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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치마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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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0, 2016 18:19에 작성됨.

중2병이란, 일종의 마음의 방어막이다. AT필드라도 할 수 있겠다. 물론 AT필드가 풀려버리면 오렌지 주스가 되지만, 현실에선 오렌지 주스가 되어버리지 않지
 
중2병의 증상에 대해서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겠다. 어차피 어지간하면 한 번씩은 지나가기 마련인 것이니까. 중2병이라는 건 단순히 오타쿠나 사기안계열만 있는게 아니다
 
예를 들어서 락은 헤비메탈이지! 같은 락부심도 중2병의 일종이다
 
한 번 발달심리학적으로 접근해보자
 
발달심리학에서 다루는 청소년기의 주요 심리적 특성 중에는 '개인적 우화'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쉽게 말하면『청소년들은 자신이 보는 세상을 '우화(寓話)'처럼 본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성인들이 세상을 '색이 들어간 셀로판지'로 보는 반면 청소년들은 '뿌연 유리'를 통해 세상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뿌연 유리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아직 확실히 딱부러지게 판단할 수 없고, 그렇기에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그것을 메꾸다보니 '우화'같은 세계로 인지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그 세상의 중심을 자기 자신으로 여기기 때문에 자기중심성이 더해진다
 
'중2병'은 이 '개인적 우화'에 오타쿠 요소가 곁들여진 것이다. 오타쿠가 아닌 청소년들도 개인적 우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때에도 중2병과 유사한 사고방식. 즉, 자신이 특출나다든가, 쿨한 척 한다든가, '난 몸은 어리지만 마음만은 어른이야'라고 생각하는 등의 특성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중2병은 여기에 오타쿠적인 판타지 요소가 섞이는 것이다. 애초에 오타쿠라는 단어의 진짜 뜻을 알고 있다면, 단순히 애니메이션이나 피규어 보고 히히덕 거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오타쿠의 진짜 뜻은 매니아를 넘어서, 한 우물만 계속 파 지구에 비유하면, 내핵까지 파고드는 사람을 말하는 거니까
 
또한 '상상적 청중' 효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즉 청소년기의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타인의 눈에 띄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즉 대표적으로 중고등학교에서만 통용되는 이상한 패션이나 관습 등이 이에 해당되고, 단지 오타쿠적 요소로서 표현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중2병을 흑역사라고 생각하면서 극도로 부정한다거나, 또는 타인의 중2병을 놀리고 조롱거리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다
 
중2병, 즉 '오타쿠식 개인적 우화'나 '상상적 청중 효과'는 결국 오타쿠인 청소년들에게 나타나는 '마음의 성장통'일 뿐이다. 즉 오타쿠든 아니든 결국은 다 겪는 정상적인 과정이다
 
물론 이 중2병이 성인이 되어서도 낫지 못하거나 더 심해지면 망상증으로 심화될 수 있으며 중2병적 요소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모르겠지만, 중2병 시절을 잘 극복하고 어느 정도 성인이 된 사람들이라면 걱정할 요소가 아니다
 
결국 너무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너무 조롱거리로 삼을 것도 없다는 것이다
 
"성가신 태양이네!(안녕하세요!)"
 
"오늘은 흐린 날씨다만...그래, 그래. 성가신 태양이라고 하자. 그러니까 울려고 하지마"
 
칸자키 란코.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한 사람으로 사기안계의 중2병이다. 고스로리 복장에 검은 양산. 회색의 트윈 롤머리는 염색한 것이겠고, 붉은색으로 보이는 눈동자는 분명 컬러 렌즈겠지
 
"란코를 너무 성가시다고 여기지는 말아줘. 그 아이, 그래보여도 섬세한 유리거울 같은 아이니까"
 
"아스카짱...!"
 
옆에서, 니노미야 아스카가 칸자키를 두둔해준다. 그녀도 중2병이다. 다만 칸자키 란코와 같이 고스로리 사기안 타입은 아니고 좀더 펑키한 복장에 중2병의 원래 의미에 가까운 타입이다
 
자신이 중2병인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게 더욱 중2병을 돋보이는 포인트. 그래서 칸자키처럼 사람들이 말을 알아듣기 어려워하는데 그 방향성은 완전히 다르다. 이쪽은 말하자면 한마디 한마디가 왠지 심오하고 진지해보여서 대답하기 어렵다고나 할까...
 
"뭐, 어린애 입맛이지만"
 
"......"
 
달디단 초코 파르페를 하나 건네주었다. 니노미야는 나를 흘겨보면서도 잠자코 파르페를 먹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는거야...우리에게는 아직 인생의 쓴맛을 느낄 필요성이 없으니까"
 
"나도 쓰디쓴 인생, 커피 정도는 달아도 괜찮다─라고 하는 쪽이지만, 넌 조금 과하게 어린애 입맛이라고"
 
그래도...다 개인 취향이니까 너무 신경쓸 것도 없나
 
"아, 그러고보니 말하는 걸 잊었는데, 이번에는 란코가 데뷔할 차례라고 해"
 
"이 지면에 쓰인 건 과거의 모습. 이미 마력은 차올랐으며 어둠의 권속일 때는 끝을 고했다. 지금이야말로! 봉인된 날개를 해방시키고 영혼을 해방할 때! 일찍이 숭고한 사명을 짊어졌으나, 순수했던 날개가 검게 물들고, 이윽고 진정한 마왕으로의 각성을...!"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데뷔가 결정되어서 기쁜가 보다
 
"뭐, 란코는 마왕이라기보단 타천사 쪽이 더 잘 어울리지만"
 
"오오, 영혼의 파동이...역시 눈을 뜬 자로군!(역시 아스카는 저와 잘 맞아요!)"
 
"마왕은 싫은건가?"
 
"무서운게 아니라 화려하고 귀여운게 좋은...앗?!"
 
아, 방금 본심 나왔다. 이 녀석, 이런 허당스러운 갭모에가 귀엽단 말이지. 대중이 중2병 소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이래 보여도 꽤 순수한 녀석이니까, 실수로 본심을 말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때의 갭모에를 통해 반한 녀석들이 팬이 되겠지
 
"뭐, 응원하마. 열심히 해봐라"
 
"후후훗, 응원에 감사하마! 부정왕(不淨王)이여!"
 
"......"
 
그래도, 그런 별명은 살짝 부끄럽다만
 
*
 
칸자키 란코는 타천사 컨셉으로 1인 유닛 - 로젠부르크 엥겔이라는 명칭으로 데뷔했다
 
뜻은 독일어로 장미성의 천사. 독일어 사전, 열심히 찾았겠지
 
명확한 컨셉을 앞세워 개성을 크게 살린 1인 유닛 답게, 초반부터 호응이 꽤나 좋다. 물론 개중에는, 자신의 흑역사라 치부하는 중2병 시절을 떠올리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그것도 추억이라며 향수를 느끼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어떤 행동에든, 그 반향은 오기 마련. 그게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칸자키가 감수해야 하는 것
 
그래도, 본인이 좋다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밀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칸자키에게 있어서, 저 중2병은 단순히 가면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니까
 
 
 
 
 
 
A : 힛키가...중2병 시절을 흑역사 취급 안 한다고...?(동공지진)
B : 나름 성장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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