰고있다..라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꽤 걸려서 찾아온 프로덕션을 그냥 떠나기는 섭섭하여, 그 자리에 항상 있는 그사람을 보러 가기로 했다.

 

 ----

" 우즈키 아녜요? 오랜만이에요? "
" 나나, 오랜만이에요. "

 

카페에 가면 대부분의 시간에 그녀는 그곳에 있었다. 요새는 일이 늘었다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었던 듯 하고, 무엇보다 본인이 사내 카페에서의 일을 포기하고싶어하지 않아하는 것 같은게 더 큰 것 같지만.

 

" 예전에 조퇴했다 했었을때는 꽤나 걱정했었다고요 ? "
" 하하, 죄송해요. "
" 그래도 다시보는 모습이 활기차 보여서 안심이에요. 아, 그거 뭔가요? "

 

나나의 시선으로는, 아마 내가 끌어안고있는 화과자가 담긴 종이백을 보고있었던 듯 했다.
그리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나나는 진심으로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화과자에서는 시선을 결코 때지 않는 거 같아 보였다. 그런 그녀의 의도는 뻔하다면 뻔한 것.

 

" 저런, 기껏 가져왔는데... "
" ...저, 괜찮다면 하나 드실래요 ? "

 

기꺼이 ! 라고 절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건네주는 화과자를 냉큼 받아 숭상하듯 한동안 치켜들고 바라봤다.

 

" 크으.. 얼마만에 진짜 화과자인가.. 고등학생 때 이후...아, 아니아니 ! 나나는 고등학생이니까요 ! "
" 하하... "

 

아베 나나, 그녀와 있으면 왠지모를 친근감과 동류감이 들어서 마음속 한켠의 가파른 언덕이 쓸려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당시의 나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내가 주문한 밀크티를 내주면서 자연스레 옆에 앉아 아까 건네받은 화과자를 신주 모시듯이 다소곳이 테이블에 올려놓고 지긋이 눈을 감는다.
무슨 의식이라도 하나? 라는 궁금증을 가질 무렵에, 나나는 눈을 다시 떴다.

 

"그러고보니, 신데렐라 프로젝트 프로듀서씨가, 치히로씨랑 함께 급하게 들어가는걸 봤었는데. "
" 에? "
" 뭔가..그, 당혹스러운 표정 ? 좋은일은 아닌것 같아 보이더라구요. 우즈키는 뭔가 아는게 있나요 ? "
" 아뇨, 전혀... "

 

당혹.. 그가 당혹함을 표할 만한 큰 일이 벌어졌다는건 뭣때문인가.. 나는 그것이 급작스레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다.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나, 마시다 만 밀크티를 잊은채로 그대로 두고서 걸음을 재촉했다.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나나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못들은 채 하고 빠르게 걸음을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사실 궁금함의 뒷면에는, 불안함도 공존하고있었다. 그럴것이, 프로듀서는 줄곧 프로젝트의 일만 전담해왔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일이 아니면 그렇게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상무가 프로젝트를 백지화 하겠다고 했었을 당시에도 당혹 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의 모습은 드러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궁금함에 한창 업무중이어서 조용하기 그지없는 집무실이 늘어선 복도를 걸어가는 무렵.. 큰 소리가 났다.

 

" 인정 할 수 없습니다 ! 어째서 ! "

 

프로듀서의 목소리다. 명백하게 그것은 우리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프로듀서의 목소리였다. 그렇게 격양된 것은 처음이었다.

 

" 말했을텐데, 잘라내라고.. 그녀의 근무태만은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아이돌사업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있어. "
" 근무태만이라니, 시마무라양은 작은 슬럼프상태일 뿐입니다. 그것을... "
" 슬럼프던 아니든 악영향을 주는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핑크 체크 스쿨' 유닛활동의 공백을 메우느라 대부분 아이돌들의 스케쥴이 밀려버린것은 어떻게 설명 할 셈이지 ? "

 

" 상무님, 그러면... "

 

치히로씨의 떨리는 목소리, 그에 상무는 대답했다.

 

" 다시 말할테니 똑똑히 듣도록. "

 

 

 

 

 

... 듣고 싶지 않았다.

 

 

 

 

 

" 시마무라 우즈키를, 무기한 제명처분한다..즉, 해고다. "

 

 

 

 

 

 

 

-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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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큭.. 망상이 흘러넘친다.. 가 아니라..

 

여기까지 봐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우선 내용 자체는 애니메이션 22화 ~ 23화 의 이야기 전개를 약간 바꾼 것 뿐이지만 '~'

이 다음 편부터는 페르소나의 내용 역시 일부 채용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언제 올릴지는 모릅니다만, 그 때 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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