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프로듀서의 P는 퍼스널리티의 P!

댓글: 4 / 조회: 1378 / 추천: 3


관련링크


본문 - 04-06, 2016 01:49에 작성됨.

 

"이게 뭔가요."

"내 앞으로 온 투서라네."

"이 두꺼운 설문지가 전부 다?"

"그렇지."

"......혹시, 지난 만우절 장난이랑 관계있는건가요?"

"자네는 역시 감이 좋아."

"그래서, 뭐라고 적혀 있습니까?"

"자네 방송에 게스트를 추가 해 달라고."

"명백한 악의가 느껴지는군요."

"무얼, 이렇게 해서 아이돌 제군들의 근무의지가 높아진다면 나야 환영할 일이지."

"제 근무의지는요?"

"자네의 근무의지는 근태표가 말해주고 있지 않나?"

"......."

"핫핫핫."

"그럼 게스트는 어떻게 선발합니까?"

"자네, 아직 상하관계를 잘 못 파악하고 있군?"

"네? 설마......?"

"게스트는 자네가 뽑는 게 아니야. 비공개 투표에 의해 순번이 결정되어 있네."

"뭐......라고......!"

"핫핫하, 그럼 열심히 해 보게나!"

"마지막으로 질문 있습니다."

"흠, 말해 보게."

"위장약도 경비처리 되나요?"

"당연히 안 되지."

"......."

 

********


엄습하는 불안감을 진정시키며 방송실로 향했다. 두꺼운 방음문을 열자, 언제나의 스태프들이 인사를 건넸다.

"이야기 들었어, 힘 내라구."

"네? 그게 무슨......."

대답 대신 감독은 손을 들어 방음벽 안쪽을 가리켰다.

내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녹음실 안에 앉아 있는 불안감의 근원이 밝게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신록의 숙녀', '신비의 여신'.

'입만 다물고 있으면 완벽'한 그녀가 있었던 것이다.

"......저기, 방송 시작하면 저 분 마이크 좀 꺼주실래요? 나중에 게스트 코너 시작할때 다시 열구요."

"알았어. 그런데 왜?"

"저 사람, 입만 다물고 있으면 정말 완벽하거든요."


나는 녹음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게스트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당신이셨습니까."

"네! 저랍니다."

싱글벙글한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마이크를 당겨오고 헤드셋을 쓰기 전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아......자, 그럼 시작해보죠."

"뭔가요, 그 한숨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헤드셋 써주세요."

방음창 너머의 스태프를 향해 OK사인을 보내자, 손가락으로 셋을 센 뒤 슬레이트가 닫혔다.

 

********

 


안녕하세요!

언제나처럼 싱글벙글 웃으며 여러분의 점심시간을 강탈하는 [프로듀서의 P는 퍼스널리티의 P!]의 메인 퍼스널리티를 맡은

아이돌 부서의 프로듀서, P입니다. 실은, 이번 방송부터 게스트를 한 분씩 모시게 되었는데요,

과연 그 게스트가 누구인지는 나중에 차차 알게 되실 것이니 일단은 오프닝 토크부터 시작해 봅시다.


(왕이 말하면 토킹....후훗.)
(마이크 꺼놓길 잘했다.......)


우선은 [오프닝 토크]. 지난 방송에서 이 프로그램의 이름에 대한 의견을 모집했습니다.

많은 의견이 들어왔는데요, 놀랍게도 이 긴 이름을 그냥 유지해 달라는 의견이 많더군요.

정말로 의외였습니다. 안 그래도 캐치프레이즈도 길어 죽겠는데 프로그램 이름도 14글자라구요, 14글자.

저거를 짧은 시간에, 경우에 따라서 몇 번이나 말해야 하는 제 고통은 아무도 모를 겁니다. 아, 한 분은 알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프로듀서의 P는 퍼스널리티의 P!] 오늘도 힘차게! 여러분의 점심시간을 약탈하겠습니다.

오늘의 오프닝 테마는 우리 사무소의 넘버 원, 최초이자 최고의 아이돌이죠? 타카가키 카에데 씨의 대표곡, '코이카제'입니다.

 

********

 

"으으, 땀난다 땀나."

나는 헤드셋을 벗어 흘러내리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그 때, 문득 카에데의 앞에 놓여있는 작은 상자가 눈에 띄었다.

"그런데 그 상자는 뭐에요?"

"방송에 앞서서 모두의 사연을 담아왔어요. 제비뽑기처럼 하나씩 뽑아서 해 보려구요."

"꽤나 본격적으로 준비하셨군요......."

"후훗, 이게 어떻게 쟁취한 1등인데요."

"아, 오프닝 끝나가네요. 헤드셋 써 주세요."

 

********

 


이상, 타카가키 카에데의 '코이카제'였습니다. 제가 직접 구한 곡이지만, 들을 때마다 감상은 늘 한결같네요.

압도적이죠. 가창력도, 가사도,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본인도, 여러모로 말입니다.

(아, 부끄럽다고 옆구리 찌르지 마세요. 애들도 아니고.)

이어지는 코너는 [P의 혼잣ㅋ말]코너입니다.

(아 진짜 이 사람이!)
(......쿡쿡쿡)
(아, 좀! 그만 찌르라고요......)

흠흠, 요 며칠 전이었죠? 4월 1일. 가벼운 거짓말은 애교로 넘어가주는 날 말입니다.

사실은 조금 심심하기도 했고, 동료들의 마음도 한번쯤 떠보고 싶어서 가벼운 장난을 준비했는데 말이죠.

제딴에는 간단한 장난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제 가벼운 장난이 결과적으로는 몇몇 사람들한테는 안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말았습니다.

비록 제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사과드리고 싶네요. 죄송합니다.

사실은 즐긴 거 아니냐구요? 그럴 리가요. 사람 우는 얼굴 보면서 즐기는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아니 왜 다들 저를 보는건데요? 전 진짜 그런 생각 한 적 없......잠깐만, 그 사진은 어디서 찍은 겁니까?

어서 이리 주세요. 사람이 우는거 그렇게 찍는 거 아닙니다. 그런데 그거 어디서 났어요?

익명의 제보자요? 분명히 인기척은 없었는데!? 아니 것보다 감동의 눈물이라니, 제목은 누가 붙인거야!

......아, 진짜! 네, 즐겼습니다! 다들 저라는 사람을 믿어주는 게 너무 좋았어요! 됐습니까!

(프로듀서가 울면 울프. 후훗.)
(.......)

지금 제가 코끝이 빨갛다구요? 아뇨, 기분 탓입니다.

이상으로, [P의 혼잣말]이었습니다.

 

다음은 청취자와 함께하는 [안 보이니 괜찮지 않아?]코너......에 앞서서, 깜짝 게스트 소개가 있겠습니다.

이번 방송부터는 특별한 게스트를 한 분씩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진행 방식에도 약간 변화가 생겼는데요!

[안 보이니 괜찮지 않아?]코너 또한 메일로 의견을 받는 것이 아니라 쪽지 혹은 팩스로 참여를 받게 되었습니다.

문의는......보자, 당일 방송의 게스트분께 여쭤보시면 될겁니다.

갑자기 왜 바꿨냐구요? 어른의 사정이에요. 묻지 말아주세요.

아무튼 게스트를 모시겠습니다. 오프닝 테마에서 예감하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오늘의 게스트는 바로 이 분!

홀로 저희 CG프로덕션을 먹여살리고 계신 부동의 원탑, 신데렐라에 가장 가까운 그녀! 타카가키 카에데 씨입니다.

P : 안녕하세요! 타카가키 씨!

카에데 : 안녕하세요. 타카가키 카에데입니다.

P : 이렇게 오신 것도 영광인데, 자기소개 한번 해 주세요.

카에데 : 타카가키 카에데입니다. 나이는 25세. 고향은 매실과 라면으로 친숙한 와카야마입니다.

카에데 : 와카야마는 정말 좋은 곳이니, 여러분도 한번쯤 찾아가 보세요. 6월 14일생, 쌍둥이자리이고... 왼손잡이에...

카에데 : 아! 혈액형은 AB형이고, 좋아하는 음식은 새우입니다. 또......

P : 의외로 자기 PR이 철저하시네요.

카에데 : 그야 누구씨 덕분에 많이 연습했거든요. 후훗. 아직 좀 더 있는데.......

P : 괜찮습니다.

카에데 : 아쉬워라.......

P : 바쁘신 일정 중에 만나뵈서 영광입니다. '최근' 일정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카에데 : '더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조금씩 미뤄놨어요.

P : 더 중요한 일정이요? 그런 게 있었나요-?

카에데 : 네. 지금 하고 있잖아요?

P : 에? 아, 아하하, 그렇군요. 이거 영.광.이네요. 감사합니다.

카에데 : 어머, 별 말씀을요.

P : 그럼, 인사는 이 정도로 하고, 다시 한번 인사드립니다.

카에데, P : P와 타카가키 카에데가 보내드리는 [프로듀서의 P는 퍼스널리티의 P!]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세요.

P : 이번에는 특별히 게스트인 카에데 씨께서 방송에 사용할 의견을 모아주셨습니다.

카에데 : 그래도 순서대로 하면 재미없어서, 이렇게 제비뽑기 상자를 준비했어요. 멋지죠?

P : 잘 만드셨네요. 쓸데없이.

카에데 : 그렇죠? 오늘을 기다리면서 틈틈히 만들었어요.

카에데 : 자, 그럼 한번 뽑아볼까요~? 무엇이 무엇이 나올까~ 짠!

카에데 , P : '프로듀서가 좋아/싫어하는 음식은 뭐야? by 호조 카렌'

P : 닉네임이 아니네요?

카에데 : 네. 어차피 사내방송, 다들 그냥 본명이 편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P씨, 질문에 대한 답변은요?

P : 음, 좋아하는건 면류랑 고기구요. 싫어하는건 딱히 없는데.......

카에데 : 어머, 초피가루 싫어하지 않으시던가요?

P : 어, 그거 어떻게 아세요?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카에데 : 저번에 술 마시러 갔을 때 눈여겨봐뒀죠. 다 잘 드시던 분이 유일하게 손도 안 대던 음식이 초피가 들어간 조림이었다는걸.

P : 으음, 생각보다 예리하시네요. 맞아요. 전 향이 센 향신료는 잘 못 먹습니다. 예외라고 한다면 와사비 정도겠네요.

P : 카에데 씨의 안목에는 새삼 감탄했습니다. 자, 그럼 다음 질문을 뽑아주세요.

카에데 : 두근두근, 두근세근......짠!

카에데, P : '프로듀서는 휴일에 뭐 해? by 카미야 나오'

P : 나오, 인가.......

카에데 : 어머, 벌써 프라이버시에 관련된 질문이 두 개나?!

P : 뭘 그렇게 과장되게 놀라세요.

카에데 : 과장되게 놀라는 과장님은 과연 장난을 좋아하셔......후훗.

P : ......자제 부탁드립니다.

카에데 : ......훌쩍.

P : 으음, 휴일이요? 나한테 그런 게 있었나?

카에데 : 있었어요. 한 두 달쯤 전에?

P : 그랬군요. 휴일엔 저는 집 안에서 뒹굴거나,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합니다. 책이라 해도 거창한 건 아니고 소설 정도지만요.

P : 이래뵈도 인도어파라, 나가는건 안 좋아해요.

카에데 : 먹으면 인도말을 잘 하는 파는 인도어파, 후훗.

P : 저기 스태프 여러분 이 사람 마이크 좀 꺼 주세요.

카에데 : 너무해!

P : 하지 말라니까 왜 자꾸 합니까.

카에데 : 흥이에요, 뿡이에요. 프로듀서도 휴일엔 집은 커녕 근처 야구장으로 뛰어ㄱ "와악! 와아아아악!" 뭔가요. 갑자기 고함을 지르고.

P : 아뇨, 벌레가 날아들어서요.

카에데 : 밀폐된 녹음실에 벌레요?

P : 있을 수도 있죠, 뭐. 그럼, 다음 쪽지를 뽑아주세요.

카에데: 딴~ 따다단~ 따다단~ 따다단~ 짜잔!

카에데 , P : '월드시리즈 마지막 경기, 마지막 타자한테 던졌던 공을 기억해? by 히메카와 유키' 이게 무슨 소리죠?

카에데 : 프로듀서, 혹시 유키한테 이상한 소리 했어요?

P : 저, 만우절이고 하니 제 경험담을 조금 각색해서.

카에데 : 하아, 그럼 어서 답변이나 해 주세요.

P : 어, 그러니까 제 기억상 마지막 타자가 베릭 어쩌구 하는 친구였나? 대단한 타자였죠. 월드시리즈에서 6번 만났는데 4번은 두들겨 맞았으니.

P : 아마 그때 던졌던게 빠른공, 체인지업, 빠른공, 슬라이더로 삼진아웃......이었나? 기억이 조금 애매한데, 아마 그랬을겁니다.

카에데 : 대단하시네요.

P : 네, 대단했죠. 지금은 아니지만.

카에데 : 뭐어, 지금의 프로듀서 씨도 충분히 대단한 사람이지만요.

P : 과찬이십니다.

카에데 : 히메카와 씨, 프로듀서는 거짓말이라고만 했지 그게 전부 거짓말이라고는 하지 않았답니다? 후훗.

P : 이상한 얘기 해서 오해를 일으키지 말아주세요.

카에데 : 어때요, 약방의 감초같지 않나요?

P : 아닌데요.

카에데 : 단호하시네요.

P : 그렇습니다.

카에데 : 단호박이시네요.

P : 의미를 모르겠어요.

카에데 : 단호박벌이시네요.

P : 뭐라는거야.

카에데 : ......부-부-(툭탁툭탁)

P : 아픕니다. 때리지 마세요. 입으로 그런 소리 내지도 마세요.

카에데 : 부-부-.

P : 아아......쌓아놓은 이미지가 와르르.......

카에데 : 흥, 괜찮네요! 어차피 저라는 사람은 입만 열면 이미지가 깨지는 사람이니까.

P : 잘 알고 계시네요. 이제 좀 자제를......자, 잠깐만! 마이크는 때리는데 쓰는 거 아니에요! 내려놓으세요!

카에데 : 저 화났어요. 비뚤어질거에요. 지금 이 자리에서 프로듀서의 프라이버시를 다 불어버릴 거에요.

P : 네? 어차피 타카가키 씨가 아는 정도는 다른 사람들도 다 아는 수준 아닌가요?

카에데 : 후후.......과연 이걸 듣고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소근소근)

P : 엑, 아니, 자ㅈ마잠깐만!! 그걸 대체 어떻게 아는겁니까?! 누구한테 말한 적도 없는데? 그보다 내 방 비밀번호는 어떻게 아는거에요!

카에데 : 자, 그럼 여러분~ 어느 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군요!

P : 헉, 벌써 시간이!?

카에데, P : 만족하신 분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만족하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더 나은 방송을 약속드리며, '눈의 꽃'으로 작별을 알려드립니다.

카에데, P : 이상, [프로듀서의 P는 퍼스널리티의 P!]의 퍼스널리티 P와 게스트 타카가키 카에데였습니다. 그럼 여러분, 바이바이~

 


*********


"수고하셨습니다, 타카가키 씨."

"프로듀서도 수고하셨어요. 어휴 땀 흐르는 것 좀 봐."

"냄새나니까 먼저 내려가 계세요. 전 땀 좀 정리하고 갈 테니까."

"네. 그럼 먼저 가보겠습니다."

카에데는 바깥의 스태프들에게도 꾸벅 인사를 한 뒤 방음문 너머로 사라졌다.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수건으로 대충 땀을 닦아낸 뒤 미리 준비해둔 여벌의 셔츠로 갈아입자 감독이 싱글거리는 얼굴로 다가왔다.

"자, 여기 사진. 오늘도 수고했어."

"하아, 다음 게스트가 누굴지......상상만 해도 속이 쓰리네요. 그런데 이 사진, 어디서 났습니까?"

"우리도 몰라. 장비 챙겨서 여기 오니까 놓여져 있던데?"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 감독은 프로듀서의 어깨를 팡팡 두들겼다.

"그나저나 그렇게 좋았나? 강철의 남자가 이렇게 숨어서 눈물을 짤 정도라니."

"좋죠. 좋을 수 밖에요. 저, 지금까지 한 번도 누구한테 인정받은 적이 없었거든요. 내가 필요하다는 것도, 나 아니면 안 된다는 것도."

"그렇군."

"다, 처음 들어봤으니까, 너무 고맙죠. 저는 해준 게 없는데."

"하하, 뭐, 이번에 들었으니까 소원 하나 성취한 셈 치라고."

"그래야죠. 아무튼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그나저나......이 각도, 탈의실 안에서 찍은건데. 누구지......?'

 

 

 

카에데씨 진짜 25세

다쟈레 너무 어려워요.

여기의 P는 24세를 기준으로 존대와 하대를 합니다.

(P는 29살. 사장, 우사밍성인을 빼면 아마도 작중 최연장자...)

 

전에 올렸던게 오탈자가 너무 심해서, 모바일로 고치려니까 밑도끝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새로 올립니다.

 

3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