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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마음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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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0, 2016 17:34에 작성됨.

건조한 바람과 뜨거운 햇살, 그리고 메마른 대지. 온도와 주변 환경에 민감한 인간은 살기 힘든 환경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마족들에게는 그냥 지내도 무방했다. 문제는 이 곳이 일 년 내내 이런 기후라는 것일까.
인간에게는, 전혀 적합하지 않다. 마계의 대지는, 인간계의 '사막'과는 다른 차원으로 메말라 있었다. 어떠한 식물도 자라지 않는다. 곡물은 당연히 자랄 수 없었고, 어느 정도 건조한 날씨에서도 자라는 선인장마저 고사해 버리는 메마른 대지가 마계의 대지였다.
물은 분명히 있었지만, 마계의 땅은 마치 그 물과는 동떨어진 것 같았다. 수천년간, 그 누구도 마계의 땅을 정복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우선 이 대지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정복해봤자 살 수 없다.그런 이 대지의 조건은, 마족들에게 있어선 천혜의 요새와도 같았다.
마석만 아니었다면, 이번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마석이 그렇게 중요한거에요?!!"

여성의 목소리가 막사 안을 울렸다. 도저히 분노를 참지 못하는 듯, 꽉 쥔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중년이 지나 이젠 거의 노년을 눈앞에 둔 남성은 눈을 지긋이 내리깐 채 조용히 말했다.


"승리가 눈 앞에 보이는 상황이다. 치하야가 잡혔다고 해서, 군대를 뒤로 물릴 생각은 없다."
"그 마족들은 아직 감추고 있는 히든카드가 몇 개나 있어요! 그들의 특기인 마법도, 여태까지 겪어온 수준이 아니라구요! 그리고, 그 승리로 얻을 수 있는 건 뭐가 있죠? 마석? 아니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이 대지? 그게 혈육보다 중요한 거에요?!"

 
목소리에 떨림이 있지만 꽤나 흥분한 듯한 그녀의 말에 남자는 침중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딸은 이제 꽤 성숙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공과 사를 분간하지 못하는 아이이다─라고 왕국의 왕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딸에게 이유를 설명해주기로 마음먹고 입을 열었다.

 
"마석을 얻으면 모두가 마법을 쓸 수 있다. 그러면..."
"마법을 쓸 수 없었어도 우린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었어요!! 마법은 악마의 힘이라고 했던 것이 누구죠? 악마의 힘이면, 왜 이제 와서 악마의 힘을 노리는거냐구요!!"
"유키호! 조용히 해!"


그런 아버지의 말을 끊고 화를 내던 왕국의 막내인 유키호를, 왕의 옆에 서 있던 첫째 왕자가 제지하려는 듯 그렇게 내뱉었다. 그러나 언니이자 공주인 치하야를 제외하면 다른 어떤 오빠들도 싫어하는 그녀는 첫째 오빠의 말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겨우 눈에 보이는 결과만으로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해요, 아버지? 지금 우리가 마왕성 근처까지 와 있다는 거 하나로? 웃기지 말아요! 난 봤었어요, 그들의 진짜 군대를! 우리를 여태까지 상대해주던, 그런 장난같은 군대가 아니라!"

 
그 말에, 왕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밖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비룡이다!!! 비룡이 내려온다!!"


긴급한 그 목소리에, 막사 안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막사 밖으로 향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룡의 울음소리가 수많은 웅성거림 속에 섞여 들어왔다. 그 소리를 들은 왕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일단, 비룡을 처치 한 뒤에 이야기하자, 유키호."

 
그 말에 유키호는 대답하지 않은 채, 막사 밖으로 나서는 왕과 왕자들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그녀가 밖에 나서서 본 비룡은, 그녀의 머릿속에 공포로 남아있는 것이었다.

 
"저 비룡...!"

 

 


 

 

"재미없네, 인간들은."

 
비룡 위에 걸터앉은 흑발의 소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말에 비룡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날카로운 흑빛의 눈동자는, 마치 벌레를 바라보는 표정으로 전투 준비를 하는 인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을 뻗어 비룡의 긴 목을 쓰다듬으며 그녀는 불만스레 중얼거렸다.


"이런 식으로 괴롭히는 것조차 시시해."

 
키르르르, 하며 비룡이 목을 울려 그의 말에 동조했다.
마왕성에서 비룡 사육사들이 수십번의 교배와 실험을 통해 만들어낸 이 종은, 현존하는 비룡중엔 가장 강한 종이었다.
지능도 다른 비룡과는 상대가 안 될 정도로 높아서, 주인을 알아보며, 주인의 말을 알아듣기까지 하는 이 종은 극히 개체수가 적어서 마왕성의 요직을 맡고 있는 이들에게만 주어진 종이었다.
물론, 이 종 뿐만이 아니라 비룡의 종은 수도 없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인간군을 상대해 주는 비룡은 가장 약한, 드레이드 종이었다. 비늘도 가장 연약해서, 화살에도 뚫리는 비늘을 가지고 있는 그 종을 인간들은 '일반적인' 비룡이며, 그 것이 '모든' 비룡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차피 눈에 보이는 것밖에 믿지 않는 인간이다. 그래서 그녀는 인간을 싫어했다.

 
"하여간, 하루카도 사서 고생이라니까."
 

짧게 투덜거린 그녀는, 인간군이 10년이나 버티게 한 '자비'를 베푼 그들의 왕을 생각했다. 정말로 귀찮은 녀석이다. 진즉부터 마계의 중심축에 있는 이들이 나섰다면 인간군과의 싸움은 5년도 가지 않았을 것이다. 어째서 인간과 같은 싸움 방식을 택해준 걸까.
마왕, 하루카의 자매지만 그녀와는 생각의 구조 방식이 전혀 다른 그녀- 마코토로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 상황에 대해서 길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궁수대, 일제 사격!!"

 
밑에서 들려온 고함소리와 함께 대對비룡 전용으로 만들어진 기형적으로 커다란 화살이 그녀를 향해 쏟아지고 있었다. 커다란 화살은, 화살이라기보단 창에 가까운 형태였다. 그것에 날개를 궤뚫린다면 아무리 가장 강한 종인 리인포스 와이번 종이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할 것은 틀림 없었다.
하지만 마코토는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비룡의 목을 두드렸다. 그에 비룡은 응답하듯 커다란 울음 소리를 울리곤 공중으로 급격히 상승했다.

 

 

 

 

"도망쳤나.. 온 것은 저것 한 마리 뿐인가?"

 
둘째 왕자가 아깝다는 듯 그렇게 중얼거렸다. 커다란 화살들은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금방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유키호는 왠지 오한을 느꼈다.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치하야가 속해있던 8군을 전멸시킨 부대가 타고 있던 비룡이었다. 화살도, 창도, 검도 먹히지 않던 그 비룡이 그대로 갈 리 없다는 불안한 예감이 그녀의 온 몸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그 순간, 비룡의 커다란 울음소리가 들렸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 울음소리는, 여태껏 들어본 적 없을 정도로 커다란 울음소리였다. 그 소리에 인간군의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뭐, 뭐야? 이 울음소린..."


그 커다란 울음소리가 지나가고, 모두가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유키호는 똑바로 비룡이 솟아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붉은색의 무엇인가가 소용돌이치며 이 쪽으로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마법..!!!"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외쳤다. 그녀의 목소리에, 모두가 그녀가 바라보고 있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거대한 불꽃이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비켜요!! 전부, 뒤로 물러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을 헤쳐 말을 달리며 그렇게 외쳤다. 당혹한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며 불꽃을 피해 달아나려 했다. 그 모습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가장 앞에서 말을 멈춰 세운 유키호는 외쳤다.


"당신의 성스러운 손으로, 우리를 감싸 보호하소서!!!"


붉은 불꽃이 그녀를 향해 달음박질쳤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주변을 빛과 함께 눈부신 새하얀 깃털들이 감쌌다.

 

 

 

 

"신관인가?"

 
공중에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마코토의 눈가에 흥미로운 빛이 띄워졌다. 그녀의 마법은 아니었지만, 비룡이 내뱉은 불길도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불길은 거대한 빛의 장벽에 가로막혀 사라지고 말았다.
인간은 마법을 쓸 수 없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신관이란 이들은 그들의 마법과는 다른, 인간들이 소위 말하는 '백마법'이라는 것을 쓸 수 있었다. 신의 힘을 빌리는 마법.
그리고 인간들은 마족들의 마법을 신의 힘과 반대되는 것이라고, '흑마법'이라고 지칭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웃기지도 않는 구분은 마족인 마코토에겐 상관이 없었다.
다만, 지금 저 군대에 비룡의 불길을 막을 정도로 강한 신관이 있다는게 흥미로웠을 뿐.


비룡이 목을 울려 실망한 듯한 울음을 내뱉었다. 동시에 엄격한 자신의 주인의 처벌을 기다리고 있는 그 비룡의 목을 쓰다듬으며, 마코토는 살짝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넌 잘했어. 저 신관이 너에 비해 강했을 뿐이야."


그렇게 중얼거린 마코토는 비룡의 목을 두드렸다. 비룡이 그녀를 돌아보자, 그녀는 가볍게 말했다.

 
"강하하자."


그에 대답처럼 비룡이 커다란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날갯짓을 잠시 멈췄다. 그리고 비룡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개미떼처럼, 우르르 몰려있는 인간군이 보였다.
비룡은 그대로 인간군을 향해 강하했다.
그 주인의 검은 망토와, 흑색 머리칼이 강한 바람에 허공을 향해 날아갈 듯 펄럭였다.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듯한 주변의 풍경엔 비룡과 비룡의 주인, 둘 중 어느 쪽도 신경쓰지 않았다. 대지가 눈 앞에 다가오는 그 순간을 신경쓰고 있을 뿐.


"비, 비룡이 내려온다!"


인간군의 소리가 들린 순간, 마코토는 비룡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귀를 울리는 커다란 울음소리와 함께 비룡이 방향을 선회해 인간군의 머리 위에 간신히 멈췄다.
그 거대한 크기에 인간군은 뭔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일반종의 비룡보다는 작다지만, 비룡은 여전히 거대했다. 그리고 인간계의 말로 하자면 재상의 위치에 있는 그녀의 비룡은 리인포스 와이번 중에서도 거대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그 비룡 위에 타고 있는 주인의 차가운 눈동자는 인간군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그녀는 비룡의 고삐를 붙잡은 채로, 낮게 중얼거렸다.
 

"인간의 군대에 여자라. 특이한걸?"


여자에 대한 묘한 관념이 있어서, 여자는 전쟁에 참가시키지 않는 인간군에 있어서 그녀의 존재는 단연 돋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코토는 더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챘다.
마코토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그대로 내뱉었다.


"...애스터리스크 협곡에서 생존자가 있었나?"
"...!!"
 

그 말에 유키호가 입술을 깨물었다. 설마하니 '그'가 그걸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복잡한 전장에서 그녀 한 사람을 기억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을 텐데.
마코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려 조소했다. 미키의 말이 설마 진짜일 줄은 몰랐다.


'계속 미키가 말했었지. 생존자가 분명히 한 명 있을거라고. 여자라고 해서 흘려들었는데 진짜로 있었네. 그 인간이 살려낸건가?'
 

모든 인간군을 섬멸한 전장에서, 한 명이라도 살려내다니.
현재 자신들이 포로로 잡고 있는 그 인간에 대해 약간의 경의를 마음 속으로 보내며, 마코토는 비룡의 고삐를 한 손으로 쥔 채 공포에 질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인간군을 향해 말했다.


"전투를 하러 온 것은 아니야. 너희들의 왕은 어디에 있지?"
"뭐...!"

 
그의 요청에 당황하는 인간군들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자신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 하나로도 겁에 질려 버리는 약한 인간들은 마코토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였다.
그 때,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투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온 것인지 말해줘! 그 용건을 들은 뒤에 폐하께 안내해드리겠어!"


공포심이 묻어있지만, 당찬 목소리.
그에 마코토는 시선을 내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살짝, 흥미로운 듯한 미소가 맺혔다.


"뭐, 좋겠지. 우리들의 왕이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직접 왕이 올 만한 사정은 아니기 때문에 왕의 대리로 내가 온거야. 너희들의 말로, 사절이라고 하면 되겠지?"
"그 대화라는 건...?"
 

유키호는 그렇게 외쳐놓고서야 상대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왕에게 전달할 내용을 묻는 것은 실수라는 것을 깨닫고 아차싶었다. 하지만, 마계의 관습은 그들과 다른지 그는 아무런 말 없이 묻는 내용에 답했다.


"우리들의 왕은, 정전을 바란다."


그 말에 웅성거림이 커졌다. 놀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던 그녀는, 잠깐 입술을 깨물고 생각하다가 말했다.


"비룡에서 내려. 폐하께 데려다드리겠어."


비룡에서 내려야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최대한 상대의 요구에 맞춰라'라고 말했던 하루카의 말에 따라 마코토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간단히 말했다.


"비룡이 내릴 만한 공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는걸. 비켜."

 

 

 

 

 

인간군이 알고 있는 마족의 용모는, 상당히 추악하다. 그리고 그 것은 사실이기도 했다. 하위에 속하는 마족들은 사람이라고도 하기 힘든 추악한 용모를 갖고 있었다. 어떤 것들은 다리가 네 개인 것들도 있고, 손이 세 개인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하위'의 마족들에 국한되는 문제였고, 그 사실을 인간은 모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키호는 비룡 위에 있었기 때문에 잘 보지 못했던 상대의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왠만한 인간 이상으로 수려한 용모였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흑발과, 차가운 흑빛 눈동자. 인간들의 기준으로 보자면 엄청난 '미남'이었다.

유키호는 주변의 병사에게 말을 가져오게 하려고 했지만, 마코토는 그 것을 눈치챈 듯 먼저 말했다.

 
"말 같은 동물은 타지 않으니까, 필요없어."
"에..? 어째서?"
"자신보다 느린 것을 타서 뭘 어쩌겠다는거야?"
 

그것은, 마족 특유의 자존심일까.
하지만 그 자존심과 함께 띄워진 조소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서, 왠지 화나는 느낌을 받으며 유키호는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도 말에서 내렸다.


"그럼 따라와. 폐하께 안내해드릴테니까. 저기, 제 말은 막사 쪽으로 따로 데려오도록 해주세요."
"아, 예!"


그는 대답 대신 묵묵히 그녀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뒤에서 걷고 있는 그를 유키호는 힐끗 바라보았다.
그 오만한 흑빛 눈동자와, 적진에 혼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자신감은 인간이 가질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자신이 적진에 들어왔다는 것 쯤은 아무렇지도 않은 사실로 여기는 듯한 느낌.

그를 데리고 왕에게 간 후, 유키호는 묵묵히 옆으로 물러섰다. 사절과 왕의 대화에 참가할 자격은 그녀에게 없었다.


"네가 인간들의 왕인가?"
"...! 무례하군! 제대로 존칭을 써!"

 
왕의 옆에 서 있던 첫째 왕자가 그렇게 외치자, 마코토는 여전히 사람을 비웃는 듯한 웃음를 띄운 채로 싸늘하게 말했다.

 
"난 인간이 아니야. 우리들의 왕에게도 표시하지 않는 경의를, 기껏해야 인간에게 표할 이유는 없어. 오래 살고 싶으면 그 입을 다무는 편이 좋을거야."
"...!!!"
 

평소같으면 건방지다며 칼이라도 뽑았을 왕자가 칼을 뽑지 않았다는 사실에, 유키호는 의아해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
그 오만한 눈동자의 안에는, 접할 수 없는 공포가 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마코토는 비웃듯 쿡, 하고 짧게 웃고선 다시 왕을 돌아보았다. 왕은 메마른 입술을 축이고 싶다는 기분을 억지로 누르며 물었다.

 
"무슨 용건이지?"
"우리의 왕의 사절이다. 우리들의 왕은 싸움을 원치 않아. 정전 협정을 맺고 싶다고 했어."

 
차가운 그 목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말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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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으로 따지자면 하루치하가 가장 높지만 그 외에 간간히 765프로 인원이 나올 예정..

.......가끔 보일 왕자들은 초반에는 쥬피터로 이미지를 정해놓고 하긴 했는데

이제와선 딱히 이미지가 어떻던 상관은 없을 것 같아서 걍 이름은 안나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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