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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치마스(RM)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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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1, 2016 21:55에 작성됨.

어쩌다보니 그들의 페이스에 휘말려서 통성명까지 전부 다 끝내버렸다. 이중에서 아는 아이돌이라고는 한 명 밖에 없었지만. 다른 아이돌들은 아직 연습생이거나 데뷔는 했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 한 걸까
 
그 중에서도, 일단 코마치가 보는 잡지를 통해서 얼굴과 이름은 알고 있던 아이돌, 죠가사키 미카가 불안한지 계속 여기저기를 돌아보며 물었다
 
"저, 저기 말이야...분위기를 깨는 말일수도 있지만...이 사람, 일반인이지? 그것도 남자 고등학생이지? 이런 식으로 우리들이랑 같이 있는 거 다른 사람에게 보이면 이상한 소문이 퍼지지 않을까?"
 
사실 아이돌로서는 이게 당연한 반응이다. 비슷한 나이대의 소년과 함께 있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였다간 비처녀 논란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후폭풍이 장난 아닐 것이다. 아이돌에게 있어 팬 이외의 존재에게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는 건 금지니까
 
......이러니까 항상 성 상품화 논란에서 아이돌이 빠지지 않는 거라고
 
"갸루 컨셉의 미카짱이 그런 말 하면 엄청 안 어울리는 거 알고 있지?"
 
"확실히, 미카짱의 컨셉,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니까"
 
일본에서 갸루는 상당히 이미지가 안 좋다. 소위 노는 애들이라는 인상이라고 할까. 위험한 애들과 몰려 다니고, 담배 피고, 문신 하고, 문란한 관계에 천박한 일상을 보낸다─라는게 흔히들 갸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다
 
죠가사키 미카의 경우에는 그녀의 친구들이 직접 컨셉이라고 말하는 걸 보니 흔히들 생각하는 갸루와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아, 아니거든! 요즘 들어선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애니 캐릭터와 합성되거나 하는 식으로 꽤 귀여운 팬아트도 올라오거든?"
 
아......그건가.『가르쳐줘! 갸루코짱』. 재밌지, 그거. 의외로 갸루 컨셉의 아이돌인 죠가사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양이다
 
"그보다, 당신. 히키가야 군이라고 했지? 시키에게는 이야기 많이 들었어. 귀여운 남자라고 말이야"
 
하야미가 말을 걸어온다. 귀여운 남자, 라...저 녀석은 날 겁쟁이라고 부르며 놀리는 걸 좋아하던 것 같은데
 
"귀여운게 아니라 겁쟁이 아닐까?"
 
"아니, 그래서 귀여운 거야. 고슴도치처럼, 항상 가시를 세우고 있지? 그러면서도 계속 주변의 신경을 쓰고 있어. 내 말, 맞지?"
 
"......"
 
이거랑 비슷한 이야기를 이전에 들은 기억이 난다. 그 사람은, 악의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귀엽다고 했었지. 뭐라고 할까. 나, 상당히 얕보이고 있는 건가? 아니면 도발당하고 있는 걸까
 
그때, 시오미의 춉이 하야미의 머리 위로 떨어진다
 
"아얏"
 
"적당히 하라고, 카나데. 아, 미안해 히키가야 군. 이 바보가 최근에 조금 불쾌한 일이 있어서 다른 곳에 화풀이 하는 중이라서. 마침 네 이야기를 시키에게 듣고 비슷한 입장이라고 생각한 건지, 가장 먼저 널 보고 싶다고 말했었거든"
 
넉살 좋은 미소를 지으며 옆에 붙어오는 시오미. 노린 거겠지, 이건. 일부로 붙어서 딴 생각을 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남자고교생은 곁에 미소녀가 붙으면 바로 신경이 그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많으니까 말이지
 
"카나데짱, 저래 보여도 은근히 어린애 같은 면도 있거든. 겉포장은 그럴싸하지만 속 안은 여전히 섬세하고 어린 아이라고 할까"
 
입에 물고 있는 사탕을 빨면서 말하는 시오미. 하야미는 말 없이 고개를 돌린다. 무언의 긍정인 것 같다. 그 모습을 보며 이치노세가 실실거린다
 
"역시 힛키냥을 데려오길 잘 했네. 카나데짱의 보기 드문 모습도 볼 수 있고"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제 3자의 입장에서 즐기는 듯한 시선
 
"아, 저기, 두 사람 다 싸우려는 거면 그만두지 않을래?"
 
죠가사키는 말리려 들고 있다. 토라져 있는 하야미, 능글거리며 분위기를 잡으려는 시오미, 중간에 끼여서 고생하는 죠가사키, 조금 떨어져서 이 분위기 자체를 즐기고 있는 이치노세, 그리고 '흥흥흐흥 프레데리카~' 라는 정체불명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프레데리카
 
어지럽다. 분위기가 너무 혼잡해. 이 녀석들, 정말로 친구관계가 맞기는 한 걸까? 불협화음이 너무 많아서 슬슬 짜증이 나는데?
 
"자~ 자~ 싸우지 말자! 모두 러브 앤 피스!"
 
갑자기 프레데리카가 하야미를 끌고 오더니, 나와 그녀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어깨동무를 한다. 억지로 화해 시키려는 거, 초등학생 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상당히 불쾌하지만...괜히 일 시끄럽게 만드는 것도 그러니 이번에는 받아들일까
 
"......"
 
그러던 찰나, 이치노세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빛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어떤 대답과 행동을 보여줄 건지 기대하고 있다며, 눈빛으로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다...이 녀석, 지나치게 독선적이잖아. 왜 자꾸 기대를 하는 거야. 대체 내 뭘 보고 그렇게 기대하는 거냐고. 우리, 그렇게 자주 만난 사이도 아니잖아
 
"불쾌한 일이라는 거,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겠지?"
 
"...어?"
 
복잡해지는 머릿 속을 정리한다. 하야미 카나데. 일단 교복을 입은 걸로 보아 학생. 겉모습은 성숙미 넘치는 여성. 그리고 최근에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했지
 
"내게 고슴도치의 예시를 들먹였었지. 시오미는 내가 그녀와 비슷하다고 말했었고. 이치노세가 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했는지 몰라도, 분명 이것저것 따져보면 인간관계가 문제겠지. 학생 시절 고민의 대다수는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고 나는 그 인간관계의 레이스에서 나가 떨어진 외톨이...친구 한 사람을 잃어버렸나 보네?"
 
"...더 말해봐..."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 시점에서 정답이라고 말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너에 대한 첫 인상은 교복이 어울리지 않는 성숙함에 대한 것이었어. 널 오늘 처음 보는 나도 그렇게 느꼈는데, 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어떨까. 분명 남자들에게 인기도 많을 거야. 그러니 아이돌도 할 수 있는 거겠지. 그리고 그 때문에 치정문제가 발생했다. 일방적인 짝사랑의 굴레─얼떨결에 그 중심에 끼어들어간 거로군?"
 
불쾌한 기억을 떠올린 건지, 하야미가 인상을 팍 찡그린다. 빙고라는 의미
 
"그 이후의 이야기는 뻔하군. 네가 어떤 남자에게 꼬리치는 불여우 같은 여자라고 소문이 퍼지고, 해당 남자를 좋아하던 네 친구가 절교를 요구했다. 너는 그 남자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었지만 친구인 소녀는 달랐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적으로 내세우며 널 규탄하기를 원했고 그 결과 싸움이 벌어졌다...정답인가?"
 
"50%의 정답이야. 문제의 원인은 소문이 먼저가 아니라, 그 바보같은 남자애가 친구들에게 날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거거든. 본인이 직접 고백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전달되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기분 나쁜 이야기인데...또 한 사람의 바보가 거기에 제대로 낚여버렸지"
 
주먹을 불끈 쥐는 하야미. 주변의 분위기가 조용해진다. 여기에 모인 여성들은 모두 아이돌인만큼 외모는 평균 이상. 덤으로 인상들이 하도 강렬해서 오해를 사기 딱 좋은 입장들이다. 지금의 하야미와 비슷한 경험은 분명 한두 번 이상 겪었을 것이다
 
"...교활하다는 얘기, 처음 들었을 땐 꽤나 말다툼했어. 왜, 어째서냐고. 다시 사이좋게 지내자고 매달렸었어. 근데도, 소용없었어. 내가 있으면 남자들이 꼬여든다고 하더라. 나는 그럴 생각이 없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모르는 사이에 첫눈에 반하게 되고, 모르는 사이에 마음을 빼앗겨버린다고...불합리해. 가만히 있어도 피해를 본단 말이야"
 
"......"
 
"저기, 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대로 포기할까? 아니면 그 바보들이 바라는 대로 불여우처럼 행동해야 하는 걸까?"
 
"그 판단을, 왜 내게 맡기는 거야? 오해는 풀리지 않잖아. 이미 답이 나와 있으니까. 거기서 문제는 끝났어. '자신을 바꿀 수 있다'라는 건 그 쓰레기 같은 냉담으로 잔혹한 세상에 순응해서 패배를 인정하고 예속하는 행위야. 아름다운 말로 꾸며서 자기조차 속이는 기만에 지나지 않아"
 
자신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건 고정관념과 인상이다. 외톨이는 외톨이로 있을 것을 강요받지. 뭔가를 열심히 해서 눈에 띄면 공격의 재료로 쓰일 뿐
 
결국 자기 인생을 책임지는 건 결국 자기자신이다. 성장하는 것도 타인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찾아나서는 것. 혼자만의 힘으로, 혼자만의 의지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성장의 첫걸음이다. 홀로 서고, 홀로 걷고, 그러고 나서야 비로소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고작 남녀문제의 깨질 관계라면 처음부터 그 정도 밖에 안 되었던 거지.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면 바로 소식 끊길 타입이다. 그냥 무시해버려. 어차피 길디 긴 인생,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을 계속해서 만날거야. 거기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겠지"
 
중간에 요절해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그리고 지금의 너는 외톨이인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여기에 네 친구는 최소 '3명'은 있는 것 같은데"
 
그 말을 끝으로 시선을 이치노세에게 돌린다. 기다렸다는 듯이 깔깔깔 웃기 시작하는 이치노세. 아무래도 그녀 입장에서는 방금 전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내가 언급한 '하야미 카나데의 친구'에 본인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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