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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20.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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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01, 2013 13:16에 작성됨.

*얀데레에 면역이 없는 분들은 보지마세요.
*아이돌의 이미지가 망가집니다. 내성없는 분들도 보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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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쿠치 마코토-
휴가라 적힌 사무실 칠판의 유키호의 스케줄을 보고 난 안 좋은 기분에 감싸였다. 이렇게 싸우고 있어도 유키호는 나의 소중한 친구다. 그런 그녀에게 그렇게 심한 짓을 하다니…….
생각해보면 유키호에게 그렇게 심한 짓을 할 필요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제 더 이상 프로듀서의 가짜연인도 아니니깐. 프로듀서가 리카씨와 같이 재직 중이던 사무소에서 해고당했단 소식은 이미 들었다. 그에 따라 더 이상 유키호와 프로듀서의 관계도 두리 뭉실해져 더 이상 신경 쓰는 사람도 없었다. 유키호는 여전히 반지를 끼고 있었지만 거기에 의미를 두는 것은 유키호 뿐이었다.
그 때의 인터뷰는 내가 심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때의 인터뷰를 회상해보았다.

-요즘 유키호씨와 리카씨의 프로듀서씨는 어때요?
-그게, 솔직히 말하면 좋지 않아요. 유키호는 바빠졌고, 리카씨의 프로듀서씨도 바쁘니깐요. 최근 둘은 전혀 만나지 못하고 있거든요. 거의 끝난 분위기에요.

그 대답이 화근이었다. 당시에는 그의 가짜연인인 유키호에게 화가나 그리 말했지만, 그 짧은 인터뷰로 신문에 크게는 아니지만 중요 기사로 실려 버렸다.
연인에 의해 인기를 얻었지만 연인을 잃었다는 그런 가슴 아픈 이별의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유키호는 전면으로 부정하려 했지만, 타카네씨가 그리 두지 않았다. 타카네씨는 그것을 기정 사실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면서 유키호에게 더 이상 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차갑게 말하셨다.
그 일로 유키호는 충격을 받고 일에 지장이 와 프로듀서들과 사장님이 상의해 휴가를 줬다. 처음에는 통쾌했지만, 시간이 흐르니 유키호의 모습이 마음이 아팠다. 
유키호나 나나 프로듀서씨를 좋아했다. 유키호는 연인으로 알려줬지만, 결국 가짜였다. 언젠가는 끝날 관계였던 것이다. 어쩌면 단순한 짝사랑보다도 더욱 가슴이 아픈 것인지도 몰랐다. 시간일 날 때 휴가 중인 유키호에게 연락을 했었다.

[무슨 일이야?]

목소리가 굉장히 차가워 나도 모르게 짧게 인사만하고 끊고 말았다. 유키호는 타카네씨와 나를 원망하고 있었다. 우리 둘이 자신과 프로듀서와의 사이를 갈라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말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는 끝날 사이였다. 그것은 유키호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기에는 마음이 너무나 아파 그 사실을 회피하는 것 뿐이다.
지금은 프로듀서와도 연락이 되지 않으니깐. 현재 프로듀서는 리카씨와 어딘가로 떠나 연락도 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니 더욱 유키호는 심적으로 힘들 것이다.
미안해 유키호. 하지만 이제 그만 그 사람을 포기해.  
이제 그 사람은 내가 가질 테니깐.


-시죠 타카네-
키쿠치씨의 인터뷰는 아주 좋았다. 그러지 않아도 슬슬 유키호씨와 프로듀서씨와의 관계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는 내가 했어야할 역할을 뺏은 유키호씨를 지금도 용서할 수 없었다. 최근의 그녀는 힘들어 보였다. 그 사람이 자신의 진짜 연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 후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유키호씨는 마음이 굉장히 불안했다. 그런 모습을 보자면 연민이 가기는 한다. 가짜연인의 입장으로 진짜연인을 이길 수 없고, 진짜보다 소홀한 대접을 받는 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굉장히 괴로울 것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나에게서 그 역할을 뺏어가지 말아야했다. 나라면 진짜를 밀어내고 가짜에서 진짜연인이 될 수 있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세워놓은 계획이었다. 그런 그것을 유키호양씨가…….
그러니 유키호씨는 벌을 받아야했다.
난 차갑게 유키호씨에게 말했었다.

“더 이상 그 사람을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
“곤란하게 하다니 무슨!”

여전히 현실을 모르고 나에게 반박하는 그녀에게 좀 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사람에게는 리카씨란 연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멋대로 인 행동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연인을 두고 당신의 가짜 연인을 연기해야했죠. 그 성실한 사람이 진짜연인을 두고 가짜연인을 둔다, 과연 그 현실에 좋아했을까요? 그는 우리들의 프로듀서였습니다. 그러니 잘 알죠. 그 사람은 그 현실에 기뻐하는 그런 저속한 자들과 달리, 그 현실에서 연인에게 미안해 하며 괴로워하는 성실한 분입니다.”
“타카네 왜 그래?”  

옆에서 히비키가 말리려 했지만 그 손을 뿌리치고 더욱 밀어붙였다. 유키호양은 평소와 달리 날 노려보며 화를 내고 있었다.

“모르겠습니까? 당신은 그 사람을 괴롭히고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럼 그 분에게 직접 따로 물어볼까요? 그 속마음을 알려달라고 해볼까요? 당신이 없는 곳에서, 당신을 신경 쓰지 말라고 해볼까요? 그렇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으신가요, 하기와라 유키호?”
“윽…….”

유키호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본인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봐줄 생각은 없었다.

“당신도 알고 계신 거죠? 그럼 이제 그만 그 분을 놔주시죠. 당신 만족에 의해 그 분을 그만 괴롭히고.” 
“괴, 괴롭히는게……!”

그 순간 짜악하는 소리와 함께 유키호씨의 얼굴이 돌아갔다. 그 뺨은 붉게 붉어져 갔다. 그녀의 뺨을 힘껏 때린 것이다. 그녀는 놀란 얼굴로 자신의 맞은 뺨을 손으로 감쌌다.

“이 이상은 용서할 수 없는 겁니다. 그 분은 당신만이 아닌 저에게도 소중한 분입니다. 그런 분이 당신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을 본다는 것은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그만 놓아주시죠.”

한껏 차분해진 어조로 말하자 결국 유키호씨는 울고 말았다.

“너, 너무 해요 타카네씨. 전, 전…….”

말을 잇지 못하고 유키호씨는 결국 울면서 사무실에서 뛰쳐나갔다.

“너무 심했다고 타카네!”

옆에서 히비키가 화난 어조로 날 탓하고 급히 유키호씨의 뒤를 따라 나섰다.

“히메찡 너무 무서워…….”
“유키뿅…….”

아미씨와 마미씨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너무 심했다고?
그 말에 속으로 웃었다. 이정도가 심하다니, 그녀에게는 이정도로 부족한데 말이다. 나의 계획을 망쳐 그 사람을 잡지 못하게 한 일은 이정도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이 보다 더 큰 벌을 받아야했다. 하지만 이쯤에서 용서해주기로 했다. 
그녀가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그녀보다도 더욱 용서할 수 없는 여자가 있기 때문이다.
리카.
지금 내 낭군의 연인이자, 그 분을 데리고 어딘가로 떠난 요망한 여자. 그녀만 없었더라면 나는 좀 더 쉽게 그 분의 연인이 되었을 것이다.  

“정말 어디 계신건지…….”

절로 한숨이 나왔다. 내 낭군인 그 분에게는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리카란 분에게 있지. 그 순진하고 착한 분은 그저 그 요망한 여자에게 끌려 다니는 것 뿐이다. 그렇다고 외도를 한 그 분을 간단히 용서할 수 없기에 나중에 작은 벌을 줄 것이다. 평생 나만을 사랑하게 한다는 벌을. 후후.
빨리 그와 다시 연락을 재개해야 한다. 그래야 그를 되찾고, 그 요망한 여자에게 벌을 줄 수 있으니깐.

“정말, 빨리 돌아 오시죠 귀하.”

난 오늘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더는 스케줄이 없었다. 난 뒤에서 겁 먹고 떨고 있는 아미씨와 마미씨를 보았다.

“두 분, 저랑 같이 라면집에 가지 않겠습니까? 제가 사겠습니다.”

두 사람하고는 생방임까로 같이 다닌 적도 있기 때문에 같이 라면집에 가는 것이 좋았다. 

“그, 그 우리는 나중에.”
“응, 응. 고맙지만 오늘은 거절할게!”

아무래도 아까 일로 겁을 먹은 것 같았다. 두 사람에게는 화가 나지 않았는데. 유키호씨 때문에 안 좋은 이미지를 어린 두 사람에게 주고 말았다. 정말 곤란하다.

“그럼 할 수 없죠.”

알아채지 못하게 나직이 한숨을 쉰 후 자주 가는 라면집으로 향했다. 그와 자주 가던 그 가게로…….


-하기와라 유키호-
거의 한 달 가까이 그 사람과 통화를 하지 못했다. 내 쪽에서 해도 좋지만 어쩐지 그러지 못했다. 그러다 겨우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을 때는, 통화권 밖이란 안내가 나오면서 내 힘을 빼놓았다.
혹시 행방불명인가 하는 불안한 생각도 했지만, 그건 아니라는 듯 하다. 듣기로 프로듀서는 현재 리카씨와 같이 있던 프로덕션도 그만두셨다고 한다. 아니, 정확히는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는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사무소로 와주지 않을까하고 희망을 가졌지만, 프로듀서의 소식이 끊겨버렸다.
리카씨와 같이 여행을 간 것일까? 이 생각을 하자 가슴이 아팠다. 프로듀서의 진짜연인은 리카씨. 나는 대외적으로 알려줬을 뿐이지, 가짜 연인이었다. 커플링을 갖고 있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는 끼지 않는다. 프로듀서가 약지에 끼는 반지는 그 여자와의 증표.
……그 여자만 없으면 내가 진짜일 텐데…….
그러다가 그의 이름이 핸드폰에 나타났을 때는 오랜 만의 연락이라 가슴이 심하게 뛰어 손이 떨렸다. 겨우 진정시키며 전화를 받자,

[여보세요, 유키호 핸드폰 맞죠?] 

그의 목소리가 오랜만에 들렸다. 그것만으로 큰 환희를 느끼며 웃음이 나왔다.

“저 맞아요 P씨. 오랜만이에요.”

P씨. 그와 가짜연인이 되면서 이렇게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었다. 이름으로 부르기, 그가 프로듀서로 있었을 때는 늘 프로듀서씨라고 불렀었다.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하하, 오랜만이야 유키호. 혹시 바빠? 바쁘지 않다면 좀 만날 수 있을까?]
“아, 안 바빠요! 최근 아이돌 일도 쉬고 있고…….”
[그러고보니 요즘 유키호가 안 보이네. 무슨 일 있어?]
“아니요! 그냥 그 동안 바빴으니 잠시 쉬는 거예요!”
[그렇구나. 휴식도 아이돌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니깐. 그런데 괜찮겠어? 그런 휴식 때 날 만나는 거?]
“괜찮아요! 오히려 좋아요! 거기다 P씨는 저의 연인이니깐…….”

내가 기뻐하며 그리 말하자 P씨는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럼 있다가 유키호네로 갈게.]
“네! 준비하고 있을 게요!”

그리고 그의 통화가 끊겼고 난 곧 바로 그를 만날 준비를 했다. 
꽤 오랫동안 옷을 고르고 그의 연락을 받고 나가자 집 앞에는 그가 이미 와있었다.

“오랜만이야 유키호.”
“네, 네…….”

그의 웃는 얼굴을 오랜만에 보자 나도 모르게 화끈 거려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그는 그런 내 행동에 웃으며 손을 뻗어 예전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 했다. 그 행동에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뻗었던 손을 멈추며 그것을 거두었다.
……어째서?

“하하, 유키호는 여전하구나. 그럼 어디 근처의 찻집이라도 갈까?” 
“네? 네 찻집이라면 제가 아는 곳이…….”

차를 좋아하기에 집 근처에 자주 가는 곳이 있었다. 차를 직접 타는 걸 좋아하지만, 다른 사람이 타는 것도 좋아한다. P씨와 같이 찻집에 들어가 창가의 자리에 앉았다. P씨가 나에게 주문을 모두 맡겼기에 녹차 두 잔과 케이크를 약간만 드신다고 해서 같이 먹으려고 딸기케이크 한 조각 시켰다.  

“그 동안 잘 지냈어?”
“네. 아이돌 일을 쉰지 얼마 안 되었지만 잘 쉬고 있어요.”

사실 아이돌 일은 쉬고 싶어서 쉰 것이 아니다. 타카네씨와 마코토 때문에…….

“그래, 아까 말했듯이 아이돌은 쉬는 것도 중요해.”
“그리 말하시니 지금도 제 프로듀서 같아요.”
“그래?”

그리고 프로듀서씨는 웃었다. 녹차와 케이크는 금방 나왔다. 녹차를 마시다가 난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전에 있던 프로덕션을 떠나셨다고 들었어요.”
“응. 좋지 않은 일로 그만뒀어.”

리카씨 때문임을 알고 있다. 난 살짝 인상을 찌푸리다가 재빨리 다시 웃고 물었다.

“그렇다면 저희 프로덕션으로 오시는?”
“미안.”

내 질문에 P씨는 슬픈 미소로 바로 사과를 하셨다. 어째서 사과를?

“난 이제 더 이상 아이돌업계에 돌아가지 않을 거야.”

아이돌업계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저기, 그게 무슨?”
“예전에는 리카의 일이 끝나면 다시 너희의 프로듀서가 되고 싶었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이제는 지쳤어. 더 이상 프로듀서의 일만이 아니라 그쪽 업계의 일은 하지 않을 거야.”

그 순간 창가에서 햇빛이 들어와 그늘을 만들었다. 내가 있는 곳에는 햇빛이 비췄고, 프로듀서 족에는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 그늘은 꼭 그와 나 사이의 선을 그어버린 것 같았다. 더는 사는 세계가 틀리다는 것처럼.

“……어째서?”

난 충격을 받아 웃음도 지워버리고 울 것처럼 물었다. 그도 내 얼굴을 보고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난 담당 아이돌인 리카를 지키지 못했어. 이런 나에게 더는 프로듀서로서 자격 따위는 겠지.”
“그, 그렇지 않아요!”

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쳐 반박하고 말았다. 한적한 가게 안의 몇 없는 손님들이 우리를 보았다. 하지만 난 그 시선을 바로 눈치채지 못했다. 내 시야에는 P씨밖에 담기지 않았으니깐. 그런 나를 P씨가 진정시키며 자리에 앉혔다.
“유키호, 큰 소리 내지마. 주위 사람들에게 폐야. 자, 차 좀 마시고 진정해.”

P씨의 말에 난 순순히 차를 마시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가슴이 마구 떨렸다. 그를 만나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가 멀어진다는 생각에서였다.
그가 멀어지는 이유는 간단했다. 리카씨 때문이다. 그 여자 때문에 P씨가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고향에 가서 근처 도시에 취직자리를 알아볼 생각이야. 리카도 그곳에 갈거고. 이미 부모님에게는 리카도 소개했어.”

이미 부모님과 리카씨가 인사를 했다고? 그 말은…….
P씨는 잔인하게도 행복한 얼굴로 말하셨다.

“난 리카랑 결혼하기로 했어. 아직 제대로 날짜도 잡지 않았지만.”
“…….”

결국, 결국 그 여자가! 프로듀서로서 행복하던 P씨를 망친 그 여자가 결국!

“그러니 유키호?”

그의 시선이 내 손에 향했다. 내 손에는 연인을 연기하기 위해 맞춘 그와의 커플링이 있었다.

“이제 더는 그 반지를 낄 필요 없어. 난 더는 프로듀서도 아니고, 이제 언론에서도 우릴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내 연인 역할을 하게해서 미안해. 이제 더는 그럴 필요 없어.”

난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내 손은 반지를 뺏기지 않기 위해 반지를 가리고 있었다.
그에게 이별을 선고받은 기분이었다. 우린 처음부터 가짜연인이었다. 이 결말은 이미 예정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눈물이 나왔다.

“유, 유키호?”

내가 눈물을 흘리자 프로듀서씨가 당황하셨다. 
안 돼, 이대로 그를 놓질 수 없어. 그는 이제 더 이상 내가 있는 곳에 오지 않아. 프로듀서를 그만뒀고, 아이돌업계를 완전 떠나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 리카씨랑 결혼하려고 하고 있어.
……그는 나의 곁에서 사라지려 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몸이 좋지 않아서. 집까지 부축해 주시겠어요?”
“그, 그래. 괜찮아 유키호?”

그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친절하게도 내 어깨를 잡아 부축해 주었다. 그의 체온과 향이 가까운 곳에서 느껴진다.
힘 없는 몸을 그에게 기대며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같이 걸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유키호 다 왔어.”

우리 집 대문이 보였다. 하지만 난 그 팔을 놓지 않았다. 

“유키호?”

그가 걱정스럽게 나를 다시 보았다. 나는 그의 가슴의 옷깃을 꽈악 잡아 힘으로 내렸다. 그의 입술과 나의 입술이 가까워지려 했다.
그 때 내 몸이 그에게서 떠밀렸다. 내 행동에 당황한 그가 나를 밀어낸 것이다.
난 허망한 얼굴로 바닥에 쓰러져 그를 보았다.

“아, 미안해 유키호. 나도 모르게 당황해서 그만…….”

그는 말을 잊지 못했다. 내 눈에서는 더욱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런 내 모습에 그가 급히 나에게 다가 오려 했지만 그전에 내가 먼저 일어나 집의 대문을 힘 없이 밀었다.

“유키호…….”
“오늘은 죄송했어요. 그럼 다음에 뵈요.”

그에게는 그렇게만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에게 떠밀렸다. 그런 심한 짓, 우리의 프로듀서일 때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우리를 걱정하고, 아무리 심한 장난을 치거나 실수를 해도 화내지 않고, 밀치지도 않았다. 그랬는데…….
거기다 그는 이제 나에게 이 반지를 빼고, 나에게서 멀어질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왜 렇게 변했을까?

“아하하하…….”

흐르는 눈물과 대조되게 입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답은 간단했다.

“하하, 잘 알았어요, P씨.”

그래, 답은 간단했다. 그가 왜 변했는지, 이미 원인을 알고 있었다.

“리카씨만 없으면 제가 진짜 연인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렇죠 P씨? 하하하하!”

기다려주세요, P씨. 당신을 되찾아 올테니.


-키사라기 치하야-
어쩐지 피곤한 표정의 그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어, P씨?”

내가 부르자 그는 갑자기 흠칫 떨었다. 무슨 일 있는 걸까? 하지만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기뻤다.

“아, 치하야구나. 시골에서 보고 오랜 만이야.”
“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와 단둘이 만나고 있는 지금이 너무 좋았다. 근처에 그 여자는 없는 것 같았다.

“리카씨는 같이 안 계세요?”
“리카는 손 치료 때문에 잠시 병원에 있어. 잠시 놓고 온게 있어 집으로 돌아온거야.”
“그렇군요……. 아, 그렇다면 저도 도와도 될까요?”
“치하야가?”
“네. 안 될까요?”

내가 주저하는 말투로 묻자 그는 고민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이건 기회다. 그 CD 한 장으로 그렇게 망가지던 그녀가 남은 두 장까지 망가지는 것을 보면 어떻게 될까? 그 여자를 더욱 괴롭게 하기 위해서는 그 남은 CD도 P씨의 집에서 가져와야 했다. 
 
“금방 나올 거야. 차를 대접할 시간도 없어.”
“괜찮아요. 그냥 P씨랑 좀 더 같이 있고 싶은 것 뿐이니깐요.”
“그렇다면 초대할게.”

그러면서 그는 웃었다. 하지만 난 그 미소에서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이상했다. 그의 미소는 평소와 달리 어딘가 꾸민 듯한 느낌이었다. 어째서? 그것은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리카가 심하게 다쳤어.”
“그 때 봐서 알고 있어요. 누가 그랬는지…….”

내가 안타까워하며 말하자 그는 물건을 찾으면서 날 보지 않으며 물었다.

“치하야도 모르는 거야?”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정말?”

순간 그가 날 보았다. 그 눈은 굉장히 차가웠다. 그 눈을 보고 깨달았다. 그는 서서히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리카씨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누군가가 우리 중에 있다는 것을. 단지 지금은 누구인지를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견제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자신을 불렀을 때 그리 반응한 것이다.
마음이 아팠다. 그에게서 의심받고, 미움 받는 다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그리고 더욱 그 여자를 미워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여자만 아니었더라면!

“네. 모르겠어요.”

내가 태연히 말하자 그는 알겠다는 짧은 대답만 하고 다시 물건을 찾는 것에 조력했다. 그러다가 몸을 일으키며 화장실로 향하며 말했다.

“잠시 화장실에 좀 갔다 올게.”
“네. 찾던 건 제가 계속 찾아볼게요.”

무엇을 찾는지는 올라오면서 그에게 들었다. 그는 나에게 웃어주며 화장실에 갔다. 그 미소를 보니 살짝 안심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것이 실수였다.
난 그가 화장실에 있는 것을 보고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를 열어 그 안에서 CD 2장을 꺼내 들었다. 이 2장마저 부셔버린다면!

“리카의 손에는 플라스틱 파편들이 박혀있었어.”

그 때 뒤에서 P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웃지도 않는, 차가운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는 P씨의 얼굴이 있었다.

“CD케이스의 파편이었지. 아마 치하야가 들고 있는, 그것과 같으면서 지금은 부서져 잊어버린 소중한 첫 사인 앨범이었을 거야.”

그 시선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P씨의 눈에는 나에 대한 경멸이 잔뜩 들어있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요!

“P, P씨?”

난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하지만 그는 내 부름에도 답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그날 치하야는 밖에서 우리 어머니와 만났었어. 그 자리에는 리카도 있었고. 그리고 얼마 안 되어서 리카는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했고, 손이 망가져 버렸어. 우연이야?”
“우연이에요! 그건 우연이에요 P씨!”
“그럼 그 손에 리카의 앨범들은 뭐야?” 
“그, 그게 그냥 구경하려고…….”
“난 765의 누군가가 리카를 괴롭히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어. 증거들이 있거든.”

그는 차가운 눈으로 나에게 다가와 차갑게 내 손에 있던 앨범들을 뺏어냈다. 난 그 시선에 겁을 먹고 몸을 웅크렸다. 그는 한 동안 날 경멸하며 쳐다보더니 이내 선고하듯 말했다.

“……다시는 나에게 연락 하지 마. 이만 돌아가.”
“P, P씨…….”
“다시는 널 볼일이 없을 거야. 어차피 더는 아이돌 업계에서 일하지도 않을 거고.”
“제, 제가 아니에요!”
“정말?”

그 차가운 시선에 다시 몸을 움츠렸다. 어째서 그렇게 절 보는 거죠? 왜 저를 경멸하는 거죠? 나쁜 건 그 여자인데, 그 여자인데!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에게서 미움 받고 만것이다. 그 여자 때문에.

“……그 여자가 나쁜 거예요.”
“…….”

그는 말없이 날 노려보더니 내 손목을 강하게 잡았다. 아팠다. 그는 결코 나에게 이런 거친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 난 그 손을 세차게 뿌리쳤다.

“그 여자 때문이야! P씨가, 프로듀서씨가 나에게 이렇게 행동할리가 없어! 그런 여자 따위, 사라져 버리는 게!”

그 순간 프로듀서씨가 내 뺨을 때렸다. 내 얼굴은 충격으로 돌아가 버렸다. 
……P씨가 날 때렸어?

“당장 사라져버려!”

격앙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난 떨리는 한 손으로 뺨을 감싸고 그를 보았다. 

“P씨?”
“이 이상 너에게 심한 짓을 하고 싶지 않아. 리카의 일은 용서할 수 없지만, 또 그걸로 일을 크게 벌리고 싶지 않아. 그러니 제발 사라져줘 키사라기. 그리고 다시는 연락하지 말고.”

그의 눈은 차가웠다. 하지만 그 눈보다도 그가 날 부르는 호칭이 더욱 큰 상처가 되었다. 키사라기? 왜 성을 부르는 거죠? 
난 떨리는 손으로 그의 옷을 잡은 후 흔들었다.

“……치하야, 치하야라고 이름으로 불러줘요.”
“당장 나가지 않는다면 내가 억지로 끌고 갈거야. 스스로 나가도록해, 키사라기.”

그는 무언가 억누르는 목소리로 그리 말했다. 그걸로 확실히 알았다. 그는 나를 버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 소중했던 자신의 담당 아이돌이자, 같이 미국에 가기로 약속했던 날 버리려 하는 것이다. 그 여자 때문에!
눈물이 멎고 입가가 비틀렸다. 웃음이 나왔다.  

“아하하, 하하하하!”
“키사라기.”

그가 차갑게 다시 날 불러 내가 나갈 것을 촉구했다. 이것으로 확실하다. 그는 나에게서 완전히 떠난 것이다. 그 순간 난 흔들던 손으로 그의 몸을 세차게 밀었다. 그는 넘어지지 않고 그저 뒤로 몇 발작 물러날 뿐이었다. 그의 손에 있던 앨범이 눈에 들어왔다.
난 슬픈 눈으로 그를 보다가 이내 그 방에서 나왔다. 그에게 미움 받았단 현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누군가의 농담 같았다. 그래서 웃었다. 나가면서 웃었다.
그에게 미움 받았다. 그렇다면 그에게 다시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간단했다.

“……그 여자만 사라지면 돼.”

P씨가 날 미워하는 건 그 여자 때문이니깐. 그 여자만 없으면 P씨는 다시 나에게 친절해지고, 날 사랑해줄 것이다. 우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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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쓰면서 생각하는 거지만, 전 대체 아이돌마스터로 무슨 소설을 쓰는 걸까요.

P.S : 이제 비축분도 거의 떨어져 갑니다. 비축분은 7화, 후편까지 포함하면 14화 남았으니 걱정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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