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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1, 2016 00:26에 작성됨.

그녀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해왔던 모든 시간들을 지우실 건가요?"

조금씩,

"우리가 행복했던 시절을 그대로 둘 수는 없나요?"

"안즈....키라리....아스카.....여러 아이돌과의 추억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것인가요?"

아주 조금씩....

"수많은 추억들...처음 했던 이벤트 "고철 안드로이드"의 추억부터 수많은 추억을....전부 지울 것인가요?"

"그저 그대로 두기만 하시면 되요."

"그리고 언제나 우리가 보고 싶을때 가끔씩 찾아와 주시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녀는 마치 이번이 마지막인 듯이 애절한 표정을 지으며 한발짝, 한발짝 그를 향하여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사내는 아무말 없이 그저 서있을 뿐이었다.

 그저 옅은 미소만을 지으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여성을 바라보는 사내, 그런 그에게 다가가던 여성은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그와 한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에 멈춰섰다.

"....프로듀서씨. 지금이 아니라도 좋아요. 언젠가 돌아와 주신다면....그것만으로도...."

 머뭇거리듯, 자신이 없는 듯, 그녀는 자신의 손을 뻗어 사내의 옷 소매를 잡으려 하였지만 이내 그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녀는 그의 의사를 존중한 것이다.

 타인인 사내의 의사를 위해 그녀 자신의 마음을 접은 것이었다.

 거두어드린 손을 등 뒤로 감추는 여성의 모습은 빛을 잃어가는 한밤중의 가로등 아래에서 더욱 애처롭게 비추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사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닿으면 사라질 듯 한 미소를 지을뿐....

 한 걸음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있는 두사람 사이에 적막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가까이 있음에도 두사람은 닿을 수 없었다.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의 빛으로는 채울 수 없는 어둠이 있는 것 처럼 두사람 사이를 소리없는 적막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파직

 우연이었을까?

 사내의 머리위에서 빛나고 있던 가로등이 한순간 빛을 잃으며 번쩍였다. 

 사라지는 적막. 여성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어 남성을 바라보았다. 마지막까지 남은 의지를 모아서....

 하지만,

 하지만 고개를 들어 그의 미소를 바라본 순간 그녀는 느낄 수 있었다. 아니, 느끼고 말았다.

 그녀는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온 몸에서 피가 사라진다면 이런느낌일까?

 사내의 미소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모든 것을 포기한, 더이상 미래를 보고있지 않은 그런 미소였다.

"프..로듀...."

 말이 나오지 않았다. 마치 그녀의 몸이 그녀의 것이 아닌 듯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우는 갓난아이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절망.

 그녀의 어휘로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그의 표정이 담고 있었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째서....어디부터.....

"울지마세요. 치히로씨."

 멍하니 눈물을 흘리는 여성의 이름을 부르며 남자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부드러운 미소.

 그것은 마치 다 타오른 잿더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같이 연약한 미소였다.

 울고있는 그녀의 눈가에 품에서 꺼낸 손수건을 가져가며 그는 입을 열었다.

"치히로씨가 슬퍼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저...그저 이 세상을 견디지 못하는 제가 나약할 뿐이죠."

"모두를 지켜보지 못하고...모두를 이끌지 못한...."

"아, 아니에요!"

 그의 말을 치히로라 불린 여성이 소리쳤다.

"프로듀서의 잘못이 아니에요! 전부, 전부 제가...."

"아니에요."

 남자는 손수건을 그녀의 손에 건내주었다.

"치히로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치히로씨는 그저 희생양일 뿐이에요. 이 세상의....모든 것이 비틀린 이 세상의 피해자일 뿐이죠."

"SSR, SR....그런 것들을 만들어내고, 피해자를 만들어 낸 것은 치히로씨가 아니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하늘로 손을 뻗었다.

"이 세상은 뒤틀려있어요.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의 행복을 필요로 하죠. 그리고 그런 다수의 불행때문에 탄생한 분노를 오직 한사람에게 향하게 하고있죠. 그 사람이 사라진다고 해도 또다른 희생양이 나올뿐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그러니...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존재는 이렇게 사라지는 것입니다."

"모두와 함께했던 추억....아름다운 나날들이 더이상 이 세상속에서 뒤틀리는 것을 볼 수는 없네요......"

 그 순간, 사내의 발끝이 흐릿해지더니 점점 사라져각 시작했다.

"프로듀서!!"

 그녀는 소리쳤다. 이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그를 보낸다면 자신은 영원히 후회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괜찮아요, 치히로씨. 치히로씨가 슬퍼하실 필요없어요."

 그의 말은 그녀의 귀에 닿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품에 안겼다. 눈물때문에 시아가 흐릿해져 아무것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를 보기위해 그녀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안돼요. 프로듀서씨! 이렇게 끝내는 것만은 안돼요....!"

 자신의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갈라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며 그녀는 사내의 옷자락을 부여잡았다.

"프로듀서씨가 사라질 필요는....없잖아요.....!"

"아....."

 순간 사내는 자신의 얼굴에 무언가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정말......"

 마지막까지 담담하게 사라지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감사했어요. 치히로씨."

"언젠가....언젠가 다시 만난다면....그때도 서포트...해주세요."

 그래도...마지막은 웃으면서 끝내야지....

 그는 눈물을 참으며 마지막으로 있는 힘껏 웃음을 지었다. 방금전까지의 미소가 아닌 그의 솔직한 미소를.

"프로듀서씨 안돼요! 제발....."

 그녀는 더욱더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사라지지 않도록, 놓치지 않도록....

 하지만,

"아......"

 그녀의 몸부림을 비웃듯이 그녀의 손은 허공을 껴안았다.

"프..로듀서....."

 다리의 힘이 풀렸다.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어버렸지만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이별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쉽고 간단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은 처음 배우고 말았다.

"이런 경험따위 없어도 좋은데 말이죠. 프로듀서씨...."

 그렇게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손에 쥐어진 그의 마지막 흔적을 껴안으며....

 그녀는 느꼈다. 곧이어 이 세상은 지워지고 자신은 모든 것을 잊을 것이라는 것을. 

 그렇지만, 그렇지만...반드시 잊지않을 것이다.

 그와의 기억을, 아름다웠던 추억을....그가 다시 돌아올때까지 반드시...

....

.......

...........

 길거리에서 정신을 차린 여성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찢어진 스타킹과 피에젖은 무릎, 눈물을 흘렸는지 부어오른 눈까지 성인여성이 하고다니기에는 심할정도의 몰골이었다.

'내가 왜이러고 있지...?'

 우선 무릎의 피부터 닦아야 겠다고 생각한 그때 그녀는 자신의 손에 무언가가 쥐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투박하게 생긴 손수건.

 도저히 여성용이라고 볼수없는 투박한 싸구려 손수건이었다.

'이런걸 왜...?'

 지금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은 일단 접어두기로 한 뒤, 여성은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 옮겼다.

 투박한 손수건을 버리지못하고 안주머니 깊숙히 집어넣으며....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치히로씨는 좋은 사..사..ㄹ..사...

아니다 이 악마야!!!!!

데레스테를 삭제하면서 생각대로 써봤습니다.

예? 카에데씨요.....묻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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