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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두 고양이의 *(아스테리스크)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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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4, 2016 17:58에 작성됨.

  두 고양이의 *(아스테리스크)

 

 

 

  그 일은 *(아스테리스크)의 아키하바라 라이브 보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냐.

 

  차가운 겨울 비가 내리는 오후. 미쿠는 렛슨실에서 0w0ver!!의 안무 연습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렛슨실을 찾았다냐. 예년의 겨울라이브처럼 큰 라이브는 아니었지만 겨울라이브로 한껏 뜨거워진 분위기로 미쿠의 팬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찬스. 그래서 미쿠와 리이나는 매일같이 특훈을 하고 있었을 터였다냐.

 

  하지만 그날따라 리이나는 렛슨실에 나타나지 않았다냐. 미쿠는 트레이너와 함께 리이나를 기다렸지만, 시간이 갈 수록 트레이너씨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냐.

 

  "늦는구만 리이나 녀석. 나중에 체력단련이라도 시켜줄까 보다."

  "그래도 이상하다냥. 가끔 늦은 적은 있어도 이렇게 연락도 없었던 적은 없었는데......"

 

  문자를 보내봤지만 무응답.

 

  뭐어……분명 저녁 늦게까지 록이라도 듣다가 늦잠이라도 자고 있겠지. 이런 춥고 우중충한 날엔 미쿠처럼 성실한 아이돌 조차도 액체 같이 축 늘어진 고양이처럼 땡땡이를 치고 싶은, 마치 안즈쨩과도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냐.

 

  무언가 불안한 기분도 없지 않았지만, 미쿠는 결국 리이나 없이 오후 렛슨까지 마치고는 가방을 챙기러 사무실에 들어갔다냐. 사무실 안에는 마침 나나와 나츠키가 소파에 앉아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냐.

 

  "여 미쿠. 지금 렛슨 끝났어?"

  "네, 안녕하세요 나츠키쨩. 나나쨩"

 

  언제나처럼 시원스럽게 앞머리를 올린 나츠키가, 미쿠를 먼저 알아보고 인사했다. 미쿠가 응답하자 나나가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미쿠쨩!"

  “사무실에 둘 뿐? 의외다냐~ 무슨 얘기 중이었냥?”

  “아하, 둘 뿐은 아니구요, 그냥 이런저런 잡담 중이었어요.”

 

  나나가 웃으면서 가리킨 곳엔 등신대 토끼의자가 안치된 사무실 구석. 물론 거기엔 그 주인이 당연하다는 듯이, 액체 같이 축 늘어진 고양이 마냥 퍼져있었다냐.

 

  “안즈라면 신경 안써도 돼~ 미안, 좀 잘 테니까.”

 

  그러면서 배를 긁적이다 뒤돌아 눕는 안즈였다냐. 뭐, 오늘은 안즈쨩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노 터치 냥.

 

  그보다, 심지어 안즈쨩도 일을 하는데 리이나는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지……

 

  “그러고 보니 리이나쨩 못봤어요? 아까 나츠키씨가 찾던데.”

  “아아, 그래. 그 녀석 오늘 기타 조금 가르쳐주기로 했는데, 이 녀석, 멋대로 자기 쪽 사무실에서 기다리게 해놓고 연락도 없는 거야.”

 

  에? 그럼 이 시간이 되도록 나츠키와도 연락이 안 된 거야?

 

  “그게 오늘 아침부터 렛슨에 안 나왔다냐.”

  "어라? 그럼 오늘 회사에 아예 안 온 거야?"

 

  미쿠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냐.

 

  "응, 문자도 해봤지만 답장도 없고."

  "저기, 리이나쨩하고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나나도 걱정되는 듯이 미쿠에게 물었다. 물론 리이나와 자주 충돌한 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회사를 결석한 적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게 잘 모르겠다냐. 어제도 아무 탈 없이 렛슨 했었고."

  "이상하네? 어제부터 엄청 기대하면서 나보고는 제발 나와달라던 녀석이......"

 

  이쯤 되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냐......

 

  "뭐, 뭐어 뭐어, 리이나쨩도 뭔가 사정이 있겠죠. 그러니까 오늘은 프로듀서에게 보고하고 미쿠쨩도 피곤할 테니 귀가해서 쉬는 게 좋겠어요!"

 

  나나가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냐. 미쿠는 머리를 흔들고 웃으며 말했다냐.

 

  "그, 그렇네, 고마워 나나쨩. 그럼 내일 보자냐~ 미쿠는 잠깐 P쨩에게 들렀다 갈 테니까—"

 

  마침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P쨩이 눈에 들어왔다냐. 하지만 어째서인지 숨을 헐떡이고 있는 그의 표정이 심각했다냐.

 

  "아, P쨩! 잘됐어 마침 지금 만나러 갈려고 했는데—"

  "큰일입니다."

  "에—?"

 

  그리고

 

  나는,프로듀서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는, 들고 있던 크로스 백을 자신도 모르게 떨어뜨렸다.

 

  "타다씨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 prologue

 

 

 

  조수석에 앉아있던 나는 프로듀서의 차가 멈추자마자 곧바로 내렸다.

 

  "미쿠! 잠깐 기다려!"

  "미쿠쨩!"

 

  나츠키와 나나의 목소리는 나에게 거의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나는 세차게 떨어지는 비를 뚫고 병원 정문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뒤에서 프로듀서의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마에카와씨! 병실은 609실입니다!!"

  "......."

 

  나는 모두를 뒤로하고 리이나의 병실을 찾아 급히 뛰어 들어갔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풍겨오는 지독한 약품 냄새. 기분 나쁠 정도로 새하얀 통로와 어딘가 급하게 실려가는 환자들.....심장의 고동이 진정되지 않는다.

 

  리이나......

 

  "리이나…...큭!"

 

  나는 병실 앞에 도착했다. 그 문 앞으로 펼쳐질 현실이 두려워 머뭇거렸지만, 옥죄어 오는 가슴을 부여잡은 뒤 그 문을 열었다.

 

  삑— 삑— 삑—

 

  어두운 환자실, 기분 나쁜 정적 속에서 섬뜩한 기계음만이 들려온다. 그리고 나는 이불로 전신이 덥혀있는 그녀 옆에 섰다. 난 그 이불 안에 있는 현실을 감당하지 못할 것만 같아, 그녀의 얼굴을 확인도 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주저앉았다.

 

  "리이나...?"

 

  그리고 주저앉는다.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다.

 

  "흐그으으윽 리이나쨩...!!"

 

  나는 오열했다.

 

  프로듀서가 내 어깨를 잡았다.

 

  "마에카와씨......"

 

  나는 프로듀서를 올려봤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

 

  "마에카와씨. 울지 말아주세요."

  "프로듀서..."

 

  나는 흐느꼈다.

 

  "프로듀서... 미쿠, 리이나가 불쌍해… 지금까지 미쿠가 재대로 해준 것도 없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거야…?"

 

  그리고 그가 말했다.

 

  "마에카와씨, 아닙니다."

  "아니야! 미쿠의 탓이야! 미쿠가 자기 고집만 부리지 않았어도......리이나! 리이나! 뭐라고 말 좀 해봐! 록이든 뭐든 앞으로 해달라는 건 뭐든 해줄 테니까……제발…흐그으으윽"

 

  그러자, 프로듀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게 아닙니다. 제가 말한 건......"

 

  나는 눈물을 닦으며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후냐아....?"

  "그 것은 타다씨가 아닙니다."

 

  뭐...라고 냥......?

 

  "여, 여어… 미쿠쨩. 아, 안녕?"

 

  난 뒤를 돌아봤다. 오른쪽 발목에 두꺼운 녹색 깁스를 하고 있는 리이나가 새빨개진 얼굴로 내 시선을 피한 채, 얼굴을 긁적이고 있었다. 그러자 프로듀서가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 올렸다.

 

  침대 위에 있던 것은 리이나의 기타케이스.

 

  그리고 뒤따라온 안즈가 고개를 저었다.

 

  “아, 이 패턴, 위험해.”

  "냐.....?"

  "그, 그 뭐냐.......응, 그, 그래, 고마워 미쿠쨩."

 

  그리고 잠깐 동안 얼어버린 그 정적을 무참히 깨어버린 것은,

 

  다름아닌 나츠키의 웃음소리 였다.

 

  "푸, 푸풉, 푸하하하하하하!!"

  "Aㅏ.....나, 나츠키씨! 웃으면 어떻게 해……"

 

  나나가 고개를 돌리고 입을 막는 둥, 필사적이다.

 

  “미안! 미안! 그, 근데…..푸하하하하하하핳!!!!”

  “그만하세욬ㅋㅋㅋㅋ 미쿠쨩한테 실레잖아욬ㅋㅋㅋㅋ”

 

  나츠키는 그렇다 쳐도 믿었던 나나마저 끝내 폭소하고 만다. 얼어붙은 고양이가 된 나는 멍하니 프로듀서를 쳐다봤다. 그는 특유의 무표정으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P……쨔아아앙……?”

  “그게……죄송합니다. 저도 타다씨의 부모님으로부터 교통사고를 당했다 라는 소식 이외엔 아무것도 듣지 못해서…….”

 

  그리고 생각했다. 나 마에카와 미쿠는 명실상부한 고양이 컨셉을 자부하는 아이돌 이었지만,

 

  만약에 쥐구멍에 들어갈 수 있다면

 

  쥐가 되어도 좋다고—

 

  —냥

 

 

 

※ 이 아이돌마스터 SS는

 

- 신데애니

- 일부 작가 추측성 설정

- 백합

- 약간의 개그

- 약간의 시리어스

- 과도한 냥체 사용

- 잦은 1인칭변경 (미쿠냥 <-> 마에카와씨)

- 일본어 번역체

- 강제 개행

 

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히데루

 

 

  # 001

 

 

 

  “모두들 너무했다냐! 그래도 미쿠는 정말로 걱정했었는데!!”

  “푸킄!미안 미안!”

  “아우우… 웃어버려서 미안해요 미쿠쨩.”

  “뭐어, 안즈는 웃지 않았으니까. 응, 응, 이런 패턴, 만화 같은 데서도 가끔 나오고.”

 

  여전히 웃음을 참지 못하는 나츠키. 고개를 숙이고 정좌한 채 나름대로의 참회를 하는 나나. 웃지는 않았다면서 진귀한 경험이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이는 안즈……미쿠는 고개를 돌려 리이나를 향해서도 따졌다냐.

 

  “그리고 리이나쨩도 왜 사람 헷갈리게 기타를 저런데다 두는 거냥!”

  “미, 미안. 이 병실 생각보다 추워서 혹시 기타가 상하지 않을까 하고.”

 

  그러자 나츠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냐.

 

  “뭐? 다-리, 내가 온도를 조심하라고 한 건 추위가 아니라 더위와 습도라고?”

  “으엑! 그런 거였어!?”

 

  미쿠는 한숨을 쉬었다냐. 아직도 창피가 풀리지 않았지만, 일단 리이나의 상태가 걱정 돼 물었다냐.

 

  “다리는 괜찮아?”

  “응? 아, 그, 그럼! 그냥 발목을 접질린 것뿐이야.”

 

  리이나가 어째서인지 긴장하며 대답했다냐. 사고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여전히 리이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길래 미쿠는 혹시나 싶어 리이나의 이마를 짚어보았다냐.

 

  “에에엣!? 가, 가까워!!

  “얼굴이 안 좋은데, 열도 있는 거 아니야?”

  “그, 그러게. 아하하.”

  “퇴원은 언제 할 수 있는 거야?”

  “선생님 말로는 내일 당장 퇴원해도 괜찮데.”

 

  그리고 우리는 리이나에게 사고의 경위를 들었다냐. 리이나는 아침 레슨을 위해 회사로 오던 도중에 문자를 하면서 헤드폰으로 노래를 듣고 있었기 때문에 뒤에서 오던 차를 눈치채지 못해 스쳐지나갔는데, 화들짝 놀라 기타를 지키려다 빗길에 미끄러져 발목을 접질러 인대가 파손돼버렸다고 했다. 의사선생님에겐 전치 3주라고…….

 

  “그러니까 길에서는 휴대폰 헤드폰 같이 쓰지 말고 조심하라고 몇 번을 말했냥!”

  “죄송합니다.”

  “그리고 사고가 났으면 연락이라도 해줘야 할거 아니냥!”

  “그게, 들고 있던 휴대폰도 같이 박살 나버려서……”

  “그럼 전화라도 빌려서…….”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린다.

 

  “어라……”

  “미쿠쨩!?”

  “마에카와씨!!”

 

  미쿠는 넘어질 뻔 했지만 p쨩이 부축해 앉혀주었다냐. 그 뒤로 안즈가 미쿠의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냐.

 

  “열은 없네. 근데 미쿠쨩, 오늘 아침부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가끔은 안즈처럼 푹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렇습니다, 이제 들어가서 쉬어주세요. 아까는 비까지 맞으시지 않았습니까…….네? 후타바씨 처럼?

  “자잘한 건 신경 쓰지마 프로듀서.”

  “하지만……”

 

  안즈와 p쨩은 그렇게 말했지만, 어쩐지 리이나가 걱정이 된다냐……

 

  “그래요! 리이나쨩은 이 전문 메이드 나나에게 맡기고 쉬어주세요!”

  “그래, 미쿠쨩이야말로 피곤해 보이는데 어서 들어가.”

 

  모두에게 걱정을 끼치다니, 정말 미쿠는 프로 실격이다냐…….

 

  그렇게, 미쿠는 정신을 차리기로 했다냐. 그리고 오히려 이 상황이라면 리이나쪽이 더 지쳐있을테니까. 아마 저 다리로 보름 뒤 라이브는 무리겠지. 응. 응.

 

  그렇게 미쿠는 리이나를 복돋아주기 위해 힘내서 말했다냐.

 

  “알았어, 이제 돌아갈게. 그럼 빨리 나아서 다음에는 멋진 라이브를 하는 거다냐!”

 

  하지만 미쿠의 말을 들은 리이나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냐.

 

  “다음에…라니?”

 

  미쿠는 리이나의 기분을 바로 이해했다냐. 그리고 조심스럽게 리이나를 타일렀고 P쨩도 수첩을 꺼내면서 말했다냐.

 

  “하지만 그렇게 다친 상태에선 무리인걸…...”

  “그렇습니다. 어쩔 수 없지만 일정을 조정해서 이번 이벤트는 연기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건 안돼요……”

  “리이나…쨩?”

 

  하지만 리이나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했다냐.

 

  “어떻게 지금까지 온 아스테리스크인데……이제 와서 이벤트를 연기한다니 그런 거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하지만 리이나쨩……”

  “나는 찬성이야.”

 

  나나가 리이나를 말리려는 순간, 나츠키가 돌연 입을 열었다냐

 

  “나츠키씨…?”

  “어차피 다-리가 지금 라이브를 할 수 없는 건 스스로 알고 하는 말이겠지?”

 

  그제서야 리이나가 고개를 끄떡였고, 나츠키가 피식 웃었다냐.

 

  “대타라도 쓰자는 거잖아?”

  “오오! 과연 나츠키치. 내가 말하기 전에 벌써 알아버린 거야?”

  “과연, 미나미씨가 쓰러지셨을 때도 란코쨩이 대역으로 나간 적이 있었지요!”

 

  하지만 미쿠가 고개를 저었다냐.

 

  “그때는 정말 어쩔 수 없었지만…….오히려 리이나쨩이야말로 괜찮은 거야?”

 

  그리고 리이나가 고개를 끄떡였다냐.

 

  “미나미씨가 말했었어. 자기가 못 나가는 건 자기 탓이지만 아냐는 그렇지 않다고…… 나도 그래. 내 잘못 때문에 미쿠쨩이 라이브에 못 나가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리이나가 없는 아스타리스크 같은 거…….”

 

  그러자, 리이나는 창 밖을 보며 말했다.

 

  비가 그친 맑은 겨울 밤하늘에선, 수많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때 미쿠쨩도 같이 봤잖아? 란코와 아냐의 러브라이카. 뭐어, 물론 록 하곤 상관없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정말 새롭게 빛나는 무대였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미쿠쨩. 이번의 아스타리스크의 무대는….물론 분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그렇지 프로듀서도?”

 

  그리고 P쨩은 턱에 손을 짚고 수첩을 보면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렇군요. 지금 당장 검토해보겠습니다. 물론 타다씨의 대역도 동시에 선별하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란 건 알고 있지만. 부탁해. 미쿠쨩도 프로듀서도. 아 그리고 셋 중에서도 혹시 대역, 부탁할 수 있는 사람 있어?”

 

  리이나가 세명에게 물었지만, 고개를 흔들었다냐.

 

  “둘의 열정에 보답하지 못해 안즈에겐 정말 정말 아쉽지만, 그날엔 안즈도 일이란 게 있어서 말이야. 뭐 힘내라구.”

  “아차~ 아쉽게도 그날엔 다른 라이브가 있어서 말이야. 대신 후방지원은 확실하게 해주지!”

  “우우…… 나나도 큰 힘이 되어드리질 못해서 정말 죄송해요.”

  “하하, 모두 바쁘긴 바쁘네……”

 

  확실히 그날의 라이브는 공휴일이 겹친 주말이라, 우리 프로젝트에선 거의 대부분 일이 들어가있는 걸로 알고 있었다냐. 대역을 구한다고 해도 여러모로 수월할 것 같지는 않은 상황. 하지만 미쿠는 결심하고, 말했다냐.

 

  “알았어.”

  “미쿠쨩……”

 

  그리고 미쿠는 리이나를 가리키며 말했다냐.

 

  “그보다 리이나쨩! 각오해두라냐! 최고의 빛나는 스테이지를 만들어 버릴 거니까!”

  “하핫, 적당히 말이지. 적당히……

 

 

 

 

  # 002

 

 

 

  다음날 아침 사무실. 모두가 모인 앞에서 P쨩과 미쿠냥이 서있었다냐. 인원을 체크한 P쨩은 헛기침을 한 뒤 말했다.

 

  “오늘은 공모가 있습니다.”

  “공모? 프로듀서 혹시 리이나쨩의 일인가요?”

  “과연 차디찬 폭풍우의 성전에서 상처 입은, 로꾸담당의 검은 기사를 탐색하는 것 인가(아~ 빗길에서 다친 리이나의 대역을 구하는 것이죠?).”

 

  카나코와 란코가 말했다냐. 뭐랄까 왜 저 문장에서 리이나만 로꾸담당인지 모르겠지만 미쿠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냐.

 

  “모두들 알고 계셨군요.”

  “일단 미쿠가 모두에게 연락했다냐.”

  “리이나쨩 괜찮아?”

 

  미리아쨩이 걱정스럽게 물어봤다냐. 그리고 p쨩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오늘 중으로 퇴원한다고 합니다.”

 

  사무실이 모두의 안도감으로 웅성거렸다냐.

 

  “그래서 말인데 실은, 리이나쨩의 부탁으로 보름 후 있을 아스테리스크의 대역을 모집하는 중이다냐.”

 

  하지만 모두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냐. 미나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냐.

 

  “대역…… 저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 정말 중요한 일이네요…… 그런데 아스테리스크 라이브의 날짜가 어떻게 되죠?”

 

  P쨩은 뒤돌아본 뒤, 보드판에 그려진 일정표를 보고 말했다냐. 역시나, 모두의 스케쥴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냐.

 

  “물론, 여러분들의 스케쥴이 상당히 겹치는 날짜라는 건 있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혹시 일정을 조정 가능한 분에 한해서 지원하시길 바랍니다.”

  “미안해 미쿠쨩... 예전에 리카는 미쿠쨩이랑 유닛으로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해봤지만, 그날은 미리아랑 키라리랑 촬영있어서…”

 

  리카가 미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물론, 모두의 스케줄도 잘 알고 있고, 딱히 미쿠가 사과 받을 이유는 전혀 없는데……미쿠는 모두의 걱정과 고마움에 고개를 저으며 응답했다냐.

 

  “으응 고마워. 모두들.”

 

  그리고 해산, 이 후 P쨩과 미쿠는 사무실에 남아 소파에 앉아 고민하고 있었다냐.

 

  “하아 어쩐다……”

  “역시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멤버 분들 만으론 무리가 있어 보이는군요.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부서에도 연락을 넣어보겠습니다.”

 

  그러기를 몇 분

 

  갑자기 향기나는 무언가가 미쿠의 뒤를 덮쳤다냥!

 

  “후냐아앗!!”

  “미쿠냥! 여전히 좋은 향기~”

  “시, 시키냥!?”

 

  그 향기의 정체는 이치노세 시키. 최근 이 미쿠냥의 고양이 컨셉을 위협하는 최대의 라이벌이었다냐. 하지만 그런 시키는 어째서인지 미쿠의 허리를 잡고 킁킁대고 있었다냐.

 

  “정말, 떨어지라냥~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냥?”

  “킁킁 어라? 뭔가 향기가 바뀐 거 같은데?”

 

  그러자 시키가 미쿠의 고양이귀 머리띠에 코를 갖다 댄다.

 

  “아아 그거? 요전번에 산 거야. 좋은 향기 나지?”

  “Excellent! 그것도 좋지만 내가 말한 건~ 미쿠냥의 감미로운 체취!”

  “히이익! 냄새광! 변태! 가까이 오지 말라냐!!”

 

  미쿠는 겨우겨우 시키를 떼어놓았지만, 그녀가 미쿠의 무릎에 머리를 대고 눕는 것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냐. 그렇게 미쿠는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갑자기 p쨩이 미쿠와 시키를 번갈아 보더니 “아!” 하며 눈을 번뜩이는 것이었다냐.

 

  “이치노세씨, 잠깐 시간 괜찮습니까?”

  “나? 미쿠냥이 아니라?”

  “P쨩? 왜 그러는 거냥?”

 

  그리고 P쨩의 입에서 미쿠가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나왔다냐.

 

  “혹시 일정이 어떻게 되십니까?”

  “나? 그렇네~ 솔로 음반 녹음은 끝났지만 한동안은 렛슨 뿐이니까 말이야~”

  “혹시 대역이라도 괜찮다면 라이브에 나가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헤에, 흥미 있는 이야기인걸?”

  “후냣!?”

 

  기겁한 미쿠는 P쨩에게 달려가 귓속말로 말했다냐.

 

  “정말 시키냥에게 부탁할 생각이야?”

  “음?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오히려 p쨩이 이상하다는 투로 물어왔다냐.

 

  “아니, 문제는 없는데 왜 하필…….”

  “그게, 두 분 이서 친한 것 같기도 하고. 같은 고양이의 컨셉이라면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미쿠는 시키를 뒤돌아 봤다냐. 그녀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미쿠를 쳐다봤다냐.

 

  “아니… 친하다고 하면 이상하고 안 친하다고 해도 미안하긴 한데……아, 실례.”

 

  갑자기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려, 미쿠는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냐. 그것은 리이나의 문자.

 

  ‘지금 퇴원했어. 나 없다고 너무 로꾸하지 않게 가진 말라구 미쿠쨩~’

 

  그리고 생각했다냐. 어쩌면 시키와도 좋은 콤비가 될 수도 있고, 지금으로선 이것저것 따질 형편도 아니었다냐. 여기선 리이나를 위해서, 미쿠가 양보해야 할 것 같았다냐.

 

  “……알겠다냐, 미쿠는 P쨩에 판단에 따르겠다냐.”

  “알겠습니다. 그럼 이대로 진행하도록 하지요.”

 

  p쨩이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이치노세씨 그럼 기획서를 가지고 올 테니 바로 준비하실 수 있으십니까? 이치노세씨 담당의 프로듀서에겐 제가 연락을 취할 테니 허가가 나온다면 내일부터 곧바로 아스테리스크의 레슨에 들어가려고 생각합니다.”

  “좋아~”

 

  그리고 P쨩은 서류를 가지러 사무실에 들어갔다냐. 그러자 시키가 즐거운듯이 말했다냐.

 

  “미쿠냥과 유닛인가~ 재밌을 거 같잖아?”

 

  미쿠는 체념하고 말했다냐.

 

  “그래도 고마워 시키냥. 사실은 리이나쨩이 지금 부상 중이라.”

  “아아……그래서였구나? 오늘 미쿠냥 많이 힘들어 보였는데.”

  “에? 그렇게 보였었어?”

 

  그리고 시키가 웃으며 말했다냐.

 

  “당연하지~ 나는 미쿠냥에 대한 거라면 뭐든 알 수 있답니다.”

 

  순간 미쿠의 가슴이 아련해졌다냐. 역시 친구는 있고 봐야 하는 것, 미쿠는 소매로 눈을 닦고 웃으면서 말했다냐.

 

  “시키냥. 고마워……”

  “물론 체취변화로 말이지. 어쩐지 오늘은 페로몬 강도가 약간 약했거든.”

  “당장 내 감동 돌려놔 이 변태자식아.”

 

  정말이지, 한치 앞도 내다 볼 수가 없는 급조 유닛의 결성이었다냐.

 

 

 

  # 003

 

 

 

  다음날 아침. 미쿠와 시키는 레슨실에서 워밍업을 하고 있었다냐. 그리고 트레이너가 들어오자 말했다냐.

 

  “좋아, 마에카와도 이치노세도 모였구나. 그럼 시작할까, 이치노세는 어제 개인렛슨에서 다 외웠다고 했지?”

  “문제없어~”

  “좋은 기합이다냐. 뭐, 맞추는 건 처음일 테니까 이 미쿠를 보고 따라 해 달라냐.”

  “Yes, ma'am!”

  “자, 간다! 원, 투, 쓰리, 포!”

 

  ……그리고 순식간에 오전 레슨이 끝났다냐.

 

  뭐랄까, 처음으로 시키와 유닛을 맞춰본 그 느낌은—

 

  “—이제 리이나 같은 거 필요없다냐.”

  “지금 싸우자는 거냐-앗!!”

 

  나츠키, 나나와 함께 점심을 싸들고 온 리이나가 목발을 땅바닥에 내던지며 소리쳤다냐. 나츠키는 폭소하고 있었고 그런 나츠키를 나나가 말리고 있었다냐.

 

  “엣 리이나쨩 들어와있었어!?”

  “누구는 도시락까지 싸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너무하잖아……”

  “미, 미안. 고마워 도시락.”

 

  미쿠는 리이나에게 도시락을 건네 받고 모두 함께 회사 옥상의 테라스로 올라갔다냐.

 

  “그래도 연습이 잘 되가는 거 같아서 다행이에요. 나나도 방금 봤는데, 처음치곤 정말 호흡이 척척 맞던데요?”

  “뭐 그렇지~”

 

  그 점에 관해선 솔직히 미쿠도 놀랐다고 해야하나....... 역시 천재타입 이라는 게 세상에 있기는 있는 모양이었다냐. 하지만 그런 점 외에도 미쿠 자신도 놀랄 정도로 시키와 호흡이 잘 맞았던 것도 신기했고.

 

  “역시 같은 고양이 동료라서 통하는 게 있는 모양이네요!”

  “윽,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다냐 나나쨩.”

  ”아 이거 정말 맛있네, 나나쨩이 한 거야?”

 

  시키가 나나의 도시락에서 문어 소시지를 꺼내 멋대로 입에 던져 넣었다냐.

 

  “아, 네. 고마워요 시키쨩!”

  ”마치 엄마의 풍미가 나는 걸. 이런 것도 좋아~”

  “어, 엄마!?나나는 17살인데…….”

  “봐봐, 미쿠냥도, 아아아아앙~”

  “자, 잠깐 왜이러냥!”

 

  시키가 어째서인지 패닉에 빠져있는 나나를 뒷전으로 하고, 젓가락으로 소시지를 집어 미쿠의 입에 들이대왔다냐. 그 끈질김에 미쿠는 마지못해 시키냥의 소시지를 받아 먹었다냐.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니까 시키냥은.”

  “좋았어! 미쿠냥의 아밀라아제샘플 Get!”

  “당장 그 젓가락 내놔 이 변태자식아.”

  “꺄! 모르모트의 역습이다!”

  “누가 모르모트냐(NYA)!!!

 

  미쿠가 그렇게 시키의 볼을 꼬집고 있는데, 갑자기 리이나가 목발을 집고 일어섰다.

 

  “다 먹은 거야? 미쿠가 도와줄까?”

  “으응, 화장실 가는 거니까 괜찮아……”

  “그, 그래?”

 

  리이나가 절뚝절뚝 거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답지 않게 힘 없어 보이는 모습……역시 아직도 라이브에 못 나가는 게 신경 쓰이는 건 아닐까, 조금 걱정된다.

 

  “흐응-”

 

  그리고, 어째서인지 그런 그녀를 시키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시키…냥?”

  “빈틈발견!”

  “후냣!! 그 그만해 간지럽다냥 냐하하하!”

 

  갑자기 시키가 획 뒤돌아보더니, 미쿠의 옆구리를 간지럽히기 시작했다냐!

 

  “그만하라니까~”

  “시키냥 아드레날린 최대 분비~”

  “그만하라고 했잖냐(NYA)!!

 

  —퍽

 

  그렇게 오후 렛슨이 시작되었다냐. 오후의 연습 곡은 0w0ver!! 물론 이 곡은 리이나와 유닛 결성 때 부른 최초의 데뷔곡이었고 가사까지 우리들이 고심해서 썼던, 미쿠와 리이나에겐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곡이었다냐. 물론 듀엣곡에다가 리듬도 어려워 노래도 댄스도 파트너와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 고 난이도의 곡이었다냐.

  그래서 미쿠는 시키가 잘 따라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냐. 리이나에게 약속했었으니까, 최고로 빛나는 스테이지를 만들 거라고..….

 

  “자 그럼 시작한다! 원! 투! 쓰리! 포!”

 

  ……그리고 순식간에 오후 레슨이 끝났다냐.

 

  뭐랄까, 처음으로 시키와 0w0ver!!를 불러본 그 느낌은—

 

  “—역시 리이나 필요 없다냐.”

  “네놈의 피는 무슨 색이냐!!!”

 

  리이나가 두 번째로 목발을 던졌다냐. 하지만 이번엔 감상하던 나츠키 마저 진지하게 고개를 끄떡였다냐.

 

  “그렇네, 록을 떠나서 이쪽이 무대 벨런스가 확 와 닿는다고 해야 하나.”

  “나츠키치까지!?”

 

  그리고 리이나는 마지막 희망으로 나나를 쳐다보지만, 나나는 애써 시선을 피하고 말했다냐.

 

  “미안해요 리이나쨩.”

  “크악!!”

 

  그러자 리이나가 박박 머리를 긁으며 반론했다냐.

 

  “잘 들어보라구. 이런 건 전혀 록 하지 않잖아! 아스테리스크의 방향성은 귀여움과 록의 양립에 있는 게 아니었냐고!”

 

  그리고 가만히 듣고 있던 시키가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냐.

 

  “흐—응 이 시키냥이 록하지 않다? 그건 무슨 이야기 일까나?”

 

  그러자 리이나가 주춤했다.

 

  “에? 그, 그러니까…. 음악성이라던가?”

  “그렇다면 리이나쨩이 내 음악성이 록하지 않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까나?”

  “그…….그래! 그렇다면 승부다!”

 

  리이나가 오기를 보이자, 나츠키가 손뼉을 치며 웃었다냐.

 

  “오 재밌겠는데 그거? 누가 더 록한지 승부인가. 좋아. 심판은 내가 해주지!”

  “으겍, 나츠키치!?”

  “먼저……그래! 다-리는 평소에 무슨 록음악을 들어?”

  “에? 그쪽!?”

 

  리이나가 당황했다냐. 하지만 그녀는 힘을 내서—정확히는 머리를 쥐어짜내어—나츠키의 질문에 대답했다냐.

 

  “UK…는 저번에 말했었고. 에에, 최근엔 란코쨩한테 소개받아서 심포닉 메탈이라던가……아아 그래 요즘은 펑크나 헤비메탈도 듣고 있어!”

  “오, 예전보단 꽤 넓어졌는걸? 그럼 시키쪽은?”

 

  그러자 시키가 대답했다.

 

  “Rock인가~. 사실 나 요즘 Rock은 자주 듣는 편은 아닌데? 아 그래도 유학 중일 때는 즐겨 듣는 것도 있었어. Psychedelic Rock라던가. Jefferson Airplane나 Traffic이나 정말 듣고 있으면 내가 트립 상태에 빠지는 거 있지!”

  “롹!? 싸이킥!? 트립!? 뭐!?”

 

  리이나가 당황해 했지만, 나츠키치는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냐.

 

  “오, 완전 매니악하잖아? 60c였나? 나는 그렇게 오래된 건 잘 안 듣는데.”

  “그리고 Deathcore 완전 좋아했었어! 그 ALL SHALL PERISH라던가 SUICIDE SILENCE라던가!”

  “헤에, 그럼 에르난 에디쪽이 좋은 건가? 그 사람 이적했었잖아.”

  “응! 응! 그 사람 특유의 묵직한 비명소리, 완전 끝내줘!”

  “하!하!하! 화끈한 거 듣고 있었잖아! 쇼코 녀석이랑도 잘 어울리겠는걸?”

  “있잖아 있잖아, 그럼 나츠키는 무슨 음악 들어?”

  “나? 나는 주로 80c이후로 듣는데, 가끔은 로큰롤도 좋지만, 아 그래—”

 

  이 승부, 어느 순간부터인가 리이나와 시키가 아닌, 나츠키와 시키의 록에 대한 타오르는 대화로 흘러가기 시작했다냐……

 

  “리이나쨩. 알아듣고 있어?”

  “……아니. 전혀.”

  “나나쨩은?”

  “나, 나나 한테 묻지 말아주세요?”

 

  그렇게 리이나와 시키의 첫 승부는 시키의 압승으로 돌아갔다냐.

 

  “아 재밌었다. 시키냥, 다음에 CD교환해서 듣자고.”

  “Ok~ 나츠키치도 Hardcore한거 많이 가져와줘~”

 

  언제부터인가 시키와 나츠키는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고 있었고, 리이나는 구석에서 쭈그려 앉아 손가락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냐.

 

  “핫! 이러면 안 되지!”

  “오, 다시 도전하는 건가?”

 

  정신을 차린 리이나가 목발을 짚고 일어서자 나츠키가 격려해주었다냐. 그리고 리이나가 시키에게 재도전으로 내민 종목은.

 

  “좋아, 이날을 위해 연습했다고! 나는 기타를 칠 줄 알지!”

 

  그리고 리이나는 자신의 기타로 30초가량의 짧은 코드를 연주했다냐. 미쿠는 리이나의 성장에 감동하여 손뼉을 쳤다냥.

 

  “그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냥.”

  “꽤 늘었잖아 다-리.”

  “헷, 노력에 대한 성과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시키가 나츠키에게 빌린 기타를 메고 말했다냐.

 

  “나 유학시절에 밴드 잠깐 한적 있어.”

 

  라면서 피크를 들고 현을 튕기는데…….

 

  “좋아. 다-리 필요 없네.”

  “나…….나츠키치?”

 

  팔짱을 낀 채 매서운 눈빛으로 시키의 연주를 듣고 있던 나츠키가 리이나에게 비수를 찔렀다냐. 리이나는 엄청난 충격을 먹은 거 같았다냐……

 

  “하핫! 농담이야 농담! 하지만, 이야~ 놀랐는걸, 갑자기 나온 게 제프백의 솔로카피라니 상상도 못했어. 그런 건 나도 몇 일은 걸린다고?”

  “이거 말곤 칠 줄 아는 곡 없지만 말야~”

 

  여, 역시 천재타입은 달랐다냐. 기본기도 없이 그런걸 통카피했다는 말이냥? 아무튼 간에 미쿠는 조금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츠키를 타일렀다냐.

 

  “나츠키쨩 그래도 아까 발언은 너무 했다냐……리이나쨩이 나츠키쨩 얼마나 동경하는데.”

  “그래요 나츠키씨! 지금 리이나쨩한테서 절망의 오오라가 뿜어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나나의 말대로 리이나는 구석에서 굉장한 기세의 오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냐.

 

  “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나츠키치한테필요없다는소리들었어”

  “하하 뭔가 미안하네.”

 

  미쿠는 슬슬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냐. 뭐 록이 어찌됐든 미쿠는 리이나가 있기에 비로소 아스테리스크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미쿠는 리이나를 위로하기 위해 등을 토닥이려는데

 

  “그럴거면…….바꾸면 되잖아.

  “냥?”

  “그럴거면 미쿠가 시키랑 바꾸면 되잖아!!”

  “후냣!!!”

 

  그리고 나츠키가 폭소했다.

 

  “푸하하하하!! 그런 방법이!”

  “나츠키쨩!?”

 

  미쿠는 나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나는 미쿠의 시선을 회피했다.

 

  “나나쨩마저!?”

  “죄송해요 미쿠쨩. 나나는 이 약속된 흐름을 거스를 수가 없어요.”

  “무슨 흐름!?”

 

  그리고 리이나가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미쿠쨩보다는 시키가 더 고양이스러우니까 아스테리스크의 균형을 지키면서도 개성을 강화한다면 역시 시키가 미쿠를 대신해야 한다고!”

 

  뭔가 상황이 매우 안 좋게 돌아간다냐! 미쿠는 리이나에게 따지듯이 반박했다냐.

 

  “그럴 리 없어! 이 세상에서 미쿠 만큼 고양이에 어울리는 아이돌은 존재하지 않는다냐!”

  “후후후, 그렇게 자신한다면 그 ‘고양이 컨셉’이란 놈으로 어디 한번 시키를 한번 이겨보시던지!”

  “난 딱히 상관없엉~”

 

  리이나가 시키를 가리키며 소리치자 시키가 건성으로 대답했다냐. 그리고 자존심에 중대한 도전을 받은 미쿠는 진검 승부를 결심했다냐.

 

  “끄으으으! 두고보라구? 나나쨩!”

 

  갑작스런 지명에 화들짝 놀란 나나가 대답한다.

 

  “엣!? 네!”

  “심판 부탁한다냐!”

  “에에? 심판!?”

  “누가 더 고양이 아이돌에 어울리는지를 나나가 직접 판별해줬으면 좋겠다냐!”

  “아, 알겠어요! 미쿠쨩!”

  “시키냥도 나나쨩이 심판이라면 이의는 없겠지?”

  “Ok~”

 

  그리고 미쿠는 시키를 가리키며 말했다.

 

  “승부다냥!”

 

 

 

  # 004

 

 

 

  그렇게 제 1회 나나배 고양이 배틀의 승부가 시작 했는데…….

 

  “나나쨩……그래서 왜 일과 시간표?”

  “좋은 질문이에요 미쿠쨩! 나나는, 고양이 컨셉에 누가 더 어울리는가 라는 건, 역시 일상 생활에서 얼마나 고양이와 닮은 습성을 가지고 있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봐요!”

 

  뭔가 기합이 잔뜩 들어가있는 나나였지만, 납득이 가질 않는다냐……

 

  하지만 상관없다냐! 미쿠에게서 고양이를 빼면 팥 없는 붕어빵! 그러니까 미쿠의 일상생활은 틀림없이 고양이로 가득할 거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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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냥의 방학 일과시간>

 

06:00         기상

06:00 ~ 06:30 아침 운동

06:30 ~ 07:00 아침 식사

07:00 ~ 08:00 목욕 및 메이크업

08:00 ~ 08:30 출근

09:30 ~ 12:00 오전 렛슨 (물론 휴식도 겸한다냐!)

12:00 ~ 13:00 점심 식사

13:00 ~ 16:00 오후 렛슨

16:30 ~ 17:30 고양이 카페 방문, 및 장보기 (가끔 쇼핑도 간다냐!)

17:30 ~ 18:00 귀가

18:00 ~ 18:30 저녁 식사

18:30 ~ 19:30 목욕 및 클리닝.

19:30 ~ 21:00 방학과제

21:00 ~ 23:00 자유시간

23: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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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쿠는 ‘어떠냐!’ 라는 표정으로 리이나, 나나, 나츠키에게 미쿠의 일과시간표를 보여 주었다냐. 하지만 세 명의 반응은……

 

  “우왓, 완전 우등생…… 나나씨, 이런 게 정말 고양이스러움이랑 상관 있는 거 맞아?”

  “그, 그렇네요. 이렇게 보니까 별로 상관 없는 거 같기도…….”

  “미쿠. 내가 록 하게 살라는 건 아니지만, 조금쯤은 인생을 즐기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아?”

 

  순식간에 한 사람 분의 인생을 부정당했다냐……미쿠 울고 싶다냐…….

 

  “다됐다~”

  “어디어디.”

 

  그리고 시키의 시간표가 완성되자, 나나가 그것을 받아들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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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냥의 일과시간>

 

11:00        기상 (아니 오후 1시였나?)

11:30 - 12:00 출근 (가끔 까먹기도)

12:00 - 13:00 점심 먹고 낮잠

13:00 - 16:30 렛슨

16:30 - 17:00 귀가

17:00 - 19:00 낮잠 (아니 밤잠인가?)

19:00 - 19:30 저녁 적당히 떼움

19:30 - 04:00 시키냥의 두근두근 화학 실험

04:00         취침 (잘 안 풀리면 밤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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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키냥 도대체 아이돌 어떻게 하고 있는거냥? 미쿠는 이렇게 엉망인 시간표라면 당연히 미쿠의 승리라고 생각했다냐. 하지만……

 

  “와아 완전 로꾸한데?”

  “정말, 많은 잠과 야행성, 불규칙성은 고양이의 습성과 판박이네요!”

  “근데 이 ‘두근두근 화학실험’은 대체 뭐지……”

 

  그것은 완패였다냥. 결국 미쿠는 아까 리이나가 박혀있던 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냐.

 

  “핫! 이러면 안 된다냐!”

  “오, 그 기세에요 미쿠쨩! 당신은 아직 지지 않았어요!”

 

  정신을 차린 미쿠가 일어서자 나나가 격려해주었다냐. 그리고 나나의 두 번째 종목은.

 

  “저기 나나쨩. 왜 하필 메이드야?”

  “좋은 질문이에요 미쿠쨩! 나나는, 고양이 컨셉에 누가 더 어울리는가 라는 건 역시 키워지는 고양이의 입장에서, 주인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봐요!”

 

  마찬가지로 기합이 들어가있는 나나였다냐. 이제는 나나의 진위가 점점 의심스럽다냐…….

 

  하지만 상관없다냐! 미쿠에게서 고양이를 빼면 고기 없는 햄버그! 그러니까 미쿠의 메이드는 고양이로 가득할 거다냥!

 

  미쿠는 나나가 제공한 메이드복으로 갈아입고 모두의 앞에 섰다냐. 미쿠는 자신감있게 꼬리를 흔들며

 

  “주인님~냥! 오늘은 무슨 일을 시키실거~냥?”

 

  그러자 세 명이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냥.

 

  “귀, 귀엽네 미쿠쨩……”

  “이건 꽤 좋군요! 합격이에요!”

  “헤에, 귀엽긴 하네. 왜 가정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데헷, 고맙다냥!”

 

  그러자 나나와 나츠키가 티격태격하기 시작하고, 리이나가 둘을 말렸다냐.

 

  “나츠키씨? 메.이.드 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주시겠어요?”

  “그러니까 그 메.이.드.가 가정부랑 다른 게 뭐냐고!?”

  “아~아~ 또 그런다 진정해 둘 다?”

 

  …….미쿠 또 울고 싶다냥.

 

  그리고 다음은 시키의 차례. 훗, 그래봤자 기선제압은 완료. 이 승부는 결국 이 미쿠냥의 육구안에 있다냐!

 

  인줄 알았는데, 어째서인지 시키는 바닥에 엎드려 기지개를 펴면서 하품을 했다냐.

 

  “하아-앙. 주인~ 밥은 언제냥? 시키냥 배고파~”

 

  ……그러자, 나나들은 말싸움도 멈추고 시키에게 열렬한 지지를 표명했다냐.

 

  “저건 진짜 고양이인데? 로꾸해!”

  “훌쩍, 나나 감동했어요…… 지금까지 저렇게까지 심오한 고찰을 거친 현실의 고양이 케릭터는 처음 봤어요.”

  “와 저건 나도 소름 돋았어. 절친이 키우던 녀석이 하던 행동이랑 완전히 똑같잖아!”

 

  그것은 마찬가지로 완패. 결국 미쿠는 아까 리이나와 미쿠가 박혀있던 구석에서 쭈그리고 앉아 훌쩍훌쩍 하며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냐. 그러자 나나씨가 미쿠에게 다가와 미쿠를 타일러 주었다냐.

 

  “뭐, 뭐어~ 미쿠쨩! 모든 고양이가 저런 성격인건 아니니까요. 그래, 뭐라고 해야 할까 미쿠씨는 고양이 중에서도 좀 특별한 고양이라고 해야할까…….”

  “특별한…..?”

  “그래요! 그—”

 

  그리고 나츠키가 끼어들었다냐.

 

  개냥이?”

 

  나츠키의 말이 비수가 되어 미쿠의 가슴을 맹렬히 찌른다냐…...

 

  “나츠키씨! 지금 미쿠쨩한테서도 절망의 오오라가 뿜어지고 있잖아요!!”

  “어라, 이상하네……개냥이 귀엽잖아. 나는 되게 좋아하는데?”

  “저기, 나츠키치? 미쿠쨩 성격 생각하면 아무래도 방금 건 좀 무리수였어…….”

 

  이제 강아지든 고양이든 될 대로 되라냐……

 

  그러다가, 리이나가 얼굴을 긁적이더니 미쿠를 쳐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저기 미쿠쨩?”

  “응……?”

  “그게, 미안해. 사실 아까는 내가 좀 심했어.”

 

  아.

 

  미쿠는 고개를 흔들면서 리이나의 손을 잡았다냐.

  “으응, 미쿠야말로 놀려서 미안해.”

 

  그리고 리이나가 웃었다냐.

 

  “역시 우리 둘 중 하나라도 없으면 아스테리스크가 아니지?”

  “당연하다냐!”

 

  나나도 나츠키도 팔짱을 끼고 ‘어쩔 수 없구만’ 이란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냐. 그래, 아스테리스크는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고 융화하는 것 자체가 강점인 유닛이었으니까.

 

  하지만, 미쿠는 어째선지 시키가 신경쓰여, 그녀가 누워있던 자리를 바라봤다냐. 하지만 그곳엔 렛슨실의 빈 마루바닥뿐.

 

  “없어 졌어!?”

  “빈틈 발견!”

  “냣!!”

 

  그리고 시키가 미쿠의 뒤에서 안겨왔다냐.

 

 

 

  그러면서 나는, 무심결에 리이나의 손을 놓쳐버렸다.

 

  “내가 이겼네 미쿠냥~”

  “이, 인정할 수 없다냐!”

  “이제 미쿠냥은 내가 원하는 걸 들어줘야겠는걸.”

  “으으, 떨어지라냐 그런 소리 처음 듣는다냐. 도와줘라 닌겐, 아니, 리이나~”

 

  하지만 리이나는 갑자기 못마땅한 듯이 시키를 쳐다보더니,

 

  획 돌아섰다.

 

  “……수고했어. 오늘은 이만 돌아갈 테니 쉬어.”

  “에, 리이나……쨩?”

 

  그리고 시키는 그 때처럼, 그 의미심장한 무표정으로 리이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응……?”

 


to be continued

 

 

 

  ps. 그냥 한번에 다 올릴려고 했는데 50kb 에서 짤리네요. 그러니 부득이하게 반으로 나눠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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