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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신답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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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6 22:32에 작성됨.

번역판에 Freetree님이 번역하신 '언제나 자신답게 할 뿐! - 아마가세 토우마'편을 보고서 쓴 글입니다.

 

*

 

두근두근. 심장이 고동소리가 귓가에까지 들린다. 지금 주먹을 꽉 쥐고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프로듀서가 뜸을 들이며 주변을 돌아본다. 315 프로덕션의 모든 아이돌들이 모여 있는 이 자리. 프로듀서가 씨익 미소 지으며 입을 연다.

 

"이번에 개최되는 대형 라이브 페스티벌 말인데요. 이세야 시키 군, 사카키 나츠키 군, 후유미 쥰 군, 키자키 렌 군 마지막으로 아마가세 토우마 군입니다. 특히 토우마 군이 우리 315 프로덕션의 대표인 거에요."

 

"...?!"

 

경악으로 부릅뜬 눈.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 토우마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외쳤다.

 

"해냈다!!"

 

"토우마 군, 제법이잖아!"

 

"축하해, 토우마."

 

뒤따라오는 동료들의 응원. 두근두근. 이번에는 긴장으로 인한 고동이 아닌 기쁨으로 인한 흥분으로 심장이 격하게 뛴다. 떠오르는 것은, 과거 961에 있던 시절의 풍경. 그 시절에는 아무래도 대형 소속사의 힘 덕분인지 커다란 무대에 자주 서고는 했다.

 

커다란 돔 형태의 무대. 수많은 팬들. 물결치는 사인라이트의 파도. 그리고 무대의 정중앙.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빛나는 쥬피터와 그 리더로서 한가운데에 서 있던 자신.

 

315는 961에 비하면 꽤나 크기가 작은 약소 기획사다. 하지만, 그 안에 모여있는 아이돌들은 전부 훌륭히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돌들. 양으로는 밀려도 질적으로는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는 수준.

 

'길었다...여기까지 오는데 정말로 길었어...'

 

씨익 미소를 지으며 토우마는 말한다.

 

"감사합니다! 맡겨주세요! 반드시 성공시켜 보이겠습니다!"

 

리더로서, 대표로서 그 책임은 막중하다. 그러나, 토우마는 자신이 있었다. 항상 자신을 믿고 올곧게 나아간 그는 지금까지 그런 방식으로 기어올라왔으니까.

 

"그럼, 모두들. 기대하고 있겠다구?"

 

"예! 반드시 그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손을 흔들며 떠나가려던 사장과 프로듀서. 그때, 사장이 막 생각났다는 듯이 발걸음을 멈추고 토우마를 뒤돌아 보았다.

 

"아, 그렇지. 이건 어디까지나 소문인데 말이야...961 프로덕션의 사장이 시찰을 하러 올지도 모른다고 하더라."

 

"...!"

 

961 프로덕션의 사장. 쿠로이 타카오. 아마가세 토우마를 아이돌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왕자(王者)의 자리에 앉히려고 했던 남자. 한때는 같은 꿈을 안고 달렸으나 그 방향성과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갈라졌다.

 

"......"

 

그렇다고는 해도, 토우마는 쿠로이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 961에서 나온 쥬피터. 그들을 반겨주던 팬들은 961에 있던 시절 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있었기에 쥬피터는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여겨져 315에 스카우트 되었던 것.

 

만약 961에서 쌓았던 것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게다가, 쿠로이 타카오가 내세웠던 꿈과 목표는 아마가세 토우마의 꿈과 목표와도 일치한다.

 

오로지 자신의 실력만으로 아이돌계의 정점에서 군림하는 왕자(王者)가 되는 것. 비록 구체적인 꿈과 방법은 그에게서 빌렸던 것이라고는 해도, 토우마가 쿠로이와 잘 어울릴 수 있던 건 꿈과 목적이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동료들과의 유대보다도 개인의 실력을 더 우선시했던 것만큼은...

 

"쿠로이 아저씨에게...톱 아이돌이 되겠다고 말했었지."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이런 대형 라이브 페스티벌의 경우에는 다른 회사들도 참가하니까 필연적으로 대형 기획사 중 하나인 961과 마주할 수 밖에 없다.

 

그때, 툭! 하고 동료인 이쥬인 호쿠토와 미타라이 쇼타가 토우마의 등을 쳤다.

 

"웃, 뭐하는 거야, 너희들."

 

"괜찮아! 토우마 군은 라이브를 보러오는 팬들을 위해 최고의 라이브를 만들기만 하면 되니까."

 

"그렇게 신경쓸 것 없어. 토우마, 자신답게 하면 돼."

 

"......"

 

주먹을 불끈 쥐고, 입가에 미소를 건다. 그렇다. 지금은 과거와는 다르다. 동료들과의 유대도,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며 쌓아올린 실력과 경험도 전부 그를 배신하지 않는다.

 

"언제나 토우마의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동료니까 말이야!"

 

자신을 믿어주는 동료들이 있다. 이전에는 이 두 사람 뿐이었지만, 지금은 315의 모두가 그렇다. 언제나 홀로 나아가 왕자의 자리를 노렸던 그 시절은 이제 과거.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넘어서지 못 할 것도 없다.

 

"그렇구나...그렇겠지! 까짓 라이브, 낙승이라고!"

 

자신감을 되찾는다. 이대로 쿠로이 타카오와 다시 만난다고 해도 떨지 않고 자신의 포부를 밝힐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각오하라고! 이 몸이 리더로서 이끄는 이상, 봐주는 것 없이 죽어라 내달릴 거니까!"

 

경쟁자들은 강하다. 765,961,346, 876 등. 여기저기서 고개를 들쑥 내미는 기존의 별들과 떠오르는 샛별들. 그 사이에서 살아남아 정점을 노리려면 매우 고단한 길이 되겠지.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다. 비록 위세는 작을 지라도, 마지막의 마지막에 웃으며 정점에 서는 건 분명 그가 될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

 

"강한 녀석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녀석이 강한 거니까."

 

만용이 아닌 용기. 자만이 아닌 여유. 한때 왕자의 자리에 가장 가까웠던 아이돌 중 한 사람으로서 토우마는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

 

"......흥, 그 애송이들. 기어코 여기까지 기어올라왔나."

 

고층 빌딩의 최상층. 961 프로덕션의 사장 쿠로이 타카오는 참가자 명단을 보고서 코웃음을 쳤다. 그의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카미이즈미 레온이 묻는다.

 

"옛 아이돌들의 이름을 보고서 감회에라도 빠진거야."

 

"어설픈 소리 하지마라. 한 번 버린 녀석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것이 왕자의 책무다. 너는 이번 라이브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할 준비나 하고 있어라."

 

"...뭐, 나는 1위라는 거창한 타이틀 보다는 팬들을 얼마나 즐겁게 해주느냐가 더 큰 관심사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도리에 맞는 거겠지."

 

쿠로이는 레온을 지나쳐 문의 바깥으로 나간다. 그의 입가에는 드물게 상대방을 비웃는 조소보다는 만족한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얼마든지 도전하라 와라, 애송이들. 그리고 너희들이 그토록 바라는, 정정당당한 승부로 알려주마. 아직까지는 우리가 더 위에 있다는 사실을.'

 

복도를 걸어나가는 그의 발걸음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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