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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요」

댓글: 9 / 조회: 1646 / 추천: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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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4, 2016 02:04에 작성됨.

하루카母「어머, 왜 그러니? 하루카. 입맛이 없는 거야?」

하루카「아녜요, 엄마. 그냥 화장실이 가고 싶을 뿐이니까」

하루카母「그러니… 그러면 다녀오렴」

하루카「금방 돌아올게요」

 

끼익


 

하루카「……」털썩


부스럭부스럭


드르륵─

 

하루카「……」만지작만지작

하루카「… 좀 더 멀리~, 헤엄쳐 보고 싶어~」드르륵드르륵

하루카「햇살이 가득 찬~ 새하얀 아일랜드~…」꾸우욱

하루카「……」


달칵

톡톡톡, 톡톡


하루카「……」뚜우─

하루카「……」뚜우─

하루카「여보세요, 아즈사 씨?」

아즈사『하루카… 니?』

하루카「네, 저예요」

아즈사『어머어머~. 오랜만이구나, 하루카가 먼저 전화해 주는 건. 잘 지내고 있는 거지?』

하루카「네. 무척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아즈사『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사실은 하루카를 걱정하고 있었단다』

하루카「저를 말인가요?」

아즈사『응. 그게… 사무소의 다른 아이들 말로는…』

하루카「아즈사 씨?」

아즈사『… 아니, 아무 것도 아니란다. 아무래도 기우였나 봐』

아즈사『그래서 하루카, 무슨 일로 전화한 거니?』

하루카「특별한 용무가 있는 것은 아니예요. 안부를 묻고 싶어서요」

하루카「어떤가요, 아즈사 씨? 요즘 잘 지내고 계신가요?」

아즈사『응, 굉~장히 잘 지내고 있어요♪ 너무 행복할 정도야』

하루카「그렇군요」

아즈사『이젠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니까, 무대에 서거나 할 수 없게 된 것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아즈사『그래도, 결코 그에 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는 나날이란다』

하루카「그렇네요. 확실히 배울 게 많을 것 같아요」

하루카「'신부'가 된다는 건, 그런 거겠죠?」

아즈사『어머어머, 조금 부끄러운걸~』

하루카「저기, 아즈사 씨」

아즈사『왜 그러니, 하루카?』

하루카「아즈사 씨는 정말 부러워요」

하루카「처음부터, 운명의 상대를 찾기 위해서 아이돌이 되신 거였죠」

아즈사『응, 그렇단다』

하루카「그리고 아이돌로서도 성공하실 수 있었고」

하루카「프로듀서 씨를 만나서, 원하시던 행복을 손에 넣으실 수 있었고」

하루카「아즈사 씨에게 있어선 그 이상의 행복은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될 정도로」

하루카「정말로 부러운 일이예요」

아즈사『……』

아즈사『하루카도 분명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단다?』

아즈사『톱 아이돌이 되고, 좋은 사람을 찾고─』

하루카「이젠 안 돼요」

아즈사『…!』

하루카「이젠 안 돼요, 아즈사 씨」

아즈사『… 이젠, 이라니? 하루카』

하루카「저는 사무소에서 인기도 하위권이고」

하루카「데뷔한 지 시간이 지나고, 지나고, 지났는데도」

하루카「아무리 활동해도 그 이상으로 인기가 올라가지 않고」

하루카「저는 거기까지라고, 뻔히 알고 있는데도 모두는 얼버무리기만 해요」

하루카「그래서인 거예요」

하루카「나를 돌아봐 주지 않으신 것도」

하루카「분명히 내가 모자라고 내가 부족하고 내가 못나서」

하루카「……」

아즈사『……』

아즈사『…… 하루카?』

하루카「아즈사 씨, 행복해져 주셔야 해요?」

하루카「오래오래, 행복하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전」

아즈사『하루카, 너 역시─』

하루카「… 끊을게요」탁

 

하루카「……」

하루카「에, 헤헷…」

 


톡톡톡, 톡톡


하루카「……」뚜우─

하루카「……」뚜우─

하루카「여보세요, 유키호?」

유키호『…… 아』

유키호『하루카…? 하루카… 야?』

하루카「응, 나야. 유키호」

유키호『어째서, 하루카가… 아니, 그치만… 아』

유키호『하, 하루카! 저기, 그게… 그, 어째서!』

유키호『… 왜 사무소에 나오지 않는 거야?』

하루카「……」

유키호『다들 걱정해서… 하루카에게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 해서』

유키호『특히 치하야는 정말로 하루카를 걱정했─』

하루카「가도 의미가 없어서」

유키호『…… 어?』

하루카「이젠 사무소에 가도 의미가 없으니까」

유키호『의, 의미가 없다… 니… 무슨 뜻이야, 하루카…?』

하루카「그야 그렇잖아. 난 아이돌로서 쓸모없다구? 유키호」

하루카「하나쯤 없어도 사무소에 아무 지장도 없는 들러리 아이돌」

하루카「그런 나한테 굳이 나오라고 할 이유는 없는데」

유키호『자… 자신을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줘!』

유키호『하루카는… 절대 그런 존재가! 우리들의, 소중한…』

하루카「그런 건 됐으니까」

유키호『… 그런… 하루카』

하루카「그리고 이젠 그 사람도 없고」

하루카「있잖아, 유키호. 나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 버렸어」

하루카「난 아이돌이 하고 싶었던 걸까?」

유키호『… 하루카는 그렇게 자주 말했었잖아…?』

유키호『아이돌이 되어서… 팬을 잔뜩 갖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다고… 그게, 꿈이라고』

유키호『몇 번이나… 나와 다른 모두에게 몇 번이나, 그렇게』

하루카「그랬던가아」

하루카「그런데 왜일려나? 유키호. 지금은 전혀 그런 생각이 나질 않아」

하루카「내가 원하는 건 처음엔 그거였으려나」

하루카「그런데, 유키호… 언제부터였을까…?」

하루카「아이돌로서의 나보다도, 나는 다른 게 되고 싶었어」

하루카「그것만… 그 사람만 있어 준다면 영영 유명한 아이돌이 되지 못한다고 해도 괜찮다고,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하루카「… 어라? 근데 이상하지…」

하루카「나는 분명히 아이돌이─ 톱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 765 프로덕션에 들어왔는데… 언제부터 목적이 바뀌어 버렸던 걸까?」

하루카「그리고 이젠 그런 목적 따위는 영영 이룰 수 없는데도」

하루카「왜 난 아직까지도 아이돌 같은 건 어찌되든 좋다고 생각하는 걸까」

유키호『저, 하루카… 그건… 혹시…』

하루카「유키호, 알려 줘」

 


하루카「… 나한테는 무엇이 남아 있는 거야…?」

 


유키호『…… 그, 건』

하루카「……」

하루카「유키호, 부탁해. 유키호는… 헤매지 말아 줘」

하루카「유키호가 최초에 바랐던 것이 무엇인지, 쭈욱 잊지 말아 줘」

유키호『하루카…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하루카「그리고 망설이지도 말아 줘」

하루카「망설이게 되면… 전부 놓치게 돼」

하루카「이것도, 저것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잡고 있었다고 여겼던 것조차」

하루카「그러니까 유키호」

하루카「유키호는, 다른 모두는 절대로─」

유키호『하루카! 저어, 그… 어… 어디론가, 가 버리려는 거야?』

하루카「……」

유키호『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게, 하루카… 우리들은』

유키호『모두들… 하루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어』

유키호『그러니까 하루카… 그런 생각 하지 말고, 부디 빨리』

하루카「끊을게, 유키호」탁

 


하루카「……」

하루카「……」드르륵드르륵

하루카「…?」


부우웅─


하루카「치하야…」


부우웅─


하루카「……」달칵

치하야『… 하루카! 하루카!?』

하루카「응, 치하야」

치하야『아아…! 드디어 받아 줬구나, 다행이야…』

치하야『요 며칠 동안 계속 전화했는데 한 번도 받아 주지 않아서, 난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줄로만 알고…』

치하야『게다가 방금 아즈사 씨한테서, 어쩐지 하루카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어서… 그래서, 나…』

하루카「치하야는 말야, 좋은 아이구나」

치하야『… 에』

하루카「고마워. 나한테 신경써줘서」

하루카「치하야의 전화를 받지 않았던 거 미안해」

하루카「지금 전화를 받은 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치하야『하고 싶은 말… 이라니…』

하루카「치하야. 나, 안 되는 것 같아」

하루카「노력했는데… 열심히… 했는데」

하루카「결국 아무 것도 해낼 수 없었어」

하루카「아이돌도… 그 사람도… 무엇도」

치하야『무슨… 소리야, 하루카! 하루카는…!』

하루카「왜일까아, 치하야…?」

하루카「아이돌이 되고 싶었어… 톱 아이돌을 목표로 하고 싶었어」

하루카「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그게 목적이 아니게 됐어」

하루카「하지만, 프로듀서 씨는…」

하루카「치하야, 난 결국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

하루카「내가 나빴던 거지?」

하루카「변덕이 심한 주제에… 제대로 하지도 못해서」

치하야『……』

하루카「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거야?」

하루카「미안해. 치하야를 곤란하게 만들어 버렸네」

하루카「치하야, 나 이제 그만하려고 해」

치하야『그만… 한다니, 그건』

치하야『… 사무소에 다시 나와 준다는 의미야?』

하루카「… 에헤헤」

치하야『그런, 거지…? 하루카』

치하야『… 고마워… 정말로, 고마워』

치하야『하루카, 다시 시작하자. 하루카는 충분히 할 수 있어』

치하야『우리들도 하루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치하야『하루카를, 기다리고 있을게』

하루카「……」

하루카「저녁밥을, 먹던 도중이어서」

하루카「이만 끊을게? 치하야」

치하야『아, 응. 알았어, 하루카』

하루카「… 고마워」탁

 

 


하루카「……」글썽

하루카「… 에헤, 헷…」주륵…

하루카「모두, 이렇게 착한 아이들인데~」

하루카「… 오히려, 나 같은 건 만나지 않는 편이 좋았으려나?」

하루카「미안, 유키호. 사실 나도 이미 알고 있는 걸」

하루카「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 정돈」

하루카「미안, 치하야. 사무소에서 볼 수는 없을지도」

하루카「그렇지만 난 이제 그만하고 싶으니까」

 

꾸우욱

 

하루카「많이, 아플까」뚝뚝

하루카「미안해요, 엄마」

하루카「저녁밥… 마저 못 먹을 것 같네」

 


하루카「미안」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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