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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5.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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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4, 2012 00:12에 작성됨.

*얀데레에 면역이 없는 분들은 보지마세요.


-아마미 하루카-
프로듀서가 떠난 날 난 방에서 혼자 울 수밖에 없었다. 겉으로는 밝은 척 하며 웃으며 “다음에 만나요!”라고 인사했지만 그 속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슬펐다. 아이돌로서는 미숙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프로듀서로서 미숙한 자신이 솔선수범하며 어떻게든 끌고 가주려고 노력해주셨다. 그리고 그 노력 덕에 우리들은 아이돌로서 제법 성공하게 되었다.
그것만으로 기뻤었다. 솔직히 아이돌로서 그 이상으로 크지 못한다는 건 괴로웠지만, 그래도 그 하루하루는 즐거웠다. 
프로듀서는 나에게 귀엽다고 해주었다. 내가 있어 다행이라는 말도 해주었다. 그런 사소한 말들이 나에게는 너무나 기쁜 일이었다.
나의 덜렁거림 때문에 심하게 다치신 적도 있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정말 지금도 악몽을 꿀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일이 있은 후 또 다시 과로로 쓰러지기까지 했다. 또 다시 쓰러진 프로듀서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내 자신을 자책했다. 내가 제대로 해냈더라면, 내가 좀 더 잘해 프로듀서의 일을 덜어주었더라면 그가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고 쓰러지지 않았을텐데.
그래서 병원에 입원해 자고 있던 그의 이마를 쓸어 넘겨주면서 속으로 다짐했었다.
내가 성공하면 꼭 그에게 지금의 고생만큼 보답해주겠다고. 그의 평생을 내가 책임져 주겠다고. 
그래, 평생 그의 옆에 있겠다고 다짐했다.
그럴 때 리카란 톱 아이돌에 대해 알게 되었다. 프로듀서도 없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일을 해나간다는 그녀. 그녀만큼 해낸다면 프로듀서의 힘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는 새로운 프로듀서들이 765프로에 올 수 있게 스스로 퇴사를 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 온 프로듀서들 덕에 일은 좀더 효율적으로 편해졌고, 또한 우리들의 인기도 날날이 높아져 갔다. 
그가 없어 쓸쓸했다. 하지만 언젠가 성공해서 꼭 그를 다시 데려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이미 다른 애들에겐 새로운 프로듀서들이 있었다.
그러니, 내 전용의 프로듀서로 그를 고용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아이돌의 프로듀서가 되어있었다. 그것도 내가 동경했던 아이돌, 리카란 사람의 프로듀서였다. 왜 갑자기 그녀는 그를 고용한걸까?
멍하니 사진을 보다가 겨우 웃으며 말했다.


“하, 하하. 프로듀서 새로운 아이돌을 프로듀서하고 있구나. 응. 잘 됐어.”

속으로는 내 계획이 실행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싶어 절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리카씨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을 때는 그 설명이 귀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 때 이 소식을 전해준 리츠코씨와 타카네씨가 기쁜 소식을 말해주었다.

“거기다 듣기로는 리카란 아이돌은 곧 은퇴할 생각인가봐. 이번에 프로듀서를 고용한 것도 그것 때문이 아닌가 하고 소문이 돌고 있어. 그렇다면…….” 
“사정이 좋아진 저희 프로덕션에서 다시 그를 고용할 수도 있겠죠.”

프로듀서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난 다시 환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리카씨가 은퇴하고 다시 돌아온다! 그렇다면 아직 기회는 있는 것이다.

“그, 그렇구나! 그러네, 하하! 바보 같이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떠났다고 다시 못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아, 맞다 이 이야기 다른 사람들은?”

아직이란 말에 난 이 기쁜 소식을 주위 아이돌들에게 전화로 가르쳐주었다. 프로듀서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모두 노력해야하니깐 말이다.
그럴 때에 아즈사씨로부터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게 화장실에서 우연히 리카씨의 통화를 들은 건데, 지금의 우리 사무실의 세명의 프로듀서는 리카씨가 우리를 위해 보내준 거래. 그리고 우리의 전 프로듀서, P씨가 떠날 걸 알고 리카씨가 직접 그를 고용한 거고. 듣기로는 올해 말에 은퇴할 생각인데 그 때 P씨에게 프러포즈를 할 생각인 가봐. 근데, 그게 좀 그렇지 않아? 리카씨는 멋지신 분이고 최고의 아이돌이야. 굳이 프로듀서와 이렇게 서둘러 결혼을 생각할 필요는 없지 않겠어? 아라아라, 이건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 난 좀 더 리카씨가 은퇴를 미루면서 신중하게 결혼해 대해 계획을 세우면 좋겠어. 그렇잖아. 리카씨는 우리를 위해 새 프로듀서를 보내주고, 전 프로듀서를 데려간 사람이니깐. 후후”


아즈사씨는 웃으며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도 겉으로는 웃으며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하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한 마디로 그녀는 나에게서 프로듀서를 뺏어가기 위해 도와주는 척 한 것 뿐이었다. 스스로도 잘 성공하고 있던 그녀가, 우리하고는 전혀 안면식도 없던 그녀가 순수한 호의를 보일 이유 따위는 없었다. 그래, 이것은 단순히 그녀가 프로듀서를 뺏어가기 위해 보인 호의 선물 상자일 뿐. 실상은 그 상자 안은 악의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 다리가 부러진 축구선수에게 축구공을 선물하는 것처럼.
더 이상 앞을 못 보는 사람에게 책을 선물하는 것처럼.
귀가 안 들리는 사람에게 이어폰을 선물하는 것처럼.
그렇게 그녀는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을 가져가면서 겉치레로 유능한 프로듀서들을 보내주는 것뿐이었다.
이렇게 악의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감정을 추스르고 이런 내 자신을 반성하고 있을 때, 우연히 보았다.
이오리가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보고 있던 사진을.
그곳에는 프로듀서와 키스를 하는 리카의 사진이 있었다.

-으득

나도 모르게 이를 갈았다. 활발함이 최고의 장기인 내가 나도 모르게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차가운 눈으로 그 리카란 아이돌을 보고 있었다.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네.”

나도 의심할 정도로 어둡고 차가운 목소리, 감정이 메말라버린 소리가 이리 나와 버렸다. 그리고 다음 날 리카씨는 내가 MC를 하는 ‘넘버원’이란 생방송에 출연했다. 그것을 알고 난 프로듀서와의 안면을 무기로 직접 그들과 만나러 갔다.

“담당아이돌이라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라 부탁할 수 있는 거야. 리.카.”

대기실의 문을 살짝 열었을 때 들려온 목소리. 1년 넘게 못 들은 목소리지만 그래도 난 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나고 싶었고, 그렇게 다시 되찾아오고 싶었던 소중한 사람의 목소리.
그런데, 그 목소리로 무슨 이야기를 한거지? 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대화를 더 엿들었다.

“다, 당신 이런 곳에서 그런 말 해도 되는 거야! 스캔들은?”
“괜찮아. 이곳에 오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없으니깐.”
“호, 혹시 만에 하나!”
“왜, 다시 말해줄까? 사랑하는 리-”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노크를 했다. 노크 소리는 생각보다 컸다. 아마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탓일 것이다. 

“프로듀서씨 있나요!”

정말 바보 같은 여자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프로듀서의 헛기침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 그의 모습이 상상이 되어 겨우 얼굴에 웃음이 찾아왔다.  

“네, 있습니다만.”

그가 찾아준 웃음으로 당당하게 대기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가 웃으며 반겨주었다. 그의 옆에는 리카란 아이돌이 있었다. 
내 목표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던 아이돌. 
그리고 이제는 불쾌하고 증오스러울 뿐인 바보 같은 여자.

“하루카!”
“와, 역시 계셨군요! 리카씨의 이름을 보고 혹시나 해서 와봤어요!”

반갑게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리카씨에게도 겉으로는 웃으며 겉치레로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765프로덕션의 아마미 하루카라 합니다! 이번 넘버원의 MC를 맡게 되었어요. 만나서 정말 반가워요 리카씨!”
“저도 만나서 반가워요 하루카씨. P씨에게서 당신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입가가 씰룩거렸다. 반갑다고? 그거 진심은 아니겠지. 이 바보 같은 여자는. 거기다 자연스럽게 프로듀서를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다. 정말 불쾌한 여자다. 
겉으로는 놀란 표정으로 반응했다.


“흐에, 프로듀서가요? 뭐라고 하던 가요!”

그가 날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있었다는 것은 어쨌든 기쁜 일이니깐. 단, 그 이야기를 저 여자의 입에서 듣지만 않았다면 최고였을 것이다.

“그게, 또 어디서 넘어지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하더라. 늘 덤벙거리고 넘어져 걱정이라고…….”
“너무해요 프로듀서! 그, 미국에 가서 저에 대해 할 이야기가 그것밖에 없었던 거예요? 그보다 프로듀서씨가 기억하는 제 이미지는 그것 뿐!?”

겉으로는 화내는 척, 장난 식으로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도 당황하면서 웃음으로 말해주었다.

“아니, 그 이야기도 했지만 다른 이야기도 했어.”
“맞아. 넘어지면서 보인 속의 색깔이라거나……”

리카씨가 끼어들자 난 나도 모르게 외칠 뻔 했다.
닥쳐! 나와 프로듀서의 사이에 끼어들지마!라고 말이다. 대신 그녀가 아닌 프로듀서에게 계속 이야기했다.

“그, 그런! 프로듀서 저질이에요!”

그리고 짐짓 화난 척 대기실을 나가려했다. 그런 나를 기분 좋게도 프로듀서가 잡아주었지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여자도 같이 잡아주었다.
정말, 바보 같은 여자다. 몇 번째 말하는 지 모를 정도로.

“하하, 농담이에요 하루카씨. 그런 이야기까지는 안했어요. 넘어진단 이야기는 사실이지만.”
“우-”

난 그 여자를 보지 않고 프로듀서만을 노려보았다. 노려보는 것으로도 그녀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그 여자는 대신 변명하듯 프로듀서가 해준 이야기를 해주었다. 

“굉장히 반짝이는 별 같은 아이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남을 잘 챙기고, 리더로서 어울리는 귀여운 아이라고. 거기다 남을 즐겁게 해주는 아이돌로서는 최고라는 이야기도 했어요.”
“프로듀서가 그런 이야기를…….”

겉으로는 부끄러운 척 했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당신의 입이 아닌 프로듀서에게 직접 듣고 싶어!

“모두 사실이야. 실제로 1년 동안 어느 정도 성장할 지 제일 궁금했던 사람이 하루카였어. 그리고 역시나네. 이 프로그램 상당한 지명도가 아니면 MC를 맡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그걸 하루카가 하고 있다니. 대단해!”

그가 칭찬해주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져 얼굴을 감쌌다. 입이 헤벌쭉 벌어지며 웃음을 찾기 힘들었다. 부끄럽지만 기뻤다. 그의 칭찬은 언제나 사소한 것이라도 기뻤다.

“그, 그 정도는 아니에요.”
“이렇게 칭찬하면 내 점수에 유리한가?”

나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져버릴 뻔했다. 또 주제 파악도 못하고 말을 걸어왔으니깐. 그녀가 프로듀서와 이야기할 시간을 뺏는 것 같았다. 아니, 확실히 그럴 것이다.
누가 뭐래도 나에게서 프로듀서를 뺏어간 여자니깐.
그래도 겉으로는 웃었다. 지난 1년간 난 크게 성장했다. 겉으로도, 속으로도.

“그게, MC에게는 아쉽게도 점수에 권한이 없어서요. 대신 응원은 해드릴게요!”
“미키는 어쩌고?”

나의 말에 프로듀서가 의아해 하며 물었다. 좀 더, 좀 더 프로듀서씨가 말해주세요. 저 바보 같은 여자가 저에게 말을 걸지 못하게 해주세요!


“미키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누가 뭐래도 765프로의 최고 아이돌인 걸요!”

말하면서 환한 웃음이 지어졌다. 그래, 당연하다. 저런 여자에게 우리 765프로의 아이돌이 질 리가 없다. 
저런 멍청하고 어리석은 여자에게 말이다.
그들과 헤어져 나오면서 난 웃었다. 

"늘 덤벙거리고 잘 넘어진다고요?"

생각해보니 평소행실이라는 건 정말 중요하다.
덜렁이에 잘 넘어진다는 평가. 예전에는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만일 넘어졌다가 실수로 리카씨를 계단 위에서 밀어도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혼내도 의심하지 않고 이해해줄테니 말이다.
왜냐하면 난 덜렁이 하루카리깐.



-키사라기 치하야-
연습실에서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다. 방음처리가 완벽한 이곳은 그전에 있던 곳보다 넓고 또한 시설도 좋았다. 더 이상 카세트에 노래를 녹음 하는 것이 아닌 아직은 잘 못 다루지만 자동 반주기를 조작해 원하는 방식으로 혼자서도 연습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무음으로 연습하고 있었다.
요즘 들어 답답했다. 
프로듀서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프로듀서의 옆에 있는 리카의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창문이 닫혔는데, 그 전에 리카씨가 프로듀서의 안경을 벗기고 얼굴을 프로듀서의 얼굴에 가까이……. 창문이 닫혀서 끝까지는 못 봤는데 틀림없이 아마 키스를 하는 것…….

히비키와의 통화내용을 회상하고서는 주저앉고 말았다. 프로듀서는 이제 그녀와 정말 사귀는 걸까? 
그의 옆자리는 원래는 내 것이어야 했는데. 그 미국에서의 활동도, 그 노력도 모두. 모두 내 것이어야 했는데 그녀가 모두 뺏어가 버렸다.
다시 암울해질 것 같은 마음을 다 잡았다.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다. 아직 두 사람이 사귀는 것도, 결혼하는 것도 확정 된 것이 아니니깐.
한숨을 내쉬고 다시 노래연습을 하려고 했다. 그래도 아직은 노래가 남았다. 처음부터 나에게는 노래 밖에 없었지만, 동시에 그가 최고라고 칭찬해준 노래다. 이것만은 결코 그녀도 어쩔 수 없는 그와 나만의 추억이었다.

“프로듀서, 허술한 실력으로 날 위해 노래도 만드려고 했었지.”

과거를 회상하고 웃었다. 
아직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는 유명한 작곡가에게 노래를 받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거기에 낙담하고 있었을 때 프로듀서는 위로할 생각이었는지 노트를 꺼내더니 뭔가 가사를 적어나갔었다.

‘어때?’
‘네? 무슨 말인지 잘……’  
‘노래를 받을 수 없다면 직접 만들자. 아이돌에게 맞는 노래를 직접 작곡하는 프로듀서도 있다고 하더라. 그러니 우리가 직접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치하야는 노래도 잘하니깐 틀림없이 멋진 노래를 만들 수 있을 거야!’ 
‘그건 무리에요 프로듀서…….’

그래도 그는 무리란 내 말에 개의치 않고 직접 가사를 적기까지 했다. 초보인 그가 쓰는 가사가 좋을 리가 없다. 그래도 날 위해 노력해주는 그의 모습을 봄으로서 좌절했던 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아쉽게고 그의 노래는 완성 되지 못했고, 결국 부를 일도 없었지만.

“하지만 지금은 가능해. 나도 열심히 공부했고, 그건 프로듀서도 마찬가지니깐.”

서로 노력해온 시간이 있다. 아마 그 때와 같다면 지금은 확실히 멋진 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하루카의 방송이 할 시간이구나.”

연습실에 구비 된 텔레비전을 리모컨으로 켰다. 하루카가 MC로 있는 ‘넘버원’은 자주 보는 편이었다. 매일 보는 건 모르지만 그래도 765프로의 아이돌이 활동하는 프로는 기회가 되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
보니깐 1편이 끝났다. 원래는 1회 프로그램인데 그 리카란 아이돌이 참가한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편성으로 2회로 변경했다는 이야기를 하루카로부터 들었었다.
마음에 안 들지만 그녀의 실력은 진짜였다. 그렇기에 그녀의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아무리 마음에 안들어도 보고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운다. 
다른 아이돌들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프로듀서가 쓰려했던 노래 가사가 생각나 웃었다.

“틀림없이 내 색을 따서 쓴다고 고생했었지. 그 때 가사 아마 ‘파란 성을 지나-’”
-파란 성을 지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갑자기 TV에서 내가 말하던 가사가 나오자 놀래 거기에 집중했다. 지금 노래하고 있는 사람은 리카였다.

-오랜 시간지나 절망할 때도 있었죠. 하지만 난 당신이 기다려준 파란성에…….
“어째서.”

난 TV에 손을 얹으며 중얼거렸다.
환청이라 생각했다.
우연이라 생각했다.
내가 착각한 거라 믿고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녀가 부르고 있는 노래의 가사는 약간 틀리지만 프로듀서가 나에게 써주려 했던 노래의 가사였다. 미숙했던 가사.
이런 가사의 노래로 저 정도 무대를 보이는 그녀의 역량은 대단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더 이상 그녀에게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생각도 잊고 말았다.
단지 단 하나만이 머릿 속에 떠올랐다.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날 위해 프로듀서가 만들어주던 노래를 왜, 어째서 당신이 부르는 거야. 대체 왜 당신이 부르고 있는 거야.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대체 나에게서 어디까지 뺏어갈 거야. 얼마나 뺏어 갈 거야. 이제 제발 그만 뺏어줘. 그만 가져가줘. 그와 추억을 나에게 주어야 했던 것을 이제 그만 뺏어가 줘.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난 머리를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를 질렀다. 방음이 된 방안에서 실컷 이 분이 풀릴 때까지 소리를 질렀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해지지 않았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다가 웃었다. 소리를 지르다가 큰 소리로 웃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내가 뭘 부탁하는 거지? 뭘 뺏지 말아달라고 비는 거지?
정말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
왜냐하면.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미 모두 뺏겼잖아!

이미 모두 그녀가 나에게서 가져가 버렸다. 더는 뺏어가지 말라고 부탁할 것이 더는 없었다.
그것을 이제야 깨닫다니. 난 정말 바보였다. 그래 바보다.
이렇게 모든 걸 뺏겨 버렸으니깐. 
뺏겨버렸다.
이제는 어떡해 해야하지?
간단한 일이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찾아와야지, 원래 내것이니깐 찾아와야지!”

웃었다. 허리를 피고 주저 앉은 채로 웃었다. 눈물을 흘리면서 실컷 웃었다.



 

-호시이 미키-
리카씨에게 졌다. 완패였다. 틀림없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완패였다. 노래도 내가 리카씨보다 더 좋은 곡을 선곡해 불렀는데도 지고 말았으니, 리카씨가 좀 더 제대로 했다면 이 차이는 훨씬 더 컸을 것이다.
대기실에서 멍하니 그러고 있는데 불도 안 킨 대기실 일정부분만 환해졌다. 그리고 문이 닫히고 대기실의 불이 켜졌다. 그리고 누군가 미키가 누워있던 소파에 다가오던 그런 미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상대가 누군지 쳐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몸을 일으켰다.


“아야!”
“윽!”


그러다가 상대의 이마에 이마를 부딪치고 말았다.

“미안해 허니…….”
“하하, 괜찮아.”

이마를 문지르며 사과하자 상대는 웃으며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내 대기실에 찾아온 사람은 허니였다.

“여기에는 무슨 일이야 허니. 아직 방송은 안 끝났잖아.”
“미키가 안 보여서.”

허니는 내 옆에 앉으면서 그리 말했다. 그 친절함에 눈물이 나려는 것을 입술을 깨물어 참았다.  

“괜찮아 미키?”
“괜찮아. 미키 신경 안 쓰는 걸!”

그리고 일부러 활발하게 말해부었다.

“그런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서?”

허니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그 말에 결국 입을 다물고 “나노……”란 말 밖에 내지 못했다. 

“리카에게 진게 그렇게 충격이었어?”
“……미키 열심히 했었어.”

허니의 말에 난 고개를 숙였다. 무릎 위에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리카씨를 이기고 허니에게 내가 최고라고 증명해주고 싶었어.”
“미키…….”
“하지만 졌어. 미키, 리카씨를 이길 수 없었어. 어째서일까.”

조소하며 말했지만, 웃는 입가가 금방이라도 쳐질 것 같았다. 허니는 이렇게 날 위로해주기 위해 찾아와줬지만, 알고 있었다. 난 이제 더 이상 허니를 찾아올 수 없었다.
이렇게 허니를 놓지는 거야?
그 때 허니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미키, 아직 안 끝났어.” 
“나노?”
“아직 리카는 은퇴하지 않았어. 거기다 10월 달에 이런 비슷한 큰 대회가 또 있어. 그 때 증명하면 돼. 미키가 최고라고.”
“허니…….”
“미키가 노력했었다니 솔직히 놀랐어. 내가 있을 때는 그렇게까지 열심히하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깐.”

그 말에 난 고개를 들으려다가 다시 숙이고 말았다.

“그, 미안해. 미키 게을렀던 거야.”
 “하하, 괜찮아. 지금이라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깐. 그러니깐 미키, 좀 더 힘을 내줘. 지금은 네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리카가 은퇴한 다음은 모르는 거잖아?”

그리 말하며 허니는 윙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말을 듣고 난 팍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런 나를 상냥한 웃음으로 쳐다봐주며 허니는 주먹을 쥐며 파이팅이라고 외쳐주었다.

“미키는 할 수 있어! 힘내!”

그리고 허니는 대기실에서 나갔다.

“허니도 바보네. 상대 아이돌을 응원해서 어쩌자는거야.”

눈가의 눈물을 닦아내며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래,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그날 난 미용실에 들어가 긴 머리를 어깨까지 짧게 깎았다. 그리고 갈색으로 물들였다. 그런 내 모습에 프로덕션의 프로듀서와 동료들이 놀라면서 이유를 물었지만 난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웃었다.

“미키, 이번에는 최고가 될 거야!”



 

-미나세 이오리-
난 사람을 시켜 설치한 카메라를 확인하고 있었다. 카메라에는 오늘 아침에 찍힌 장면과 대화들이 깨끗하게 나오고 있었다.
화면 안의 내 하인은 앞좌석의 등받이를 넘겨 리카를 안아주며 입맞춤을 해주었다.

“바보 같은 하인이!”

들고 있던 사진을 찢어버렸다. 그 후로도 둘은 애정을 보이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거면 충분해. 그럼 그 10분 동안은 날 위해 써줘.
-이런 말하기 미안한데, 어떻게?

까득!
이 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이를 갈고 말았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면 알려줄게.
“제기랄, 망할 여자가! 이 도둑고양이가!”

화가나 마구 욕을 해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욕을 해도 화면 속의 상대는 멈추지 않았다.

-사랑해, 리카. 그리고 무심해서 미안해.
“말하지마! 그런 눈으로 그 여자를 보지마!”

금방이라도 화면을 꺼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어야만 했다. 이 귀를 뜯어버리고 싶다.

-그럼 이제 어떻게……! 
“이이이이이이익!”

이를 악물고 견뎠다. 둘이 입을 맞추고, 혀를 섞고, 껴안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를 악물었다. 
정말 용서할 수 없었다. 하인만 아니었다면, 하인이 추락한 그녀를 오히려 보듬어 주는 성격만 아니었다면 진작 이 비디오를 퍼트리고 다른 가지가색의 방법으로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트려줬을 것이다.

-그럼 내일 자고가.
“이 망할 X이!”

결국 심한 비속어가 내 입에서 터지고 말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어지는 대화를 들으면서 화면을 노려보았다. 희미하게 화면에 반사되는 내 눈은 빨갛게 충혈되고 있었다.
거기서 TV를 껐다. 그리고 입가를 비틀며 웃었다.

“내일이란 말이지.”

더 이상 그런 기회,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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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미키 나왔다!

그냥 복사해서 올리는 이 소설이 늦게 올라오는 이유가, 너무 자주 올리면 제가 도배하는 식이 되서 다른 분들 글 올려서 제 글이 메인에서 보이지 않을때까지 기다리거든요.

근데 글이 잘 안 올라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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